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혜(22)가 ‘캔디’ 이미지를 버리고. 비련의 여인이 되어 돌아 왔다. 통통했던 젖살이 쏙 빠졌는가 하면. 트레이드 마크였던 홑꺼풀 눈매도 얇은 속쌍꺼풀이 생겨 훨씬 깊어 보였다.
현재 그는 KBS 2TV 월화극 <구름계단>(극본 유현주. 연출 김용규)에서 가짜 의사 종수(신동욱)를 사랑하는 병원장 딸 정원 역으로 출연 중이다. 2001년 슈퍼모델로 데뷔한 후 슬픈 정통 멜로 연기는 처음이다.
“드라마 <비밀남녀> 후 1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쉬었다. 이 드라마에 캐스팅된 직후 주위에서 ‘오랜만에 보니 살이 너무 빠졌다’며 걱정했다. 일부러 뺀 것은 아니고. 혼자 지내다 보니 밥을 잘 안 챙겨 먹어 빠진 것 같다.(웃음)”
<구름계단>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신인 시절 맺은 계약 때문. 4년 전 그의 가능성을 알아본 외주제작사 JS픽처스와 언젠가 한편에 출연하기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 사이 한지혜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처음 작품 제의를 받고. <주몽>과 동시간대 방송된다는 사실 때문에 거절했다. 그러나 시놉시스와 대본이 7차례나 수정돼 이 정도면 해 볼만 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첫 회. 첫 신부터 <구름계단>은 비극을 예고했다. 한지혜가 어린 아들과 함께 교도소 앞에서 막 출소한 남편 종수를 싸늘하게 대하는 모습이 두 사람 사이의 파국을 암시했다.
“정말 사랑했던 남자에게 크게 데는 비련의 여인이라 복잡한 감정 연기를 하기가 힘들다. 살면서 한번도 심하게 나쁜 일을 겪어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사랑했던 남자가 내게 했던 모든 말이 하루 아침에 거짓으로 드러난다면. 그 충격은 상상만 해도 끔찍할 것 같다.”
한지혜는 그동안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보다 현장에서의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나 최근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 학기 세종대 연극영화과에 복학해 열심히 공부해 평점 3.0을 넘겼다. 틈틈이 영어 학원도 다녔다.
“<비밀남녀> 후 연기력에 한계를 느꼈다.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어디로 가야할 지 도통 방향을 잡기 힘들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 교수님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네가 맡게 될 역을 실제 인물이라 가정하고 이메일을 써보라’는 조언에 따라 촬영 전 정원이란 역에게 2페이지가 넘는 이메일을 쓰기도 했다.”
물론 <구름계단>의 시청률은 아직까지 5％ 내외로 저조한 편. 그러나 한지혜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나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깰 수 있도록 연기에만 매진하겠다. 그것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상대역 신동욱은 “밝아 보이는 사람이 슬퍼할 때 더욱 슬퍼 보이지 않는가”라며 한지혜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发表于 2006-10-2 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