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楼主 |
发表于 2014-1-17 10:12
|
显示全部楼层
本帖最后由 始鸠 于 2014-1-19 12:37 编辑
한겨울의 스튜디오는 늘 온기가 부족하기 마련. 무척 아름답지만 살결처럼 얇은 드레스를 입고 화보 촬영에 임하는 송지효 앞에서 두꺼운 외투를 껴입고 있자니 미안할 정도다. 카메라 앞에서 그녀는 큰 움직임이나 표정조차 없이 눈빛의 흔들림만으로도 성숙한 여인이 된다. 때로는 고혹적인 모습으로, 때로는 도도한 분위기로 현장을 압도하는 그녀. 대본 없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예능의 모습, 맡은 역할을 잘 표현하기 위해 지독하게 몰입하는 드라마 속 모습, 의상과 메이크업을 통해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화보 속 모습까지. 이 모든 것이 송지효의 진짜 얼굴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언제나 배우임을 깨닫게 한다..
화보 촬영, 정말 오랜만이죠?
오랜만에 화려한 옷을 입으니 ‘아, 나도 이런 옷을 입었던 적이 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극 하면서 평상복을 그리워한 기억도 떠올랐어요. 화장한 제 얼굴이 낯선 걸 보면 그동안 민낯으로 다니는 것에 너무 익숙해졌나 봐요.
그 누구보다 2013년을 행복하게 마무리한 게 아닐까 싶은데…. 연말에 큰 상 받으셨죠?
S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받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그만큼 당황스러웠죠. 2012년에 김병만 씨가 최우수상 받는 걸 봤기 때문에 그 상이 얼마나 큰 상이고 무게감이 엄청나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특히 <런닝맨> 멤버에게 미안했어요. 저보다 더 노력하고 고생하는 분이 많은데. <런닝맨>의 다른 멤버가 상을 받았다면 오히려 제가 더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줄 수 있었을 거예요. 항상 배려하는 멤버에게, 다시 한 번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홍일점이라 배려를 받기도 했지만 힘든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촬영을 시작하면 누구나 힘들죠. 혼자 여자라서 힘든 점이라…. 이제는 사실 그런 걸 따지기에는 <런닝맨>을 너무 오래했어요. 남자들 틈바구니에 있다 보니 여자로 보이는 것보다는 오히려 그들 사이에 어떻게 잘 흡수될지가 더 중요하죠. 처음에야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가족 같아요. 가족에게 여자, 남자가 뭐 중요한가요. 저를 여자로 봐달라기보다는 같은 사람으로 봐달라는 게 더 편해요. 남자들과 겨뤄야 할 때는 더 사나워지고 드세질 수밖에 없어서 오히려 멤버나 게스트에게 미안할 정도죠.
이제 곧 tvN의 새 드라마 <응급남녀>에서 지효 씨를 만날 수 있는 거죠? 기대돼요.
저도 흥분되고 기대돼요. 한때 부부였다가 이혼한 남녀가 같은 병원 응급실에서 늦깎이 인턴 생활을 하면서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예요. 이혼녀라고 괄시받던 오진희가 응급실에서 살아남아 진짜 의사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고요.
지금까지 해온 역할과는 좀 다른 것 같네요?
이혼녀 오진희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여자예요. 이런 캐릭터는 처음 해보는데, 좀 막 나가는 스타일이에요. 최대한 오진희처럼 보이게 성격을 좀 바꿔야 할 거 같아요.(웃음) 사실 저는 오랜만에 현대극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그동안 사극과 시대물을 하면서 현대극에 대한 갈증을 많이 느꼈거든요. 저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좀 오버하는 경향도 있는데, 이것도 현대극의 묘미인 것 같아 재미있어요.
상대역인 최진혁 씨는 드라마를 통해 처음 만나신 거죠? 직접 연기해보니 최진혁 씨, 어떤 남자이던가요?
연기로는 처음이고, 최진혁 씨가 <런닝맨>에 한 번 출연한 적이 있어 안면은 있죠. 그런데 진혁 씨와 제가 함께하는 부분이 거의 없어서 친할 기회는 없었어요. 대화를 나누고 호흡을 맞춘 건 이번 드라마가 처음이에요. 그리고 진혁 씨는 상대역이니 당연히 좋은 남자라고 해야죠.(웃음) 농담이 아니라 정말 괜찮은 남자예요. 나이가 저보다 어린데 말이 잘 통해요. 드라마 스토리상 응급실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남자의 이야기와 여자의 이야기가 있는데, 남자의 이야기를 굉장히 잘 풀어서 연기해요. 그러니 제가 여자의 이야기를 연기할 때 훨씬 편하죠. 잘 만난 거 같아요.
연기자들이 낯선 용어 때문에 의사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는데, 송지효 씨는 어떤 점이 어려운가요?
맞아요. 용어 자체가 다르죠. 치료를 받기만 했지 치료를 하거나 의료 기구를 접한 적이 없어 낯설어요. 물론 실제로 겪지 않아도 겪은 것처럼 해야 하는 것이 연기이기는 하지만요. 또 병원에서 촬영할 때는 환자와 보호자한테 죄송한 점이 많아요. 충분한 휴식과 안정이 필요한 분들인데, 우리가 병원 한 부분에서 촬영하는 게 아무래도 신경 쓰일 테니까요. 그래도 의료에 관한 걸 연기하면서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촬영해요.
이제 데뷔한 지도 10년이 훌쩍 넘었죠. 후배가 많이 생겼겠네요.
아직은 제가 선배님이라 부르는 건 괜찮은데, 누가 저한테 선배라고 하면 도망가고 싶어져요. 그만큼 선배라는 단어는 어렵고 어색해요. 처음에는 멋모르고 덤볐다가 할수록 어려운 게 연기이듯…. 선배님라는 존재가 그런 것 같아요. 저도 이 말을 실감하면서부터 책임감과 부담감이 생겼죠. 하지만 그만큼 희열도 느껴요. 사실 10년 연기했다는 건 선배님들에 비하면 햇병아리나 다름없죠. 지금은 앞으로의 1년, 그 뒤의 1년이 더 중요해요. 기자님, 그렇게 20년, 30년이 흐른 뒤에 저랑 또 인터뷰해요. 그땐 후배들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아요.
송지효 씨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배나 배우가 있나요?
예전부터 황정민 선배님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황정민 선배님처럼 감정 표현이 자유로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생각해서 연기하는 게 아니라 느낌대로 연기하는 걸 보면 부럽고,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선배님 영화를 많이 보는데 배역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 같은 편안함이 좋아요.
시간이 더 지나면 송지효 씨도 그런 배우가 되겠죠?
더 노력해야죠. 제가 저 자신을 표현하는 데 자연스러웠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되면 시간을 두고 연습을 하고 또 연습을 해서 그것에 익숙해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죠. 앞으로는 그 시간이 좀 짧아지거나, 좀 더 다양한 모습을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자 송지효로서는 어때요? 3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지 않나요?
어리고 젊게 살고 싶어요. 예를 들면 ‘내 나이에 어그 부츠를 신어도 될까, 길거리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시면 사람들이 청승맞다고 할까?’ 같은 생각은 거의 안 해요. 그냥 제가 하고 싶으면 남 시선은 신경 안 쓰는 편이에요. 제 나이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은 오히려 저를 불편하게 할 뿐이에요. 특별한 외모 관리나 체력 관리도 중요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그게 정신 건강에도 좋고 나이보다 젊게 사는 비법인 거 같아요.
앞으로 드라마나 영화 외에 다른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요? MC도 잘 어울리던데요.
연극 무대, 특히 뮤지컬 무대에 서보고 싶어요. 무대공포증이 있어 큰 역할은 안 될 거 같고, 지나가는 조그마한 역할로 시작해 무대라는 곳을 경험하고 그 느낌도 알고 싶어요. 카메라 앞만이 아니라 폭넓은 또 다른 곳에서의 저를 만나고 싶어요. 무대에 서고 싶은데, 아직은 두려움이 많아요. 하고 싶은 마음이 두려움을 이기면 꼭 도전해보려고요.
이제 드라마를 시작했으니 또다시 부지런히 앞만 보고 달려가야겠네요?
10여 년 정도 일하다 보니 오히려 바쁘게 일하는 게 좋아요. 전 되게 단순한 편이라 멀티가 안 돼요. 한 가지에 집중하는 스타일이죠. 지금은 <응급남녀>를 하고 있으니 오로지 <응급남녀>만 생각하려고요. 어떻게 하면 오진희로 보일 수 있을지만 고민하려고 해요.
마지막은 새해 인사로 마무리할까요?
2014년 청말띠 해에 모든 분들 복 많이 받으시고, 바쁜 일상에서 가끔 자기 자신에게도 휴식을 주고 가족이나 주변의 가까운 사람을 위해 시간을 내면 좋겠어요. 늘 있는 행복이 아닌 또 다른 곳에 있는 행복도 찾으시고요. 저는 <응급남녀>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새로운 제 모습 보면서 잠시나마 여유를 갖기를 바라요.
글 박현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