|
本帖最后由 corona0911 于 2015-8-19 11:38 编辑
8 l& E; Y$ o( M6 k& u' T! O$ u' g
9 d# t$ W+ d u% x6 K; Y- Vhttp://www.marieclairekorea.com/ ... view.asp?mIdx=12045, i: a& D* z8 g% k
8 l- q8 J# v" G, I
2015.08.19 | 추천합니다 0 명| 목차 페이지로 이동 | 추천 한표 | 프린트 | 이메일 |
& ?4 s4 A, j" [6 d R- l6 ~5 a안녕, 박유천7 l2 M4 E/ o2 E9 J8 W9 O) W9 F) m
박유천이 잠시 우리 곁을 떠난다. 당분간 우리는 그를 만날 수 없다.
) d; Y+ K I9 i! H4 Y+ N& S
1 O' H7 {. B/ b# c# h1 R* O6 \6 o1 e& @
↑ 수트 폴 스미스(Paul Smith), 베스트 앤 드뮐미스터(Ann Demeulemeester).
" @( g' r* E V2 y# p
1 i- h. k) @: g그러니까 9년 전 나는 다른 매체에서 그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어떤 시상식이 열렸던 날이었고 대상을 받았으니 아마도 그의 가장 빛나는 날들 중 하루였을 지도 모르겠다. 딱 스물한 살 청년답게 살갑고 풋풋했던 사람으로 기억한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고, 힘든 순간과 기쁜 순간이 더해져 오늘이 되었다. 십대들이 환호하는 아이돌 가수였던 그는 지금도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그리고 이제는 연기도 한다. 그렇게 꽤 괜찮은 배우가 되었다. 쟁쟁한 선배 배우들과 함께 연기한 <해무>로 온갖 신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그렇게 쉬지 않고 오늘까지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은 잠시 모든 걸 멈추고 그냥 평범한 박유천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홀가분할 것도, 마지막이랄 것도 없다. 다만 인생의 전반전과 후반전을 너무 일찍 치러 버렸다고 말하는 박유천은 그 다음의 연장전을 준비할 시간을 앞두고 있을 뿐이다.
. y. `# U" i6 W6 b, c8 J* n) k( U A4 ~# B' D; \% l6 Y; A: x
. a1 C3 j1 c) T" E
↑ 수트와 셔츠 모두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k0 x) C! v+ h _7 i% B! O' |$ O
- K9 | \. l; n1 ^2 l; P/ z! D6 A) h" T7 s
" ^- D6 z7 C, z
↑ 니트 터틀넥 풀오버 구찌(Gucci).6 {, ?4 H5 [0 @/ { w
: y: X1 X! f7 m6 t2 f7 A( w7 X' V* s
이제 꼭 한 달 남았다. 대부분의 공식 일정이 끝났다. 모든 것을 마친 지금, 홀가분한가?
7 g, l/ g7 Q: u1 }8 ?" D그런 마음은 별로 없다.. h! D0 m: h0 A/ Z! u# T
" j# x0 \( r6 T' a+ W0 @* `7 M. Z6 |
얼마 전 일본 팬미팅에서 울었다." J& s% X1 p! l& \3 c
군대에 가기 때문에 운 건 아니고, 그날따라 십년 넘게 일본에서 활동했던 시간들이 떠오르면서 감정이 벅차 올랐다. 지금껏 팬들이 준비해준 이벤트를 보면 깜짝 놀라기도 하고 한없이 고마운 생각도 들었지만 이번에는 유독 팬들이 예뻐 보였다. 그래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
& z1 P& Q* z) J/ G% m2 h* Q0 [0 u+ C
좋았던 기억과 아쉬웠던 기억이 쌓이며 인생의 순간이 만들어진다. 지금껏 가장 좋았던 기억은 무엇인가?3 L' t7 s" C, d1 ~2 ~) d
예전에 지금의 회사가 막 생기고 모두 다 함께 호주에 간 적이 있다. 아무 생각없이 그저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던 그때가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지금도 여전히 살맛 나게 일하고 있다. 멤버들과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 우리의 관계가 달라진 건 없다. 데뷔하고 한동안은 항상 격식을 차리고 멋있어야 했고, 모든 생활 패턴이 정해져 있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평범한 나를 찾았다. $ x6 l6 k, Y& L9 H/ X# }# Y! G" ^
& T( Q1 R( k( y$ I, H활동을 잠시 중단해야한다는 게 두렵지는 않나?' W/ y. P: _2 L5 g4 s! z
언젠가 3~4년 정도 일을 멈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마 활동을 중단하게 될 시간이 나에게 좋은 쪽으로 흘러갈 것 같다. 8 _, W* E+ \* k6 \" R: z4 M
' ^+ d' |2 Y: q2 j" L
모든 걸 멈춘 것을 상상해본 적 있나?: P5 H+ Y h9 i1 A7 l
물론. 모든 것을 멈추고 이비사 섬에 가자!(웃음) 막연하게 이곳을 떠나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집에서 밥 해먹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애들 학교에 데려다 주고, 운동회도 따라가고, 그런 삶.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할 수 있게 되겠지.
% e8 g }* G4 [. {# E' Y- H
( t! j7 j) v. _# X5 x. o# [8 ]$ O) m: Y- p
% t3 b0 K% k3 `) g9 c
↑ 수트와 니트 터틀넥 풀오버 모두 구찌(Gucci), 구두 폴 스미스(Paul Smith).
( s5 G( Q+ M, l$ K( D9 H2 l7 N; t1 t1 Y7 [
) y2 t& x [7 b! l, c
7 i" k5 `; w0 z# q
↑ 니트 톱 프라다(Prada).
- S0 g& v* d, M! |8 V2 z! v: B' r* {- a4 D
늘 주목받는 삶을 살아왔다. 한동안 활동을 중단하면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나? v! i7 K6 o h8 l
잊혀진다 하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 10대에 가수로 데뷔하고, 또 연기를 했으니 크던 작던 나만의 공간은 남아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더라도 나를 기억하기를 바라는 건 이기적인 것 같다. 잊혀질 시간이 되어 잊혀진다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거다.$ f% z/ ]2 c3 c. N5 b0 d
5 \# J) q9 Y; A% p' O% u3 a원 없이 상도 많이 받았고 사랑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도 아쉬운 게 있나?
& ~2 b3 r$ }' t( t" ]- M전혀 없다. 한 번도 아쉬웠던 적이 없다. 내 나이에 맞게 즐겁게 살아왔다. 나는 원래 욕심이 없다. 욕심이라고 한다면 집안의 수납공간 욕심 정도?(웃음) 지금은 내가 어릴때 꿈꾸던 것보다 훨씬 많이 이뤄놓은 것 같다. 어릴때 나는 가족들이 냉장고를 열면 항상 먹을 게 있고, 고기 반찬도 먹고 엄마 차도 사주고 동생 차도 사주고, 그런게 꿈이었다. 다 이룬 셈이다. 3 w- x9 @4 S2 l; a8 E; ^
C% k6 _$ ?' l, G9 o+ X
10대에 데뷔했고, 20대를 달려왔고 서른이 되었다. 무엇이 달라졌나?6 r# }7 H1 E0 `
술을 마신 다음 날 회복이 더디다.(웃음) 20대에는 정말 술을 많이 마셨다. 한 번은 46일동안이나 매일 소주 한 짝씩 마신 적도 있다. 그냥 술이 좋았다. 그런데 난 절대 취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 재중이 형 휴가나왔을 때 술을 마셨는데, 형 말이 군대에서는 일찍 자니까 밤 10시부터 귀가 안들렸다고 하더라. 나는 술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가만히 사람들이 술 마시며 떠드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 그 사람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보고 들으면 이상하게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아, 내가 이런 세상에 속해 있구나.'하는 느낌이 좋다.
8 [' }& y( m- W9 F
) Q2 K3 C: x" D) f$ _( P+ x1 V3 E술자리에서 박유천의 모습이 궁금하다.
0 g& |- r8 j% e# q# M7 o" O뭔가 꽂히면 말을 많이 한다. 누군가 잘못한 사람이 있으면 잘못도 지적하고 사이 안 좋은 사람 둘이 있으면 둘이 막 붙여주려고 한다.
8 i7 ?) {. d, R4 C3 e
* w$ F2 i: ], `5 E5 j+ a/ h; @8 ^, B. o4 [) I! f& v; f! M- E
; i; }2 I: l; T' H: Y
↑ 니트 톱 다니엘 안드레센 바이 10 꼬르소 꼬모(Daniel Andresen by 10 Corso Como), 팬츠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구두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3 }$ J! e+ G3 L' ]6 @1 O
4 ^5 Q V$ x8 o1 b& O7 d4 U/ ]! t5 I* t
↑ 니트 톱 다니엘 안드레센 바이 10 꼬르소 꼬모(Daniel Andresen by 10 Corso Como). g0 }: m0 P$ l3 K9 N
6 u( L7 X2 e% F; |2 n% W3 M
지금껏 하지 못해 아쉬운 일 있나?& |% b. p" m& f& m8 L* o$ }; P
많다. 아버지를 생전에 한 번 더 만날 걸. 살아 계실 때 볼 걸. 그런 생각이 든다. 용기가 나지 않아 만나지 않은 게 너무 후회된다. E( x, ^! ?+ o+ i: G) _
- J3 L# {" C0 w* k6 d박유천에게 올 한해는 정말 다이나믹한 1년이겠다. 지난 해 개봉한 영화 <해무>로 상도 많이 받고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도 반응이 좋았고, 그러던 와중에 활동을 중단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특히 <해무>는 잊지 못할 작품일 것 같다.
8 a" m! h$ A$ g2 h+ j/ G나는 그 영화를 두 번 다시 못 볼 것 같다. 내 연기가 너무 이상하다. 얼마 전에 집에서 한 번 다시 볼까하고 틀었다가 꺼버렸다. <해무>에서 내가 연기한 '동식'은 정말이지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뚜렷하게 자기 생각은 있지만 생각대로 행동할 수 없는 모호한 캐릭터였다. 6개월 동안 동식이로 살면서 내 안의 것을 끄집어 내는 것도 있지만, 억지로 끌어 당겨서 캐릭터에 담아야 하는 것도 있었다. <해무>를 촬영하는 동안은 집중력을 200%로 끌어올렸다. 반년간 촬영하지않는 시간에도 나로 돌아간 적이 없었다. 재미있는 건, 그때 있었던 일 중에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많다는거다. 온전히 동식으로 살았기 때문에 내 기억에서는 많이 사라진 것 같다.
/ _9 c k' s! J/ L7 d$ M0 N( h; E8 [, F5 \& q5 E: y1 T+ G
얼마 전에 <루시드 드림> 촬영도 마쳤다.
# U0 w$ v8 V: D) G# F+ B특별 출연이라 분량이 적다. 내가 극을 끌어가는게 아니다 보니 더 불안했다. 이 작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겠다 싶고 적은 분량이나마 내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 이런 조연이나 작은 역할이 좋다.
9 a& F. J- c/ t; I. u6 @, M+ O& B+ q c$ } a* @4 @
주인공에 익숙한 삶 아닌가? ; a+ T+ d, ^; }1 E$ _3 l
꼭 주인공을 맡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지금껏 많이 해봤으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경험해보고 싶다.0 ~4 y3 e6 L. G2 _; u) H
4 V' T* ]. X* {3 O' c$ o$ X반면 <냄새를 보는 소녀>는 많은 것을 털어낸 느낌이었다. 당신이 그렇게 웃기는 연기를 할 줄이야. 0 m& ~! O& R; z, K
드라마 <쓰리 데이즈>가 끝나고 <냄새를 보는 소녀>를 하기 까지 1년 가까이 걸렸다. 그래서인지 <냄새를 보는 소녀>를 촬영하는데 초반에는 카메라도 부담스럽고 신경쓰이고 미치겠더라. 연기를 오랜만에 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다시 익숙해졌다. <냄새를 보는 소녀>는 힘을 주지 않고 연기를 해서 재미있었다.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다. 어제는 세경이한테 문자를 보냈다. ‘마리텔 잘 봤다. 네 이름 검색어에 너무 오래 떠있는 거 아니냐’하고(웃음) 촬영이 끝나면 그렇게 함께 작업한 배우들과 잘 지내는 게 좋다. 지민이 누나도 항상 모니터링 해주고 우식이도 잘 되고 있고. 좋다. ) x% r: I2 n& w- _4 c1 e
/ } D) L8 ]! g. {: j6 E; b. Y
6 y2 B- N6 N. M& Z' f7 e7 i3 Y# P9 O
↑ 셔츠 하이더 아크만 바이 분더샵((Haider Ackermann by BoonTheShop), 팬츠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슈즈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 v- P8 ~/ R/ C# l+ ~4 y* U6 ?& \: Y
" N( `' o; n& v7 V' I9 @) p0 j8 M7 x! q ~, j6 L5 v& \# c
; V, J2 u. {( j5 g$ c↑ 수트와 슈즈 모두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H( h' |, H/ x/ h! x
. |8 W+ X" }$ b9 B& z8 e2년 넘게 활동을 멈추게 된다. 그 시간이 지난 후 덜어내고 싶은 것이 있나? # E9 X" h( {+ J
인기. 나는 사실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편인데도 지금보다 더 인기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하고 싶은 연기를 하고 음악을 하며 살고 싶다. 지금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 생각도 더 깊이가 생길 테니, 하고 싶은 것이 또 달라질 것 아닌가. 눈에 보이는 것을 많이 내려놓고 잘 내려가고 싶다. ‘내려가는 건 이렇게 내려가는 거다’라고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 시간이 10년이 되었든 20년이 되었든, 천천히 내려가서 잘 마무리 짓고 싶다. 사고만 치지 않으면 잘 내려가지 않겠나? 사고 치면 두 시간 내로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웃음) " D' L- g( `! C3 ~: d
3 ?+ j s! j, P; {6 C2 t더하고 싶은 건 뭔가?
2 d7 P% R; a9 }' [. P! T' V0 O# @연기를 잘하고 싶다. 연기와 노래에 둘 다 발을 담갔지만 나는 딱히 잘하는 게 없는 것 같다. 다만 시기와 운이 잘 맞아 떨어졌고 거기에 노력이 더해지니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뿐이다. 이를 테면 막 오열을 했는데 순간 내가 집중해서 연기한 덕에 연기를 잘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내가 그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캐릭터가 없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아주 평범한 캐릭터 말이다.
3 e# z: I- \1 E- C0 }- _4 `4 I: k! K- M* b3 K6 [
입소를 얼마 안 남겨둔 지금, 인생의 전반전이 끝난 걸까?
7 x8 H o# E( {% |) }기분은 후반전까지 끝낸 것만 같다. 그리고 매우 긴 연장전을 앞두고 있는 것 같다. 어릴 때 일을 시작해서 많이 지쳤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일을 하는 순간은 즐겁지만, 왜 그런 것 있지 않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다음에 느껴지는 공허함 같은 것. 아마도 그 공허함을 채우려고 자꾸 평범한 무언가를 자꾸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4 M9 w, W$ j7 T0 f) X
. W9 P5 X$ Z7 ?6 y2 [. A
때이른 질문이지만 묻겠다. 한동안 인터뷰를 할 일이 없을 테니. 올해가 어떤 해로 기억될 것 같나?( ^ q2 d" b( G2 b r! {
8관왕의 해?(웃음) 올해는 나를 도와주는 스태프들과 팬들이 있는 힘, 없는 힘을 다 쥐어짜서 나를 도와줬던 해인 것 같다. 그 고마움을 많이 느낀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7 m, s U* ]; a
9 d4 r4 d3 h4 b. M7 O" N) V
입소 전 날 뭐 할건가?6 `: l+ S9 p1 z/ S/ x4 G2 W3 R
집에서 밥이나 먹어야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