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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느와르M' 미러샷? "사람들의 관음증 노렸다"
[OSEN=박현민 기자] 웰메이드 수사물 '실종느와르M'(극본 이유진, 연출 이승영)은 기존 OCN 드라마와 또 다른 영상미로 이목을 끈다. 독특한 영상톤과 스릴감 넘치는 앵글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것.
'실종느와르 M' 김건홍 PD는 "앵글을 어떻게 잡는지, 렌즈를 어떻게 쓰는지, 색을 어떻게 잡는지 등 이 3가지에 따라 영상의 수준이 달라진다"며 "'실종느와르M'의 촬영감독님은 수사물에 있어서 베테랑이다. 앵글, 렌즈, 색감 3박자를 잘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이에, '특수사건전담반 TEN'부터 '실종느와르M'까지 OCN 수사물의 색을 만들어낸 전병문 촬영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전체 영상 색감 잡는 데만 한 달…"시체도 따뜻하게"
수사물이지만 M의 전반적인 색감은 따뜻하다. 작품이 끝날 때까지 드라마 전체톤을 좌우하는 색감 결정에 대해, 전병문 감독은 "과거 테잎으로 촬영할 때는 테잎 자체에 색깔이 묻어져 나오는데, 요새는 디지털로 찍기 때문에 촬영시 앵글 잡는 게 중요하다. 다시 말해 촬영 데이터 안에 색감은 정해져 있지 않다. 촬영 후 DI 작업(Digital Intermediate, 촬영 단계의 영상의 밝기, 색상, 채도 등의 차이를 후반 작업(postproduction)에서 일치시키는 과정. 색 보정(color correction)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교정작업)을 통해 색감을 입히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전 감독은 "'실종느와르M'의 전체 색감을 결정하는 데만 한 달이 꼬박 걸렸다.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수사물의 장르를 새로 개척해보고 싶어서 여러 번의 실험을 거쳤다. 한 달 동안의 고민과 작업을 거쳐, 지금의 색감이 결정됐다"며 "연출하는 이승영 감독님도 그렇고, '시체가 나온다고 꼭 차가울 필요 있을까? 살해 현장이라고 해도 따뜻하고 예쁜 화면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그래서 기존 수사물과 달리, 따뜻하면서도 빈티지한 색감과 톤이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 미러샷을 자주 쓴 이유? "사람들의 관음증 노렸다"
전병문 촬영감독의 특징 중 하나로 미러샷(Mirror shot)을 빼놓을 수 없다. 피사체를 정면으로 잡기보다 거울을 통해 인물과 배경을 비추는 미러샷을 자주 사용하는 것. 그 이유에 대해, 전 감독은 "스릴러물이다 보니 ‘관음증’을 살리고 싶었다. 시청자가 드라마를 보는 시점이 전지적 작가시점이 좋을지, 1인칭 시점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사건이나 인물을) '훔쳐본다'는 개념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인물들이 실종된 무언가를 찾을 때 거울을 통해서 그 상황을 보여주는 느낌이 더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또, 하나의 거울만 쓰는 게 아니라, 여러 거울을 써서 한 앵글에서 여러 사이드가 나오는 미장센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앵글 뿐만 아니라, "조명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촬영감독은 "'실종느와르M'에서는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잘 쓰지 않는 영화 촬영장의 대형 조명들을 자주 썼다. 주요 소재가 ‘실종’이고, 무언가를 찾아가는 신(scene)들이 많다 보니 큰 조명을 많이 써서 극의 흐름을 잡으려 노력했다.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초록색, 파란색 등 컬러풀한 조명을 많이 썼다"고 조명 비법에 대해서도 말했다.
◇ 좋은 카메라 앵글은 좋은 장소에서…"촬영감독도 로케이션 섭외"
‘좋은 카메라 앵글은 좋은 장소에서 나온다’, ‘모든 카메라 워킹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언뜻 들으면 당연한 이야기들. 그러나 당연하다고 모든 게 지켜지는 법은 없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켰을 때 완성도는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 전병문 촬영감독은 "좋은 앵글을 뽑기 위해서는 장소 섭외가 가장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촬영장소를 섭외할 때 로케이션 매니저와 동행한다"고 전했다.
또한 전 감독은 "모든 카메라 워킹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예를들어왜 그런 앵글과 카메라 워킹으로 배우를 팔로우했는지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걸 시청자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카메라 앵글 1도만 달라져도 배우의 감정과 긴장감이 달라진다. 다시 말해, 시청자가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게 하는 카메라 워킹을 찾아야 한다. 장르물은 평범한 카메라 워킹으로 극의 긴장감을 담아낼 순 없다. 배우의 작은 움직임으로 극의 몰입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담아야 한다. 그런 디테일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순발력
촬영감독의 자리는 가장 구석이어야 할 때가 많다. 남들이 가지 않는 구석을 가다보니 먼지도 가장 많이 마실 수 밖에 없다. 특히 '실종느와르M'은 폐가, 폐병원, 폐공장, 재개발 지역 등 험한 곳이 많았고, 스모그 특수효과를 쓰지 않아도 될 만큼 흙과 먼지 투성이였던 곳에서 촬영이 잦았다고 전했다.
한 장면, 한 장면 공을 들여 촬영한 '실종느와르M'은 매주 토요일 밤 11시 OCN에서 방송한다.
gato@osen.co.kr
<사진> OCN 제공
http://osen.mt.co.kr/article/G1110146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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