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赵安
[킹콩을 들다①]조안, “원래 꿈은 만화가...배우의 길 너무 행복해!”
http://www.movieweek.co.kr/article/article.html?aid=20041&contcode=020401
-마지막 장면에서는 정말 역도 선수 같더라고요.
다행이다.(웃음) 그게 한 20킬로그램이 넘어가거든요. 훈련을 더 많이 하고 들어갔어야 했는데, 늦게 영화에 합류하게 돼서 3주 정도밖에 못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먼저 캐스팅이 되어서 연습을 하고 있었고요. 극 중에서는 제가 제일 잘하는 걸로 나오지만, 솔직히 역도를 제일 못해요.(웃음)
-중학생으로 나왔는데.
너무 못생기게 나왔어요, 솔직히. 볼은 다 트고, 촌스럽고. 울 때도 콧물 질질 흘리고.(웃음) <킹콩을 들다>는 훈련도 해야 하고 예쁘게 나오는 것도 아닌 영화인데, 그러니까 했어요.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뭔가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고.
-고생담이 끝이 없겠네요.
감정 신이나 맞는 장면이 거의 반 이상 잘린 거예요. 각목으로 맞는 장면이 있는데, 그거 진짜 각목이거든요. 얇은 스펀지를 대긴 했는데 소용없었어요. 빗맞아서 대지 않은 부분으로 맞았거든요. 그나마 전 각목으로는 제일 덜 맞았는데, 그 외에 맞는 걸로 치면 제가 제일이었죠. 감독님이 어떤 컷이든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하셨어요. 우는 장면 같은 경우엔 풀샷에서도 타이트샷처럼 계속 우는 거죠. 화면에는 눈물도 안 보여요. 그런데 똑같이 하라고 하시니까 그냥 했죠. 한 장면을 위해 최소한 50번은 울었어요. 울다가 머리가 너무 아파서 헛구역질하고 토하고. 우는 장면이 그냥 우는 게 아니라니까요.(웃음) 윗몸 일으키기 같은 것도 화면에 나오는 건 한 개였을지언정, 저희는 그 자리에서 100개, 200개를 했어요.
-일단 체력이 됐어야 했네요.
진짜 다들 힘들었어요. 선수로 나오는 다른 친구들이 다 저보다 어려서 여러모로 챙겨줬어야 했는데, 제 코가 석자라. 너무 피곤해서 많이 못 챙겨준 게 많이 미안해요.
-실제 학창 시절에는 어떤 특별 활동을 했는지.
연극부를 하기는 했어요. 그런데 한 번도 참가해 본 적이 없어요.(웃음) 그때 했던 건 도전정신, 뭐 그런 거? CA 부서 중에 제일 경쟁률이 셌어요. 7 대 1이었거든요. 괜히 도전정신이 생기는 거예요. 그런데 게을러서 연습 때 한 번도 못 나갔어요.(웃음) 대학교도 그래요. 경쟁률이 가장 세서 봤어요.(웃음) 100 대 1이었거든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붙은 거예요.
-어릴 때부터 연기자가 꿈은 아니었던 거네요.
원래 꿈은 만화가예요. 지금은 물론 연기 아닌 다른 일 하는 게 상상이 안 되지만. 고3 때 만화가 문하생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대학에 안 간다고 했어요. 서울에 놀러 와서 삼촌 소개로 이광기 선배님을 만난 거예요. 저한테 이미지가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청주에 있을 때는 이쪽 일은 나랑 전혀 상관없는 줄 알았거든요. 지방에서는 연예인 보는 일이 흔치도 않으니까. ‘내가 과연 연기자를 할 수 있을까’ 감히 엄두도 못 냈는데, 실제 배우가 괜찮다니까 혹한 거예요. 만화가의 꿈이고 뭐고 ‘내가 괜찮은가?’ 한 거죠.(웃음) 그 후 그분 따라 KBS 놀러 갔다가 <드라마시티> 작가님이 저를 보시고 캐스팅하셨어요. 얼떨결에 촬영하게 됐죠. 솔직히 얘기하면, 너무 행복했어요.
[킹콩을 들다②]조안, “성형 수술!?... 쉴 틈 없이 작품 활동해!”
http://www.movieweek.co.kr/article/article.html?aid=20042&contcode=020401
-‘이거야!’라는 생각이?(웃음)
천성이라고 생각했어요. 카메라 앞에 딱 섰는데. 전율이라는 게 온몸에 쫙 오는 거예요.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사는 동안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그때는 ‘지금 죽어도 좋아’라고 생각했다니까요. 물론 지금은 아니고.(웃음) 지금은 오래 살아 할머니가 돼서도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때는 어릴 때라 겁이 없었어요. 청주 집에 와서 진로를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어요. 연기는 문외한이라 배우러 대학에 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요. 그 후 대학 2학년 때 CF와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을 하게 됐죠.
-쉬지 않고 활동했잖아요.
사람들이 그래요. 수술했다고. 데뷔 때랑 달라졌다며. 그런데 수술할 시간이 없었어요.(웃음) 계속 활동을 했거든요. 영화가 망해서 그렇지, 진짜 쉰 시간이 없어요. 영화든 드라마든 잡지 촬영이든 했지, 긴 기간 동안 활동을 안 한 적이 없어요. 전 집에 있으면 폐인이 돼요. 쉬는 날을 즐기지 못해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 같고. 제 인생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런데 일을 하다 보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거기서 존재감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말한 대로 작품 흥행 운이 잘 안 따랐잖아요.
심지어 잘될 거 같은 영화도 이런저런 문제로 잘 운이 안 따르더라고요. 사람들이 흥행이 잘 안 되니 아쉽지 않으냐고 하는데, 당연히 아쉽죠. 그런데 전 지금 굉장히 저 자신이나 배우로서 처음보다 많이 깨달은 게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감히. 만약 내가 너무 일찍 잘되고 흥행 영화를 찍었더라면 그것마저도 못 얻었을 것 같아요. 너무 쉽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고. 지금은 쉽지 않다는 걸, 앞으로도 평생 연기하기 위해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거든요.
-드라마 <다함께 차차차>도 시작했는데, 정말 쉬지 않네요.(웃음)
너무 감사하죠. <킹콩을 들다> 끝나면 이제 예쁜 역할은 안 들어오는 거 아닌가 했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되게 예쁜 부잣집 딸로 나오거든요. 남자들의 사랑을 받는.(웃음) 어떤 분들은 공포 영화 찍으면 공포만 들어온다던데, 저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사랑 영화를 찍었는데 공포 영화가 갑자기 들어오고, 공포 영화를 찍었는데 갑자기 웃기는 캐릭터가 들어오고. 중구난방이에요.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면 저에게서 여러 모습을 보시는 거잖아요.
-일일드라마니 매일 촬영이겠네요.
거의 못 자고 있어요. 그런데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는 심지어 ‘이제 네가 드디어 제대로 된 걸 하는구나’(웃음) 하시더라고요.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동안 제 영화는 배우 활동으로도 안 쳐주세요.(웃음) 일일드라마를 특히나 좋아하시는데, 오랜만에 효도한 거 같다니까요.(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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