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뭐하러 온겁니까...?
당신은... 뭐가 그리도 신나고 좋아서...
그렇게 환한 미소를 짓는 얼굴입니까...?
왜,나는... 항상...
당신때문에... 아파야만 하는 겁니까...?
이사람의... 평생의 트라우마로 자리잡을..형의 죽음에..
북한이... 그리고 내가...
연관이 되어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차라리.. 숨겨... 버리고 싶은... 증거들...
분명... 충격이었을 이것들에
되돌아온 대답은...
"북한이... 니가 그런거 맞어?" 가 아니라...
"조사는... 해야 할 거야..."
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한마디 말로 나는...
당신이.. 날 믿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 믿음을 확인이라도 해주듯... 건넨 당신의 말들...
"너를... 믿어....
만의 하나.. 천만분의 하나.. 니가 연관되어 있다면..
직접 죽이고 싶을만큼... 널 믿어..."
그 믿음에 감사하며..
당신을 괴롭힐 지도 모를 한줌의 의심마저
지워 주려는 마음에...
되려 기쁜 마음으로...
비공개 청문회를 치뤄 냈던 겁니다..
하지만... 내가 버틸 수 있던 시간은...
딱... 거기까지 였습니다...
애썼다.. 말 한마디 없는..
그 사람의 무심함을 이해 할 수 있는 것도...
딱... 거기까지 였습니다...
더 무엇을 보여주어야 할까요...
대한민국에서 나는... 아직.. 이방인 일 뿐입니다..
내 마음의 진정성을.. 의심하십니까...?
그럼... 내가 당신에게 그동안 보여준것은... 무엇입니까...?
내 모든 걸 가진 것으로는...
부족... 한겁니까....?
당신 한사람만 바라보며...
날 괴물 취급하는 대한민국에서...
이렇듯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는... 성에 안차는 것입니까...?
그래서..
당신이 원하는 대로... 당신의 국민들 앞에서...
조금만 움직이면 온 몸을 물어 뜯을 것 같은..
날카로운 질문들을.. 다시한번 견뎌 내었습니다
내가.. 당신을 위해... 애쓰는 동안...
당신은.. 뭘했습니까...?
날 믿었다는... 그 말이 진심이었다면..
기다려 줬어야 했던 겁니다...
고생했다... 수고했어...
말 한마디면...
사람들 속에서 느꼈던... 지독한 외로움도..
그래서.. 너무나도 보고싶었던.. 그리움까지도...
모두 괜찮을 수 있었는데..
내가 당신을 필요로 할 때...
당신은 어디있었습니까 !
이럴거면...
따뜻하게 바라봐 주지 말았어야지요..
차라리...
내 짓이 분명하다 확신하고,
날 직접 죽이지 그랬습니까...!!
어쩔 수 없는 서운함은.. 아쉬움은... 주체 할 수 없는 실망은..
원망으로 변하고... 불신으로 바래져...
이젠 내가... 당신을 믿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날... 의심하는 사람은... 나도 믿지 않겠습니다...
날.. 바라 보지 않는 사람을...
그 곁에 있으려고.. 발버둥 치는 짓도... 그만하겠습니다...
내가.. 외로웠던 것처럼... 절망한 것 만큼...
당신도.. 아팠으면 좋겠습니다...
눈물 흘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내 심장을 겨누던 총구를 돌려..
이 사람이 그랬던 것 처럼...
이 사람의 가슴을 향해...
주저없이... 방아쇠를 당깁니다...
하지만...
이 사람을 아프게 하려했던 말들이..
돌아가라는... 끝을 알리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내 온가슴을... 찢어놓고... 흩어 놓습니다...
눈물이 날것 같아... 당신을 볼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이렇게.. 당신을 보냅니다...
cr : i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