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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宇君今天的新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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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의 귀여운 ‘차도남’ 박윤재
電視劇『不屈的兒媳們』裡可愛的「酷酷都會男 ( 차도남 ) 」 朴允載
데뷔 10년 차 배우, 채림의 남동생. 지금까지 박윤재(31)를 꾸미던 수식어는 이제 별 의미가 없다. 매일 저녁 아줌마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달려'오게 만드는 총각. 화면보다 더 소년 같은 얼굴을 가진 배우. MBC-TV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에서 주인공 문신우를 연기하며 지난 10년 동안의 연기 갈증을 맘껏 풀고 있는 그는 "지금이 정말 좋다"라고 말한다.
# '문신우'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미국 명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월스트리트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던 재벌 2세 훈남이 자사 콜센터 직원인 '돌싱' 아줌마를 짝사랑한다. 쿨한 성격에 잘생긴 외모, 냉소적인 분위기까지 모두 갖춘 완벽남. 그런데 이 남자 어딘가 좀 허술하다. 준수한 외모와 어울리지 않게 잘 삐치고 '아줌마'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금세 토라진다. 그녀의 일이라면 두 손 두 발 걷어붙이고 나서는 팔불출에 허당 기질도 다분하다. 보고 있자니 귀엽다. 전형적인 '줌마렐라' 스토리에 전형적이지 않은 남자주인공 문신우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극중 신애라와 호흡을 맞추며 매력발산하고 있는 이 남자, 요즘 아줌마들, 이 귀여운 총각을 보는 낙으로 산다는데, 정작 본인은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가 시작된 지 한 달, 인기를 좀 체감하는지 물으니 오히려 반응이 어떠냐고 묻는다. 정말 궁금하다는 표정이다.
"촬영장 주변에서 조금씩 이야기를 듣고는 있지만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루에 2~3시간씩 자면서 촬영 중이거든요.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반응을 느낄 겨를이 없어요."
요즘 거의 쉬는 날이 없다며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즐거운 표정이다. 문신우 역은 이제까지 그가 연기를 하면서 맡았던 역할 중 가장 비중이 크다. 오랜 시간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껴온 만큼 요즘 연기하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낸다.
"'SBS-TV 드라마 신기생뎐'을 끝내고 차기작에 대해 고민하던 중에 갑자기 전화를 받았어요. 캐스팅 디렉터인데 지금 당장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거예요. 자고 있던 중에 부랴부랴 준비를 해서 갔는데 감독님께서 보시더니 '오늘은 급조한 티가 너무 많이 난다. 내일 다시 보자'라고 하는 거예요. 다음날은 머리, 그 다음날은 옷이 아니라며 계속 불합격을 받았어요. 몇 번을 그러고 나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내가 이 역할은 반드시 하고 만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하루는 감독님께서 '내일은 조지 클루니처럼 하고 와봐'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날 백화점을 싹 돌고 의상과 헤어스타일, 표정, 제스처까지 연구해 갔어요. 그 정성을 보시고 OK를 하신 것 같아요."
그때의 기분은 말 그대로 날아갈 것 같았단다.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기회인 만큼 누구보다 잘해내고 싶었다. 기존의 남자주인공들과 어떻게 차별화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신우는 멋있는 남자예요. 외모와 능력, 조건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하죠. 때문에 더 이상 멋있는 척을 할 필요가 없어요. 그 점을 제일 경계했어요. 대신 아이같이 천진한 면에 포인트를 줬어요. 이렇게 완벽한 남자도 사랑 앞에서는 무너지고, 망가지고, 귀여워질 수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허당스러운 면도 나오고요. 저도 연기하며 문신우라는 캐릭터의 새로운 모습을 하나하나 발견해가고 있는 중이에요."
# 오늘을 있게 한 10년의 시간
낯선 이름에 낯설지 않은 얼굴. 그는 흔히 말하는 '오래된 신인'이다. 올해로 데뷔 10년 차. 2002년 영화 '해안선'을 시작으로 드라마 '맹가네 전성시대', '스포트라이트', '신기생뎐'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았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데뷔 연차에 비해 많지 않은 작품 수는 순탄치만은 않았던 그의 연기 인생을 가늠케 한다.
"10년 동안 좌절도 겪었고 나름 풍파가 있었어요. 욕심만큼 잘 되지 않는 상황에 힘든 적도 많았죠. 저 나름 이를 갈았는데 어느 날 보니 잇몸밖에 안 남았더라고요. 이 길이 아닌가 싶어 사실은 '신기생뎐'을 끝내고 다른 일을 할 생각도 했었어요. 그런 시점에 이번 작품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불굴의 며느리'는 연기자의 길을 포기하려던 순간 찾아온 기회였다. 사람의 운이라는 게 참 알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10년의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니 '배우로서 다 겪을 만한 것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선배 연기자분들이 걸어오신 길이기도 하고요. 그동안의 시간들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제 모습도 없겠죠. 그래서 더욱 이번 드라마에 애착이 가요."
한 걸음 다가가면 두 걸음 물러나는 꿈에 언제나 조급했던 그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는 많은 것을 인정하고 또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 그 안에는 누나 채림에 관한 것도 포함된다. 탤런트 채림(본명 박채림)의 동생인 그에게는 많은 연예인 가족을 둔 연예인이 그렇듯 데뷔 초부터 '누군가의 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연기자 박윤재가 아닌 '채림의 동생'으로 불리는 상황이 좋을 수만은 없었다. 10년 동안 그는 그 꼬리표를 떼어내려 무던히도 애를 썼다.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정석'이었다.
"10년 동안 어떻게든 누나의 도움은 받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자존심이기도 했고 그게 정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보니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죠. 인터뷰를 할 때도 누나에 관한 질문은 딱 끊었어요. 어디 가서 누나 얘기를 먼저 꺼내지도 않았고요. 그런데 그게 제가 피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연기자로서 누군가의 후광이 아닌 연기로 인정받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제가 누나의 동생이 아닐 수는 없잖아요. 이걸 인정하게 된 지 얼마 안 돼요. 그전에는 많이 어렸던 것 같아요."
지금은 누가 물어도 흔쾌히 "저, 채림 동생입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나니 좀 더 여유가 생기고 편안해졌다. 이렇게 편한 걸, 왜 진작 그러지 못했을까 싶지만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맞았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고비를 넘긴 자신이 조금은 성장한 느낌이다.
# 방심은 금물, 배우려는 놈에겐 장사 없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누나의 안부를 물으니 "재충전하며 차기작을 준비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나는 바빠 죽겠는데 누나는 집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라며 우는 소리를 하는 것이 영락없이 귀여운 막내동생이다. 연년생인 누나는 평소 친구 같지만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매섭게 그를 다그치는 선배다.
"처음 제가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이 녀석이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 반 기대 반이었대요. 평소에는 애교도 많고 장난도 잘 치는 귀여운 누나예요. 그런데 연기적인 면에서는 칭찬보다는 채찍질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에요. 누나는 베테랑이니까 이 다음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아요. 작은 조언 하나하나가 정말 큰 도움이 되죠. 제가 지쳐 있을 땐 누구보다 진심 어린 위로를 해주는 착한 누나죠."
요즘은 매서운 눈으로 후배의 연기를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선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촬영을 끝내고 집에 들어가면 누나가 점수표를 들고 기다리고 있어요(웃음). 대사와 표정, 손동작 하나까지 어찌나 꼼꼼하게 모니터링하는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요. 덕분에 제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어요. 여전히 부족한 점도 많고 배워야 할 점도 많아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어요."
요즘 그가 머릿속에 두고 있는 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방심은 금물', 또 하나는 '배우려는 놈에게는 장사가 없다'이다.
"항상 '이 정도면 됐어' 하고 방심하는 순간 사건이 터지더라고요. 좀 어리바리하고 허당 같아 보여도 배우려는 놈한테는 장사가 없는 것 같아요. 즐기는 건 그 다음이고요. 전 아직 배우는 단계예요. 다시 데뷔하는 기분이에요. 이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으니 방심하지 말고 시작하는 마음으로 배워가야죠. 차근차근 배우고 채워서 언젠가는 박윤재만이 그려낼 수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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