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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가 필요해2’, 우린 이런 로맨스가 필요했다
시청자들의 연애세포를 자극할 ‘로맨스가 필요해2’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방영 전부터 높은 수위와 현실적인 대사들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tvN ‘로맨스가 필요해2’(이하 ‘로필2’)는 기대했던 그 이상으로 더 발칙하고, 더 짜릿했다.
첫 신부터 키스신과 베드신의 향연이었다. 5번을 만나고 5번을 헤어진 질긴 인연의 열매(정유미 분)와 석현(이진욱 분)은 5살 때부터 함께해 온 사이로 언제 사랑의 감정을 느꼈는지 모를 정도로 깊은 사이다. 하지만 현재 이들은 ‘쿨’하게 헤어진 상태로 말 그대로 옆집 남자, 옆집 여자다. 하지만 석현은 열매의 속옷을 대신 빨아주고, 열매는 석현이 없으면 전구도 못 갈 정도이니 이 둘의 관계가 사랑과 우정을 넘어선 끈끈한 무언가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여자들의 수다’ 역시 빠지지 않았다. 33살 여자 셋은 자신들이 키스 한 상대의 수를 세고, 성감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등 아슬아슬 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핑퐁처럼 주고받는다. 그리고 이 대화엔 ‘과장’이나 ‘드라마틱’한 것도 없다. 말 그대로 우리들의 이야기다. 이렇듯 ‘로필2’가 현실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연출을 맡은 이정효 감독은 “작가가 대본을 집필할 때 스태프들의 이야기나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수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짜릿하고 야하기만 한 건 아니다. ‘오래된 연인’만이 가질 수 있는 연애의 고질적인 이면을 내비추기도 했다. 첫 키스를 한지 천일이 된 날, 작가인 석현은 열매를 불러놓고 네 시간을 글만 쓴다. 열매는 이내 토라지고, 이들은 처음으로 이별을 맞는다. 하지만 열매가 화가 난 이유는 자신을 기다리게 해서가 아니다. “네가 옆에 있으면 글이 잘 써져. 조금만 기다려줘”라는 따뜻한 말 한 마디를 바랬을 뿐이다.
만남과 헤어짐도 평범했다. 어떠한 극적인 장치도 없었다. “내가 잘 할게. 한번만 봐줘”라고 아양을 떠는 열매의 모습에 “왜이래, 나 너 싫어”라고 말하지만 얼굴은 이미 웃고 있는 석현. 이내 팔짱을 끼고 한 우산을 쓴 이들의 모습은 지극히 일상적이었고, 현실 속 커플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처럼 남과 여의 관계에선 엇갈릴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연애가 어렵고, 사랑이 어렵다. 하지만 ‘로필2’는 기꺼이 연애지침서를 자처했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사랑을 담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적나라한 이면을 그려내겠다 자신했다.
이처럼 불편하지 않은 정도의 현실과, 손에 잡힐 듯 가까운 판타지를 그린 ‘로필2’는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넘어선 교감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에겐 이런 짜릿한 로맨스가 필요했다는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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