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楼主: vvldl

《巴黎戀人》朴信陽、金貞恩、李東健分集介紹截圖片段觀看(全20集連同特別節目、慶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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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楼主| 发表于 2004-9-28 10:17 | 显示全部楼层
16회 대본입니다.. | ♀파리 대본방♂  2004/08/04 11:29

tmg6070   http://cafe.naver.com/loverinparis/12327


#기주 본가 앞 마당
기주와 태영이 계단을 걸어 올라온다.

태영:아.. 떨려요.

기주:괜찮아.

태영기주의 집을 보며)우와~

그런 둘을 마중나온 수혁

태영수혁을 보며 미소 짓는데)

수혁기주를 보며)왔어? (태영을 보며)왔어요?

태영:(그런 수혁을 보며 당황한다.)





태영의 회상

기주:오늘 누굴 좀 때렸는데, 내가아프네. 아프니까 힘드네.





태영:갑자기 존댓말 하니까, 이상하다.

수혁:(그런 태영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어른들 안에 계세요. 다들 기다리셔.(집안으로 들어간
다.)

태영:(짧게 한숨, 기주를 보고 집으로 들어간다.)

기주:(그런 태영을 보고 따라 집으로 들어간다.)





#기주 본가 거실.

태영:안녕하세요

기애:(별로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태영을 보며)왔어요?

기주:아버지 저희 왔어요

태영:안녕하세요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님.

한회장:감사할거 없다, 우리집이 어떻게 사는걸 봐야 너도 생각이란걸 해보지 않겠냐?

태영:(굳은.)

수혁:(짧게 굳은 표정)

기애:(기주를보며)앉어, (태영을보며)앉아요.

태영:저,편하게 말씀 놓으십시요

기애:마음이 가까워야 말도 놓아지는 거예요. 신경쓰지 말아요

태영:예.. 아, 안 갖고 왔다 차에서.

기주:(일어서며)저, 아주머니 차 뒷자석에 뭘 좀 실어놨는데 그것좀 가져다 주세요. 부탁합니다

아주머니:예.

기주:(다시앉고)

태영:(웃고)

기애:(태영을보며)긴장한거에요, 아님 원래 그렇게 허술해요?

태영:아, 원래 깜빡깜빡 하는데요, 오늘은 긴장도 좀 했고요.

한회장:니얼굴 보고싶어서 부른거 아니다. 절차상 격식상 부른거야. 어디가서 대접 못받았단 소린 안하고 다녀야지?

태영:대접받고 못받고 그런거 생각 안합니다. 이렇게 안불러 주셨으면 제가 먼저 찾아와서 인사 드렸을 겁니다. 그래서 저 오늘 기쁜마음으로 왔습니다.

수혁:(굳은 표정으로)밥먹기 전부터 겁먹게 하면 음식 넘어가겠어요, 할아버지? 저녁 드시고 천천히 말씀하세요

아주머니:사모님,여기.

기애:식사준비 다 됬어요?

아주머니:아직, 조금더 있어야 되겠는데요.

기애:아주머니 가지고 가세요 식구들 몇 안되고 다들 한과는 입에 안 맞아 하잖아요.

태영:(놀란 표정으로 기애를 본다)

기주:누나.

수혁:(굳은 표정으로 기애를 본다)

태영:(웃으며)예, 다음부턴 다른것을 들고오도록 하겠습니다.

기애:우리집에 뭐 들고올생각 하지말아요, 태영씨취향 우리한테 맞겠어요?

기주:(화난표정으로 태영의 손을 잡아 끌며)올라가자.

태영:저,잠깐만요. 전 저녁준비 도울게요. 저, 그래도 될까요? 제가 음식을 잘하는 편이거든요.
주방은 이쪽이던가요? (아주머니를 따라간다)

한회장,기애:(그다지 탐탁치 않은 표정)

기주:(한숨을쉬며 방으로 올라간다)

수혁:(뒤따라 방으로 올라간다)



#부엌
아주머니와 태영, 상을 차리고 있다.

기애:(부엌으로 걸어와서 상을 보며)아주머니,언제부터 우리집에 상 이렇게 차렸어요? 수저 거두세요.

태영:어, 아니 제가할께요

기애:그냥둬요. 그리고 강태영씨, 우리집은 상차릴때 수저를 제일 나중에 놔요. 입안에 들어가는
건데, 미리 내노을 필요 없으니까.

태영:예, 몰랐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기애:언제 또 식사하겠다고 그걸 기억해요? 번거로우니까 나가있어요, 아주머니 찌개 간좀봐요.

태영:뒤에서 수저를 정리한다

기애:싱거워요. 간좀 더하시구요, 생선 너무 바짝굽지 말구요. 생선은 근처에 익은거 안익은거
따로 두세요. 기주 익은거 손에 안대요.

태영:(다가가 반찬이 담긴 그릇들을 상위에 차린다)

기애:(그런 태영을 바라본다)





#비디오 가게

필보:아~ 진짜 많네요, ㅎㅎ 사장님요, 요즘 에로계의 판도가 어떻습니까? 이.. 판매 일순위가 누
군데요?

가게 사장:(피식 웃는다)

필보:아~ 이 많은것 중에서, 보소보소 사장님 영보이~ 하하하하 아직 안죽었습니다~ 에에 저
그렇고 있잖아요. 내 요번에 뭘 새로하나 기획중인데, 영걸이라고 에로비디오로 따지면 블렉버
스트 박스적인 스타일인데요~ 뭐라카노 내, 이 자금도 든든하게 있구요~

가게사장:(피식 웃으며)아들 간수나 잘해. 에휴





#가게 밖 자동차 안

최비서와 부하직원이 타고있다.



최비서:(부하 직원에게 양복 소매에서 돈봉투를 꺼내 부하직원에게 건넨다)





#비디오 가게 안.

필보:아참, 내 메인배우 오디션이 있어가, 그람 사장님 다음에 또 뵈께요 예~ (하며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비디오 장에서 영보이를 빼서) 이거좀 잘 보이는곳에 놔주이소, 우리 영보이좀 부탁드
릴게요~ 예예에

필보:아~ 진짜



필보 나오는데 부하직원이 가서 고의로 부딪친다.



부하직원:어 죄송합니다.

필보:(양복을 털면서) 아 진짜 오늘 영 대피네(하며 고개를 드는데 최비서가 서있다)

푀비서:(필보를 바라본다.)

필보:(놀란 표정으로 최비서를 바라본다)





#기주의 본가 2층.

기주와 수혁, 같이 쇼파에 앉아있다.

기주:내색 안해줘서, 고맙다.

수혁:뭐 얘기하는건데, 한대 얻어 맞은거,아님 한집에서 태영이 보는거?

기주:둘다.

수혁:별수있어? 같이 사는이상 앞으로도 이런일 만을텐데.

기주:(한숨쉬며) 수혁아. 불편해도 좀 참아줘라

수혁:참아주면, 뭐있어?

기주:나중에 얘기하자. (하며 일어서 방으로 들어간다)

태영:(좌우를 살피며 2층으로 올라오는데 그러다 수혁이를 발견하고)어, 저녁준비 다됬어. 내려
오라고

수혁:저방이야, 들어가봐

태영:아니야, 그런건아니고

수혁:그럼 앉든가.

태영:어,그래.

수혁:상처받지마, 욕먹어도 착한척 하고 앉아잇는여자 매력없어. 그냥 니성격대로 다 해

태영:생각해서 얘기해 주는거야 아님 혼나라고 유도하는거야?

수혁:(굳은표정)

태영:(웃으며)알어,생각해서 해주는 말인거.

기주:(방에서 나오며 태영을 본다)

태영:(그런 기주를 발견한다) 어, 식사준비 다됬어요. 내려가요

기주:내려가자.

수혁:(전화가 와서 받으면 최이사다)네.

최이사:기주가 골프장에 나타났다는구나.

수혁:(기주가 내려간 곳을 바라보며)그래요? 휴, 내가만나볼께요. 그리고, 문의원 뒤좀 알아봐주
세요. 약점을 알아야(죄송합니다 요부분이 계속 짤려서ㅠㅠ;;)





#기주 본가 부엌

기애가 찌개의 맛을 본다.

태영:(반찬을 먹으며)우와, 이거 정말 맛있네요. 아우 이거 이렇게 부치기 정말 힘든데 어떻게 하
신거에요? 전 이거 아무리 해도 안되던데.


기애:(못들은척 계속 밥을 먹는다)

수혁:(그런 태영을 안타깝게 바라보다 이내 밥을 먹는다)

태영:(무안한걸 참고 웃으며)저, 집에오다 보니까 산책로 있던데, 아버님은 자주 나가시나요?

건강을 위해서는 자주 나가는것도 좋을거 같기도 하고. 어머, 아버님 고향이 평양이세요?

가지김치도 담네요, 우와 신기하다

기주:아버님 식사중에 얘기하는거 싫어하셔.

수혁:그냥 하고싶은대로 하세요, 어쨰야 한다는 법은 없어요.

한회장:시끄럽다.

태영:(깜짝 놀라며 수저를 떨어트려서 그걸 주우려 한다.)

기애:(그런 태영을 보고)아주머니. 여기 젓가락 한모 주세요. (반찬 하나를 가리키며) 그리고 이
거 누가 담았어요?

태영:예, 그거 제가 담았는데요.

기애:치워요. 음식이 맛깔스러워 보여야지.

태영:(무안해 조용히 있는다)

한회장:이래서 근본없는것들은, 티가 나는게야.

기주:아버지.

한회장:그래,언제 이사할 생각이냐

태영:(놀라며)이사라뇨,아버님?

한회장:옥탑방에서 산다는거 알고있다. 언제까지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태영:저, 그럴생각 없습니다.아직 결혼 전이구요.

한회장:없어도해. 이사도 하고, 사람도 부리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조신하게, 살림배워. 그
만한 돈이면은, 쓸만한거 얻을수 있을게다.

태영:네? 돈이라뇨, 무슨.

한회장:니 작은아버지가 암말 안해? 번듯한 집 얻고 차도 마련하라고 최비서 통해서 보내줬는
데. 왜, 그 돈도 적더냐? 티도안나?

태영:무슨말씀이신지. 어, 잘못알고 계신겁니다. 그런일 없습니다

한회장:그럼내가거짓말을 하고 있단거구나.

아주머니:최비서님 오셨습니다.

한회장:(일어서며)밥맛이 없구나, 그만하자

기주:(따라 일어서며)아버지 무슨말씀이세요, 돈이라뇨.

기애:(일어서며)아주머니 치우세요. 저도 생각 없어요

기주:누나, 사람대접을 이렇게하는것이 어딨어. 차라리 부르질 말던지.

수혁:탐탁치 말고 먹어요.

태영:(기주를 보며)저,그럴리 없어요 뭔가 잘못알고 계신거에요.

필보:어, 회장님요 이런돈은.. ㅎㅎ





#기주본가 거실

필보 목소리가 들리면 태영 놀라서 거실로 뛰쳐나간다.



태영:작은아버지!

필보:(당황하며)태,태영아

태영: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무슨일로 왔어요?

필보:(당황하며)내 있잖아, 내 일보러가는데, 여기 비서분, 엉?

태영:(울듯)혹시.. 또 돈받으셨어요? 그래서 집에 안들어온거에요?

필보:(한숨쉬며) 안그래도 내, 그일때문에 여기 안왔나. 그돈 돌려줄라꼬. 내 그돈받고 잠 한숨
을 못잤다. 돌려드려야지. 그래서 내 여기 안왔나. (그러면서 양복 안주머니를 뒤진다. 그런데 돈
이 없어 놀란 표정으로) 태, 태영아. 돈이 없어져 삣다

태영:(눈물을 글썽이며)작은아버지..

한회장:(혀를차며)알만한 집안이라구나. 쯧쯧쯧쯧

기주:아버지 뭘 어떻게 하신거에요!

필보:(미안해하며)아,저기 한사, 아니 한서방 그게 아니고 안잇나.

태영:죄송합니다 아버님. 아까 마음써주신것도 모르고 제가 실수했습니다. 보시는것처럼 지금
은 돈이 없습니다. 딴곳으로 이사를 갈수도 없고, 돌려드릴수도 없고, 너무 많아서 값을수도 없
습니다. (기주, 어쩔줄을 모르고)하지만, 앞으로 열심히 사는 모습으로 가꿔나가겠습니다. 그리
고 앞으로 돈을 주실꺼면 제게 직접 주십시오. (중간중간에 기애와 수혁의 굳은표정.)그럼 감사
히 받겠습니다. 저도, 이제 여기 식구니까요.오늘처럼 힘든 저녁식사는 처음이었지만, 앞으로도
불러주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애써웃으며)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작은아버지, 가요.

필보:(당황하며)태영아. 이리 그냥 가면 어야노. 회장님. 죄송합니다 한서방,가께.

기주:이러려고 부르셨어요? 어디가서 대접 못받았단 얘기하는거 싫으시다면서요. 이러고서 무
슨얘길 듣길 원하세요. 저 내일부터 나가삽니다!(하며 방을 올라간다)


#길가.

필보:아 진짜 미치겠네 태영아. 내 분명히 이 안주머니에다 너놧거든, 그라고 그 돈으로 빛만값고 거의 쓰지도 않았단 말이다. 믿어도!

작은아버지. 작은아버지 잘못 아니에요. 회장님이 작정을 하셨으면 어떻게든 그 돈을 받게 만들었겠죠. 오히려 제가 더 죄송해요. 근데 말은 좀 해주지,ㅎㅎ

필보:태영아..

태영:(애써 웃으며)이왕 이렇게 된거 집엔 들어오실꺼죠?

필보:미안해 들어가겠나. 가장노릇도 몬하고, 아부지 노릇도 못하는데.

태영:그러니까 집에 들어오셔야죠. 건이가 많이 기다려요.

필보:건이, 건이 그놈아가 아이가. 그래 내를 기다려라.ㅎㅎㅎ 참 아이가 내 급한일이 있어가. 천천히 가라.

기주:(작은아버지가 가면 나타나서) 인사라도 해볼려고 했는데, 어딜 저렇게 서둘러 가셔?

태영:(웃으며) 지은죄가 많잖아요.

기주:(굳은표정으로)오늘 여기오는게 아니었는데,

태영:(그런 기주를 보며 괜찮다는듯 웃으며)나, 차좀 빌려줄래요?


#기주의 차 안.
태영이 운전을 하고있고 기주는 옆 조수석에 타고있다.

기주:(겁먹은듯)살살좀 달려! 브레이크좀 밟고!

태영:(좋은듯 소리지르며 더 쎄게 달린다) 싫어요~!

기주:악!!

태영:우와~~

기주:천천히좀가!!

태영:(즐거운듯 소리친다)

기주:으아!!!



#수혁의 방.
수혁:(침대에 기대 앉아 생각을하다가 한숨쉬고 밖으로 나간다.)


#여러 상가 앞.
여러 건물 앞을 무작정 앞만보고 달리다가 노래방 간판 앞에서 잠시 멈춰 숨을 돌린다.


#강가.
기주는 차에 몸을 기대고 있고 태영은 땅에 주저앉아 조용히 강을 바라본다.

태영:나 오늘 괜찮았어요? 아, 없는돈에 옷도 일부러 사 입고 갔구만. 호응은 뭐 별루네,

기주: 내가 얘기했잖아, 좋다구. 그냥 날 때려, 울든지.

태영:(그런 기주를 보며 웃으며) 참네,ㅎㅎ 돈받고 마음먹고 날랐으면 예술영화나 한편 찍어오지, 소심하긴.ㅎㅎㅎ 우리 작은아버지, 너무 미워하지마요. 착한사람이에요. 나는 이해해, 내가 돈 있었으면 도와줬을꺼에요. 정말 예술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주:우리 아버지도, 알고보면 좋은 사람이니까, 이해해주라.

태영:알아요, 태어날때부터 나쁜사람 있나요,

기주:나하고 고용 계약서좀 다시쓸까? 정기적으로.

태영:아니, 집안일? 그럼 나한ㅌ ㅔ뭐해줄껀데요. 나 무지비싼데

기주:말해. 뭐든지 가능하니까

태영:치 맨날 뭐든 가능하데! ㅎㅎ 뭐든 그렇게 쉬워요?

기주:어려울꺼 뭐 잇나? 거래하는건데 뭐. 정치경제시간에 졸았어?

태영: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데. 아니 뭐 근데진짜로 고용하겠다구요?



#기주의 오피스텔.
기주는 일하고 태영은 이삿집 센터 사람들에게 가구를 놓을데를 정해주고 있다.

기주:어 회의는 열시에 소집해주고, 프랑스에 연락한건 어떻게됬나? 그래? 그래 알았어.

태영:아 좌측으로, 아니아니아니 우측으로, 아 아니 잠깐만요. 아 저기 한사장님! 쇼파 어디다가
둘까요?

기주:아 저쪽으로.

태영:아 한사장님? 이 액자는 어디다가 걸까요?

기주:저기.

태영:아 저기~

직원:이건 어디다가 두죠?

태영:아, 이건 뭐죠?

직원:콘솔인데요

태영:아 콘,콘솔. 저, 사장님 코,콘솔은 어따둘까요?

기주:어, 그거 신발장에 갖다놓고 장식장은 뒤쪽에다 놓고 스탠드는 오른쪽에 놓고 그담에 침대
는 작은방에 놓고, 냉장고는 화장실에 갖다놓고, 강태영은 입에 테이프좀 붙여서 여기다가 좀 세워놓지?

태영:아니 잠깐만요 잠깐만요, 저 스탠드는 앞에 놓고 장식장은 거실에놓고, 침대는 침실에 들어
가야되고, 냉장고는 주방에 가야되는거 아니에요?

기주:그러라고 꺼꾸로 얘기한거야.

태영:(웃으며)어우~ 참




#CGV 사무실.



태영:어, 본부장님. 회의하셔야죠

승경:무슨 좋은일 있어요? 밝아보이네, 반지가 예뻐서 그런가?

태영:아,

승경:(웃으며)나한테 해준거보다 더 큰데? 반지도 사랑에 비례하나?

태영:그런 가치로 따지는 사랑이었으면, 약혼 못했을겁니다. 특히 저같은 사람은.

승경:(그런 태영을 이해한다는듯 웃으며)힘들죠 그집안,근데 여기 다니는것도 괜찮겠어요? 어지
간히 입방아 찢을텐데, 누구네집 며느리 뭐한다더라. 그집안 어떠어떠하더라.

태영:(웃으며)아무것도 가진게 없어서 더 찢을것도 없을겁니다.




#회의실.

직원:아, 저부터 얘기하겠습니다. 광복절을 맞이하여, 광복절 특사에서본분과 함께하는 시사회.
어떨까요?

남자직원:찬성입니다. 대상은 전과 3범 이상으로써, 사회적인 관심과 애정이 보여야 연쇄살인이 나지 않습니다.

직원:아니,그 3범이라니요, 광복절은 그 독립운동하신분들 아닌가? 광복.절.

양미:아니그거 집어치우시구여!! 이러는게 어떨까요? 어린이 대상으로다가.

승경:그거좋네요.태영씨는요?

태영:아예, 금요일 심야영화 할인패키지를 만드는게 어떨까요? 이제 주 5일 근무제도 본격화 됫
으니까요.

남자직원:찬성입니다!

직원:(옆구리를 찌르며)다 찬성이래 다찬성!

승경:좋아요,구체적인 기획안 내구요. 지난번 회의때 나온 장애인 무료 시사회 행사는, 어떻게됫
어요?

남자직원:찬성입니다. 어, 기자도 불렀고 모든 보도자료도 다 준비해놨습니다.

태영:순수한 마음으로 하는건데, 보도자료라뇨. 그냥 오셔서 즐겁게 보고가시면 되는게 아닐까
요?

승경:맞아요. 자료 다시 거둬들이고, 기자들 취재도 취소하죠. 회의끝냅시다!

태영:(웃으며일어난다)




#몇일후 극장.
장애우들을 휠체어에 태워 극장 안으로 안내한다.




#회사안.
윤아:보고싶은 사람이 옆에있음 좋겠죠? 적도 가까이 둘수록 좋고. 내가 둘다 행복해지는 방법 찾아오면, 나한테 술 한잔 살래요?

수혁:너랑은 안 마셔.

윤아:하긴, 킬러들도 의뢰인들하고 술 안마시지. 감정이 생기면 안되니까

수혁:누가 킬러고 누가 의뢰인이야?

윤아:당연히 내가 의뢰인이죠. 그쪽이 킬러고

수혁:난 손에 피안묻혀. 니가 킬러해

윤아:그럼, 강태영 죽여도되요?
수혁:(화난표정으로)그런 의뢰한적 없어.
윤아:나도 한기주 죽이라는 의뢰한적 없어요. 요즘 그쪽 눈빛보면 좀 으스스해져서. 난 완전히 망가진 한기주 원하지않거든

수혁:어쨋든 니가 원하는건 한기주고. 가지게 해주면 되잖아?


[ Last edited by vvldl on 2004-9-28 at 11:36 AM ]
偶的围脖^^ 그래도 와라...내일도...모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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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楼主| 发表于 2004-9-28 10:22 | 显示全部楼层
#회장실.

윤아:이번달 사보에요 아버님.

한회장:응 그래?

윤아:사보팀장이 다른부서로 발령받는 바람에 후반작업은 거의 제가했어요

한회장:응 수고했다

윤아:당분간 팀장공석은 제가 메꿔야 할거 같아요

한회장:그래야겠지. 알아서 잘 해봐

윤아:저기, 그래서 말인데요 아버님. 제 대신 들어와서 일할 직원이 하나 필요해서요. 같이 일하
고싶은 사람이 있는데, 제가 한번 추천하면 어떨까요?

한회장:누구냐?

윤아:강태영이요. 이왕이면 경력자가 좋잖아요. 같이 일하기도 수월하고.




#기주 오피스텔 앞.



태영:아유 힘드시겠네요, 식사는 하셨어요?

김비서:매일 출입하셨네요.

태영:아 예 회장님께 그대로 보고해주세요. 저 여기 가정부로 취직했거든요, 그럼. 아 그리구요,
(장 본 바구니에서 우유를 꺼내주며) 쭈욱 드세요 쭈욱! 끼니 거름녀 속버리시잖아요. 예, 드시면
서 기다리세요. 아 그리구요, 기다리시다가 덥고 배고프고 그러면 위로 올라오세요. 에어콘도 빵
빵하거든요, 그리구 둘이 먹기에는 좀 많이 샀거든요. 그럼! (꾸벅 인사하고 올라간다)

김비서태영을 한번 보고 우유를 바라보며 웃는다)





#기주 오피스텔 안.


태영부엌에서 여러 야채들을 썰고 있다)

기주:탄다. 타!

태영그런 기주 말에 놀라 냄비쪽으로 뛰어가며)타? 뭐가타!

기주:넘네~ 넘어

태영:뭐가요?

기주:근데, 누가와?

태영:음,(웃으며)초대를 하긴 했는데 뭐 올런지 안올런지 모르겠네요. 아니 오다가 근사한 남자 못봤어요?

기주:무슨놈, 어떤놈을 얘기하는 거야?

태영:(놀리듯 웃으며)아니, 인물이 워낙 출두 하다보니까

기주:잘 모르겠지. 가서 일단 좀 들여다보고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지

태영:(삐진척하며)치~맨날 거울 타령하고~ 현관문 열ㅇ놌어요? 누구와요?

윤아:실례해요. 전화도 없이 왔는데 문까지 그냥 열어두고

기주:초대한 사람이 이사람인가?

태영:아니요

기주:이렇게 막 들어오는거 실례아닌가?

윤아:사보에서 취재나왔다고 생각하세요. 한기주 사장과 극장 매점아가씨 약혼후 애정행각. 유리구두 안깨지나. 여직원들 관심이 대단해요~

태영:근데. 그 유리구두는 강철이라 안깨진다고좀 써줄래?

윤아:니가 직접 들어와서 쓰지 그러니?

기주:뭐 그 쓸데없는 소리할꺼면 좀 나가지?

태영:(갑자기 전화가 와서 받는다)어 예 회장님.

기주:(놀란 표정으로 바라본다)

윤아:(됬구나.하고 본다)

태영:예.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들어가십시요

기주:아버지가 널 왜찾아 갈려면 같이 가야지

태영:아니에요. 따로 하실말씀이 있으신거 같은데, 저혼자 가도 괜찮아요

윤아:어차피 지나가던 길에 들렸는데. 너무 박대하네~ 앉으란 소리도 안하고. 다음엔 정식으로 올께요. 태영아~ 잘있어.

태영:그래. 잘가라

기주:치~

태영:(후우. 하고 한숨쉰다)



#회장실.

태영:네?

한회장:회사에 다시 들어오라고 했다. 게다가, 승경이가 어떤애라는걸 알면서도 거기가서 일할 생각을해? 니남자. 내 집안 얼굴에 먹칠하지 마라

태영:저는 제 일이 부끄럽진 않습니다. 기주씨 얼굴에 먹칠하는일은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그치만 모든 사람이 제 맘 같진 않을것이고 아버님 말씀도 충분히 일리가 있으십니다.

한회장:네, 아니오면 끝날것을 무슨 대답이 그렇게 길어. 당찬것도 지나치면 미워보인다~!

태영:예. 그럼 제가 먼저 생각해보고 기주씨랑 의논해보고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주씨가 좀 불편할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한회장:내가 하라면 하는거다. 나가봐

태영:예. 아 그럼 가보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요.



#회사 로비.

태영:(반가워서 웃으며)수혁아! 어디가는거야? 난 지금 회장님 뵙고 가는길인데.

수혁:일일히 보고 할 필요 없어. 며느리 될 사람인데 그럴수도 있지. 갈게(태영을 두고 뒤돌아서 가버린다.)

태영:(그런 수혁을 보며 생각)



#기주 사무실.

승준:오후에 잠깐 자리좀 비울께요. 핸드폰 안받을테니까 전화하지 마세요.

기주:오늘 너 사장이야? 핸드폰을 꺼놓고 잠적을해? 무슨일이야

승준:다녀와서 얘기할께요, 흥미진진할 일이 있어요

기주:안그래도 요즘 매일매일 흥미진진하다

승준:왜 안그러겠어요, 애인 얼굴만 봐도 흥미진진할텐데.ㅎㅎㅎ

이때 태영이 들어온다.

기주:ㅎㅎㅎㅎ어,왔어?

태영:아허하하, 두분 얘기 나누세요

승준:아니에요, 안그래도 나갈려던 참이었어요.

기주:아버지 뵜어? 뭐라셔.

태영:사보팀에 다시 다니라하시던데요

기주:진짜야? 괜히 그럴말씀 하실분이 아닌데

태영:극장다니는게 모양새가 안좋으신가봐요. 난 이해해요

기주:뭐가 이해가되? 갖다부치면 다 이유지.

태영:아니 어쨋든~가까이 있으면 아버님도 자주 뵐수있고, 우리는 라운딩도 같이 할수 있고.ㅎㅎㅎ 사내커플도 되는거잖아요. 뭐 나는 괜찮은데~ 어때요 한사장님?

기주:(웃으며)뭐, 나도 괜찮아

태영:오케이? 낙찰? (태영과 기주, 하이파이브.) 우리 이제 사내커플이에요? ㅎㅎ 저 이만 가볼께요, 일봐요.

기주:청소깨끗이해. 드럽게 하면 월급 깎는다.

태영:내가 언제 청소 깨끗이 안했나~ 치. ㅎㅎ 가요!



#중국집.

승준:아니, 선배가 왠일이에요? 날 보자고 전화를 하고.

J모터스 회장(기주친구):기주가 잘해주냐?

승준:앞뒤토막 다 짜르고. 가운데토막만 얘기해요

J모터스:너 나한테 와라. 그냥 오라는거는 아니고, 큰거 하나만 물어와. 그럼 내가 연봉 2배줄께

승준:그쪽은 얼마받아요?

비서:비서월급이 얼마되나요. 사장님이 챙겨주시는게 많죠.

J모터스:원래 나같은놈이 정이 많다. 기주는 좀 그렇잖냐 오리온층만 따지고. 그리고 뭔놈의 월급이 얼마나짜면은 명색이 사장비서가45만원짜리 골프채를 쓰냐? 쪽팔리게

승준:뭐 돈말고, 다른건 더 없어요?

J모터스:(기가 막힌듯)아 이자식 봐라. 두배면 됬지 뭘더!

승준:아니죠~ 내가 나오면 큰거 하나만 물고 나오겠어요? 기주선배랑 나랑 일한게 몇년인데. 나 요세 일 편해요. 그리고 요즘 신차 개발한다면서요 그럼 경쟁사 비밀유출인데~ 나도 팔자고칠 정도는 되야, 모험을 하지 않겠어요?

J모터스:(어이없는듯)거절하는거냐 팅기는거냐.

승준:맘대로 생각해요. (주위를 둘러보며) 아유, 그리고 중국집이 뭡니까? 다음엔 룸싸롱으로 불러요. 그러면 생각해 볼테니까.

비서:(전화벨이 울리면 전화를 받는다)윤수혁씨라고. 아실꺼라는데요

J모터스:어, 그래 나다. 니가 왠일이냐

수혁:만났으면해요. 그건 만나서 얘기하죠. 예 그럼 거기서 뵈요

수혁:(전화를 끊고 컴퓨터 본체에서 씨디를 꺼내다가 직원이 들어오면 놀라서 다시 넣는다.)

직원:바빠요?

수혁:아뇨~ 왜요?

직원1:퇴근후에 한잔 하자구요. 시간 괜찮죠?

수혁:다음에하죠. 선약이 있어서 실장님,회의들어간지 얼마나 되셨죠?

직원:거의 끝나갈껄요? 거봐~ 우리둘이 마시자니까.

수혁:(씨디를 꺼내여 디스켓에 넣고 자켓 주머니안에 넣는다)



#회의실 안.

기주: 전 이게 좋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직원:멋지군요. 정통 세단의 클래식함과스포티한 역동성을 부여했어요

기주:기존 세단들의 단점인 식상함도 피했고요. 디자이너가 누굽니까?

직원:윤수혁입니다. 그는 생각한 것을 표현하는 놀라운 재능이 있습니다.

기주:이 시안으로 최종 확정 하겠습니다. 김이사님께선 수혁이좀 불러다주시죠. 대안은행에서는 연락 없었습니까?

최이사:아직 검토중이라는 답변입니다.

기주:제이모터수중에서 엉키는 모양인데, 우리쪽에서 먼저 연락할 필욘 없겠죠?

최이사:예. 저는 편합니다만.

기주:예. 최이사님께선 편하신데요. 그뒤에 삼키신말이 뭡니까?

최이사:아. 별일 아닙니다

기주:예 그럼 회의 마치겠습니다


기주:(직원들이 다 나가고 확정된 도안을 보고 있는데 수혁이 들어온다.)


수혁:어떻게 됬나 궁금ㅎ서. 어떤걸로 가는거야?

기주:니가 디자인한거. 생각이 바꼇냐? 센단 싫다더니.

수혁:별수 없잖아? 사장이 시키는대로 해야지. (자리에 앉는다.)자금은 문제 없는거야? 자금없는 아이디어는 사상누각이라며. 삼춘 직업이잖아

기주:생각을 바꾼건 좋긴 한데 자금까지 체크하는건 몰권 아니냐?

승준:아 다녀왔습니다~ 어 수혁이왔구나.

수혁:형은 늘 바쁘네.

기주:아유, 쓸데없는 일이 많다.

승준:(수혁을 보며) 너 정학선배(J모스터회장) 알지? 사실은 정학선배 만나고 왔어요.

기주:드디어 프로포즈 받은거야? 내 밥을 약탈하고 봉투라도 넣어주디?

승준:아뇨 봉투는 아니고. 연봉은 두배준데요 그래서 적다고 거절했어요

기주:그게 적냐? 이거 완전 무서운놈아냐~ (하고 웃는다)

수혁:(같이 픽 웃는다)난 그만 가볼게.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갈게삼춘.

기주:너 최이사 뒤좀 다시 쫒아야 겠다.

승준:왜요? 수혁이가 뭐라고 해요?

기주:수혁이? 수혁이가 최이사얘기를 뭘 할게 잇어서.

승준:아 아뇨, 넘겨짚었나봐요. 최이산 걱정 마세요. 아, 아 그리고 지난번에 드린 데이빗 디스켓. 그것좀 반납해주세요~

기주:아, 아 그거 집에 있는데 평창동에. 내일 갖다줄게.

승준:예.



#수혁의 차 안.

디스켓을 한번 꺼내보더니 이내 다시 집어넣는다.




#룸싸롱 안.

J모터스:자, 마시자.

수혁:차 갖고 왔어요

J모터스:기주보다 더한 자식이네 돌려말할줄도 모르고. 그래, 왜보자고 했냐

수혁:삼춘하고 골프장에서 만났단 말 들었어요.

J모터스:아 이런 젠장 술맛 떨어지게. 야 내가 지금 자금때문에 골프치랴 술마시랴 힘들어 죽겠그든? 근데 기주 그자식이 와가지고 재 뿌리는 바람에 나 지금 기분만 쳐져있어. 그런니까 너. 긁지마!

수혁:자금 안풀리면, 내가 좀 도와줘요?

J모터스:기주가 보냈냐? 가서 놀리라고? 이새끼들 대가리 돌리는 꼴들 하고는.

수혁:자금만 풀어주면 형네회사 신차개발 차질 없는거죠

J모터스:하하.하하하하.이새끼가 지금 장난하나. 야! 니가 무슨 힘으로 자금을 풀어. 넌 기주가 밥도 안 떠먹여주면 혼자서 밥도 못먹는 자식아냐! 술 안먹을꺼면 가라. 같이 있으니까 나까지 실없어진다.

수혁:대한은행 자금, J모터스로 밀어주면 되는거 아니에요?

J모터스:야!

수혁:내일 전화 갈거예요.

J모터스:너 대체 왜이러는건데? 그래. 니말이 사실이라고 치자. 왜이러는건데? 대체 뭘원해?

수혁:이유는 알거없고. 원하는건 있죠. J모터스 자금 해결에 대해서 우리보다 빨리 신차 출시하는거. 갈게요.

J모터스:잠깐만. 니가 왜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너 내편인거 같다. 도와주는김에 확실하게 도와줄래? 디자인 픽스 됬다면서. 우린 문제가 좀 있어서. 씨디 한장이면 될거같은데

수혁:나 아직 안따라줬어요. 하지만 생각은 해보죠.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둘은 쉬운법이거든요(밖으로 나간다)

J모터스:(그런 수혁을 보며 웃는다)재밌어.



#룸싸롱 복도

수혁:(전화하며)윤수혁입니다. 대한은행 장좀 만나주셔야겠습니다. 처음하는 부탁인데 거절하시면 섭섭하죠. 문의원님 힘으로 안되면 장관힘을 빌리든 갖은 돈을 털든 알아서 하셔야 될듯한데요. 사실 어제 최이사님께 아주 좋은 자료를 받았거든요. 이해하죠, 깨끗하게 정치하는사람 몇 되나요.



#수혁의 집.

쇼파에는 기혜가 앉아 책을 보고 있다.

기혜:삼촌도 없는데 너라도 일찍..

수혁:(기혜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기혜의 무릎을 베고 눞는다)

기혜:왜 안하던 짓을해?

수혁:잠깐만 이러고 있자 엄마. 너무 피곤해서 그래, 말을 너무 많이 했나봐 속이 텅빈거같애.

기혜:밥은 먹었어? 안먹었으면 차려줄께 먹어.

수혁:(일어서려 하는 기혜를 다시 앉치며)5분만. 아니, 10분만.. 엄마. 엄마는 왜 내가 그렇게 싫었어? 왜 그렇게 싫었는데? 엄마 마음은 삼춘한테만 가는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건 둘로 나눌수 없는거잖아. 엄마 마음도 하난데, 삼촌한테만 주고,.. 나한테도 좀 주지.

그때 기주가 들어온다.

기혜:(놀라며)어쩐일이야?

기주:어, 내가 뭘좀 놓고가서. 금방갈거야(방으로 올라간다)

기혜:(기주를 따라 올라가려고 일어선다)

수혁:(그런 기혜의 손을 잡고)엄마. 나중에 후회하기 없기. 엄마 잘못도 반이거든



#기주의 방

기주:(예전에 수혁과 기주가 찍은 사진을 보더니 챙긴다)

수혁:독립하니까 어떄?

기주:약속있다더니.

수혁:무슨약속인지.. 안궁금해? 나 서울에 아는 사람 많지도 않은데.

기주:내가 꼭 궁금해야 될 약속이냐?

수혁:글쎄. 삼촌. 나 초대 안해?

기주:초대하고말고가 어딧어. 그냥 오면되지

수혁:그럴께. 한번 갈께. (돌아서 나가다 뒤돌아서며)아참, 태영인 자주와?




#기주의 오피스텔.

태영의 쪽지:(태영의 나레이션)

문득 사는게, 참 영화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기주씨 만나기 전에는 미스테리 액션 스릴러였어요. 어찌나 사건 사고의 연속인지. 연지는 또 얼마나 많았는데요~ ㅎㅎ 지금은 뭐냐구요? 지금은.. 로맨틱 순정 멜로랄까? 물론 내 인생의 남자주인공은 기주씬거 알죠? 아이고. 그럼 호러 아닐까? ㅎㅎㅎ 농담~ (기주도 미소짓는다) 마지막 엔딜크리비 올라갈때 내이름 옆에 당신이름 있었음 참 좋겟다, 생각하면서. 이만 갈께요 한사장님? 잘자요~

기주:(미소지으며 첫번째 서랍에 쪽지를 담고 가방에서 옛날의 그 수혁이와 찍은 사진을 꺼내 본다)




#태영의 집

태영:(착찹한 표정으로 극장 유니폼을 갠다. 그때 건이 방에서 나오고.)

태영:건아! 아빠랑 양미누나 어디갔니?

건이:지금 보려갈려구. 지역구 사업 어쩌구라는데? 가보면 알어.

태영:지역구 사업 어쩌구? 어디가는데~



#고깃집.(촬영장)

필보:컷!!커엇!!!!(양미에게로 걸어가며) 아 진짜 둔하네 한번더 다시~ 이 휠! 휠이없잖아~!

양미:아 나 배불러 죽겠는데 증말. 이도 아프고 아 옷에 냄새 다 배고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힘들어 죽겠네 정말~ 아이씨!

필보:아이씨~? 그래도 내가 뭐라켔어. 그렇게 깔짝깔짝 할게 아니라 봐봐. 이래들고 맛잇게! 음~ 이래 뜯어야지!

양미:아 뭐를 뜯었잖아요!! 증말. 내가 공짜로 갈비사준다고 할때부터 알아봤어야 되는건데. 공짜밝힌 내가 바보지! 얼마나 더 뜯어야 되는데요! 배불러 죽겠어 증말!!

음식점주인:아 이거 찍어서 테이블에 걸면,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필보:있지요 장인~ 있고말고요. 예~? 인제 있짢아요 이 집에 이 손님 바글바글 한거 그것밖에 안남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힘껏 아트한번 할테니깐은 믿고~ 한번 더갑시다. 원버타임~ 오케이~? 컷 스텐바이! 십삼회 게속되는 카메라 강필보!!!!!!! 거 거 거 컷!!!!!!!!!!!!!! 양미아가씨 우린 복스럽게가 컨셉이야 복스럽게! 잊지말고~

태영:작은아버지!

필보:어,너 언제왔노

태영:예. 야! 딱조용히하고 너 연기 똑바로해, 복스럽게. 오케이?십삼에 하나셋!

필보:엑션!

태영:(웃는다)




#공원.

네명이 둘러앉아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마시고 있다.

양미: 아우 느끼해 느끼해, 아우 느끼해 죽는줄 알았네 증말. (아이스크림을 먹으며)아 시원하다~

건이:(필보를 치며 손으로 최고 표시를 하며)아빠. 오늘 진짜 멋있었어!

태영:나도요 작은아버지. 오늘 뭐 음 어 쪼금 멋지긴 했어요 ㅎㅎㅎ 힘들죠?

필보:(선그라스를 벗으며)힘들게 뭐있겠노. 잇잖아 뭐 갈비집을 시작으로 해가 찜질방 안경점 차례로 돌아볼참이라. 물론 뭐 강필보의 미장센~ 즉 뭐 작품세계를 표현하게든 작품이 좀 짧긴 하지만서도. (갑자기 표정을 바꾸고 양미의 눈치를 살피고 태영을 보며.)저 근데 너 회장님이 아무소리 안하드나. 미안하데이 괜히 니한테.

태영:걱정마세요~ 다 잘 해결됬어요. 작은아버지 오늘 이맘만 변하지 마세요. 예?

필보:그래 알았다

태영:양미야 우린 가자!

양미:아직 시간 남았어~! 난 나이트 근무잖아. 언닌뭔데.

태영:나? 오프. 나오늘 사표낼꺼거든.

양미:사표?

건이:갑자기?

필보:왜?




#승경의 사무실.

태영이 승경의 책상에 다가가 사직서를 올려놓는다.

태영:쥐디자동차에 다시 들어가려구요.

승경:본인의지에요?

태영:예. 제의는 회장님이 하셨지만, 제가 결정했습니다. 물론,
회장님이 선한뜻으로만 말씀하신게 아니라는 생각은 저도 합니다. 그치만 오히려 저는 더 인정받을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승경:그래요, 나도 태영씨 채용할때 선한 의도는 아니였어요. 근데 지금은 참 좋은 여자다. 인정하거든요, 질투는 나지만.(웃는다)

태영: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승경:잘가요(악수한다).놀러오구요.그리고 누님마음 움직여봐요. 태영씬 가능하지 싶네요


밖에서 갑자기 시끌벅적한 소리가 나면서 문을열고 양미,직원,남자직원이 들어온다.


양미:아니 왠 사표야~

남자직원:아니 그럼 사표 나도내야되잖아

태영:벌써 얘기했냐~ ㅎㅎ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슈퍼가이드님.

직원:이런법이 어딨어~ 미리 알았으면 밥이라도 먹여보내지.

태영:고맙습니다. 저 자주올께요 슈퍼가이드님. 현욱씨, 잘잇어요 그리고 양미도 잘 부탁해요.

양미:아유 언니! 부탁할사람한테 부탁해라!

남자직원:아음 흠이라면 흠이지만요. 제가 워낙 눈이 높아서 높은 나무하고만 눈높이가 맞거든요? 뭐 정 저한테 그렇게 부탁하신다면 잘살아볼게요~(양미를 은근슬쩍 안는다)

양미:아유 왜이러세요~!

태영:저, 정말 자주올께요. 오늘은 정말 퇴근하는것처럼 가고싶었어요. 제가 종례시간에 졸아서 작별하는것에 좀 약하거든요. ㅎㅎ 저 갑니다. 화이팅 아자! 아자!



#기혜의 샾 앞.

꽃을 한아름 사서 향기를 한번 맡고 들어간다.

태영: 안녕하세요~ 이꽃. 너무예쁘죠 향기도 너무 좋아서요

기혜:앉아요.

태영:예

기혜:이게 강태영씨 방법이에요?

태영:네?

기혜:불쑥불쑥 나타나 뒤치고 괴롭게 만들면서. 항복받아내는거?

태영:그런게 아닙니다. 제 짧은 생각으로는 이렇게 자주 찾아뵙고 얘기하고 그러다보면 제가 가진 많은 단점중에 그래도 한두가지정도는 그래도 이쁘게 봐주실수...

기혜:솔직히 말할까요? 기주만 생각하면. 기주가 좋아하는 여자면 나 보지 않고도 찬성이에요. 근데 내가 왜이러냐고요? 그럼 우리 수혁이는요? 태영씨얘기. 기주보다 먼저 수혁이한테 먼저 들었어요. 4년만에 나타나 행복한 얼굴로 "엄마 나 연애해."

태영:어떻게 들리실진 모르겠지만, 저 수혁이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친구 이상으로 생각해본적은 없습니다. 수혁이하고 저, 숙모 될사람. 제가 좋아하는사람 조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건 수혁이도 암니다.

기혜:약속있어서요. 꽃은 도로 가져가 주세요.

태영:(기혜가 들어간 곳을 본다)



#서점.

태영:(쌓여있는책을 다 하나씩 골라서 쌓는다)아유. 마음의 평화와 양식부터 얻은후에 다시 도전하는거야. 오케이. 아이켄두잇 아자! (사람들이 다쳐다보면 무안해서)아 죄송합니다.

태영:저기요 뭐좀 여쭤볼께요. 암만찾아도 없어서 그러는데요, 시부모에게 사랑받는법, 반대하는 결혼성공기, 부잣집 맞며느리되기. 없나요?

서점직원:그런건 저희 서점에 없는데요.

태영:당연히 없죠. 그건제가 나중에 성공해서 쓸거거든요. (웃는다) 저, 이거 싸주십시요.



#기주 회사 안

기주:저희 신차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업체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최비서:저, 그게좀.

기주:왜요 무슨 문제있습니까?

최비서:대한은행에서 J모터스로 고무신을 돌려신었다는 소문이 있어가지고.

기주:소문이야 뭐 항상 있는거죠.(전화가 오면 받는다) 응. 뭐라고?




#도로

차를 타고 회사로 급히 달려온다




#기주의 사무실.

기주:뭐가어떻게 됬다고? 자세히 이야기해봐.

승준:대한은행과 J모터스. 공식적으로 싸인이 끝났데요

기주:언제.

승준:오늘 아침에요

비서:최원재 이사님 오셨습니다.

기주:최이사님 뭐하는 분입니까. 일이 이지경으로 되도록 뭘하고 계셨냐고요

최이사:다른은행을 찾아보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기주: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십니까? 주거리은행에서도 안해주는 대출을 어느 은행에서 해준단 말입니까!

최이사:그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기주:뭐라고요?

최이사:골프장에서 심하게 하셨다고요. 사장님의 그런 행동이 마이너스로 작용한겁니다. 다들 저처럼 사장님밑에서 주는 밥 얻어먹고 살진 않거든요. 경고용 공포탄에 납작 엎드리지도 않구요. 벌집을 쑤신건 사장님이십니다.

기주:은행장전화해서 약수해봐. 전화해지금!

승준:(굳은얼굴로)예.



#회사 로비.

기주와 승준, 초조한 뒷모습으로 회사를 걸어나간다.

수혁:(그 모습을 회사 위에서 바라보고 있다)

최이사:(다가와서)첫승이구나. 축하한다 나머지 뒷마무리는 내가 다 하마.

수혁:삼춘한테 저런 모습도 있네요. 한기주의 초조한 뒷모습이라.. 참. 슬프네




#식당.

기주:정말 그게 답니까?

은행관계자:예.

기주:정말로 그게 답니까?

은행관계자:예. 원칙대로 처리한것 뿐입니다. J모터스의 담보물건이 훨씬 더 안전하다에 표가 간거죠.

기주:일이 지금 이상하게 틀어져 있는데 은행장님께선 계속 원칙 얘기만 하실겁니까? 담보야 그렇다 쳐도 신용평가등급이나 작년말 재무재표, 신차개발 진행정도,고객인지도, 시장 점유율. 뭐 하나 비교해도 J모터스에 빠지지 않는데 지금 담보 하나때문에 저희 회사하고 등을 지시겠다 이겁니까?

은행관계자:원칙대로 한거죠. 한사장님께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관계가자 가고.)

기주:뭔가 이상해. 정학이 다른얘기 없었어?

승준:그냥 야비한 정도였어요. 제가 다시한번 만나볼까요?

기주:아니, 그럴필요없어. 우린 내부의 줄이잡고있어. 분명해 누굴까.

승준:혹시, 최이사 아닐까요? 사사껀껀 선배하고도 부딪치고. 충분히 그럴사람이잖아요

기주:충분히 그럴사람이 진짜로 그랬을까? 최이사 포함해서 범인 밝혀봐. 들어가지



#기주 오피스텔.

태영:(다리미질을 하며 영화를 보다가 다린 기주의 와이셔츠를 입고 거울을 본다. 그러다 갑자기 벨 소리가 나서 나가보면 수혁이다.)

수혁:들어오란말 안해?

태영:어 어. 들어와 들어와(문을닫는다) 저, 삼춘 아직 안왔는데.

수혁:다행이네. 너보러왔거든



#기주 오피스텔 밖.

기주가 차에서 내려 올라온다.



#기주의 오피스텔 안.

태영:아~ 날도 더운데 뭐좀 시원한거좀 줄까?

수혁:아니 얘기부터 하자.

태영:어 그래, 뭐 마시면서 얘기하자 뭐줄까. 아! 나 아이스커피 잘만드는데.

수혁:(그런 태영을 바라본다.)

태영:어..그럼 아이스커피 아니면 레모네이드 줄까? 그래, 그게 좋겠다. 잠깐만?

수혁:(부엌으로 가려는 태영의 손을 붙잡아 벽으로 밀어부친다.)

태영:수혁아.

수혁:너 왜 내말 무시하냐. 내가 얘기부터 하자고 했지.

태영:너 왜 이래. 비켜 안비켜?

수혁:그래 안비켜. 이제 아무앞에서도 안비킬거야. 특히 삼춘앞에서는 절대 안비켜.

태영:윤수혁.

수혁:나 너 가질거야. 뺏을거야. 이젠 아무한테도 안보내

태영:(그런 수혁을 보며 놀람)


태영의 놀라는 모습에서 엔딩.


[ Last edited by vvldl on 2004-9-28 at 11:37 AM ]
偶的围脖^^ 그래도 와라...내일도...모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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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楼主| 发表于 2004-9-28 10:23 | 显示全部楼层
17부

#기주 오피스텔. 밤

수혁이 태영을 벽으로 밀고 두 손목을 잡는다.

태영: (빠져나오려고하며)너 왜 이래. 비켜! 안 비켜?
수혁: 그래. 안 비켜. 이젠 누구 앞에서도 안 비킬 거야. 특히 삼촌 앞에선 절대 안 비켜.
태영: 윤수혁!!!
수혁: 나 너 가질 꺼야. 나 너 뺏을 꺼야. 이제 너 아무한테도 안 보내!
태영: (놀란 눈으로 수혁을 본다.)




#기주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안. 밤

3,4,5,6.... 올라가는 숫자를 보고 서 있는 기주.




#기주 오피스텔 안. 밤

수혁: 다시 한번 말해죠? 아무한테도 안보낸다고. 너 가질거라고!
태영: 너 미쳤어? 놔! 이거 놔!
(벗어나려 몸부림치는데 그 바람에 옆에 있는 꽃병이 떨어지며 깨진다.)
수혁: 그래 못놔! 삼촌 망가뜨리고 너 가질 때까지 이 손 절대 못 놔!
태영: (얼음처럼 굳어 수혁 바라보는데 순간)

띵동, 띵동, 벨소리 울린다.

태영: (놀라며 반사적으로 현관쪽 본다.)
수혁: (살짝 현관을 본 뒤, 여전히 태영 손목 놓아주지 않는다.)
수혁: (조금 있다가 천천히 태영 손목 놓아준다.)

띵동, 띵동.

태영: (현관으로 나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문을 연다.)
기주: 왜 그래?
태영: (애써 웃으며) 왔어요?
기주: (들어오면서 태영 옷 보고) 옷이 왜 이래?
태영: (당황, 추스르며) 아니.. 나 다림질하다가요.... 수혁이 와 있어요.
수혁: 왔어?

수혁과 태영 사이에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기주: 너 어쩐일이냐.
수혁: 편할 때 오랬잖아. 오늘 시간이 나서. 차 한잔 마시고 가도 되지?
기주: 그걸 말이라고 하냐. (거실로 들어간다.)
태영: (그런 기주를 따라 들어간다.)
기주: (거실로 들어가며) 언제 온거야? 회사에서 같이 올 껄 그랬다.
(하다가 깨진 꽃병 발견하고 멈칫하는데)
태영: (!!) 아, 이거 제가 실수로 깼어요. 미안해요. (조각을 주으려 앉는데)
기주: (태영 일으키며) 아, 뭐가. 괜찮아. 손 다쳐. 내가 나중에 할께.
수혁: (두 사람 빤히 보다가) 태영아. 나 차 안주니?
태영: (차갑게) 어... 줘야지. (기주에게) 잠깐만요. (주방으로 들어간다.)
기주,수혁: (걸어와 거실 소파에 앉는다.)
기주: (이상한 기분이 들어 다시 꽃병을 보는데)
수혁: 얼굴이 왜 그래. 회사에서 안 좋은 일 있었어?
기주: (한숨을 쉬고는) 대한은행에서 갑자기 자금을 J모터스쪽으로 돌렸어. 아무래도 이상해.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데.
수혁: 그래?
기주: 눈에 보이는 사람은 전부 다 의심스럽네. 의심보다 확신이 필요한데...
수혁: (그런 기주를 계속 바라본다.)

슬리퍼 끌리는 소리와 함께 태영이 옷을 갈아입고 아이스 커피를 들고 나온다.

태영: (잔 놓으며) 덥죠? (수혁 앞에도 놓아주고)
수혁: (그런 태영 보다가)... 태영이 회사 다시 나온다면서? 잘됐네. 자주 보겠다.
태영: ...... 응.
기주: (느낌은 이상한데)
태영: (주방으로 들어간다.)
기주: (무언가 확신이 오지 않는다.)

#기주 오피스텔 앞. 밤

자동문으로 당당히 걸어나오는 수혁. 그 뒤를 따라나오는 태영.
뭔가 결심한 듯, 차로 가는 수혁쪽으로 걸어간다. 수혁이 차 문을 여는 순간,

태영: (차 문을 닫으며) 윤수혁. 너 똑바로 들어. 너 친구로서 좋아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
조카로서도 좋아해. 그 두 가지 아니었다면 너 볼 때마다 미안하고 아픈 감정 없었을 꺼야.
나한테 넌, 싸워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기주라는 사람과 함께 하는 한 언제 어디 서나 봐야 할 사람이니까.
그치만 더 이상은 안돼. 나도 삼촌도 니 맘대로 되지 않아.
수혁: 두고 봐야 알지.
태영: 아니. 안봐도 알아. 너만 다쳐. 그러니까 결정해. 친구 하나라도 가질래, 아니면 원수 될래.
수혁: 친구 필요 없어. 가질 수 없으면 버리는 게 나아. 근데 알아둬. 나 쉽게 버리지 않아.
버리기 전에 가지려고 백번 쯤 노력할거야.
태영: 그거 집착이야.
수혁: (버럭) 나한텐 사랑이야?
태영: (버럭) 아니야! 상대를 이렇게 괴롭게 만드는데 그게 어떻게 사랑이야!
수혁: 누가 그래! 왜 사랑이 아니야! 이렇게 아픈데, 아파서 견딜 수가 없는데!
(버럭) 미칠 것만 같은데 왜 사랑이 아니냐구!
태영: (아무 말 못하고 수혁 본다)
수혁: .....(눈물 맺혀서 태영 바라보고)
태영: (변한 수혁 느껴져서 눈물 흐르고) 미련 없다고 했잖아.
거기서 멈추겠다고 했잖아... 옛날에 그 쿨한 윤수혁 어디 갔니...
수혁: (태영 눈물에 순간 마음 약해지자 단호하게 눈길 돌린다.)
사랑에 쿨한 게 있는 거 같아? 없어. 특히나 뺏긴 사랑은. 구질구질하고 질척절척해.
내가 지금 그래. 한번 웃으려면 열 번은 울어야 해. 내가 지금 그렇다구.
태영: 왜.... 왜 이렇게 변했니... (한숨을 쉬고) 아무 말이나 좀 해봐.
수혁: 못해. 아무말도 할 수 없어.... 하지만, 사랑하나 뺏겼으면 다 뺏긴 거 아니야?
삼촌은 사랑하나 가졌으면 다 가진 거 아니야? 그게 엄마가 됐든 니가 됐든!
태영: (수혁 보고 있는데)....
수혁: 넌 몰라. 그게 어떤 기분인지, 사랑을 가진 넌 모른다고. 물론 삼촌도 알 리가 없지.
혼자서만 아픈 게 어떤 건지 알 리가 없어.
태영: 그러지마. 내가 도와줄께. 자꾸 그렇게 변하지마....
수혁: (태영 똑바로 보며 단호하게) 그럼 당장 나한테 와.
태영: .....
수혁: 못하지? 그럼 억지로라도 가질 수밖에.

수혁이 차에 올라 떠나는데.... 태영은 가슴 아파서 지켜보고....
멀리서 그런 두 사람 지켜보는 최비서다.




#같은날 밤.

불 꺼진 수혁방, 문에 기대어 서있다가 그대로 스르르 문 앞에 미끄러져 내리는 수혁. 괴롭고.

태영이 옥탑방 평상. 멍한 얼굴로 평상에 쪼그리고 앉아있고, 혼란스럽다.

기주 오피스텔. 넥타이만 풀른 채, 창밖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멍하니 뭔가 생각하다가,
문득 일어나 깨진 꽃병조각 정리한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한다.




#다음날 아침. 태영이 집앞 계단.

무거운 발걸음으로 계단을 올라오던 태영. 문득, 놀라 보면 기주 서있다.

태영: (얼굴에 미소가 살짝 번지며) 거기서 뭐해요?
기주: (태영을 돌아보며) 첫날부터 지각할까봐. 모시러 왔지.
태영: (미소 지으며 기주 가만히 보고)...
기주: 왜? 내가 너무 감동시켰나?
태영: (계단을 마저 올라와 아이처럼 폭 안기며) 나 좀 안아줄래요?
기주: (조금 의아한 눈인데)
태영: (계속 기대어) 어제 밤이 너무 길어서 언제 얼굴 보나... 회사에 가면 보겠지...
그래도 너무 멀다... 그런 생각하면서 나왔는데....
기주: 이거 왜 이래? 아침부터.
(기대어 있는 태영을 밀며) 동네 사람들이 흉봐. 얼레리 꼴레리 한다고.
태영: 아니, (머리를 정리하며) 얼레리 꼴레리 좀 하면 어때요. 우리 사이에. 가요.

태영이 기주의 팔짱을 끼고 걷는다.

태영: 우리 이러니까 꼭 맞벌이부부 같다. ㅎㅎㅎㅎ
기주: ㅎㅎㅎ 우리 열심히 일해서 꼭 잘 먹고 잘 살자.
주택청약부금부터 들고, 가계부 써서 검사 맡고. 콩나물 값은 꼭 깍고.
태영: 어휴~ 한사장 짠돌이! 짠돌이!
기주: 나 짠돌이? 에이~ 짠순이.
태영: ㅎㅎㅎㅎㅎ
기주: 근데 어제는 무슨일 있었어? 표정 좋지 않아서 걱정했어.
태영: 아니요... 근데 어제 한사장도 좀 안 좋아 보이던데, 왜요. 회사에 무슨 문제 있어요?
기주: 뭐 문제 없는 날 있나. (태영이 든 종이가방 보며) 뭐야? 이건, 근데.
태영: (빙긋 웃으며) 아, 이거? 아버님 뇌물. 나 점점 비굴해지는 것 같지 않아요?
기주: 아냐, 아냐, 아냐, 잘하고 있어. 굿굿하게. 우리의 짠순이.
태영: ㅎㅎㅎㅎ 짠돌이.
기주: 가. 짠순이. ㅎㅎㅎㅎㅎ




#GD 자동차 앞. 아침

기주의 차가 들어오면 수행원들 문 열어주고 나란히 차에서 내리는 기주와 태영.

태영: (나오며 수행원에게 인사한다.) 감사합니다.

그 때 도착하는 수혁 차.

태영: (기주에게) 어색해요.
기주: 당분간 어색할꺼야.

다정하게 들어가는 두 사람. 차에서 내려 두 사람 뒷모습 보고 서 있는데.





#한회장실. 아침

한회장, 책상에 앉아있고, 최비서 그 앞에 서 있다.

최비서: 두 사람 다 흥분해서 큰소리가 오가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볼 지경이었습니다.
한회장: .......
최비서: 어떻게, 계속 지켜볼까요.
한회장: (생각하는데).....




#회장실 앞 데스크. 아침

태영, 청즙 한 포 뜯어서 물 컵에 타고 있다. 두 잔째다. 여비서, 뚱하니 보고 있다.

여비서: 제가 할게요.
태영: 아니에요. (저으며) 몸에 좋다고 해서요. 저, 회장님 아침에 커피만 드시는 건 아니죠?
여비서: (뚱하게) 네. 녹차도 드시구, 인삼차도 드시구.
태영: 다행이네요. (비서에게 한잔 내밀고) 아 저기, 이거 한잔 드세요.
여비서: 네?
태영: 이거 한잔 드셔보세요. 쭉-
여비서: (얼결에 잔 받고 망설이면)
태영: 쭉- 드세요. 괜찮아요, 이거.
여비서: (조금 마시면)
태영: 몸에 좋은거예요. 괜찮으면 (쟁반들고) 이거 제가 들여가도 될까요?

하고 회장실로 가는데 문 열리며 최비서 나온다.

태영: (반갑에 웃으며) 안녕하세요.
최비서: (시선 피해 가버리고)
태영: (그런 최비서를 보다가 들어간다.)




#한회장실. 아침

쟁반들고 들어오는 태영.

태영: (꾸벅) 안녕하세요. 저 정식 출근했습니다. 아버님.
(잔 내려놓으며) 커피보다 좋을 것 같아서요. 제가 아침마다 한잔씩 올리겠습니다.
한회장: 네가 연속극을 많이 봤구나. 내가 최비서 붙인 건 알지?
태영: ... 예.
한회장: 이제 안 붙일 테니까, 편하게 다녀.
태영: (놀라고) 네?
한회장: 그만큼 쫓아다녔으면 너에 대해 볼 건 다 봤다는 거겠지. 그만 가봐.
태영: (얼결) 네에...그만 가보겠습니다. (씩씩) 내일 아침에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태영이 돌아서 나가려는데 문이 열리며 기주가 들어온다.

기주: (태영을 보며 한번 미소 짓는다.)
태영: (환하게 웃어주고 나간다.)

한회장이 소파에 앉으면 기주도 따라 앉는다.

한회장: 자금 얘기 뭐야? 은행장 비위 어떻게 건드렸길래 그래?
기주: 사업은 비위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아버지.
한회장: 그럼 이유가 뭐야? 지난 10년 동안 한번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왜 지금 생겨!
주거래 은행이 자금줄 끊는다는 게 어떤 건지 몰라? 주주들이 부도난 줄 알고 들고 뛰면 어쩔게야?
기주: 지금 상태도 딸리는 건 아니에요.
한회장: 누가 몰라? 소문이 사람을 죽여. GD 자동차 망했단 소릴 들어야 정신을 차리겠냐!
당장 수습해! 은행장한테 두 손 두 발 다 빌어서라도 회복시켜!
기주: .... 네. (씁쓸하고)




#사보팀. 낮

태영: (어제일 생각하다 한숨 쉬고 일하려는데)
윤아: (그런 태영을 바라보다 뭔가 생각났는지) 강태영씨! 이리 좀 와봐요.
태영: (당당하게) 네. (윤아 책상 앞에 선다)
윤아: (리스트 주며) 이번달 사보에 강태영씨가 맡을 꼭지들이에요.
태영: (보며) 특집 신차프로젝트, 기획기사, 영화칼럼, 사우와의 데이트, 우리 영업소 최고?
아니 이걸 혼자 다 하라구요?
윤아: 철의 여인 아닌가? 얼굴도 철판만큼 두껍다고 알고 있는데.
태영: 그 두꺼운 얼굴로 개기면 어쩌려구요?
윤아: 팀장한테 팀원이 개기면 안되죠.
태영: 아, 맞다. 승진했죠. 팀장 대우 되셨죠.
깔끔하게 팀장이었으면 참 좋았을텐데.‘대우’가 좀 안타깝긴하네요.
윤아: 대우든 뭐든 난 팀장이고, 강태영씬 팀원이니까 디자인팀부터 취재해요. 특집기사!
태영: 예. (자리로 가서 녹음기와 수첩 챙겨 나가며) 저 그럼 팀원은 다녀오겠습니다.
팀장 대!우!님. (나간다.)
윤아: (피식 웃고) 두 사람 또 부딪히겠네. 고의는 아니었는데.
(하는데 전화벨 울린다. 받고) 사보팀 문윤아, 네 아버님!




#한회장실. 낮

한회장과 윤아. 마주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윤아: (제 귀를 못 믿겠고)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 아버님.
한회장: 모든 걸 그 아이한테 말하라고 했다.
윤아: (얼떨떨하고).... 그... 다음엔요, 아버님?
한회장: (낮고 엄하게) 네가 필요한 걸 얻어야지. 처음부터 그러라고 일부러 일러준 게 아니냐.
윤아: !! (보면)
한회장: 그 아이, 기주를 제 목숨처럼 아끼더구나.
기주를 상하게 하는 일이라면 어떤 것도 막으려고 할게야. (단호하게)
그러니 적당한 때를 봐서 말해. 네가 알고 있는 비밀을 담보로 걸어라 이 말이다!

윤아, 두렵기도 하다가, 순간 교활한 웃음 떠오르는데..




#수혁 디자인 사무실. 낮

서팀장, 팀원들과 함께 디자인 보드 보며 회의하는 수혁. 태영 들어온다.

태영: 안녕하세요. 사보팀 강태영이라고 합니다. 취재 나왔습니다.
서팀장: 연락 받았습니다. 서영찬 팀장입니다.
태영: 안녕하세요.
서팀장: 약혼 축하드립니다.
태영: 감사합니다.
용재: 아- 그럼... 사장님과 약혼하신 분이...
희진: 신문에서 봤어요. 저번에 사보팀 계실 때 복도에서 몇 번 봤는데.
태영: 그르셨어요? 감사합니다.
서팀장: 인터뷰하겠다구요?
태영: 예.
서팀장: 회의중이어서 나는 안되겠고...
수혁: 제가 할께요. 팀장님.
태영: !!!!
팀장: 아, 그래요. 어차피 이번 신차 디자인도 직접 했으니까.
아- 그러고 보니까 조카님이 더 편하시겠네.
수혁: (태영 보는데) .....




#GD 자동차 휴게실. 낮

수혁과 태영 마주 앉아 있다. 태영, 테이블 위에 놓인 녹음기 버튼 꾹 누르고.

태영: (취재수첩 보며) 이번 자동차 컨셉은 뭔가요?
수혁: (태영 빤히 보며) 잠 못 잔 얼굴이다.
태영: (무시하고) ...모티브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수혁: 나 보는 거 불편할 텐데 일부러 온 이유가 뭐야?
태영: (멈칫하다가 참고) 주 소비자 타겟은 어떻게 잡으셨나요?
수혁: 그냥 무시하는 게 밤새 니가 생각한 네 결론이니. (하면)
태영: (수첩 탁 접고) 잘 들어. 회사에선 동료고, 밖에선 숙모야. 지금 난 취재중이고,
앞으로도 네가 어떻게 나오든 난 내 방식대로 할꺼야.
수혁: 이래야 강태영이지. 파리에서 봤을 때, 그때 너 이랬거든.
태영: (녹음기 탁! 끄고) 디자인은 조명하겠는데, 디자이너는 조명 못하겠다.
인터뷰는 메일로 대신할께. 질문지 보낼테니까 보내줘. (하고 일어서려는데)
수혁: (태영 손목 턱 잡는다)
태영: (순간 놀라 보는데)
수혁: 앉아.
태영: (손 빼려 하는데) 놔!
수혁: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어.
태영: 나는 취재 끝났어. (하는데)
윤아: 무슨 취재를 그렇게 다정하게 하니?
태영: (윤아를 돌아보고는 수혁의 손을 뿌리치고 가버리는데)
수혁: (굳은 듯 앉아 태영의 뒷모습 보며 가슴 아프고)
윤아: 보고 싶은 사람이 옆에 있으니까 좋아요?
수혁: ....... 적이 옆에 있으니까 좋아?
윤아: 좋죠. 나 없는데서 둘이 뭐하나 걱정도 안되고.
수혁: (씁쓸하게) 나도 언젠가 삼촌한테 똑같은 얘기한 적 있어.
근데... 눈앞에서 보는 것도 고역이야.... (일어나 쓸쓸히 간다)

그런 수혁의 모습을 보며 미소 짓는 윤아.




#GD 자동차 옥상. 낮

의자에 앉아 녹음기 들어보는 태영. PLAY 누르면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수혁 목소리.
"나 보는 거 불편할 텐데, 일부러 온 이유가 뭐야."
녹음기 끄고... 지난 밤을 생각한다.

기주 오피스텔에서
수혁: 그래 못놔! 삼촌 망가뜨리고 너 가질 때까지 이 손 절대 못 놔!

기주: 농땡이!
태영: (놀라서 보면 기주다)
기주: 첫날부터 뭐하나? 이거. 농땡이.
태영: (웃으며) 왔어요? 아니 누가 농땡이를 부린다고 그래요. 나 취재갔다 오는 길이구만.
기주: 분명해?
태영: 예. 사장님.
기주: 알았어. 믿어줘.
기주: (음료수 내밀며) 자, 선물. 장미꽃.
태영: 아니 이게 무슨 장미꽃이라고..
기주: (음료수 라벨을 가리키며) 요기 장미꽃 있잖아. 요기.
태영: ㅎㅎㅎ 고마워요.(음료수를 따서 냄새 맡아보고) 어? 이거 정말 장미향이 난다.
기주: (음료수 냄새를 맡아본다.)
태영: 우와~ 냄새 좋다.
기주: (태영 옆에 앉아 태영의 여기저기를 냄새 맡는다.) 이게 무슨 냄새야?
태영: 나한테 무슨 냄새나요?
기주: (계속 태영의 향을 맡다가 머리칼 향을 맡더니) 아니, 나는 이 냄새가 더 좋은데.
태영: ㅎㅎㅎㅎㅎ
기주: (계속해서 냄새를 맡고)
태영: 아니. 향수도 안 뿌렸는데, 왜 그래요.
기주: ㅎㅎㅎ 냄새 좋다. (그러다 녹음기를 보며) 이거 어디 취재한거야?
들어봐도 돼? (녹음기 틀어보려 하면)
태영: (얼른 뺏고) 디자인실이요... 수혁이 만났어요.
기주: 그래... 기왕이면 날 취재하지 그랬어? 다음번에 꼭 나... (하는데, 핸드폰 울린다.)알았지?
태영: 네.
기주: (핸드폰 받으며) 어, 승준아. 은행장 약속 잡았어? 알았어. 정문에 차 준비시켜. (전화 끊고 일어서며)
도대체 데이트할 틈을 안주네. 난 전쟁하러 가니까, 농땡이 피지 말고 일해, 일!
날도 더운데 여기 앉아있으면 머리 다 빠져. 알았어? 대머리 되. (자리에서 일어나 가는데.)
태영: ㅎㅎㅎㅎㅎ 네. 가요~ 한사장님.
기주: (태영을 돌아본다.)
태영: (주먹을 불끈 쥐며) 아자! 라고요. 아자!
기주: (주먹을 쥐며) 아자! (태영을 가리키며) 아자! 농땡이.
태영: (기주의 뒷모습을 웃으며 바라보다) 당신 때문에 웃어요.
당신 때문에 다른 건 아무것도 걱정안해요. 한사장. 내사랑.




#일식집. 낮

대한은행장과 마주 앉아있는 기주.

은행장: 지난번에 얘기가 다 끝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기주: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은 그냥 넘거가는 편이 아니라서요.
은행장: 이미 제 손을 떠난 일입니다. 부탁할 생각으로 만나자고 한 거라면.
기주: (은행장 말을 막으며) 아, 부탁할 생각 없습니다.
은행장: 그럼 대체 용건이 뭡니까?
기주: 실수하신 겁니다. 이 얘기 드리러 왔습니다.
은행장: (기주의 말을 듣는 은행장의 표정이 편하지만은 않은데)
기주: 이해도 합니다. 이 얘기도 드리러 왔습니다. 저 사업하는 사람입니다.
J모터스가 독자적으로 꾸민 일은 분명히 아닐테고 외압도 있으셨을테고,
상식적으로 앞뒤가 안 맞는 일을 하셨으니 계속해서 납득이 안 되는 이유를 대실 수 밖에요.
은행장: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기주: 다른 은행에서 자금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상한 소문에 억측까지 겹쳐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은행장님께서 저지른 허물 덮으시려고 한 입 더 보태시는 일만 없으시면 어려운 일 같지 않습니다.
은행장: 지금 너무 거침없이 말씀하시는 거 아닙니까? 이해한다니, 끝까지 아니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한사장의 그 젊은 혈기만은 다스려야겠습니다.
기주: 제 얘기 끝났습니다. 그만 가보셔도 좋습니다.
은행장: (불편한 듯 입술을 꾹 깨물고 나간다.)
승준: (그와 동시에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얘기 잘 안된 거예요?
여기저기서 전화가 빗발치는데. (하는데 핸드폰 울린다. 받고)
네,안녕하세요.
기주복잡한 얼굴)
승준: 예.... 소문이죠 뭐. 너무 걱정마세요. 상황 정리되면 바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네.
(끊고) 벌써 주식시장에 안 좋은 소문이 도나봐요?
기주: (한숨을 쉬더니) 일어나. 원인이야 일 저지른 놈이 잘 알겠지. (나간다)
승준: 어디가세요? (쫓아나가고)




#골프 연습장. 낮

골프 연습하고 있는 정학. 두번째로 샷을 치려고 폼을 잡는데, 기주가 다가온다.

기주: 연습하냐? 하긴 니 실력에 필드 나가는 건 좀 민망하지.
정학: 또 너냐? 내가 전에 심하게 충격을 받아서, 요즘 연습도 좀 심하게 하고 있지.
(샷 날리고!) 근데 45만원짜리 클럽도 사려고 하는데 어디가도 안팔더라고.
기주: 사실은 25만원 짜리란다. 난 네 힘이 그렇게 큰지 몰랐다.
정학: (뒤쪽의 비서에게) 야, 도일아, 얘 뭐라 그러냐?
기주: 시치미 떼지 말고 얘기해. 대한은행 어떻게 된거야.
정학: (피식 웃고) 아~ 대한은행? 그걸 내가 건드렸냐? 니가 건드렸지.
기주: 건드려서 엎어질 일이 아니야. 너 누구 업었어? 네 힘으론 절대 안돼! 니 힘으로 될 일이 아니야!
정학: 내 힘은 안되고, 니 힘은 되냐? 넌 그 정신상태부터가 틀려먹었어. 이 자식아.
기주: 나는 판단과 확신에 따라 움직여. 너처럼 더러운 수를 쓰는 게 아니구. 틀려 먹은 건 너야.
정학: 더럽든 깨끗하든 자금을 쥔 건 나야. 넌 빈털털이고.
기주: 남의 밥그릇 뺏어서 버티는 게 쉽진 않을텐데. 한번 열심히 해봐라.
그리고! 난 빚진 건 갚아. 다음엔 네가 업은 사람 몫까지 갚는다. 명심해라.

먼저 가는 기주. 정학, 뒷모습 기분 나쁘게 보다가 피식 웃는데...

정학: 바보같은 자식.


[ Last edited by vvldl on 2004-9-28 at 11:38 AM ]
偶的围脖^^ 그래도 와라...내일도...모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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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楼主| 发表于 2004-9-28 10:24 | 显示全部楼层
#한강. 낮

차를 세워두고 강변에 서 있는 기주. 승준, 저만치 뒤에서 전화를 받는다.

승준: 아,네. 아닙니다. 네... 지금 수습하고 있습니다. 소문을 믿지 마시구요, 일단 기다려보시는 게...

상대쪽에서 먼저 전화를 끊었는지, 착찹한 얼굴로 강물을 보는 기주를 바라본다.

기주: (강물만 보며) 내가 틀렸냐.... 내 판단하고 내 확신이 틀렸냐....

승준, 마음 안좋아 기주 보는데... 기주, 여전히 강물만 본다...




#비상구. 낮

수혁과 최이사 마주 서 있다.

최이사: 은행장을 다시 만났다는구나. 아마 이도 들어가지 않았을 게야.
문의원도 캥기는 게 있으니 제대로 한 것 같고. 주주들 움직임도 시작됐다.
지금쯤 전화가 빗발칠게다.

하는데, 수혁 PDA로 전화온다. 정학과 화상통화.

수혁: 예, 저예요.
정학(화상): 기주 만났다. 쫄았던데?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암튼 난 입 다물었다.
그리고, 내가 누구 업었다고 생각하던데. 지가 알아내도 그건 내 책임아니야.
수혁: ..... 알았어요. 끊을께요.

화상을 끊는 수혁. 계단을 올라가려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춤하며 난간 잡는데....

최이사: (뒤에서 보다가) 아직 멀었다. 죄책감 같은 건 필요없어.

수혁, 눈빛 슬퍼지고.... 그대로 계단을 올라간다.




#GD 자동차 복도. 낮

비상문을 열고 나오는 수혁.
저만치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 하는 여비서와, 여직원. 그쪽으로 걸아가는 수혁.

여비서: 아침에도 엄청 애쓰더라구. 나 같으면 죽어도 그렇게 못할텐데. 어떻게 견디나 몰라.
여직원1: 그러니까 재벌 잡아서 약혼까지 하지. 그게 어디 보통이겠니?

수혁, 지나가다 그 소리 듣고 멈춘다. 마음 안좋고.....

여비서: 하긴. 그 깡은 보통 깡이고, 머린 보통 머리겠니? 분명 먼저 꼬셔서 넘어갔을 꺼야.
수혁: (돌아보며) 함부로 얘기하지 마세요. 착한 여자에요.




#사보팀. 낮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태영. 직원들. 인사하고 먼저 가는데....
윤아, 나가려다 태영 책상에 걸터앉아서

윤아: 회장님 댁에서 푸대접 받는다며? 그래도 버티는 걸 보면 너도 참 대단해?
태영: 인내와 희생! 그게 바보 사랑의 힘이지. 참고로, 너도 빨리 배우길 바란다.
윤아: (피식 웃고) 희생.... 그럼 넌 기주씨 위해서 목숨도 버리겠다?
태영: 못할 거 없지.
윤아: 네가 기주씨에 대해 뭘 안다고 목숨까지 버려?
태영: 야, 너보단 많이 알아.
윤아: 그럴까? 네가.... 한기주란 사람에 대해 훤히 알아? 나보다?

태영, 윤아 바라보는데... 수혁 들어온다. 태영, 멈칫하고, 윤아 씨익 웃고.

윤아: 어쩐일이에요?
수혁: (태영에게 자료 내밀며) 기분 나쁜건 나쁜거고 기사는 써야지. 인터뷰 답변하고 자료야.
태영: (받고) 고마워.
수혁: 내일보자. (윤아 한번 보고 나간다)
윤아: (책상에서 내려오며) 자료 받았으니까 내일까지 특집기사 써서 제출해. (나간다)

나간 수혁과 윤아를 보다가, 마음 정리하고 컴퓨터로 메시지 보낸다.
"전쟁은 승리했어요?"



#한강. 낮

자동차에 기대서서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받는 기주. 답장 보내는데...

기주- (문자로)“그ㄹ 세"
기주- (잘 안써지는 문자에 한숨 한번 쉬고) "부사ㅇ을 이벗어."
태영- "부상? 그럼 데이트해요. 전처럼 붕대 감아 줄께요."
기주-"조아 어디 마나ㄹ..."




#공원. 자전거 도로. 낮

태영과 기주. 바람개비를 달린 자전거를 즐겁게 탄다.

기주: 천천히 가.
태영: (기주에게 질세라 열심히 페탈을 밟는다.)

그렇게 즐거운듯 신나게 자전거 타는 태영와 기주.





#공원. 잔디밭. 낮.

돗자리 깔고 나란히 누워있는 기주와 태영.

태영: 전쟁 중에 어디 다쳤는데요? 어...
(머리칼 만지며) 머리? (기주 가슴을 툭 치며) 아니면, 가슴?
기주: 생각 안나.
태영: (보면)
기주: 얼굴 보는 순간에 다 잊어버렸어.

서로 마주보며 미소짓는데,

기주: 농땡이. ㅎㅎㅎㅎ 첫출근 소감은 어떤가?
태영: 맨날 농땡이레. 나야 뭐 무조건 좋아요. 한사장이랑 같이 있으니까.

두 사람 앞으로 자전거 배우는 연인이 보인다.
여자, 비틀비틀 타고 남자가 뒤에서 잡아주며 태영과 기주 앞을 지나가는데...

태영: 저 여자. 넘어질까 안넘어질까?
기주: 넘어져.
태영: 안넘어져요.
기주: 왜?
태영: 남자가 여잘 사랑하니까. 아마, 잡아 줄 거에요.
기주: 사랑하니까 넘어져. 왜냐면 넘어져야 자전거를 배울 테니까.
태영: 말도 안돼. 내기할래요?
기주: 그래.
태영: 오케이. 그럼 지고나서 일 핑계대기 없기예요.
기주: 뭐 내기?
태영: (고민하는데.)
기주: 이기는 사람 세 가지 소원 들어주기.
태영: 오케이.
기주: 오케이.

기주와 태영, 자전거 커플 지켜보는데....

기주: 넘어져라, 넘어진다....넘어져라...
태영: 잡아줘라. 잡아줘라... 잡아줘....

하는데 픽! 넘어지는 여자.

기주: 어! 넘어졌다! ㅎㅎㅎㅎㅎ
태영: 어? 말도 안돼. 애인 아닐꺼야!
기주: 내가 이겼어.
태영: 오빨 거야! 아니, 삼촌일꺼야!
기주: 우끼지마. 넘어졌어. 어.. 뭐... 뭐하기였지? 근데?
태영: 세가지 소원..
기주: 세가지 소원 빌기.
태영: 잠깐만. 그대신 셋 셀동안 얘기하기.
기주: 그런게 어디있어?
태영: 하나. 둘....
기주: (당황한 표정인데.)




#기주 오피스텔. 밤

태영: 정말 이게 소원이에요?
기주: 셋 셀동안 얘기 하라며.
태영: 아,예.. 뭐. 그래도 그렇지. 후회하기 없기예요.
기주: 뭐, 어떻게 해. 다 얘기 해 버렸는데.
태영: (겉옷을 벗는데.)

노트북 앞에 앉는 태영과 그 앞에 의자에 앉아있는 기주.

기주: (못마땅한듯 목을 긁는다.)
태영: (노트북을 열며) ㅎㅎㅎㅎㅎ 한가지 소원 벌써 얘기 한거예요. (손가락을 풀며)
ㅎㅎㅎ 아니 뭐 이런 소원이 다 있어. ㅎㅎㅎ 불러봐요.
기주: (아쉬운 듯 한숨쉬고) 아~
(브로드웨이 42번가 팜플렛 들고) 나는... 아~ 이거 왜 얘기 해가지고.
나는.. GD자동차의 사장, 안녕하십니까. 나는 GD자동차의 사장 한기주입니다.
태영: (자판을 두드리며) ...한기주 입니다.
기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태영: 잠깐만, 찜통. 좀 구태연 하지 않아요? 가마솥어때요? 가마솥 더위.
기주: 그래, 알았어.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번 뮤지컬을...
태영: 아니야. 아니야. 가마솥 보다는 찜통이 낫겠네요. 구태연해도 찜통이 나요. 찜통.
기주: 이랬다 저랬다 하고 그래. 알았어. 찜통. 찜통 더위가.. 뭐라그러는 거야?
태영: (혼잣말로) 가마솥? 찜통?
기주: (노트북을 닫으며) 관둬. 관둬.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굉장히 아쉬운 듯) 괜히 소원 하나 날렸네.
태영: (박수를 딱 치며) 아. 그럼 소원 하나 지나간 거예요. 오케이?
자... 그럼 이제 두개 남았어요. 두번째 소원. 하나. 둘....
기주: (숫자를 세는 태영의 손을 잡으며) 잠깐, 잠깐..




#기주 오피스텔 거실. 밤

태영: 아니 이해할 수가 없네. 진짜에요?
기주: (진지하게) 응. 얼른!

카메라 빠지면 태영 앞에 놓여있는 케잌.

태영: 뭐, 얼마든지요. 이런 소원이면 내가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겠네.
(케익을 먹으며) 하나 남았어요. 마지막 소원은 뭔데요?
기주: 그거 다 먹고 자고 가라.
태영: 케겍! (눈 동그랗게 뜨고 보면)
기주: 자고 가라고. 같은 말 두번씩 시키지 말고.
태영: (꿀꺽 삼키고) 케익 먹고 자고 가는 몇 번째 여잔데요?
기주: 아마 두번째 여자일껄?
태영: (빤히 보다 파리에서처럼) 어우, 난 싫은데. 이럴 줄 알았죠?
제가 그 말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요? 말나온 김에 얼른 냉큼 자고 가요, 저.
말 바꾸기 없기예요. 아싸!
기주: (태영을 보며 밝게 웃는다.)
태영: (기주를 빤히 본다)
기주: 왜?
태영: 가끔은 여자도 남자한테 든든한 어깨 빌려 줄 수 있어요.
기주: 음?
태영: 힘들어 보여서요. (자기 어깨를 툭툭 치며) 내가 어깨 빌려 줄까요?
기주: 차라리 배를 빌려주라.
태영: 배가 낫아요?


(시간경과)
소파에 앉아 있는 태영. 그리고 그런 태영의 무릎을 베고 누운 기주.
태영이 기주의 얼굴을 빤히 보며 토닥이다가, 기주가 자는지 눈 앞으로 손을 움직여본다.
그러다 기주의 뺨을 만지고, 기주가 살며시 눈을 뜬다. 서로 보며 미소짓는다.
자신의 뺨에 있는 태영의 손을 잡는 기주. 다시 기주를 토닥이는 태영..




#기주 오피스텔

(낮) 청소를 하다가 벽에 걸린 그림을 고개를 돌려가며 보는데

태영: 뭐야? 이건. (맘에 안드는지 고개를 저으며) 아니야. 아니야. (그림을 떼어낸다.)

(아침) 무언가를 보는 기주. 이상야릇한 추상화 걸려있고. 메모.

"인간의 고뇌와 환희! 그리고 극복! 전 정말 이 그림에 감명 받았어요."

기주, 시계방향으로 조금씩 고개 돌려 그림 보더니... 못 말리겠다는 표정. 거꾸로 바꿔건다.

(낮)주방, 컵에 청즙을 타는 태영. (봉지를 뜯어 즙을 탄다.) 자기도 쭉 - 마시고!

(아침)주방, 식탁에 청즙 세잔과 메모.
메모를 보고는 청즙 한잔을 쭉~ 마시다.

"거르지 말고 챙겨 먹어요. 힘이 불끈불끈 날거에요"

기주,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힘을 준다. 식탁을 들어본다.

(낮) 책상 정리하는 태영. 왠지 허전한 느낌들어 손가락 끝으로 모서리 톡톡치며 생각생각.

(아침) 책상에 앉는 기주. 일을 하려다가 기주와 태영의 약혼식 사진 액자가 보이는데,

"한사장! 책상 위가 왠지 허전하다 했죠?"

(아침) 무언가를 열심히 찾는 기주. 소파 밑, 탁자 위, 소파를 다 뜯어가며 찾다가
힘들어 물마시려고 냉장고 문 열면, 그 안에 있는 리모콘.

"고백할 게 있는데요... 리모콘을 잃어버렸어요. 도대체 어디다 뒀는지 모르겠어요."

기가 찬 기주, 무언가를 적어 냉장고 속 리모콘에 붙이는데,

"당신, 해!고! 야." <- 메롱 그림까지.

(낮) 무언가 꺼내려고 냉장고 문을 연 태영. 그 속에 리모콘과 기주의 메모가 보이는데
놀란 눈으로 리모콘을 보다가 기주의 메모를 보고 가볍게 찢어버린다.




#화장품 매장. 낮

화장품을 고르고 있는 태영과 양미.

양미: 정말? 또 가정부를 한단 말이야? 그래서 맨날 늦게 들어 온 거 였구만??
태영: 어. 난 팔잔가봐. 재밌어. ㅎㅎ
태영: (립스틱 집으며) 야.. 이거 너한테 잘 어울리는 색깔이다. 오렌지색 이거.
양미: (립스틱 냉큼 챙기고) 그래... 근데 말이야 가정부지 실은 살림 차린 거 아냐?
태영: 살림차린다니, 무슨 소리 하는거야. 그런 거 아니야. 나 정말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만 해.
양미: 그러게. 왜 그런 것만 하냐고. 틈틈이 뽀뽀도 좀 해 주지. 그 2세 계획도 좀 세워주고.
태영: 무슨, 결혼도 안 했는데 2세 계획을 세우라고. (말 돌리며) 어머, 나 늦었다. 중요한 취재 있다.나 먼저 간다.
양미: 오늘 파자마 파티 있는 거 알지? 언니 환송회 겸 하는 거니까 꼭 와라.
태영: 안 그래도 갈꺼다. 나 간다.(나가면)
양미: 얼굴이 확 폈네. 폈어. 저게 가정부 얼굴이냐고. (하다 립스틱 보고) 계산은 하고 가지.




#기주 사무실. 낮

창밖을 보고 있는 기주. 노크소리 들리고 승준 들어온다.

승준: 프리젠테이션 준비 다 됐어요.
기주: 대한은행장 연락 없었어?
승준: ...네....
기주: 주주들 몇 명 참석했어?
승준: 다섯명 정도 되요. 금새 소문이 퍼진 모양이에요.
기주: (담담한 얼굴로 있다가) 알았어. 가자.




#대회의실. 낮

윤아와 태영이 문 앞에서 노트하고 있는 가운데 회의 시작된다.
마이클 스크린 앞에 서서 브리핑 하고 있다. 스크린 가득 3D그래픽으로 제작된 신차 디자인 흘러나오고...

마이클: (영어) 이 모델은 전면적인 신차로 기획되었으며 이미 막대한 인력과 자금이 투입되었습니다.
현재 내외부 모델 작업을 마친 상태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디자이너인 윤수혁씨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수혁: 비상하는 독수리를 연상시키는 이 모델은, 신개념 Two Circle 헤드램프, 크롬
사이드 몰딩 등 국내 최초이자, 국내 최고의 사양을 갖춘 꿈의 세단을 목표로 (하는데)
주주: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고, 일단 불부터 켭시다!!
기주: !!!
태영: !!! (걱정스럽게 기주 보면)
한회장: (불편한 얼굴이고)
최이사: (교활한 웃음 살짝 흘리고)
기주1: 불 켜세요.
태영: (마침 전등 가까이에 있던 터라 탁! 탁! 탁! 불 켠다.)
기주: 방금 어떤 분이 말씀하셨죠?
주주1: 접니다.
기주: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설명이 끝나는 대로...
주주1: 여기 맘 편한 사람 하나도 없으니까 결론부터 얘기 합시다. GD 자동차,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자금줄이 막혔다는데 그 소문 사실입니까?
태영: (걱정스럽게 기주보고)
수혁: (어떻게 대처하나 보는데)
기주: 사실 아닙니다. 반은 과장 되어 있고, 반은 외곡되 있습니다. 주거래 은행과 거래가
틀어진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망하는 구멍가게 아닙니다. '우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하면 되는 겁니다. 지금 여러분들께서 보시는
저 모델만으로도 저희 자동차의 투자 가치는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이사: 임시총회를 열자는 주주들의 여론도 있습니다.
기주: 여론이 있으면 당연히 열어야죠.
총회를 통해서 해명해야 될 일이 있으면 당연히 해명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총회 전까지 모든 일이 깨끗히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태영, 안타깝게 기주를 바라보고...
수혁, 위기를 모면하는 기주 뚫어져라 바라보는데....
한회장,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자,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씩 나가는데...
기주 계속 자리에 앉아 있고, 마지막으로 수혁이 회의실에서 나간다.
태영, 문 앞에서 차마 가지 못하고 기주를 바라보는데, 가슴 아프다.



#회의실 앞 복도. 낮

복도를 걸어가는 사람들. 그 맨 끝에서 걷던 수혁 문득 돌아보면
회의실 문 앞에 서서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태영 보이고...
수혁, 그런 태영의 옆모습 아프게 바라보는데... 천천히 회의실로 들어가는 태영.



#회의실 안. 낮

허탈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기주. 태영, 조용히 기주 옆자리에 앉으며

태영: 나 오늘 기주씨 일하는 모습 처음 본 거 알아요?
기주: 실망했겠네.
태영: 아뇨. 결혼하면 절대 바가지 긁지 말아야지 생각했어요. 사장이면 다 좋은 줄 알았지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줄 알았나 뭐? 바가지를 긁으면 안되죠.... 벌받지. 그럼!
기주: 각서 쓸까?
태영: (힘없이 웃고) 내가 재밌게 해 줄까요? 지난번에 나한테 해 줬던 것처럼.
기주: 노래라도 불러줄라고 그러나?
태영: 노래 싫으면 춤이라도 추죠. 어때요?
기주: 재밌게 해준다 그러고 열받게 할라 그러지?




#파자마 파티장. 밤

무대 조명이 켜지고 파자마를 입은 태영, 마이크 앞에 서서

태영: 우와~ 이렇게 멋진 송별회를 열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그동안 많이 힘들었었든데 그때마다 저를 웃게해 준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그를 웃게 할 차례입니다. 지친 그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박수소리, 태영을 계속 응시하는 기주. 노래 전주가 조용히 흘러 나오고

태영: (♬) 스치는 바람 결에 사랑 노래 들려요. 내 곁에서 떠나버렸던
그립던 사랑의 노래 들려와 내 마음은 떨려요.
이제는 울지 않을래. 이별은 너무 아파요. 다시 떠난다해도
(뒤에 메고 있던 장남감 기타는 치는데)

갑자기 밝게 변하는 노래 분위기.

태영: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께요.

환호하는 스텝들. 갑자기 변한 분위기에 멍한 기주.

태영: (♬)기억하지는 않아도 지워지지가 않아요. 슬픈 눈빛 밀려드는 그리움~
기주: (밝게 웃으며 태영의 노래를 듣는다.)
태영: (♬)세월이 변한다 해도 언제까지나 그대로 내곁에 머물러 줘요.
이제는 울지 않을래. 이별은 너무 아파요. 다시 떠난다 해도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께요.
기억하지는 않아도 지워지지가 않아요. 슬픈 눈빛 밀려드는 그리움~
세월이 변한다 해도 언제까지나 그대로 내곁에 머물러 줘요~
세월이 변하다 해도 언제까지나 그대로 내곁에 머물러 줘요.

큰 박수를 보내는 스텝들. 기주도 박수를 보낸다.

기주: 앵콜~ 앵콜~
태영: (옆에서 도와줬던 양미와 의 손을 잡고 인사한다.)

기주, 웃는데 그런 기주 옆에 와서 앉는 승경.

승경: 정말 귀여운 여자야. 그지?
기주: (보면 승경이고) 오랜만에 보는 얼굴보네. 잘 지냈어?
승경: 그럼. 누구처럼 연애는 못하지만, 행복해지려고 애쓰는 중이거든.
기주: 애써서 행복해 지면 그게 행복인가, 차라리 누구하고 연애를 하지.
승경: 당신 잊으면. 당신 완전히 잊으면 그때 하려구...

기주 승경 바라보는데, 스텝들하고 인사를 하고 있는 태영. 그러다 기주를 본다.



#태영 옥탑 건너편길. 밤

기주 차 서 있고 기주가 태영의 문을 열어준다.

기주: 노래 잘 들었어. 근데 무슨 놀랠 그렇게 못 부르나.
태영: 피~ 내가 보기에는 한사장이 제일 좋아하는 거 같더만.
기주: 아니.. 근데 언제까지 한사장, 한사장 할꺼야?
태영: 아니, 그럼 뭐라고 불러요?
기주: 나이도 한참 어리고 쬐그만 게 오빠라 그래.
태영: 네? 어우~ 닭살 돋게. (느끼하게) 오빠.
기주: (좀 생각해보더니) 하지마.
태영: 아니, 하래놓고 하지 말라는 건 뭐예요. 해 볼래요. 오빠. 오빠.
기주: 이상해. 하지마.
태영: 아니, 왜 못하게 하냐.... 오빠.
기주: (재미있어서 크게 웃는데)
태영: 그거요. 그게 나한테 가장 좋은 선물 인거 알아요?
기주: 뭐가?
태영: 오빠의 그 살인 보조개. 난 다이몬도 한 트럭 보다 그게 더 좋더라.
기주: 그러니까. 힘내란 얘기지?
태영: 네. 오빠.
기주: 알았어.

태영 집으로 내려가는 계단까지 바래다 주는 기주. 저만치 태영 옥탑방이 보이고
그 곳에서 기주와 태영을 보고 있는 한 남자. 수혁이다! 수혁 두 사람 계속 바라보는데...




#태영 옥탑 마당. 밤

어둠 속에 서서 기주와 태영의 모습 보고 있는 수혁의 얼굴 슬프고...
기주와 헤어지는 태영의 모습 보이고... 태영, 예쁘게 손 흔드는데...
수혁, 시선 떨구고 평상에 앉는다. 손에 씨디 한장을 들고 있는데...

수혁(나레이션): 나한테도 그렇게 웃어주라. 한번만 웃어주라... 그럼 나 멈출게.
태영아, 나 너무 많이 갔다. 더 멀리 가기 전에, 태영아... 나 좀 멈춰주라...

바로 그때, 계단을 올라오던 태영, 수혁 발견하고 흠칫 놀라는데,

태영: 여기서 뭐해?
수혁: (말없이 바라보고)
태영: 여기서 뭐 하냐구.
수혁: 할말이 좀 있어서, 태영아, (하고 한발 다가가는데)
태영: (수혁 다가옴과 동시에 한발 물러선다)
수혁: (태영의 반응에 가슴 아파 바라보는데)
태영: 나 너랑 할 얘기 없어. 우리집에 있는거 불편하니까 그만 가줄래?
수혁: 이게 뭔지 알아? 이 씨디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
태영: 관심없어. 관심없다고. 그러니까 가라고! 나 너 보는거 힘들어.
수혁: 나도 힘들어서 그래. 누가 나좀 말려줬으면 좋겠어. 그게 너였으면 좋겠어.
부탁이야. 나 좀.. 나 좀 멈춰주라. (태영쪽으로 한발 다가서는데)
태영: (또 다시 수혁 다가옴과 동시에 한발 물러선다)
수혁: (정말 차가워진 태영의 태도에 가슴 무너지고. 그저 바라만 보는데)
태영: 가까이 오지마. 가달란 말 못 들었니?
난 니가 하는 말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별로 궁금하지도 않아. 그러니까 제발 가!
수혁: 지키고 싶지 않은 약속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지켜야 할꺼 같다. 갈게.

하고 태영 남겨두고 가버린다. 태영, 그 자리에 계속 서 있다가..
태영, 수혁에게 너무 했다 싶어 다시 달려 나가는데....
계단까지 올라가 봐도 그 어디에도 수혁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수혁을 아프게 한 슬픔에 눈물이 고인 태영....




#도로/수혁 차안. 밤

도로를 질주하는 수혁. 표정 서늘하고....

수혁(나레이션): 한번만 웃어주지 그랬니. 그랬으면... 그랬으면...

앞 쪽에 디자인 담은 CD 보이고, 속력을 내는 수혁.




#어느 Bar의 룸. 밤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수혁과 정학.

정학: 후회하는 눈치인데?
수혁: 사람들 잘 모르는데, 나 삼촌 닮은 구석 많아요. 그래서 후회같은 거 안해요.
(당당하게)안해요.
정학: 그럼. 다행이고. 기주는 괜찮냐?
수혁: (술을 따르며) 뭘 묻는 거에요?
정학: 설마 내가 안부 묻겠냐? 기주, 아직 넌 줄 모르냐고.
수혁: (앞만 보고) 아직? 죽을 때까지 몰라야 되는 거 아닌가.
정학: 그건 그렇지. 내 입은 걱정 말고, 원하는 거 있으면 말해
수혁: (보면)
정학: 이 세상에 대가 없는 희생 없다. 너 정말 원하는 게 뭐야.
수혁: 전에말했죠. J모터스가 우리보다 빨리 신차 출시하면된다구.
정학: 정말 그게 다야? 살자고 지 살 떼어버리고 도망가는 도마뱀 새끼도 아니고,
기주가 망하면, 너도 망해. GD 자동차가 망하면 너는 알거지가 돼. 대체 진짜 이유가 뭐냐.
수혁: 안 웃잖아요. 나 보곤 안 웃어.
정학: 뭐?
수혁: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까 내가 얘기한 거 준비 되는대로 알려줘요.
빠른 시일 내에 나도, 삼촌도, 초대장 받았으면 하는데, 할 수 있어요?
정학: 처음 시작은 너였지만, 이제 이건 내 전쟁이야. 33년을 못 이겼으면 66년을
살아도 못 이긴다고? 건방진 자식.

수혁, 정학과 그러고 있는 자기 자신이 못내 씁쓸해 벌컥 벌컥 술 마시는데....




#기혜 매장 안. 밤

테이블에 앉아 무언다를 보고 있는 기혜. 영화 티켓 4장과 태영의 메모다.

"안녕하세요. 저 태영이에요. 지나가던 길에 영화 티켓 놓고 갑니다. 이 영화 정말 재밌거든요.
혹시... 함께 가실 분이 갑자기 연락 두절이거나, 약속을 취소할 경우가 생긴다면... 저한테도
기회를 주시면 안 될까요?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셔요."

기혜, 지칠 줄 모르는 태영의 열성에 마음이 조금 흔들리는데.
티켓을 가방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그때, 입구에서 넥타리를 풀며 들어오는 수혁. 기혜 놀라서 보면 기혜 맞으 편에 털썩 앉는다.

기혜: 이 시간에 여긴 왜와.들어가려던 길이야. 일어나. (하고 일어나면)
수혁: 엄마....
기혜: 술 마셨니?
수혁: 엄마....
기혜: (다시 앉으며) 너 힘든거 알아. 잊어.
수혁: (기혜를 바라보면)
기혜: 다 안다고.
수혁: 엄마가 뭘 알아.
기혜: 약혼까지 한 마당에 더 생각해 뭘해. 그만 잊어.
수혁: 엄마. 알고 있었어?
기혜: 내 자식 속을 왜 몰라.
수혁: 자식이라서 속을 안다고? 아니. 엄만 몰라. 알면 그렇게 삼촌 편 안 들껄?
기혜: (안타까운 마음에) 수혁아.
수혁: 엄마 나 싫지? 안 그래도 싫은데 내가 나쁜 짓 하면 더 싫겠지.
기혜: 나쁜 짓이라니?
수혁: 엄마가 상상도 못할 그런 나쁜 짓. 근데 엄마도 참 나뻐.
기혜: (수혁의 말을 계속 듣는데)
수혁: 어떻게 그러고 살았어?
기혜: 그게 무슨 소리야?
수혁: 어떻게 그러고 살았냐고.
기혜: 그게 무슨 소리냐고.
수혁: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엄마가 더 잘 알꺼 아니야.
기혜: (놀란 눈으로 수혁을 보는데)
수혁: (일어나서 가게를 나간다.)
기혜: (설마하는 생각으로 수혁을 본다.)




#기주 사무실. 낮

주식 시세를 검색하는 기주. 주식이 많이 떨어지자 가슴 답답해지고...
잠시 생각하다 책상에서 일어나 나간다. 그때 들어오던 승준

승준: 어디가세요?
기주: 아... 숨 좀 쉬러.




#디자인 사무실. 낮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보고 있는 수혁. 초대장이다.
"J모터스 신차개발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라로 쓰여 있다.
수혁, 머리가 아픈지 머리를 만진다.





#GD 자동차 옥상. 낮

멀리 풍경을 바라보며 서 있다가 벤치에 앉는 윤아.
손가락에 낀 반지 만지작거리면서 한회장이 했던 말을 떠올린다.
"그러니 적당한 때를 봐서 말해. 네가 알고 있는 비밀을 담보로 걸어라 이 말이야!"
기주 옥상으로 들어오다 저만치 있는 윤아 발견하고 그대로 돌아서는데,
그와 동시에 기주, 윤아를 발견하고 돌아가려는데

윤아: (기주 등을 보고) 사람보고 그러고 가는 법이 어딨어요?
내가 유령이에요? 투명인간이에요?
기주: (걸음 멈추고 돌아보면)
윤아: 한기주씨 눈에 강태영밖에 안 보인다는 거 알아요. 그래도 이거 너무 하잖아요.
기주: 뭐 좀 미안하지만, 너무 할꺼 까진 없지.
윤아: 좀 앉죠. 앉아서 얘기해요.
기주: 바쁘니까 이만 내려갈게.(하고 돌아서면)
윤아: 자금이요.
기주: (윤아의 자금 소리에 다시 돌아보는데)
윤아: 문제 있는 걸로 아고 있는데요.
기주: 별 쓸데 없는 참견을 다하네.
윤아: 우리 아버지한테 부탁해 보면 어때요? 아버지 발 넓으세요. 기주씨가 도와 달래면
열일 제쳐놓고 그 일부터 해결해 주실 거에요.
기주: 왜?
윤아: 왜? 왜냐고 묻는 거에요? (반지 보여주며) 우리 약혼했잖아요!

기주, 윤아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윤아 앞에 선다.
그리고 윤아 손에 끼워진 반지를 이리 저리 살펴보다가 윤아를 한번 보고는
반지를 빼서 윤아가 어쩔 틈도 없이 저 멀리 던져 버린다. 놀라는 윤아.

기주: 이게 내 약혼 반지야. 알아 듣겠어? 이게 내 하나밖에 없는 약혼반지라고.
윤아: (눈물을 참고 서 있는데)
기주: 이제 이런 얘기 하는거 좀 지겹지 않나?

하고 등 돌려 가버리는 기주. 윤아, 눈물 억지로 참으며 서 있는데...




#GD 자동차 복도. 낮

기주,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승준 뛰어와서.

승준: 마침 오시네요. (J 모터스 초대장 내밀고)
기주: (받으며) 뭐야? 이게.
승준: J모터스에서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신차개발 착수 기자간담회를 한대요.
그것도 CSV 극장에서 공개적으로.
기주: 박정학이 이제 별 짓 다하는구나.
승준: 그러니까요. 꽁꽁 숨기려고 기를 써야 정상인데, 기자 간담회라뇨. 뭔가 이상하잖아요.
기주: (뭔가 생각을 하는데.)



#GD자동차 다른 복도.

윤아가 성큼성큼 어디론가 걸어간다.

윤아: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한기주, 나한테 이러면 안돼지.
이렇게 빨리 말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CSV극장 앞. 낮

끼익! 서는 기주 차. 입구에 안내판. “J모터스 신차개발 프로젝트 기자 간담회”
기주, 승준 내리고. 빠른 걸음으로 들어간다.





#GD 자동차 휴게실. 낮

태영과 윤아 마주 앉아 있다. 윤아 태영 뚫어져라 보는데

태영: 아니 무슨 얘기인데, 이렇게 뜸을 들여. 일 안 할거야?
근데, 너 어디 아프냐? 얼굴이 하얗게 질렸네. 왜, 무슨 안 좋은 일 있어?
윤아: 안 좋은 일은 니가 있는 거 같은데?
태영: 무슨 소리야? 나 그런 거 없어.
윤아: 너 때문에 형제 사이에 가관이잖아. 안 그래?
태영: 형제 사이라니? 누구 얘기하는 거야?
윤아: 한기주하고 윤수혁. 형제라고. 닮지 않았디?
태영: 너 더위 먹었냐? 왜 그래?
윤아: 그집 족보 따져죠? 한기주하고 윤수혁. 서로 아버지가 다른 형제라고.
태영: (놀란 눈으로 계속 윤아의 말을 듣는데.)
윤아: 한기혜는 한기주의 17살짜리 미혼모였고,
한회장은 남의 눈 무서워 외손자를 아들로 만든 아주 무서운 사람이야.
태영: (어이없다는 듯이)너 소설 쓰냐? 이제 없는 말까지 지어내고.
윤아: 그럼 내가 어떻게 한기주랑 약혼할 수 있었겠니?
왜 회장님 댁에서 한낱 지역구 국회의원 딸을, 그것도 밖에서 낳은 딸을 며느리로 받겠다고 하겠냐고.
태영: (충격으로 멍하니)
윤아: 너희집 딴따라라고 안 하시디? 따지고 보면 우리 집도 그런데
왜 나는 되고, 너는 안 되겠니.
태영: 그러게. 그러니까 알아듣게 설명해봐.
윤아: 우리아버지가 그걸 빌미로 회장님과 거래를 하고 날 밀어 넣은거야.
나야 좋았지. 한기주 근사하잖아. 돈도 많고. 거래가 됐겠지.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과 감추고 싶어하는 사람.
약혼 아니라 GD자동차 절반을 뚝 떼어 달래도 줬을껄.
태영: 아니야. 난 못 믿어. 나 기주씨한테 들은 거 아무것도 없어.
윤아: 당연하지. 어차피 당사자도 모르니까.




#CSV 골드클래스. 낮

극장 안을 가득 메운 관계자들과 기자들. 들어와 자리에 앉는 기주와 승준 조금 놀라고....
무대 위에서 브리핑 중이던 정학.

정학: 이런 기자 간담회를 한다니까 다들 저보고 미친놈이라더군요.
그렇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이 바닥에서 디자인은 자기 애인보다 더 꽁꽁 숨겨두는 법입니다.
하지만 전 이례적으로 오늘 그 디자인까지 공개할까 합니다. (기주를 응시한다.)
기주: (긴장해서 보는데)
정학: 일단 디자인을 보신 후에 제가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조명 꺼주시구요.
스크린을 지켜봐 주십시오. J 모터스의 야심작. 차세대 세단! A5를 소개합니다.

사람들 박수치고 불 꺼지는데... 스크린에 떠오르는 디자인.
GD 자동차 회의실 프리젠테이션에서 보았던 바로 그 3D 영상이다 !!!
놀란 승준과 기주. 승준이 기주를 보자 기주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데




#GD 자동차 휴게실. 낮

태영: 당사자도 모르는 비밀을 왜 나한테 얘기하는 건데.
윤아: 파혼하라고.
태영: 뭐?
윤아: 파혼해. 안그럼 다 불어버릴테니까.


엔딩신: 놀란 태영의 얼굴...


[ Last edited by vvldl on 2004-9-28 at 11:39 AM ]
偶的围脖^^ 그래도 와라...내일도...모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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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楼主| 发表于 2004-9-28 10:25 | 显示全部楼层
파리의 연인 제18부 [대본] | ♀파리 대본방♂  2004/08/10 12:13

파리쟝(ransalrott)   http://cafe.naver.com/loverinparis/13798


#GD 자동차 휴게실. 낮

태영과 윤아 마주 앉아 있다. 윤아 태영 뚫어져라 보는데

윤아: 한기주하고 윤수혁. 형제라고. 둘이 닮지 않았디?
태영: 너 더위 먹었냐? 왜 그래?
윤아: 그 집 족보 따져죠? 한기주하고 윤수혁. 서로 아버지가 다른 형제라고.
태영: (놀란 눈으로 계속 윤아의 말을 듣는데.)
윤아: 한기혜는 한기주의 17살짜리 미혼모였고,
한회장은 남의 눈 무서워 외손자를 아들로 만든 아주 무서운 사람이야.
태영: 아니야. 난 못 믿어. 나 기주씨한테 들은 거 아무것도 없어.
윤아: 당연하지. 어차피 당사자도 모르니까.
태영: 당사자도 모르는 비밀을 왜 나한테 얘기하는 건데.
윤아: 파혼하라고.
태영: ......뭐?
윤아: 파혼해. 안그럼 다 불어버릴테니까.
태영: (놀라고 당황하는 얼굴인데)
윤아: 아마 미쳐버릴꺼야. 누나는 엄마고, 자신은 사생아고, 조카는 아버지 다른 동생이고, 아버지는 외할아버지고.
게다가 그 소문 다 퍼져봐. 한국 사람 핏줄 좋아하잖아.
한기주가 한회장이 아닌 별볼일 없는 사람 핏줄이라는 거 알면 GD자동차 이미지 바닥으로 떨어지는 거 금방이야.
사람들 손가락질 받는 건 둘째치고, 주주들이 사장 갈아치주자고 난리날껄? 그 사람 인생 송두리채 흔들리는 거야.
안도 썩고, 밖도 썩고. 그러니까 파혼해. 니가 그 사람 사랑한다면 파혼하라고.
싫어? 그럼 본인한테 얘기 할까?
어차피 못 가질 사람. 돌아버리게라도 말들어야지. 나 둘이 헤헤 거리면서 사는 거 못봐.
빨리 정해. 파혼하면 죽을때까지 입 다물어 줄테니까.
태영: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떨어진다.)
윤아: 한기주가 만신창이로 사는 거 보고 싶지않으면 당장 파혼하라고!





#CSV 골드클래스. 낮

사람들 박수치고 스크린에 떠오르는 디자인.
GD 자동차 회의실 프리젠테이션에서 보았던 바로 그 3D 영상이다 !!!
놀란 승준과 기주. 승준이 기주를 보자 기주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무대로 간다.

기주: (정학의 멱살을 잡으며) 이거 뭐야? 이 디자인 어떻게 된거야? 어떻게 된건지 얘기해!
정학: 너 왜 이래? 저 디자인 뭐냐고? 우리 디자인이야. 남의 디자인에 니가 왜 열을 받고 그래?
기주: 입 닥치고 묻는 말에 대답해. 어떻게 된건지.
정학: 이거 놓고 얘기하자. 여기 카메라 몇 대인지 알아? (기주가 잡은 멱살을 놓게 하려고 하며) 이성을 찾아
기주: (열받아서 정학을 치려고 주먹을 올리는데)
정학: 어. 칠려고? 그래. 쳐라. 나도 소송 한번 걸어보자.
기주: (나가지 못하는 주먹을 더 꾹 쥔다.)
정학: 쳐보라니까. 쳐보라니까.
기주: 너 각오해라. 너 내가 빚 제대로 갚는다. 각오해라. (멱살을 놓아주고 돌아선다.)
정학: (그런 기주의 뒷모습을 보는데.)

기자회견장을 나가는 기주와 그에게 질문을 하며 달라붙는 기자들. 그런 기자들을 떼어놓는 승준이.

무대에서 넥타이를 가다듬은 정학에게 모여든 기자들.

정학쪽 기자1: 무슨 일이십니까? 디자인에 문제가 있습니까?
정학: 아닙니다. 별일 아니니까 신경쓰지 마시고 자리에 앉아 주십시오. (웃으며) 네, 자리에 앉아 주세요.

기주쪽 기자1: 멱살을 잡으신 이유가 뭡니까?
승준: 날을 따로 잡겠습니다.
기주쪽 기자2: 디자인이 유출된 겁니까?
승준: 정확히는 모릅니다. 그만 좀 하세요.
기주쪽 기자3: 한 말씀만 해주세요. 네.




# GD 자동차 휴게실.

태영이 힘없이 걸어나오다가 갑자기 뛰어가 윤아를 붙잡아 세운다. 윤아가 돌아보면

태영: 거짓말이지. 니가 한 말 다 거짓말이지.
윤아: 말 할때 뭐 들었니?
태영: 믿을 수 없어. 니가 한 말 하나도 믿을 수 없어.
윤아: 믿기 싫으면 믿지마. 한기주한테 말해버리고 끝장보면 그만이니까.
아니지. 윤수혁한테 물어보는 것도 좋겠다. 이미 다 알고 있거든.
태영: (진정이 안되는지 숨을 거칠게 내뱉는데 수혁이가 눈에 들어온다.)
수혁: (태영이가 자신을 묘하게 쳐다보자 뭔가 집히는지 윤아에게 다가가는데)
윤아: 미안해서 어쩌죠? 내가 다 얘기 했는데.
수혁: (윤아의 뺨을 강하게 때리고)
태영: (수혁의 행동에 놀라고)
윤아: (뺨은 만지며 수혁을 돌아보며) 생각보다 손이 맵네요. 이 정도는 예상했어요.
수혁: 너하고 거래 끝이야. (태영의 손목을 잡고 끌고 가버린다.)
윤아: (독기띤 눈으로 둘을 본다.)





# GD자동차 밖이 보이는 복도 끝자락.

수혁과 태영이 서 있다.

태영: 말해봐. 넌 알고 있다면서.
수혁: (담담히) 뭘?
태영: 정말 형제야? 윤아가 한 말이 사실이야? 정말 아니지?
수혁: (아무말 없이 태영만 바라본다.)
태영: 정말이야?
수혁: (그래도 아무말도 없고)
태영: 정말이구나. 그지?
수혁: 흥분하지마.
태영: 언제부터 그랬던 건데? 기주씨는 왜 몰라? 나 니 입으로 확실하게 듣고 싶어. 얘길 해봐. 윤수혁!
수혁: 그래! 사실이야.
태영: (윤아의 말보다 더 충격적인데)
수혁: 맞다고. 사실이라고! 됐어? 하필 그날이었어. 니가 약혼하던 날.
끝이라고 생각한 날, 모든 게 다시 시작된거야. 하룻밤을 꼬박 앓았어. 자고 나면 괜찮을까.
근데, 억울해 지더라고. 내가 살면서 포기한 모든 게 다 억울해지기 시작했어. 엄마도 너도 내 인생도. 안 그랬겠어?
태영: (감정을 진정시키기위해 한숨을 쉬는데 눈물이 한줄기 떨어진다.) 나 믿을 수가 없어.
수혁: 나도.... 나도 믿을 수가 없어. 믿고 싶지 않아.
태영: 왜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어? 왜 기주씨한테 얘기 안하고 혼자 끙끙 앓은 거야.
수혁: 넌 말할 수 있어?
태영: .....
수혁: 용기 있으면 해봐. 아마 너도 할 수 없을꺼야. 너무.... 무서우니까.





# GD자동차 엘리베이터 앞

기주와 승준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기주: 디지인 팀하고 담당 이사들만 조용히 소집시켜.
승준: 예.

그 때,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그 안에 있는 수혁과 태영.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왔으나 누구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는데

태영: (힘겹게 입을 연다.) 어디 다녀와요?
기주: (태영의 얼굴을 보더니) 울었어?
태영: 아니요.
기주: (수혁에게) 울었지?
수혁: 어.
기주: 왜?
수혁: 왕자님 만난 신데렐라가 웃고만 살 줄 알았어?
기주: (수혁을 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은데)
수혁: (태영에게) 간다. (승준을 한번 치고 가려는데)
기주: 서봐.
수혁: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며) 왜?
기주: 문제가 있으니까 얘기 좀 하자.
수혁: 무슨 문제?
기주: 디자인이 바깥으로 유출됐어. (태영에게) 나중에 봐.

먼저 걸어가는 기주과 기주를 따라가는 수혁. 그리고 조금 뒤에서 둘을 따라가는 승준.
그런 기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태영의 마음은 아프기만 하고.




#기주 사무실.

기주가 먼저 들어오고 수혁이 따라 들어온다.

수혁: 디자인이 유출됐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기주: 나도 알고 싶다. 어떻게 된 일인지. J모터스에서 간담회를 했는데, 우리 디자인이었어.
수혁: (담담하게 기주를 바라보는데)

관계자들이 속속들이 기주 사무실로 들어온다. 그중 수혁이 시선은 최이사에게 꽂힌다.

기주: 자, 다들 앉으시죠.





#기주 사무실.

다들 자리에 앉아서 회의를 하고 있다.

김이사: 보안은 철저히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수가 없군요.
기주: 내부 소행일 가능성이 있죠. 지난번 자금 문제도 그렇고. 우리 중에 누군가가 J모터스하고 관련이 있다는 겁니다.
수혁: (기주를 바라보고)
최이사: (아무말 없다.)
김이사: 어느 단계에서 유출된 겁니까?
기주: 3D 상태에서 파일로 유출됐습니다. 의장등록 돼 있습니까?
서팀장: 품평회 마치고 등록할 예정이었습니다. 현재로선 도의적인 부분은 언급할 수 있겠지만, 법적 대응은 불가합니다.
기주: (마이클에게 영어로) 어떤 대처 방안이 있습니까?
마이클: (영어로) 인력과 시간, 추가 자금 투입은 논외로 하더라도 유출된 디자인과 차별된 모델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상태에서는 수정, 보안하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기주: (착찹한 마음인데)
최이사: 자금 투입이 가장 시급한 문제 같습니다. 회사 안팍 소문에도 신경쓰셔야 하고요.
기주: 소문이 막는다고 막아집니까?
최이사: (기주의 물음에 할말이 없는데)
기주: 김이사님, 김변호사 연락해서 자문 구하시고, 서팀장은 디자인팀에 알리고 대책 강구하세요.
(영어로) 마이클, 지기사 있을 때까지 인테리어팀 중지시키세요.
최이사님은 누구 소행인지 내부 조사 착수하시죠.
최이사: (말없이 외면하는 듯하게 앞을 본다.)
수혁: (그런 최이사를 보다가 기주를 본다.)




#사보팀.

태영이 자리에 앉아 약혼 반지를 보고 있다. 그런 태영을 보고 있는 윤아. 그런 윤아의 시선을 눈치챈 태영이 윤아를 쳐다보고,
윤아는 그런 태영을 팔짱낀 채 계속 바라보는데, 윤아의 시선을 무시해버린 태영이 일어나 가방을 챙기자.

윤아: 어디가?
태영: 퇴근해.
윤아: 집에 가서 조용히 생각해 보려고?

대꾸도 안 하고 나가는 태영과 그런 태영을 계속 보는 윤아.




#회사 복도.

태영이 힘없이 걷고 있는데, 태영의 눈에 복도를 걸어오는 기주가 보인다. 황급히 숨는 태영
숨어 있는 태영에게 계속 가까워져만 오는 기주의 발소리가 들리고,

기주: (태영을 발견하고) 왜 숨어?
태영: (차마 얼굴을 보지 못하는데)
기주: 뭐 하는 거야? 얼굴 좀 보여주지?
태영: (애써 웃으며) 숨기...는요. 오길레 장난친 건데.
기주: 어설프긴.
태영: 일은 잘 해결됬어요? 뭐 이렇게 나쁜 사람들이 다 있지? 왜 그랬데요?
기주: 잡아서 아주 다 죽어주자.
태영: 오케이. 그래야죠. 그 사람들 한사장 손에 다 죽겠다, 그냥. (하며 주먹을 불끈 쥐어 올린다.)
기주: 난 오늘부터 비상이야. 늦게 들어간다.
태영: 예, 저도 집에 가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게요.
기주: 회사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집에서도 열심히 일하면. 월급을 올려줘야 되잖아.
그건 안되고.(하며 웃어준다.) 알았지? 이따봐. 갈게 (하며 태영의 어깨를 툭 쳐준다.)
태영: (그런 기주의 뒷모습을 보며 안정을 찾으려 한다.)





#디자인팀.

수혁이 미간을 누르며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나 한숨을 크게 쉬고, 앞에 놓여진 디자인 자료를 보다가 마구 구려서 버린다.
책상을 박 차고 창가로 온 수혁. 그런 수혁의 뒤로 태영이 들어오고.





#기주 오피스텔.

책상에 앉아서 서류를 보는 기주와 소파에 앉아서 빨래를 정리하는 태영.

태영: (빨래를 정리하다 살짝 고개를 돌려 일하는 기주를 본다. 그러다 회사에서 윤아가 했던 말이 떠오르는데..)

[윤아: 아마 미쳐버릴꺼야. 누나는 엄마고, 자신은 사생아고, 조카는 아버지 다른 동생이고, 아버지는 외할아버지고.
한기주가 만신창이로 사는 거 보고 싶지 않은면, 당장 파혼하라고.]

태영: (이야기를 떠올리며 눈을 감고 마음을 굳게 다 잡는데)
기주: (그런 태영을 보더니) 졸려?
태영: 네? 아.. 아니요.
기주: 오늘 왜 그래? 가라는데 가지도 않고.
태영: 그냥요. 옆에 있고 싶어서요. 일해요.
기주: 나 일만하면 재미 없잖아. 재미 없다고 결혼 안하고 도망하면 어떻하지?
태영: 그럼.. 어떻게 할껀데요?
기주: 잡아와야지. 잡아다가 방에 가두고..
태영: 가두고요.
기주: 한 열흘쯤... 질리게 놀아주는 거지. 결혼할테니까 그만 놀자 그럴때까지. 그럴 때 얼른 결혼해야지.
태영: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그런 안잡히게 멀리 도망가야지.
기주: 내가 유능한 비서 있다고 안 그랬나? 어딨든지 찾아낸다.
태영: (그런 기주의 얼굴을 보며 계속 미소짓는데)

기주의 전화벨소리가 울린다.

기주: (발신자를 확인하더니 그 유능한 비서라며 손가락으로 핸드폰을 가리키다가 전화를 받는다.) 어, 승준아....
아니야. 그건 됐고. J모터스 거래처들 좀 뽑아와. 내일 아침에 볼 수 있게.
일순위부터 연락되는대로 약속잡고. 시간 겹치지 않게... 미끼는 GD자동차 한기주 사장이 은밀하게 좀 보잔다는 거.





#다음날. 사보팀.

태영이 힘없이 걸어 들어와 가방을 놓고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손에 끼워진 약혼 반지를 만져보는데,

윤아: (그런 태영의 손을 잡아 올리며) 아직도 끼고 있니? 결심 안 했어?
태영: (손을 빼며) 내가 결정할 일이야. 상관마.
윤아: 결론난 일에 괜한 시간 낭비 하지마. 니가 할일 하나밖에 더 있어?
그 반지 하루라도 빨리 빼버려. 나도 입 다물고 있기 지루하니까. (그러며 자기 자리로 간다.)

그와 동시에 다른 사보팀 팀원들이 출근한다.

팀원1: 좋은 아침.
태영: (인사하며) 오셨어요.
팀원1: (자리로 오며) 태영씨. 들었어? 자동차 디자인이 유출됬다면서.
팀원2: 내부 짓이라면서. 누굴까? CD 한장에 팔자 고쳤겠네.
팀원1: 팔자 고칠 정도까지 되겠어?
팀원2: 몰라서 그렇지. 그게 얼마나 돈이 많이 들어간건데.
태영: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다가 얼마전 수혁이가 CD를 들고 찾아왔던 걸 생각한다.)




#태영 회상. 태영 옥탑방

수혁: (CD를 보여주며) 이게 뭔지 알아? 이 CD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
태영: 관심없어. 관심없다고. 그러니까 가라고. 나 너 보는 거 힘들어.
수혁: 나도 힘들어서 그래. 누가 나 좀 말려줬으면 좋겠어. 그게 너였으면 좋겠어.
부탁이야. 나 좀.... 나 좀 멈춰주라.





#현실. 사보팀

디자인 유출 사건의 전말을 다 알아버린 태영.





#디자인팀.

가만히 앉아 있던 수혁이 내부전화를 이용해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수혁: 강태영씨 자리에 있습니까? ...... 예, 알겠습니다. (전화기를 한번 쳐다보곤 끊는다.)

그와 동시에 울리는 수혁의 핸드폰.

수혁: (전화를 받으며) 네..... 그래. 안 그래도 만나려던 참이었다.





#회사 복도.

태영이 성큼성큼 어딜론가 걸어가는데 그런 태영을 본 기주. 태영을 부르려다 급하게 가버리는 태영의 모습에 이상함을 느낀다.





#회사 계단.

수혁이 계단에서 기다리고 있고 태영이 급하게 계단에서 내려온다.

태영: (수혁을 바라보다가) 니가 그런거.. 맞지?
수혁: 맞어.
태영: 왜 그랬어?
수혁: 얘기했잖아.
태영: 너만 힘들어? 기주씨 힘든 건 생각안해?
수혁: 너무 늦었어. 삼촌한테 얘기하고 싶으면 해. 나 이제 갈때까지 다 갔다. 무서운 거 없어.
태영: 무서운 거 없는 사람 표정이 왜 그래?
수혁: 내가 어때서.
태영: 후회하고 있는 표정이잖아.
수혁: 그런거 안해.
태영: 거짓말 하지마. 니 맘이 편할리가 있어?
수혁: 후회하면? 달라져?
태영: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수혁: 후회하고 여기서 멈추면 니가 나한테 오니?
태영: (단호히) 아니.
수혁: 근데 왜 내가 멈춰야돼! 나 좀 말려달라고, 나 좀 막아달라고 할 때는 보채도 안 하더니
삼촌이 아파하니까 니 마음도 아프니?
태영: 어, 아퍼. 근데 너 때문에도 아파. 그러니까 제발 그만해.
수혁: 니가 삼촌 곁에 있는 한 나 계속 이럴꺼야. 나도 이제 날 막을수가 없다고. 그러니까 나한테 와.
삼촌 망가뜨리고 너 갖겠다는 말 거짓말 아니야!
태영: 너 정말 무섭다.
수혁: (가슴 아프게 태영을 바라보는데)
태영: (외면하고 가버린다.)

자신에게 화가 난 수혁. 손으로 벽을 강하게 친다. 그리고 자기 마음을 달래고 있는데,
한층 위 계단에서 수혁과 태영의 대화를 들어버린 기주.
계단 난간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가운데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 기주.





#회사 휴게실.

태영이 혼자 않아서 약혼반지를 만지며 무언가 생각에 빠지는데, 태영의 핸드폰이 울린다.

태영: 여보세요...... 예, 지금 가겠습니다.





#회장실.

한회장은 자리에 앉아있고, 그 앞에 서 있는 태영.

한회장: 그래, 어떻게 하기로 했냐? (태영이 아무말도 없자) 윤아가 말 안 하든?
태영: (힘없이) 들었습니다.
한회장: 나도 어렵게 내린 결정이다. 하지만 30여년 동안 지켜온 일을 이제와서 너 하나때문에 그르칠수는 없지 않겠냐.
너도 들어서 알겠다만, 문의원댁에서 협박이 대단해. 나도 어쩔수가 없다.
어느 한쪽에서든 말이 터져 나오면 그 뒤 상황은 아무도 겉잡을수가 없어.
무엇보다도 기주의 상처가 크겠지. 넌 그걸 바라진 않겠지?
태영: (한회장의 말을 들으며 눈에 눈물이 고인다.)
한회장: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결정해. 내 너한테 섭섭치 않게 하마.
태영: (끝내 고인 눈물이 한줄기 떨어진다.)




#기주 사무실.

창밖을 보고 서 있는 기주. 수혁이 했던 말들을 떠오르는데....





#기주 회상.

-아이스링크 장에서

수혁: 삼촌은 엄마도 회사도 다 가졌잖아.
누구한테 부탁해본 적도 없고, 아픈 게 뭔지, 견디는 게 뭔지 아무 것도 모르고 산 사람이잖아.
난 아니야.
기주: 미안하다. 수혁아. 니 말대로 나 가진거 많다. 겉으로 보기에.
근데 다른 거 다 포기하고 하나만 가지라면 나 태영이 가진다. 나 강태영 하나 가질거다.
수혁: 날 잃어도?
기주: 너 잃어도.

-이사들에게 수혁을 소개한 뒤, 복도에서

수혁: 그러게 왜 날 잃어. 삼촌이 나 잃고 태영이 선택한 순간, 나도 나 잃었어.
비아냥거림이 내 무기냐고? 실력이냐고. 삼촌 나 잘 모르는구나.
내가 어떤 무기를 가졌는지 알게 해줄테니까 기대해줄래, 삼촌.

-회사 계단에서 기주가 수혁에게 주먹을 휘두른 후

수혁: 맞고 싶은데 때려줘서 정말 고마워. (쓸쓸히 계단을 내려간다.)





#현실.

착찹한 마음으로 생각에 잠겨 있는데, 문이 열리면서 승준이 들어오자, 자리로 간다.

승준: (서류를 보여주며) J모터스 거래자 리스트예요.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근데 지금 이러는 거. J모터스 귀에 들어가야하는 거 맞죠?
기주: 죽자고 덤비는 놈은 죽을 때까지 싸워줘야 한다고 배웠어.
좋은게 좋은거란 법칙은 비지니스에 안 통하는 거고. 억울하면 덤비던지, 먼저 꿇던지. J모터스 쪽에서 알아서 하겠지.
승준: 알아서 흘릴께요. (하면 밖에서 기다리는 거래자 한명을 데려온다.) 들어오시죠
거래자1: 네, (들어와서) 이렇게 만나자는 전화를 직접 해주시다니요, 정말 영광입니다. 한사장님.
기주: 별 말씀을요. 앉으시죠.

사무실안 탁자쪽으로가서 의자에 앉는 기주와 거래자1.

기주: J모터스에 부품을 납품하고 계시다고요.
거래자1: 한 7년쯤 됐습니다만,
기주: 그 거래 끊으시죠.
거래자1: 네?
기주: 저희 GD자동차와 계약을 하는게 어떨까 싶어서요.
거래자1: 아니, 이미 거래하시던 곳이 있으실텐데요.
기주: 일본의 명문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는 필요하지 않더라도 다른 팀에 가는 걸 막기 위해서 팀원을 스카웃해두죠.
그리곤 밴치에 앉쳐두는 겁니다. 다른 팀에 가면 적이 되니까요. 제가 그 스카웃을 제안드리고 있는 겁니다.
물론 저는 밴치에 앉쳐두진 않을겁니다. 저희 GD자동차는 앞으로 많은 협력 업체가 필요하니까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거래자1: (조금 생각하더니) 그라운드에 서게 해주신다면 뭐, 홈런은 몰라도 안타는 쳐드리죠.
기주: 좋습니다. (일어나서 거래자1와 악수를 한다.)
거래자1: (기주와 악수를 한다.)
기주: 저희 비서가 자세한 설명 해드릴겁니다.
거래자1: 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기주: 고맙습니다.
거래자1: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간다.)
승준: (거래자1에게 인사를 하고 기주를 돌아보는데 영 편하지 않다.)


[ Last edited by vvldl on 2004-9-28 at 11:40 AM ]
偶的围脖^^ 그래도 와라...내일도...모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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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楼主| 发表于 2004-9-28 10:26 | 显示全部楼层
#계속되는 기주의 스카웃 제의

기주: J모터스 쪽에서 결제가 심각하게 늦어지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습니다.
거래자2: (긍정하며 기주의 말을 듣고 있다.)
기주: 2년 이내에 저희 회사로 편입시켜서 주식시장에 상장시킬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거래자2: (매우 만족하며) 대단히 감사합니다.
기주: (거래자2와 악수를 하고)
거래자2: (나간다.)



기주: 사장님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부탁드립니다. (거래자3과 악수를 한다.) 잘 부탁드립니다.)
거래자3: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간다.)
승준: (인사를 하고는 기주쪽으로 걸어와서) 다음은 신화타이어예요.
기주: 5분만.
승준: 뭐 하나만 물어볼께요.
기주: (살짝 승준을 보는데)
승준: 일이 잘 되가는데, 틈만 나면 정신 어디 먼데 보내놓고 무슨 생각을 해요?
기주: 개인사야. 신경쓰지마. 신화타이어 미팅 끝나는대로 회의 소집시켜. 들어보내.
승준: ... 네.




#디자인 팀.

자리에 앉아 골똘이 생각하고 있는 수혁. 그와 반대로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일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서팀장: (전화를 받으며) 디자인실 서영찬입니다. 네? 지금 바로요. 네. (전화를 끊는다.)
윤수혁씨. 같이 들어가봐야되겠는데.
수혁: (서팀장을 보는데)
서팀장: 사장님이 회의 소집하셨어. 디자인 유출건을 마무리질 모양이야.




#기주 사무실.

테이블에 둘러 앉은 수혁, 서팀장, 김이사, 기주, 최이사, 마이클

기주: 먼저 자금문제는 전화위복이 된 거 같습니다. 현재 두 군데 은행에서..
최이사: 아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자금팀 이사인 저도 모르는..
기주: 자금팀 이사님이 다른 일로 바쁜거 같아서 담당자를 바꿨습니다.
최이사: (놀란 얼굴로 기주를 바라본다.)
수혁: (뭔가 생각을 하는데)
기주: 김이사님.
최이사: GD자동차가 주거래 은행을 바꾼다는 소문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듯 싶습니다.
투자성 대출을 하겠다는 은행으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고, 현재 두곳과 구체적인 조건들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기주: 좋습니다. 다음은 디자인 유출건입니다. (하면서 수혁을 한번 본다.)
이시간 이후 디자인 유출건은 없던 일로 덮습니다.
수혁, 최이사: (동시에 기주를 보는데)
마이클: (영어로) 그럼 지금까지 작업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기주: (영어로) 그건 압니다. 디자인을 유출시킨 자가 노린 게 바로 그겁니다.
(모두에게) 오늘부터 신차개발 방향을 바꾸겠습니다. 이번 일로 마음 고생이 심할 윤수혁 디자이너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그동안 디자인 B팀이 진행하던 준준형급으로 가겠습니다. 그리고 제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J모터스에 대응할 생각입니다.
이미 시작했고요.
최이사: 그럼 디자인을 유출시킨 장본인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안 찾아내실 생각이십니까?
기주: 그건 제가 최이사님께 맡겨드리지 않았습니까? 찾아는 보셨습니까?
최이사: (아무말 못하고)
기주: 찾지 마십시오. 디자인을 유출시킨 사람은 그 짐을 평생 지고 살겁니다.
그보다 무서운 벌은 없지 싶습니다. 회의 끝내겠습니다.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는데, 수혁은 계속 앉아있다. 수혁이 계속 바라보자 기주도 그 눈길을 피하지 않는다.
그러자 수혁이 먼저 눈길을 피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간다.




#디자인팀

불 꺼진 사무실에 스탠드에 의존하여 턱을 괴고 앉아있는 수혁. 그의 한손에는 태영이 준 mp3가 있다.
그때, 갑자기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사무실 불이 켜지고. 누군가 해서 수혁이 바라보면 기주가 서 있다.

수혁: (놀라 쳐다보면)
기주: (천천히 다가와서) 퇴근 안해?
수혁: 일이 좀 남아서.
기주: 수혁아.
수혁: ..... 왜?
기주: 니 몸에 상처내고, 내가 더 아팠다.
수혁: (기주를 계속 바라보고)
기주: 너도 그러잖아. 내 몸에 상처내면 그거 고스란히 니 상처잖아. 너무 무리하지 마라. 간다. (돌아서 나간다.)
수혁: (기주의 뒷모습을 보다가 많은 생각에 잠긴다.)





#기주 오피스텔 앞.

태영이 꽃 한다발을 가지고 오피스텔 앞 벤치에 앉아있다. 옆에는 큰 쇼핑백이 있다. 기주를 기다리는 듯...
그러다 핸드폰을 꺼낸다.





#한강.

차에 기대서 강을 바라보는 기주. 그러다 메시지와 왔는지 핸드폰을 꺼내는 기주.

-[태영]님말: 어딨어요?
-[기주]님말: 따 여자랑 데이트 해
-[태영]님말: 빨랑 보내고 들어와요

핸드폰을 넣고 차에 타는 기주.





#기주 오피스텔

문을열고 들어오던 기주, 무언가 보고 놀라 그자리에 멈춰선다.
촛불이 가득 밝혀진 오피스텔 안.
태영, 파리에서 입었던 하늘색 드레스와 목걸이 하고 천천히 나오는데.

태영: 늦었네요. 무슨 회사가 그렇게 사람을 혹사 시켜요? 사장이 누구에요?
기주: 있어, 아주 나쁜놈. (태영쪽으로 와서) 근데, 이거 오늘 무슨 날인가?
태영: 음.... 아니요. 지나다가 예쁘길레 꽃을 샀는데 꽃을 꽂다보니까 촛불이 켜고 싶잖아요.
그래서 촛불을 촤악~ 켜고보니까 와인이 있으면 참 좋겠는 거에요 .
그래서 와인을 딱 준비해놓고 보니까, 이 드레스 생각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드레스를 후딱 입고 거울을 딱 보니까 목이 허전한 거 있죠.
그래서 목걸이까지 촤악~ 하고 우아하게 거울을 보는데 암만생각해도 뭐가하나 빠진 거 같은거예요.
기주: 뭐가 빠졌는데?
태영: (기주를 턱으로 가리키고) 한사장.
기주: (피식 웃는데)




#기주 오피스텔. 거실

태영이 와인잔에 와인을 따른다. 하나는 자신이 갖고 하나는 기주에게 준다.

태영: 건배.
기주: 아니 이런거 때문에 내 데이트를 방해했던 거야?
태영: (뾰루퉁)치~ 아니 그럼 다시 그여자 한테 가던지.
기주: 이미 집에 들어왔는데, 뭘 다시 가. 일로 오라 그러면 되지.
태영: 네? (어이없어서) 아니 너무한거 아니예요? 아 나는 촛불에 와인에 있는 무드 없는 무드 다 잡아 놨구만.
이럴 때 다른 사람들은 평소에 안하던 얘기도 잘 하고 그러던데.
음.. "이쁜게 죄라면 넌 교수형이야" 아니면 "너 도둑이지. 보석도둑. 아니야? 그럼 니 눈에 박혀있는 보석들은 뭐지?" 이런거.
기주: (웃고는) 하고 싶은 얘기가 뭔데?
태영: 치~ 일찍도 물어보네요. 나 정말 하고 싶은게 있는데요.
(심호흡 한번 하고는) 우리춤춰요!
기주: (의외다 싶어 보면)
태영: 우리 춤 춰요..파리에서처럼..(하더니 손내민다.)
기주: (태영의 손을 잡고)

기주, 태영 눈 마주보며 춤추는데. 언제까지나 그렇게 시간이 멈추었으면.

태영: (눈에는 눈물이 가득한데) 내가 이말 했나요?
기주: 무슨말?
태영: 사랑해요....

기주,그런 태영 사랑스럽고 두사람 오래오래 마주보다 입술 가까이 다가가 짧은 입맞춤을 한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긴~ 키스





#다음날 아침. 분수대가 있는 공원.

태영과 기주가 자전거를 타고 분수대 쪽으로 간다. 분수대에 서로 반대쪽으로 방향을 잡은 두 사람.
분수대 너머 기주가 태영에게 손을 흔들며 태영쪽으로 오는데
태영, 슬픈 듯 쳐다보다가 다시 밝게 웃으며 기주쪽으로 간다.

기주: (태영에게 동전을 주며)
태영: (동전을 받는다.)
기주: 소원 빌어봐.
태영: 이제 동전도 갖고 다녀요?
기주: 몰랐나? 핑크돼지 산 다음부터 동전만 생기면 가지고 다녔는데, 내가 나중에 왕창 갔다 줄게.
(분수대를 보며) 던져.
태영: (그런 기주의 얼굴을 빤히 보는데)
기주: 왜 이래? 감동 받았나?
태영: (미소짓고)
기주: 던져.
태영: (마음 속으로 소원을 빈 뒤, 힘차게 동전을 분수대에 던진다.)
[태영 나래이션: 이 사람이 내 말 믿게 해주세요. 아파하지 않게요.]
기주: 뭐라고 했어?
태영: 돈 많은 남자 하나 보내달라고.
기주: 뭐라고? 나 갖고 양이 안 차나?
태영: 예. 이제 시들해졌어요. 통도 커졌고, 몸무게도 늘었잖아요.
기주: 통만 커진게 아니라, 간도 부은 거 같은데?
태영: ㅎㅎㅎㅎ 통 크고 간 부은 여자랑 사진 한판만 찍어요.
기주: 싫어. 난 안 찍어.
태영: (사진기를 꺼낸다.)
기주: 아무리 해도 안해. 나 삐졌어.
태영: 하나만 찍어요. 자. (기주의 목에 팔을 감으며) 자 얼른 한장만 찍어요. 따라해요. 하와이~
기주: 뭐라고?
태영: 하와이~ 와이키키~ 앉으키~ 허스키~
기주: (어설프게) 앉은키. 허스키 (하며 밝게 웃는다.)
태영: (나온 사진을 받고는) 어... 나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데. 사다 줄래요?
기주: 어디서 파는데?
태영: 음... 쪼기.
기주: 뭐?
태영: 딸기
기주: 어. (하며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다. 가면서도 계속 뒤돌아 태영을 보는데)
태영: (그런 기주를 향해 웃어준다. 그러다 기주가 완전히 앞을 보자 웃었던 눈에서 금새 눈물이 고여 떨어진다.)

자리에 못 박힌 듯 계속해서 우는 태영.




#분수대 앞.

기주가 딸기 아이스크림을 사서 자전거 있는 곳으로 왔는데, 태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잠깐 어디 갔나 싶어서 태영을 기다리는 기주. 점점 아이스크림은 녹아가고, 녹아서 흘러 내리는 아이스크림은 먹는 기주.

(시간 경과)
거의 다 녹아가는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과자를 한입 먹은 기주의 눈에 태영의 녹음기가 들어오는데...
녹은 아이스크림은 다른 한쪽에 쌓아 올리고 녹음기를 잡는다. 그리고 녹음기를 듣는다.

태영의 나레이션...

태영: 나 잃어버렸죠? 아무데도 안보일거에요. 당신이제 미아에요. 내가 당신... 버렸거든요.
우리 파혼해요..... 힘들어서요. 회장님도 누님도 윤아도 다 힘들어서요. 수혁이 마음도 너무 아프게 했어요..
나 행복하자고 여러사람 다치게 했잫아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기주. 자전거 두대를 끌고 가면서 계속해서 주변을 둘러보며 태영을 찾는다.

계속되는 태영의 나레이션...

태영: 지금생각하면 참 바보같아요. 나는 사랑이 밥도 먹여주고 잠도 재워주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게 해줄 줄 알았는데,
그사랑으로도 감당안되는게 있다는걸 알았어요. 이젠 힘들고 괴로운거 싫어요. 난 그러고 못사니까....
나 편하자고 떠나는거니까 봐 줄래요? 당신도 곧 괜찮아질꺼에요.

자전거 두대 끌고 가는 기주의 쓸쓸한 뒷모습을 눈물을 참으며 저 멀리서 지켜보는 태영.



#분수대 앞.

태영이 분수대 앞에 앉아서 방금 찍은 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 속 기주의 얼굴을 만지며 하염없이 계속해서 우는데...






#태영 옥탑방.

기주가 다급한 마음으로 문을 두드리고, 양미가 나온다.

기주: 아... 저기...
양미: 안녕하세요.
기주: 아... 언니 집에 왔어요?
양미: 아니요.
기주: (뭔가 생각난 듯 어디론가 간다.)




#기주 오피스텔.

여기도 없는 태영. 착찹한 마음으로 책상 의자에 앉은 기주. 처음 눈에 들어오는 건 태영과의 약혼사진.
그런데 그 밑에 놓여있는 태영의 약혼 반지.





#태영 옥탑방. 평상.

평상 위에 앉아서 약혼반지가 끼워져 있던 손가락을 잡으며 울고 있는 태영.






#다음날. 회장실

수혁과 한회장이 앉아서 이야기 하고 있다.

한회장: 디자인 얘기 보고 받았다. 사내 녀석이 그릇이 작으면 못 써. 그깟일에 왜 얼굴이 반쪽이야.
속 버릴 필요 없단 얘기야. 왜 대답이 없어?
수혁: 죄송해요. 할아버지. 죄송해요.
한회장: 니가 죄송할 게 뭐 있어. 유출시킨 놈이 양심이 없는 놈이지.

인터폰이 울리고
[여비서: 회장님, 강태영씨 오셨습니다.]
한회장: 들여보네.
수혁: 그럼, 전 이만.(일어나려는데)
한회장: (그냥 앉아있으라 손짓한다.) 그냥 앉아있어. 금방 나갈게야.

태영, 청즙 한 컵을 쟁반에 들고 들어온다.

수혁: (태영을 바라보다 눈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을 떨군다.)
태영: 예~ 이것만 드리고 금방 나가겠습니다. (잔을 테이블에 놓고) 인포데스크에 얘기해뒀습니다. 아침마다 챙겨드세요.
제가 드리는 건 오늘이 마지막 입니다.
한회장: 마지막이라니?
태영: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저..... 파혼 하겠습니다.
수혁: (놀라 태영을 바라보는데)




#회사 로비.

힘없이 걸어가는 태영. 그런 태영을 따라와서 잡아 세우는 수혁.

수혁: 파혼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태영: (수혁의 손을 치우며 담담하게) 파혼한다고. 그거 무슨 소리인지 몰라?
수혁: 그러니까, 왜! 왜 파혼을 하냐고!
태영: 뺨치고 사탕물려? 니가 원하던 게 이런거 아니었어?

그러며 가버리는 태영. 그런 태영을 잡을 수 없는 수혁.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는 상황인지 이해할수가 없는데...





#사보팀.

멍하니 자리에 와서 앉는 태영. 그런 태영쪽으로 다가오는 윤아.

윤아: (태영 손의 약혼 반지가 없는 걸 보고는) 정리 했구나. 너 잘 생각한거야. 그러길레 처음부터 시작도 말랬잖아.
내 탓할 생각하지마. 이건 니 탓이야. 이제 그 사람한테 미련 갖지마.
태영: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서) 윤아야.
윤아: 말해.
태영: 그 사람이랑 나, 서로 안 지워져. 죽을 때까지 안 지워져. 죽어도 안 지워져. 죽어서도 그 사람, 니 사람 안 된다는 얘기야.
그러니까 각오하고 시작해. 그래도 시작해야겠거든 죽을때까지 그 입 다물어줘.

태영의 말에 앞입술을 무는 윤아.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리고 고개를 돌리는 태영.
태영을 발견한 기주는 굳은 표정으로 성큼성큼 태영 앞으로 다가온다.

태영: (기주의 시선을 피하고)
윤아: 파혼하겠다는 얘기 들었어요. 태영이한테.
기주: (윤아를 무시하고 태영의 손목을 잡아 끌며) 나와.
태영: (그런 기주의 손을 치며) 난 별로 할 얘기 없어요.
윤아: 떠나갔던 여자한테 매달리는 거 한기주씨 답지 않아요.
기주: (또 윤아를 무시하고 다시 태영의 손을 잡는데) 나오라고 그랬어.
태영: (손목을 빼며) 놔요. 이거.
기주: (화내며) 나오란 말 안들려! (태영의 팔을 잡고 끌고 나간다.)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눈물을 꾹 참는 윤아.





#회사 휴게실 앞 복도.

태영을 끌고와 자신의 앞에다 내팽기듯 세우는 기주.

기주: 어제 일 설명해봐.
태영: 반지 못 봤어요? 책상 위에 올려놨잖아요.
기주: 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하라고.
태영: 그 설명도 했잖아요. 갑자기 사랑이라는 게 정말 별거 아니구나 싶어졌어요.
회장님 뵐 때마다, 누님 뵐 때마다 죄인취급 받는 거 지겨워요.
기주: 수혁이 때문에 그래? 수혁이 변한 게 자기탓이라고 생각하나? 그래서 그래?
태영: 수혁이 상관없어요.
기주: 상관이 없는데, 이게 뭐하는 짓이야! 수혁이가 디자인 넘긴 거 알고 있어.
어제 다 들었어. 그걸 왜 이런 식으로 책임지겠다는 건데. 내가 강태영 잘못 생각한거야? 내가 강태영을 잘못 봤나?
태영: (단호히) 네. 여자들 다 똑같아요. 다 알았다니까 솔직하게 얘기 할게요.
맞아요. 수혁이가 제일 커요. 당신 옆에 있는 한 계속 그러겠데요. 물론 당신은 잘 극복할 수 있겠지만,
두 사람 상처투성이 만들어 놓고 내가 어떻게 행복할 수가 있겠어요.
두 사람 그렇게 만들어 놓고, 내가 얼마나 뻔뻔하면 웃을 수 있냐고요.
기주: (굳은 표정인데)
태영: 그러니까 파혼해요.
기주: 안돼. 절대 못해.
태영: 나 그렇게 몰라요? 내가 이런 얘기할 때는 이미 돌이킬수 없는 거라고요.
기주: (태영을 계속해 바라보는데)
태영: (시선을 피하듯) 그만 갈게요. (하며 간다.)
기주: (그런 태영의 뒷모습을 지켜보는데)





#회사 로비.

태영이 성큼성큼 걸어 나가는데, 뒤에서 태영을 쫓아 달려나오는 기주.

기주: 강태영! (버럭) 강태영! (달려가 태영을 돌려 세운다. 태영의 어깨를 잡은채) 너 다른 이유 있어.

때 마침 로비를 지나가던 수혁이 둘을 보게 되고.

기주: 너 이러는 데 다른 이유 있다고. 말해.
태영: 사람이 사람 싫어지는데 이유 있어요? 그냥 싫어요. (기주의 손을 치우며) 당신 싫다고요.
기주: 거짓말 시키지마.
수혁: (가슴아프게 둘을 지켜보는데)
태영: 나랑 나쁘게 헤어지고 싶어요? 그런 거예요?
기주: 거짓말 시키지 말라 그랬어. 안 헤어져.
태영: 자꾸 이러면 나 당신 안 보이는 곳으로 도망가야해요. 도망가기 싫어요.
회사도 그냥 다니고 싶고 나중에 마음 정리되면 당신 웃으면서 보고 싶단 말이예요.
기주: (버럭 화를 내며) 그걸 말이라고해! 지금!
태영: 남자, 여자 사귀다가 헤어질 수도 있는 거 잖아요. 나 힘들게 하지 말라고요. (하고 돌아서는데)
기주: 나 죽어도?
태영: (가던 걸음을 멈추는데)!!!(그러나 돌아볼수 없고 눈물 가득 고이고)
기주: 너 나 죽어도 이럴꺼야?
태영: (그러나 돌아볼 수 없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한데, 가득하던 눈물이 태영의 뺨을 타고 흐르고)
이깟 일로 죽을 사람이었으면 헤어지길 더더욱 잘 했네요. (우는티 안내려 애쓰며..)
그리고 이미 헤어진 뒤에 죽고 사는 거 관심없어요.

하고 걸음을 옮기는데 태영의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한발자국도 못 움직이고 그런 태영의 뒷모습만 지켜보는 기주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는 수혁.

기주: (천천히 돌아서려는데 자신을 보는 수혁이 눈에 들어온다.)
수혁: (그런 기주의 눈길을 피하지 않는다.)





#CSV 골든 클래스.

혼자 앉아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 승경. 단축번호 1번을 누르자 기주에게 전화가 걸리는데. 다시 핸드폰 덮고...





#승경 회상.

파리에서 기주와 벤치에 앉아있는 승경.

기주: 나하고 있을때는 몰랐는데, 지금보니까 행복해 보이네.
승경: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되니까.
기주: 내가 그렇게 나쁜 남자였나?
승경: 글쎄... 좋은 남자는 아니었지. 여자가 뭘 원하는 지 모르잖아.
기주: 그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거든. 좀 가르쳐주면 안 될까?
승경: 그거 알려면 나랑 다시 살아야 되는데?
기주: 뭐. 그것도 좋고. (웃는다)
승경: 아직 임자를 못 만났나 보네.
기주: 나하고 헤어지고 나서 입술을 깨물어 본 적 있어?
승경: (의아한 눈으로 기주를 보는데)
기주: 후회한다는 뜻이라는데.





#현재.

승경: (입술을 만지며) 진작 깨물어 볼껄. 요즘 날마다 후회네.
태영: 여기 계셨어요?
승경: (놀라 돌아보며) 어쩐일이예요?
태영: (승경이 옆으로 와서 앉으며) 일 하다가 땡땡이 쳤어요. (하며 맥주를 보여준다.)
승경: 낮술 좋지. 근데 왜요? 기주씨랑 문제 있어요?
태영: 그래서 왔어요.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요.
승경: (뭔지 궁금한 표정인데)
태영: 헤어지잔 말 했을때 그 사람 어땠어요? 한 번에 받아들였어요?
승경: 아니요. 이해 안되는 일, 끝까지 따지는 사람이니까.
태영: (한숨을 쉬며) 그럼 앞으로 몇번을 더 얘기해야 되나.
승경: 혹시... 헤어졌어요? 두사람?
태영: (고개를 끄덕인다.)
승경: 왜요?
태영: 서로 힘들지 않으려고요. 그래서 본부장님한테 물어보고 싶었어요.
완전히 헤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승경: (놀란 표정으로 태영을 보는데)
태영: 근데, 그 사람 두번씩이나 차이네요. 아무도 안 믿을꺼야. 그죠?
승경: 씩씩하네. 울지도 않고.
태영: 제가 찬 건데, 어떻게 울어요. 원래 채인 사람이 울고 그러는 거 잖아요. 그 사람이 울겠죠.
승경: (태영을 보는데)
태영: (맥주캔을 따서 한모금 마신다.)




#디자인팀.

등 돌리고 앉아서 한숨쉬고 있는 수혁. 그리고 다가오는 윤아.

윤아: 점심 안 먹어요?
수혁: (보지도 않고) 혼자있고 싶어.
윤아: 하긴. 밥 안 먹어도 배부를 만한 소식이긴 하죠?
수혁: 나가달라고.
윤아: 윤수혁씨!
수혁: (살짝 윤아쪽을 돌아보면)
윤아: 푸대접도 정도껏 해야하는 거 아닌가? 목적이 같아 손잡긴 했지만 모든 키를 쥐고 있는 건 사실 나거든.
이렇게 자꾸 내 비위 건드리면...
수혁: (윤아의 말을 자르며) 까불지마. 더 이상 내려갈 것도 없는 놈 앞에서 자꾸 까불지 말라고.

자리에서 일어나 윤아 앞으로 지나가 나간다. 그런 수혁을 보다가 묘한 웃음을 짓는다.





#기혜 가게.

테이블에 앉아서 꽃을 장식하는 기혜. 그리고 힘없이 걸어들어오는 기주.

기주: (말없이 기혜 옆 의자에 앉는다. 힘없이 축 쳐져 있다.)
기혜: 놀랬잖아. 점심 먹으러 나온거야? 얼굴이 왜 그래? 핏기가 하나도 없이. 어디 아프니?
기주: 나 마음이 너무 아프다. 누나.
기혜: 무슨 일이야.
기주: 사람하고 사람이 헤어지는 게 이렇게 아픈 건지 몰랐어. 이거 너무 힘들다.
기혜: 헤어지다니. 누가.
기주: (조금 시간을 두고는) 파혼하제. 태영이가.
기혜: (약간의 의아한 눈으로 기주를 보는데)
기주: 나 벌 받나보다. 내가 사람들 다치게 한 거 나 한꺼번에 다 받나보다.
(눈물을 참는 듯한 목소리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어.
나 회사일? 아무리 어려워도 잘 견뎌냈거든. 나 뭐든지 다 해낼 자신 있거든.
(울먹이며) 근데 이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나 너무 힘들다. 나, 누나, 너무 아프다.
(그래도 어금니을 꾹 깨물며 울지 않으려 애쓴다. 그래도 복받치는 감정은 어쩔수 없는데)




#태영 옥탑방.

거실에서 책보고 있는 건이. 현관문이 열리면서 태영이 들어온다.

태영: 건아. 강건아. (들어오며) 누나가 선물 사왔다. 이거봐라. (하며 로보트를 보여준다.)
ㅎㅎㅎㅎㅎ 이게 뭔줄 알아? (건이 앞에 앉으며) 이거봐라. 이거봐.
(로보트를 작동시킨다.) 자. 이거봐. 만세하지? ㅎㅎㅎ 좀 있으면 춤 춘다. 이거.
이거봐라.. ㅎㅎㅎㅎㅎ 재밌지? (전원을 끄며) 어때? 맘에 들어?
건이: (탐탐치 않지만) 어. 좋네. 근데..(코를 막으며) 누나 술 마셨어?
태영: 응
건이: 아니, 왜?
태영: 음.... 누나가 한사장 아저씨랑 헤어졌거든.
건이: 왜? (갑자기 발끈하며) 누가 혹시 차였어?
태영: 아니, 무슨.. 누나를 뭘로 보고. 누나가 멋지게 차버렸지.
건이: 약혼도 했는데 그러면 되냐? 왜 찼는데?
태영: 음.... 왜 찼냐하면 맨날 농땡이, 짠순이 놀려되잖냐. 자긴 왕 쫌팽이면서.
게다 버럭버럭 소리는 얼마나 잘 지르는데. 자세히보면 그 얼굴에 보조개도 되게 이상하게 생겼어.
게다 잘난 척을 얼마나 잘하는지 아냐? 밥 먹으러 가면 자기가 좋아하는 거 시켜주고 억지로 맨날 먹으라고 그런다.
건이: (말하는 태영을 빤히 쳐다보다가) 누나. 거짓말하는 거 티나.
태영: (눈에는 눈물이 가득고였는데 말돌리며) 누나 자야겠다. 잘자. (하며 방으로 들어간다.)
건이: (시선이 계속 태영을 따라간다.)





#태영 옥탑방. 태영방.

문을 닫고 들어온 태영. 한숨을 쉬고는 방 한 가운데 앉아 마음을 추스리는데 또다시 흐르는 눈물.
건이가 들을까 입을 막아보지만, 세어나오는 소리를 어쩔 수 없는데.





#태영 옥탑방. 평상

평상에 앉아서 분수대 앞에서 찍은 사진을 바라보는 태영. 사진 속 기주의 뺨을 만져보다가 눈물 한방울이 떨어져 눈물을 닦는다.
눈물을 닦다가 그 손이 약혼반지가 끼워져 있던 손인걸 알고, 기주가 바래다 주던 계단 근처를 본다.

태영: (살짝 미소지으며) 이럴까봐 바래다 주는거 싫다고 했는데, 웃으면서 손 흔드는 모습 자꾸 보이잖아.
당신 거기 없는데 내 눈엔 자꾸 보이잖아. (다시 사진보며) 당신이 나 나쁜 버릇 들인거예요.

계속 사진을 바라보다가 사진을 살며시 안아본다.
그리고 옥탑방 올라가는 계단에 서 있는 기주. 한 손에는 녹음기가 들려 있다.
사진을 안고 눈물 한방울 떨어뜨리는 태영.
차마 올라가지 못하고 많은 생각이 오가는 표정으로 서 있는 기주.






#태영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골목

기주, 차를 끌고 그냥 집으로 가는데 맞은편에서 오는 수혁의 차를 발견하고 차를 세운다.
수혁이도 기주의 차를 발견하도 차를 세운다.
차 안에서 서로를 보는 기주와 수혁





#한강.

'퍽'소리와 함께 수혁이 바닥으로 쓰러진다.

기주: 일어나. (수혁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세우며) 일어나.
수혁: (아무런 표정없는데)
기주: 니가 한짓인줄 알고도 참았어. 근데 니가 거길 찾아와? (버럭 화를 내며) 또 뭘 어떻게 할라고?
수혁: (담담하게) 이거 놔.
기주: (옷을 더 세게 잡으며) 너 왜 그랬어? 내가 그렇게 미웠냐? 내가 가진 걸 다 뺏고 싶었어?
태영이 떄문에? 니 눈에는 할아버지하고 엄마, 안 보이냐? 날 얼마나 망가뜨리고 싶었는데.
어디 한번 망가뜨려봐. 쳐! (버럭) 쳐봐!
수혁: 싫어.
기주: 왜 싫어? 나한테 이렇게 맞고도 싫어? 쳐! (수혁이를 흔들며) 쳐, 이자식아!
수혁: (그래도 반응 없고)
기주: 알았어. 얼마나 더 맞아야지 그 주먹이 올라올래? 그럼 더 맞어. 더 맞아봐. 이 자식아. (하며 주먹을 날린다.)
수혁: (주먹을 맞고 반바퀴 돌아 휘청거리며 서 있는데)
기주: 그동안에 몇 번이고 그 주먹이 울었을 꺼 아니야. 쳐! (수혁을 자신쪽으로 돌리며 버럭) 치라고!
수혁: 그만해. (버럭) 때리기 싫어!
기주: (버럭) 싫어? 못쳐? 그럼 더 맞어. (하며 주먹을 날리려는데)
수혁: (먼저 기주에게 주먹을 날린다.)
기주: (맞아서 돌아간 안경을 제자리에 놓으며 수혁을 돌아본다.)
수혁: 싫다고 했잖아. 때리기 싫다고!
기주: 왜 싫어. (다시 수혁쪽으로 가서 멱살을 잡으며) 왜 때리기 싫어!
수혁: (복받친 목소리고) 형이니까!
기주: (상황판단이 안되는듯)
수혁: 형이니까 때리기 싫다고. 그러니까 그만하라고.
기주: 너 지금 뭐라 그랬어?
수혁: 형이라고.
기주: 뭐?
수혁: 삼촌이... 내 형이래. 삼촌이 아니고, 내 형이래. 웃기지 않냐.
기주: (굳은 표정으로 수혁을 응시하는데)
수혁: 아버지 다른 형제래, 우리. 엄마가 우리 엄마래. 우리 엄마. (수혁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고)

엔딩장면: 놀라고 당황스럽고 굳은 표정의 기주.


[ Last edited by vvldl on 2004-10-2 at 09:27 AM ]
偶的围脖^^ 그래도 와라...내일도...모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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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楼主| 发表于 2004-9-28 10:33 | 显示全部楼层
파리의 연인 19부[대본] - 원본 | ♀파리 대본방♂  2004/08/17 16:35

이사벨라(isabella70)   http://cafe.naver.com/loverinparis/16345


19부

S#1 한강변. 밤.
기주, 주먹 또 나가려는데 수혁, 먼저 기주에게 퍽- 주먹 날린다.
기주, 휘청하며 바닥에 나동그라지고...

수혁: 싫다고 했잖아! 때리기 싫다구!
기주: (벌떡 일어나 멱살 잡으며) 왜! 왜 때리기 싫어!
수혁O.L: 형이니까 !!!  
기주: !!!!
수혁: (슬프게 바라보며) 형이니까 싫다고. 그러니까 그만하라고!
기주: 너.... 지금 뭐라고 했냐?
수혁: 형이라고.
기주: ... 뭐?
수혁: (슬픈 듯 담담하게) 삼촌이 내 형이래. 삼촌이 아니라 내 형이래. 웃기지 않냐?
기주: !!!!!
수혁: 아버지 다른 형제래 우리. 엄마가 우리 엄마래. 우리 엄마!  

기주, 믿을 수 없고.... 세상이 빙빙 돈다.

기주: 니 말 하나도 못 알아듣겠거든? 다시 말해 볼래?  
수혁: 나도 안 믿어졌어. 근데, 최이사도 알고 문의원도 알더라구. 삼촌이 내 형인걸,
     삼촌하고 나만 모르고 다 알고 있었단 말이야.
기주: !!!!
수혁: 그 사실 알고부터 누구에겐지 모르게 화가 났어. 처음부터 출발이 같았으면 삼촌이
      가진 게 내 것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드니까 멈출 수가 없었어.   
기주: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수혁: (엉엉 울면서) 엄만 늘 삼촌만 챙겼잖아. 삼촌은 엄마라고 한 번도 못 부른 게 가슴
      아프겠지만, 난 수 없이 불렀어도 늘 삼촌 엄마였다는 게 미칠 것처럼 아팠어.   
      죽을 것처럼 사랑해도 삼촌만 바라보는 태영인 절망 그 자체였어.
기주: (수혁 바라만 보고 있고)
수혁: (푹 쓰러지며 운다) 그래서 그랬어. 그래서 삼촌한테 그랬어. 미안해 삼촌. 미안해 삼촌.
기주: (말없이 수혁 내려다보며) 널 용서할 수 있는 건 나 아니야. 너 자신이야.
수혁: (쿵- 가슴 미어지고)
기주: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거다. (사이) 난... 오늘 이 자리에 없었다.

하고 수혁 남겨두고 허청허청 걸어가는 기주.
수혁, 그 자리에 그대로 쓰러져 울고 있고....  

S#2 기혜 매장 건너편 길. 밤  
쇼윈도우로 여직원과 이야기 주고받는 기혜 보인다.
길 건너편에서 그런 기혜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고 서 있는 기주....
기혜, 매장을 나온다. 기주, 살짝 몸 돌려 피하는데....  
차를 향해 걸어가는 기혜.
기주, 다시 고개 돌려 그런 기혜의 모습 한 없이 슬프게 바라보고....
그런 기주의 얼굴 위에 어린 수혁의 목소리 들린다.

어린수혁NA: 형아를 왜 삼촌이라 그래? 형아?  

S#3 한강 일각. 밤
강변에 앉아 있는 수혁. 물끄러미 강물만 바라보고 있다.  
얼굴이랑 옷이 엉망진창이다. 그런 수혁의 얼굴 위로

어린기주NA: 너한텐 엄마고. 나한텐 누나지. 바보야. 나는 삼촌이고.

S#4 기주 오피스텔. 밤
기주, 책상에 걸터앉아 창밖을 보고 있다.
믿어지지 않는 얘기들을 자꾸만 곱씹어 보는 기주.
그러다 문득, 책상에 놓인 수혁과 찍은 사진 집어 들고 물끄러미 보는데...  
활짝 웃는 기주와 수혁의 얼굴 화면가득 잡히면

기주NA: 이렇게 잘 웃던 널.... 내가 울렸구나.... 너도 울리고... 태영이도 울리고...
         나 아주 나쁜 놈인가 보다...

S#5 수혁 방. 밤
수혁, 침대에 등 기대고 목 뒤로 젖히고 누워 있다.

수혁 NA: 삼촌 말 맞았어. 삼촌한테 상처 낸 거... 그거 다 내 상처네.
          아프다... 삼촌... 너무 아파서.... 며칠은 앓아눕겠다....

S#5-1 기주 오피스텔 전경. 다음날 새벽.

S#6 기주 오피스텔. 새벽.
창밖에 푸르스름한 새벽 어스름 깔려있다. 침대 끝에 앉아있는 기주.
한잠도 자지 못 한 듯, 거뭇한 수염... 초췌한 얼굴....  
그대로 오래오래 앉아 있는 기주.....

S#7 삭제.

S#8 GD 자동차 로비. 아침
말끔한 차림의 기주, 승준, 수행원들과 함께 로비 들어온다.
기주,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 싶게 담담한 표정이다.
그때, 반대편 출입구로 들어오던 태영, 기주 발견하고 쿵- 가슴 무너진다.
기주, 가까이 다가오자 얼른 기둥 뒤로 몸을 숨기는 태영.
기주 태영의 옆을 스쳐지나가자 그제서야 기둥 뒤에 숨어 기주 바라보는데....

승준: 조간에 난리 났어요. J모터스 협력업체들이 GD 자동차로 대거 노선 바꿨다구요.  
기주: 봤어.
기주: 정학선배 발바닥에 땀 좀 나겠는데요.   

기주, 말없이 걷고... 그런 기주의 어깨너머로 기주 뒷모습 바라보는 태영 보이고....
태영이 보는 것도 모르고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기주.  
기주의 그늘진 얼굴에 태영, 마음 아프고....

S#9 수혁 디자인사무실. 낮
서팀장과 팀원들 모닝커피 마시고 있다.

용재: 어디가 얼마나 아픈 거래요?  
서팀장: 스트레스성 몸살 아닐까? 요즘 맘 상할 일 많았잖아.
희진: 팀장님, 우리 저녁에 문병가요. 네?

하는데, 기주 들어온다. 팀원들 정색하고 인사하면

기주: 윤수혁 씨 자리에 없습니까?
서팀장: 오늘 몸이 안 좋아서 결근했는데 모르셨습니까?

기주, 수혁 마음이 많이 상했구나 싶어 걱정스러운 얼굴이고....  

S#10 GD 자동차 옥상. 낮
멀리 풍경을 바라보고 나무 벤치에 앉아 있는 태영.
기주, 옥상으로 올라오다 그런 태영보고 가슴 아프게 바라보는데...  
태영, 기주가 보고 있는 것도 모르고 하염없이 앉아 있고...  
기주, 무슨 생각인지 태영이 앉은 나무 벤치 끝에 태영과 등을 지고 앉는다.  
그렇게 두 사람 오래오래 앉아 있는데,

기주E: 태영아.
태영: (흠칫! 놀라보면, 저만치 벤치 끝에 등 돌려 앉아 있는 기주. 얼른 다시 고개 돌리는데)
기주: 내가 지금 많이 힘들거든?
태영: (돌아보고 싶은데, 억지로 참고)
기주: 그러니까 벌떡 일어나서 가지 마라.
태영: (입술 꼭 깨물고)
기주: 니 얼굴 보자고 안 할게. 그냥 이렇게.... 잠깐만 있어 주라.
태영: (눈물 핑-)
기주: (보지 않아도 알고) 너 또 울지.
태영: (가슴 먹먹. 눈물 주루룩)
기주: 그렇게 자꾸 울면서.... 왜 자꾸 가겠대. 몸 멀다고 마음 멀어지는 거 아니야.
       니가 방법 잘 못 택한 거야.
태영: (너무 보고 싶어 살짝 고개 돌려 기주 옆모습 보면....)
기주: 난 너 안 보냈다. 못 보내. 니가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니 맘 나 못 떠나.
태영: (가까스로) 그만.. 해요.
기주: 태영아....
태영: (울음 복받치고) 그만, 하라구요.
기주: 바보. 이름만 불러도 그렇게 눈물부터 나는 놈이.....
태영: (입 틀어막고. 어깨만 들썩.)
기주: 너무 멀리 가지 마. 돌아오는 길 멀어. (일어나며) 밥 꼭 챙겨 먹고. 간다.

하고, 뒤돌아보지 않고 가는 기주.
태영, 벌떡 일어나 돌아보면, 멀어지는 기주 뒷모습 보이고...
태영, 푹- 무너지며 우는데....  

S#11 기혜 매장. 낮
매장으로 들어오던 기혜, 멈칫 한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기주.
기주, 기혜에게서 눈 떼지 않고, 걸어오는 거, 자리에 앉는 거, 눈, 코, 입술 찬찬히 보는데....  

기혜: 수혁이가 아파서.  
기주: (뚫어져라 본다)
기혜: 그래서 안색 안 좋은 거라구. 걱정말라구.  
기주: (계속 본다)
기혜: 근처에 볼 일 있었니?
기주: (말없이 계속 보고)
기혜: 왜. 무슨 일 있어?
기주: (테이블에 올려진 기혜 손 가만히 잡는다)
기혜: (조금 놀라서 보면)
기주: (기혜 손가락, 손톱, 아련하게 만져 보는데)
기혜: 기주야.....
기주: (다시 기혜 얼굴 찬찬히 보는데)
기혜: (불안하게 보면)
기주: .....누나.
기혜: (보면)
기주: (기혜 얼굴 보고만 있고)
기혜: 불러 놓고 왜 말이 없어. 무슨... 할 말 있니?  
기주: (차마 못하고 말 돌리고) .... 수혁이... 아프다며.  
기혜: ....약 먹고 자... 열이 많이 났는데 거의 내렸어.
기주: 어려서부터 그러더니... 다리 삐끗해도 열부터 나는 놈이잖아.
      (일어나며) 수혁이 잘 보살펴줘. 많이 아플 거야. 갈게. (하고 일어나 가는 기주)
기혜: 기주야. 기주야!

그대로 나가는 기주. 기혜, 알 수 없는 불안함에 기주 뒷모습 보는데....

S#12 기주본가 수혁 방. 낮
땀을 흘리며 침대에 누워 있는 수혁. 머리에 물수건 얹혀 있다.
몸 일으키는데, 물수건 툭 떨어진다. 수혁, 물수건 보며 기혜가 간호 했구나... 싶고...
무거운 몸 억지로 일으켜 침대에 걸터앉는 수혁.
땀으로 범벅인 얼굴 쓸어내리고 잠시 앉아 있다 침대 발치에 놓인 핸드폰 본다.
핸드폰 집어 들고 무언가 결심한 얼굴 되는데....   

S#13 삭제.  

S#14 까페. 낮
누군가와 마주 앉아 있는 수혁. 수혁, 누군가 똑바로 보며 말한다.  

수혁: 늦었지만... 다 제자리로 돌리고 싶어요. (하고 보면)
최이사: 살만 한게로구나. 아프다 길래 걱정했더니.  
수혁: 다 제자리로 돌리고 싶다구요!
최이사: 흘러간 강물에 두 번 발 담글 순 없는 법이다.
수혁: 삼촌한테 다 말했어요.
최이사: 그랬겠지. 너야, 일만 생기면 삼촌 등 뒤로 숨는 아이 아니냐?
        넌 평생 네 삼촌 그늘 못 벗어나겠구나.
수혁: 뭐라고 해도 좋아요. 더 이상 삼촌 괴롭히지 마세요.
최이사: 그 결정은 내가 한다.  
수혁: 잊으셨어요? 저 최이사님 공범입니다.
최이사: (!!!) 잊을 리가 있나. 그래서?  
수혁: 저 망가지려구요. 내 잘 못 들춰서, 최이사님 막을 수 있으면 저 얼마든지 망가져요.
최이사: !!!
수혁: 피는 물보다 진하단 말, 사실이거든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수혁 담담하게 일어나 나가면, 최이사 굳은 얼굴로 앉아 수혁 뒷모습 보고....

S#15 사보팀. 낮
윤아, 책상에 앉아 화장품사이트 싸이트를 보고 있다. 여기저기 클릭해보며

윤아: 신부셋트 많네. 뭘로 하나.... (계속 사이트 보며) 강태영씬 약혼할 때
     화장품 어디서 샀어? 한군데 추천해 줄래?
태영: (일하다 말고 윤아를 본다) .....
윤아: (시선 들어 태영 보고) 내 말 안들려?
태영: (낮게) 들려.
윤아: 근데 왜 대답을 안해?
태영: (한숨쉬고, 낮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나 싶어서.
윤아: (피식 웃고) 내 생각 몰라서 그래? 네 손가락에 반지 빠졌는데 내가 뭘 더 기다려?  
태영: 기다리지 않는 건 좋은데 생각은 하고 살아. 너 지금 이상해. 제 정신 아니야.
윤아: (기분 나쁘고) 목소리 쫙 깔고 어디다 충고야? 네 정신이나 챙겨.
     (하다가 입구의 누군가 보고 반색하며) 기주씨!

태영, 돌아보면 기주 서있다. 두 사람 그렇게 마주 보는데....
태영, 먼저 시선 외면한다.

윤아: (기주 앞에 서며) 어쩐 일이에요?
기주: 문윤아씨. 얘기 좀 하지. (나간다)
태영: (섭섭한 마음 들어 기주 뒷모습 보는데) ...
윤아: (태영을 향해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무슨 일일까...

하고 나간다. 태영, 잠시 멍하게 앉아 있는데 핸드폰 벨 울린다.

태영: 여보세요. 네, 맞는데요. 어디요?
소리F: 스튜디오요. 약혼식 앨범이랑 비디오 보내드렸다구요. 청담동 맞으시죠?   
태영: 오피스텔로 보내셨어요? 안되요. 제가 받아야 되거든요. 전화 주시고 출발시키셨어야죠.
소리F: 죄송해요. 30분 정도면 도착할텐데...
태영: 알겠습니다. 네...

태영, 전화 끊고 가방 챙겨 일어선다.

S#16. 13층 옥상 (스텝 분들이 아시는 그곳). 낮
기주, 창밖보고 서 있다. 윤아 그런 기주 보고 서 있고.

윤아: 어제 나 좋은 꿈 꿨나? 나 왜 보쟀어요? 마음 정리 다 한 거에요?  
기주: (보지도 않고) 음.
윤아: 잘 생각 했어요. 태영이도 정리 끝난 거 같던데. 이제, 우리 얘기하면 되겠네요.
기주: (계속 창밖에 시선 두고) 문의원님 요즘 바쁘신가.  
윤아: 늘 바쁘시죠. 아빤 왜요?
기주: (천천히 돌아서서 윤아 보며) 바쁘더라도 내 말 꼭 전해. 더 이상 3류 양아치 수법
      안 통하니까 이쯤에서 접으라고.
윤아: 그게... 무슨 말,
기주O.L: 무슨 말인지 몰라? 무슨 욕심이 얼마나 많으면 너나, 네 아버지처럼 사는데.  
      남의 약점 등쳐서 대체 얼마나 잘 먹고 잘 살고 싶어.
윤아: !!!!
기주: 당사자인 내가 언제까지 모를 거라고 생각했지?   
윤아: 어떻게... 알았어요?
기주: 어떻게 알았는진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내가 다 안다는 거고, 내가 알았으니
     우리 아버지나 누나가 아니라 날 상대해야 한다는 거야. 난 진검엔 진검으로
     속임수엔 속임수로, 양아치 수법엔 더 싸구려 양아치 수법으로 대응하니까,
     자랑스런 금뺏지 오래 달고 싶으면 다신 내 앞에 얼굴 디밀지 말라고 전해.
     문윤아, 너도!  

윤아, 후들후들 떨며 서 있다 돌아서서 가버린다.
기주, 미동도 없이 서 있고...

S#17 복도. 낮
윤아, 이를 앙다물고 걷는데, 맞은편에서 오던 수혁과 마주친다.

윤아: 세상엔 정말 비밀 없나봐요. 그쪽 형이 다 알고 있던데, 알아요?
수혁: 그 입은 뭐가 그렇게 가벼워.  
윤아: 아는 얼굴이네. 그럼 그쪽 형한테 내 말 좀 전해 줄래요? 나 여기서 안 멈춰요.
     내가 못 가지면 아무도 못 가져. 어차피, 삼류 양아치 소리 들은 김에,
     확 다 터트려 버릴 거릴 거야. 그대로 전해요.   

하고 가버리는 윤아. 수혁, 윤아의 뒷모습 바라보는데...  

S#18 기주 사무실. 낮
기주, 소파에 목 뒤로 젖히고 피곤 한 듯 누워 있는데 수혁 들어온다.
기주, 수혁이 다른 날과 달리 보이고... 수혁도 그렇고...
두 사람 슬픈 듯, 아픈 듯 서로의 얼굴 보는데...  

기주: 몸은... 괜찮아?
수혁: (삼촌이란 말 새삼 잘 안 나와서) 삼촌.... 주먹이 너무 쌨어.
기주: 그렇다고 앓아누웠어? 사내자식이? (비교적 담담하게 보다가) 앉어.  
수혁: (앉고) 어제... 못 한 말이 있어서 왔어...
기주: (보면)
수혁: 태영이 말이야...  
기주: !!!
수혁: 태영이도 삼촌 일... 알아. 문윤아가 얘길 한 모양이야.
기주: !!!!
수혁: 삼촌, 모든 거 다 잃어도 태영이 하나 갖겠다고 했지. 쉽진 않겠지만, 그 약속 지키라고.  
기주: (벌떡 일어나며) 나갔다 올게. (하고 나가려다 멈추고. 돌아서서) 고맙다.

수혁 슬픈 미소. 기주 나가고... 수혁 아프게 앉아 있고....

S#19 기주 오피스텔. 낮-밤
태영, 문 앞에서 DHL 직원에게 사인해주고 상자 하나 건네받고 있다.
직원 가면, 소중하게 상자를 보는 태영.
(시간경과) 밤
TV 화면 가득 약혼식 화면 흘러나온다.
태영, 살짝 미소 지으며 보고 있다가 끄고 다른 테이프 넣는데.....

* 테이프 화면 연출 - <기주 오피스텔 욕실. 아침 >
귀엽게 양치질을 하는 기주와 태영.
기주와 태영의 머리 푹- 눌려있고, 찍- 뻗쳐 있고....
셀프 카메라 인 듯 카메라를 서로 보겠다고 장난치고...

기주: (거품 물고) 이게 니 꺼야? 원래 주인이 먼저 찍는 거지.
태영: (거품 마구 튀기며) 카메라 한사장꺼지. 한사장 내꺼지. 그럼 카메라 내꺼지! OK?
기주: 아우- 드러. 다 튀잖아. (머리 냄새 맡으며) 머린 언제 감았냐? 너 왜 이렇게 드러워?  

두 사람 모습 티격태격 귀엽고...
그 화면 보는 태영의 얼굴에 눈물 가득 고이고....
(신간경과)
역시 셀프 카메라. 기주의 면도를 해주고 있는 태영.

기주: (불안에 떨며) 그냥 내가 하면 안 되겠냐.
태영: 움직이지 마요. 양치질이랑 이거랑 정말 해보고 싶었단 말이에요.
기주: 넌 뭐, 안 해본 게 이렇게 많냐. 딴 놈이랑 좀 다 해보고 오지, 왜 나랑 하재.
태영: (확- 눈 치켜뜨며) 지금 내 과거 의심하는 거에요? 이거 유도 심문이죠.  
기주: 너 정말 거울 안 볼래? 여기 거울 봐봐. 이 얼굴이 과거 있을 얼굴이냐? 양심 없어?
태영: 우씨- 헤어져. 헤어져. 과거 댑따 많은 여자 만나 잘 먹고 잘 살라구요.  
기주: 맘대로 해라. 강태영이 한기주 여잔 거 세상이 다 아는데. 우리 약혼식 사진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난 거 알지? 아니다. 작게 냈는데 니 얼굴이 커서 대문짝만 했나? 그지?   
태영: 한사장!         

티?'태격하는 두 사람 모습 예쁘고....
그 모습 보는 태영의 눈에 눈물 가득 고이고... 툭- 떨어지고...  
그러다 기주 오피스텔인 거 맘에 걸려 테이프 챙겨 박스에 넣고 나가려다
오피스텔 주욱- 둘러보고 현관문 여는데, 그때, 들어오던 기주와 딱 마주치고!!!!
태영, 깜짝 놀라 기주 얼굴만 보고 기주도 태영 보는데...  

태영: 허락도 없이 미안해요. 두고 간 게 있어서요. (하고 나가려하면)
기주: (태영 팔 잡는다)
태영: (보면)
기주: 왜 말 안했어.  
태영: !!!!
기주: 고작 피해 다니는 방법밖엔 없으면서 왜 혼자 끙끙 앓냔말이야.
태영: 무슨... 말이에요?  
기주: 이건 내 문제야. 니가 나 피한다고 해결 안돼.  
태영: !!!!
기주: 나 내 얘기 들었어. 너 알고 있단 얘기도 들었고. 그것 때문이면 괜찮아. 나 상관없어.  
태영O.L: 왜 상관이 왜 없어요.
기주: (보면)
태영: 내가 두려웠던 건 기주씨가 아는 것 보다 다른 사람이 아는 거에요.
     내가 옆에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다 알게 된다잖아요. 윤아가 그러겠다잖아요.  
     세상사람 다 알게 터트리겠다잖아요.
기주: 알면. 세상사람 다 알면. 내가 상관 없대잖아. 내가 상관없다는데, 뭐가 문제야!
태영: 바보에요? 세상 사람들 남의 불행에 별로 너그럽지 못해요. 앞으로 당신이 뭘 해도
     색안경부터 끼고 볼 거에요. 소문에 이살 저살 붙여 평생 따라 다닐 거라구요.
기주: 고작 그거야? 그거 때문에 헤어지재? 다 버리면 그만이야. 다 버리면 돼.  
태영: 다 버리면! 다 버리고 나한테 오면! 어떻게 살려구요? 봉투 붙여요? 구슬 꿰요?
     자동차회사 사장 말고 뭘 할 수 있는데요? 직원들은요? 국내 직원만 2만명 넘는다며요.
     당신한테 버림 받은 당신 직원들은 어떻게 할 건데요?  
기주: !!
태영: 당신이 태어나는 순간 이미 가진 것들, 살면서 얻은 것들, 당신이 이룬 것들,
     버린다고 버려지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나 하나 버려요.  
기주: 강태영!
태영: 당신하고 나 여기까진 거에요. 우리 인연 더 없는 거에요.
      그러니까 서로 힘들게 하지 말자구요. 당신 가족, 당신 회사, 당신이 누리던 모든 것,
      그거 다 잃게 하고 나 행복할 자신 없다구요. 갈게요.

매몰차게 나가버리는 태영. 기주, 망연자실 그 자리에...

S#20 오피스텔 일각 길. 밤
상자 들고 걸어가는 태영. 그런 태영을 멀리서 지켜보며 따라가는 기주.
울지 않으려 애쓰는 태영의 어깨 너머로 기주의 슬픈 얼굴 보이고....  

S#21 태영 동네 일각. 밤
태영, 앞만 보고 걸아 가고... 저만치 뒤에서 기주 계속 따라오고....
태영, 기주 따라오고 있는 거 처음부터 알았지만 뒤 돌아 보지 않고...  

태영: (혼잣말) 나 안 돌아봐요... 절대로 안봐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가요.

멀리서 따라 걷는 기주. 저만치 앞에 태영 뒷모습 보이고....
다시 태영의 얼굴.

태영: (혼잣말) 가요 제발... 이러는 내 맘 당신 보다 더 아파. 아파 죽겠어. 아파 죽겠다고.
      (하는데 뒤에서)   
기주E: (소리 버럭) 야! 강태영! 이 나쁜 기집애야!
태영: (쿵- 가슴 내려앉고)
기주: (점점 가까이 다가오며) 너 참 독하다! 너 참 무섭다. 어떻게 이래! 어떻게 한번을
      안 돌아봐. 나 여깄는 거 알면서 어떻게 그래!
태영: (혼잣말. 눈물) 가요... 가라구요...

하는데, 기주 달려와 태영 돌려 세운다.

태영: (눈물범벅) 왜 이래요 정말! 당신 정말 바보야. 싫다는데 왜 자꾸 이래요.  
기주: (결국 울고 만다) 못 보내겠는데 어떻게 보내. 안 보내지는데 어떻게 보내!
     내 꺼 다 버리고 너 하나 갖고 싶은데 어떻게 보내!
태영: (울음 멈출 수 없고)
기주: 나 우스워? 내 맘 하찮아? 나... 너 정말 사랑한다구...   
태영: (헉- 숨을 쉴수 없이 아프고)
기주: 내가 그랬지. 울일 있으면 니 앞에서 울겠다고. 근데, 나 울리는 사람이 널 줄 몰랐다.
      니가 나 울릴 줄 몰랐다. 한번만, 한번만 다시 생각해 봐.  
태영: (아프지만 독하게) 난 생각 끝났어요. 한기주씨가 생각 바꿔요. 그깟 사랑이 뭐라고
      바보같이 인생을 걸어요. 잠깐 행복하자고 평생을 죄책감으로 살고 싶지 않아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갈게요. 따라오지 말아요. 나, 안 돌아봐요.

하고 가버리는 태영.
기주,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아 가만히 서 있을 수도 따라 갈수도 없어 어쩔 줄 몰라 하는데...  

S#22 태영 옥탑 마당. 밤
아이처럼 엉엉 울며 계단을 올라오는 태영.  
평상에 푹 쓰러져 운다. 한참 울다가 겨우겨우 울음 진정하고...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슬퍼하는데...

수혁E: 태영아...
태영: (놀라 돌아보면 수혁이고. 태영 눈물 자국 마구 지우고 그냥 들어가려는데)
수혁: (막아서며) 잠깐만. 잠깐이면 돼.  
태영: 비켜줄래? 나 쓰러지기 직전이거든?
수혁: 잠깐만 내 얘기 들어줘.
태영: 나 너랑 할 말 없어. (다시 들어가려 하면)
수혁: 난 꼭 할말이 있어.
태영: 정말 지친다. 이제 제발 그만하자. 가주라.
수혁: 태영아. 부탁이야. 이 말 안하면 나 평생 맘 편히 못 살아. 제발, (하는데)   
태영: 가. 가라구. 제발 가. 니가 평생 어떤 맘으로 살든 못 살든 나 관심 없어.
     들을 얘기도 할 얘기도 없으니까 제발 가라구. 너 안보고 싶어. 너 안보고
     살고 싶어. 너 죽었다 그래도 눈도 깜짝 안할 거야. 그러니까 가. 제발.   

하고 들어가 버리는 태영. 수혁, 참담하게 서 있고....

S#23 태영 옥탑 건너편 길. 밤
차에 기대 서 있는 수혁. 어딘가 보면 태영의 옥탑 보인다.
수혁, 손에 쥔 MP3 보다가 녹음 버튼 누르고 녹음 하는데....

수혁: 태영아... 너한테 꼭 해야 할 말이 있었어... 니 얼굴 보고 하고 싶었는데...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고)...

쓸쓸한 수혁의 얼굴에 오버랩 되는 태영의 얼굴

S#24 태영 옥탑 방. 밤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태영. 그러다 문득, 화장대 보면... 핑크 돼지 보이고...
아련하게 저금통을 보는 태영의 얼굴위로
<인터컷> - 파리 고성에서 춤추던 장면...
          - 자신을 위해 노래를 불러 주던 장면
          - 약혼 여행 때 자전거 타던 장면
눈물 그렁한 태영의 얼굴에 오버랩 되는 기주의 얼굴.

S#25 기주 오피스텔. 밤
기주, 책상위에 태영이 준 메모지들 흩어져 있고 태영이 놓고 간 반지를 보는 기주.
그러다 약혼 사진 속 태영의 웃는 얼굴 보는 기주의 슬픈 얼굴 위로  
<인터컷> - 처음 삐갈 거리에서 태영을 만났던 모습  
          - 소파에 잠든 태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모습.
          - 수영장에서 거짓말 했다고 울던 태영의 모습.

슬픔을 어쩌지 못해 얼굴을 쓸어내리는 기주.....

S#26 도로/ 수혁 차안. 밤
MP3 손에 쥐고 운전하는 수혁.
<인터컷> - 다리위에서 처음 보았던 태영의 모습.
          - 태영을 업고 걷던 골목길 모습.
          - 옥탑 방에서 문틈으로 잠든 태영의 얼굴을 바라보던 모습.
회상에 젖어 희미하게 웃는 수혁의 볼에 눈물 흐르고...
수혁, 눈물 스윽 닦는데 들고 있던 MP3 툭 떨어진다.
수혁, MP3 주우려 몸 숙이고, MP3 손에 쥐고 고개 드는데,  
앞쪽에서 덮치는 불빛과 경적 소리. 수혁의 눈 앞 하얗게 날리는데!

S#27 병원 앞. 밤
끼익! 기주 차 선다. 후다닥 정신없이 내리는 기주.
병원으로 뛰어 들어 가다 누군가를 보고 멈칫! 걸음을 멈춘다.
보면, 입구 한쪽에 겁먹은 듯 쪼그려 앉아있는 태영. 무언가 두려운 얼굴이고....
두 사람, 서로 바라보는데...

기주: 왜 이러고 서있어. (어깨 감싸 일으키며) 들어가자.
태영: (기주 팔 부여잡으며) 무서워요. 무서워서.... 들어갈 수가 없어....
기주: ... (침착하게) 괜찮아. 괜찮을 거야.
태영O.L: (조금 멍-해서) 가버리라고 했어요 내가. 눈 앞에 서 있었는데, 울 것 같은 얼굴로
        서 있었는데 내가 무시했어요.... 화 냈어요, 내가. 가버리라고... (눈물 터지고) 그래서


[ Last edited by vvldl on 2004-9-28 at 11:43 AM ]
偶的围脖^^ 그래도 와라...내일도...모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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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楼主| 发表于 2004-9-28 10:34 | 显示全部楼层
수혁이도 화가 났나봐. 화가 나서 막 달렸나봐..... 어쩌지... 이제 어쩌지...
기주: (가슴 아프고, 태영 얼굴 감싸며) 태영아. 정신차려.
태영: (정신 드는 듯 기주 보면) !
기주: 괜찮을 거야. 내 말 믿어. (정말 믿고 싶어서 다짐하듯) 괜찮아.

기주, 태영의 손을 잡고 들어간다.
기주, 정신 차리려 애쓰는데.... 태영, 멍하니 기주 손에 이끌려 들어간다.

S#28 병실. 밤
호흡기를 끼고 혼수상태로 누워있는 수혁.
얼굴 여기저기에 긁힌 상처들과 엉긴 핏자국... 얼핏 보면 마치 죽은 사람 같다.
태영, 믿어지지 않아 눈물만 흐르고...
기주, 그런 수혁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고 있는데....
기주의 굳은 얼굴 위로 흐르는 의사의 목소리.

의사E: 의식불명 상탭니다. 외상은 크지 않은데. 환자 자신이 깨어나길 거부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선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기주, 이불 속에서 수혁의 손 꺼내어 잡아보는데....

기주: 차다 손이. (손 주무르며) 자식, 조심하지... 두 바퀴짜리 오토바이 탈 때도 사고 한번
     안내던 놈이... 자동차는 바퀴가 네 개나 있는데 왜 사고를 내...
태영: (입 틀어막고 울고)....
기주: 윤수혁... 고집 쎈 거 아는데 너무 오래 누워있지 마라. 형이.... 형이 못한 말 많다....
     그러니까 눈떠.... 형이든 삼촌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사는게 중요하지... 살아야 한다...

기주, 수혁의 손 꽉 잡고 눈물 흘리는데.... 수혁 눈에서도 한 줄기 눈물 흘러내린다....
태영, 두 사람 보면 가슴 미어지고.....
이때, 문 열리며 들어오는 기혜

기혜: 수혁아! 어떻게 된거야. 기주야, 수혁이 왜 이러니....

태영, 차마 더 보지 못하고 병실을 나간다.

S#29 몽타주. 삭제.
S#30 병실 복도. 밤
비상등만 켜있는 어두운 복도. 태영, 망연자실 서 있는데, 간호사 다가와서

간호사: 윤수혁 환자분 보호자 되시죠?
태영: (보면)
간호사: 환자분이 이걸 꼭 쥐고 있었어요. 전해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간호사 MP3를 전해주고 간다. 태영, 한참을 만져보다 MP3 들어보는데...
수혁 목소리 흘러나온다.

수혁F: 태영아... 너한테 꼭 해야 할 말이 있었어... 니 얼굴 보고 하고 싶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아주 짧은데, 넌 그 짧은 시간도 주지 않는구나...  

인터컷 위로 수혁의 목소리 흐른다.
<인터컷> (19부) - 태영 옥탑에 찾아왔던 수혁의 슬픈 수혁의 얼굴.
                - 그런 수혁을 내려다보다 매정하게 돌아서던 태영.
                - 병실에 의식없이 누워있는 수혁....

수혁NA: 미안하다. 너 아프게 해서... 내 사랑이 너무 아파서 네 사랑이 아픈 건 알지 못했다.
         미안해... 그리고 행복해라. 이 말.... 하고 싶었다. 지울 수만 있다면 기억이 모두 지워
         졌으면 좋겠다.... 나 때문에 아팠던 네 기억들도 다 지워졌으면 좋겠다....

태영, 무너지듯 의자에 주저앉는데...
그 모습 뒤에서 지켜보는 기주....태영의 옆에 와서 안아준다.

태영: (MP3 꼭 쥐고) 너무 깊이 잠들었음 어쩌죠. 그래서 영영 안깨어나면 어쩌죠.
     다 내 탓인 것만 같아요. 내가 그냥 돌아가게만 하지 않았으면, 그랬더라면...
기주: 네 잘못 아니야. 누구 잘못도 아니야...

오래오래 끌어안고 있는 두 사람...

S#31 병원 전경. 다른날 낮.  

S#32 병실 안. 낮
수혁, 아직도 의식 없이 누워있고, 기혜 수혁 옆에 앉아있다.
기주, 많이 초췌해진 얼굴로 그런 두 사람 바라보고....

기혜: 수혁아... (얼굴 매만지며) 오늘이 며칠인지 아니? 꿈속에 누가 있다고 이렇게 오래 자...
     눈 떠봐. 엄마 여깄잖아.... (수혁 손에 얼굴 묻으며) 눈 좀 떠 제발...

하는데, 병실 문 열고 태영 들어온다. 한 손에 도시락 들고 있고...

태영: (기주에게 눈인사 하고, 기혜에게) 아직 식사 전이시죠?
기혜: (천천히 일어나 돌아보는데)
태영: (도시락 내려놓으며) 입맛 없으셔도 드셔야죠.
기혜: 나 이런 대접받을 자격 없는 사람이에요.
기주: 누나. 이러다 누나도 쓰러져.
기혜: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기주: 그런 말 하지마. 수혁이 들어.
기혜: 그럴까... (수혁 손 어루만지며) 내 말.... 들릴까...

하는데, 수혁의 손가락이 움찔 움직인다. 기혜, 놀라서 수혁 보면 다시희미하게 떨리는 손가락.

기혜: 봤니? 움직였어.
태영: (수혁 보는데) !
기주: (다가와 살피며) 무슨 말이야?

하는데, 움찔 움직이는 수혁.

기주: 수혁아. 내말 들려? 정신 차려봐. 윤수혁!

하는데, 거짓말처럼 가까스로 눈을 뜨는 수혁.
기혜, 기주, 태영의 얼굴이 흐릿하게 보이고.... 점점 또렷해지는 시야....

기혜: 수혁아! 정신 드니?
수혁: (흐릿한 눈으로) 엄...마...?  
기혜: 그래, 수혁아. 엄마야. 보여?
수혁: (흐릿하게 웃으며, 기운 없는 소리) 나..... 아픈... 거야?
기혜: 아니, 이제 안아퍼. 이제 됐어. (기주 보며) 이제 됐다 기주야.
기주: 수혁아. 나야. 알아보겠어?
수혁: (기주 본다) ....
태영: 수혁아... 깨어났구나. 다행이다...
수혁: (태영 본다) ....
기주: 수혁아, 아무 말이나 해봐. 괜찮아?
수혁: (기주와 태영에게 시선 거두고) 엄마... 두 사람... 누구야?
기주: !!!
태영: !!!  

놀라는 기주와 태영, 기혜. 수혁, 흐릿한 눈으로 두 사람 바라보는데...

S#32-1. 병실 복도. 낮
병실 앞에 기대 서 있는 태영. 충격으로 아무말도 할 수 없는데...
기주, 그 앞을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는데....
잠시 후, 병실을 나오는 기혜.

기주: 정말 모른대? 모르겠대?
기혜: (힘 없이 끄덕이고) 기억이 안 난대. 난 알아보는데... 재 왜 저러니? 어쩜 좋니?
기주: 믿을 수가 없어....
태영: 그럴 리가 없어요. 어떻게 그래요? 어떻게 기주씰 몰라봐요?
기주: 의사를... 의사를 만나봐야 겠어... 내가 다시 만나서 자세히 들어야겠어.

하고 어딘가로 가려는데,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승준.

승준: 선배! 최이사가 일 냈어요.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했어요.
기주: 안건이 뭐야.
승준: 그게...
기주: 안건이 뭔데?
승준: 사장. 해임건이요.

기주, 기혜, 태영, 모두 놀라서 바라보는데!!!

S#33 삭제
S#34 병원 휴게실. 낮
핸드폰을 들고 초조하게 서성이는 기혜.
문득, 결심한 듯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기혜: 저에요. 지금 만났으면 해서요.

S#35 까페 . 낮
최이사와 마주 앉아있는 기혜.

최이사: 얼굴이 많이 상했구나. 수혁이 때문에 고생이 많을 줄,
기혜O.L: 주주종회 취소하세요.  
최이사: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
기혜: 내 아들 일이에요.
최이사: 이제 아무데서나 아들이라는 말이 나오는구나.
기혜: 기주, 그냥 두라고 말했죠. 잊었어요?
최이사: 네 아들들은 모두 야망이 크더구나. 질투도 강하고. 수혁인 나와 같은 질투를 가져서
       내편이 됐다. 하지만, 기주는 아니야. 그 앤 너무 무서운 게 없어.
기혜: 난 그런 기주가 좋아요. 내가 지켜주지 못하니까 강해야죠. 하지만 수혁인 달라요.
     최이사님 욕심 하나 챙기자고 수혁이까지 끌어들일 필요는 없었어요.
최이사: 욕심... 그것도 처음엔 사랑이었지.
기혜: 네. 한번도 인정한 적 없지만 그것도 사랑이었던 것 같아요.
최이사: (보면)
기혜: 고맙다고 할 순 없지만, 미안하다는 말 하고 싶어요. (사이) 미안해요. 받아주지 못해서.
     오랫동안 지켜봐 준 거 알면서 마음 아프게 한 거. 그래서 평생 외롭게 한 거. 미안해요.
최이사: (할 말을 잃어 기혜 보는데) ...
기혜: 저에 대한 미움, 기주한테 돌리지 마세요. 부탁할께요. 내 아들, 도와주세요.
최이사: (마음 약해지고... 표정 감추려 고개 돌리며) 이미 늦었다.
기혜: 그래도 제가 부탁할 사람은 최이사님 밖에 없어요.
최이사: 그러기엔 너무 멀리 왔다.

굳은 얼굴로 일어나 나가는 최이사.
기혜, 최이사의 뒷모습만 망연히 보는데... 돌아서 걸어가는 최이사의 얼굴이 슬프다....

S#35-0 병실. 다른 날 낮
수혁, 혼자서 멍하니 침대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다.
수혁의 손에 기주와 찍은 사진(아이스하키장) 들려있는데....
수혁, 돌아보면 침대 끝에 놓여있는 아이스하키 스틱과 장비들....
수혁, 낯선 듯 만져보다가 흥미 없는지 다시 창밖으로 시선 던지는데....

S#35-1 기주 사무실. 낮
기주,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
승준, 뒤에 서서 그런 기주 바라보는데...

승준: 수혁이... 아직도 그대로에요?
기주: (창 밖 보며) 뭘 보여줘도 반응이 없어. (하다 돌아보며) 최이사 쪽은? 아직 잠잠해?
승준: 총회날만 기다리는 눈치에요. 방에서 거의 움직이지도 않구요.
     어쨌거나 우리도 대책안을 마련해야 되지 않겠어요?
기주: 대책이 있겠어? 그냥 부딪혀야지.  
승준: 부딪히면 질게 뻔해요. 이미 최이사가 회사 주식의 15%를 가졌잖아요. 누구보다 발언권
     이 쎄다는 걸 이용하는 걸 보면, 끝을 보잔 소리 아니겠어요? 우리도 주주들 만나서
     설득이라도 해야,
기주O.L: 치고, 받고, 깨고 부수고. 해 볼 건 다해봤어. 나도 끝을 보고 싶다.
        (승준 어깨 치고 나가며) 10분만 휴식하고 일하자. 오전에 결제 못 올린 거 다 올려.

기주, 짐짓 가벼운 얼굴로 나가는데....
승준, 걱정스레 바라보고...

S#36 GD 자동차 옥상. 낮
10씬에서 태영이 앉아 있던 것처럼 멀리 풍경을 바라보고 앉아 있는 기주.
태영, 기주를 찾아 옥상으로 올라 온 듯 기주 발견하자 조금 안도하는 눈빛이고...
태영, 기주의 뒷모습 바라보다 기주가 그랬던 것처럼 벤치 끝에 등지고 앉는다.

기주: (인기척 느끼고 돌아보면 태영이고. 태영 옆모습 보는데....)
태영: (돌아보지 않고) 여기 이러고 있음... 직원들 걱정해요.
기주: 왜 직원들을 파나. 자기 속마음을.
태영: .... 들켰네.
기주: (가슴 먹먹해서 보면)
태영: (고개 돌려 기주 보며) 힘내요. 다 잘 될거에요.
      (하다) 아무것도 못 도와주고... 다... 말로 때우네요. 미안해요.     
기주: 회사일 때문에 걱정해본 적 없어. 모든 문제엔 해결 방법이 있기 마련이거든.
      날 힘들게 하는 건 늘 너야. 그렇게 멀리 뚝 떨어져 앉아 있는 너.  
태영: ..... 미안해요.
기주: 미안하단 말 하지 말고, 그렇게 뚝 떨어져 앉지 말고, 내 얼굴 보고 얘기하면 안되니?
태영: 수혁이가... 왜 기억을 못할까요.
기주: 그것도 미안하겠네. 자기 잘 못 같아서. 그래?
태영: 네...
기주: (보면)
태영: 겁나요. 영영 우릴 기억해 내지 못할까봐. 수혁이 인생 내가 다 지워 버린 것 같아서.  
      너무 겁나요.....

기주, 참담한 기분으로 태영 보는데....
등을 지고 앉아 고개만 돌려 서로 오래오래 바라보는 두 사람.

S#36-1 병원 뜰. 밤
수혁, 벤치에 앉아 사람들을 보고 있다.
모든 게 낯선 듯 허허로운 표정....
태영, 멀리서 오다가 그 모습 보고 우뚝 선다.

태영: (혼잣말) 너... 내가 알던 윤수혁 맞니? 볼 때마다 낯선 사람 같다...

수혁, 물끄러미 사람들만 보고있고....
태영, 그런 수혁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지켜만 보다 돌아서는데....
문득, 고개를 돌려 태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수혁.
길가는 사람 보듯이 물끄러미 바라만 보는데....

S#37 윤아방. 밤
화장대 앞에 앉아 있는 윤아.
반지 케이스 열어보면 약혼할 때 버리고 간 기주의 반지 보인다.
윤아, 반지 없는 자신의 손가락 한 번 보고....

윤아: 한기주! 당신, 실수했어. 나도 이제 당신 사랑해서 이러는지,
     미워서 이러는 건지 분간 못하겠거든.

하는데 조미자 들어온다.

조미자: 그건 뭐하러 봐. 아직도 한사장한테 미련 남았니?
윤아: 그런 거 없어.
조미자: (케이스 쓰레기통에 휙 던지며) 그럼 청승 떨지마.
       은혜는 모르고 어디서 우리식구 푸대접이야? 세상 무서운 줄 알아야지.
       내일 총회 끝나면 사대일간지가 들썩들썩 할테니까 걱정마.
윤아: 가서 실수나 하지 마.
조미자: 실수할 게 뭐있니? 한기주 사장 해임에 찬성 한 표 던지고 오면 되는데.
       아버지랑 나 여태 애쓴 거 생각하면 억울하지만 어쩌겠니.
       본인들이 저렇게 무덤을 파는데. 그러니까 혹시라도 미련 있으면 접어.
윤아: 그런 거 없다니까! 빨리 끝나버렸으면 좋겠어. 그래서 강태영 한기주, 둘 다
     엉망진창으로 망가져서 우는 꼴을 볼꺼야.
조미자: 그렇게 될꺼야. 신경쓰지 말고 얼른 자.

조미자, 나가면 윤아, 쓰레기통 바라보다가 반지케이스 꺼내 꽉 쥐는데....

윤아: 미련없어... 절대로....

S#38 대회의실. 다음날 낮
<제 00회, GD자동차 임시 주주총회> 프랜카드 붙어있다.
주주들 20여명. 자리에 앉아 술렁이고...
조미자, 그 사이에 자신만만한 얼굴로 앉아있다.  
계속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는 10여명의 주주들과 임원들.
김이사, 최이사. 회의실로 들어서는데...

사회자: 5분 후에 임시총회를 시작할 예정이오니, 자리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S#39 GD 자동차복도. 낮
기주, 승준과 함께 무거운 얼굴로 회의실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맞은편에서 취재 수첩을 들고 오는 태영.
기주와 눈이 마주치는데.... 걸음을 멈추는 두 사람. 잠시 서로를 바라보는데....

태영: (희미한 미소) 넥타이 멋지네요.
기주: (희미하게 웃어주며) 비싼 거니까.
태영: (기주 대답에 웃음 나고) 잠깐만요. (넥타이 매만져 주며) 이제 됐어요. 멋져요.
기주: 기사, 잘 써 줄 꺼지?
태영: (승준에게) 기자한테 이래도 되는 거에요?
승준: 좀 봐줘요. 오늘은.
태영: (웃는데 슬프고) 그래요. 봐줄께. 오늘만... 그러니까 힘내요.

기주와 태영, 서로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같이 미소 짓고.....
회의실로 들어가는 세 사람.  

S#40 회의실. 낮
회의실에 들어서는 기주. 승준. 태영.
주주들 30여명과 김이사, 최이사, 조미자 등등 보인다. 다들 자리에 앉으면

사회자: 지금부터 GD자동차 제 00회 임시 주주총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오늘의 안건은,
기주O.L: 오늘 총회는 저희 회사 대주주인 최원재 이사님이 소집한 만큼 직접 안건을
         발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이사님?
최이사: .....
기주: 최원재 이사님. 안건을 말씀해 주시죠.
최이사: (무거운 얼굴로 앉아있는데)
기주: 그럼 제 입으로 말씀드리죠. 오늘 임시주주총회의 안건은,
조미자O.L: 길게 얘기할 것 없이 바로 결의 들어가시죠. 여기 오늘 안건에 대해 모르고
           온 사람 있습니까?
주주1 O.L: 맞습니다. 지금 떠돌고 있는 소문부터 밝혀 주시죠!
주주2 O.L: 자금에 이상이 생겼다던데, 사실입니까
사회자O.L: 발언권을 드리겠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차례로 말씀하십시오!
주주3 O.L: 언제 그 차례를 기다려! 현재 GD자동차 주가가 얼마나 하락했는지 아십니까?
주주4 O.L: 디자인 유출건까지 발생했는데 어떻게 책임을 질 겁니까?
주주5 O.L: 한사장이 한성훈 회장 핏줄이 아니라는 소린 뭡니까!
사회자O.L: 진정들 하시고 회사측의 해명을 먼저,
주주6 O.L: 해명 필요 없습니다! 사생아라는 소리까지 들리는 마당에
           누가 GD자동차를 사겠습니까?
주주7 O.L: 이런 비양심적인 경영과 비리를 어떻게 만회할 겁니까? 퇴진하시오!

주주들 앞다투어 웅성거리는데, 기주, 얼굴 굳고...
태영, 걱정스레 기주만 바라보는데...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최이사.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고...

조미자 : 기다릴 거 없이 바로 투표 들어가죠! 한기주 사장 해임에 동의하시는 분! (하는데)
최이사: (벌떡 일어서며 큰소리) 그만들 하시지요!

좌중의 시선, 최이사에게 쏠리는데... 기주 최이사 바라보고...!

최이사: 최대주주로서 발언권을 행사하겠습니다. 오늘 총회 안건인 한기주 사장 해임건을
       무효화합니다. 그리고, GD자동차 임원진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최근 일어난 자금
       문제와 디자인 유출은 GD자동차 측의 책임이 아니며 곧 해결될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술렁이는 회의장. 조미자, 벌떡 일어서서 최이사를 노려보는데
최이사, 기주에게 다가간다.

최이사 : (사직서 내밀며) 이제 그만 회장님 곁을 떠나겠습니다. 전해주십시오.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도 전해주시구요.
기주: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최이사: 이제 편안하게 GD자동차 경영에 힘쓰시면 됩니다.
       완전한 오른손이니까 방아쇠 잘 당기십시오.

최이사 뒤도 보지 않고 나가는데... 기주, 그런 최이사 바라보고...

S#41 GD 자동차 복도. 낮
최이사, 굳은 얼굴로 걸어 나오는데, 쫓아나오는 기주.

기주: 최이사님. 이러는 이유가 뭡니까?  
최이사: (우뚝 멈추더니 뒤돌아선다)
기주: (빠르게 다가와 앞에 서며) 날 무너뜨리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게 최이사님 목표
      아니었습니까? 그것 때문에 아버지 옆에 평생을 엎드려 있었으면서, 갑자기 물러서는
      이유가 뭡니까?
최이사: 생각보다 제가 많이 늙었더군요. 세상에 욕심내기엔, 좀 늦었지요...
       생각해보니까 내가 갖고 싶은 건 회사가 아니라, (사이) 한 여자였습니다.
기주: (보면)
최이사: 수혁이... 내 기억만 빼고 모두 되돌아오길 바랍니다. (돌아서려는데)
기주: 최이사님!
최이사: (보면)
기주: 덕분에 내내 긴장하면서 일했습니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최이사, 기주에게 인사하고 조용히 돌아서서 걸어간다.
기주, 최이사의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회의실 앞에서 그런 기주를 바라보는 태영.

S#41-1 기주 사무실. 낮
마주 앉아있는 기주와 태영.  

태영: 일이 잘 끝나서 다행이에요.
기주: 음.
태영: 근데 표정이 왜 그래요? 웃어요. 오늘은.
기주: 아직 안 끝난 게 있잖아.
태영: (보면)
기주: 우린. 어떻게 되는 건데? 이제 나 힘들게 하지마라.
태영: ....
기주: 대답, 안해줄래?
태영: (대답 대신 웃고) 내일, 수혁이 보러 갈래요?  

S#42 삭제.
S#43 삭제.  
S#44 국도/ 기주 차 안. 다음날 낮.
기주, 무거운 얼굴로 운전하고 있다.
조수석에 앉아 있는 태영. 수혁의 드럼스틱을 들고 있다.
두 사람 가끔 번갈아 바라보다 눈 마주치면 위로하듯 서로에게 미소 지어 주는데...

태영: 이거 보여주면, 좋아하겠죠?
기주: 글쎄. 아무것도 기억 못하면 좋아할 것도 없겠지.  
태영: 그래도 자기 손에 익은 물건인데... 기억해 주지 않을까요?
     혹시 오늘은 우리도 알아볼지 몰라.... 그랬음 좋겠다...
기주: .... 그래야지... 나는 몰라도 넌.... 넌 알아봤으면 좋겠다.
태영: 아뇨. 어쩌면... 날 제일 잊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기주, 태영을 보는데... 태영, 창 밖 풍경만 보고...

S#45 별장 안. 낮
기주와 태영.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아무도 없다.
한쪽에 놓인 오토바이 헬멧과 찻잔. 액자...
기주, 한쪽에 놓인 액자(아이스하키장) 집어들어 보는데 삐걱 열리는 문.
돌아보면 수혁 서있다. 조금 창백하지만 평온한 얼굴이다.

수혁: 안녕....하세요? 언제 왔어요? 전화라도 하고 오면 좋았잖아요.
태영: 전에 우리 반말 썼는데.
수혁: 숙모 될 분한테 어떻게 그래요.
태영: ....(마음 아프지만 웃어주고)...  
기주: 어디 갔다 와?
수혁: 뒤뜰에요. 며칠 전에 엄마가 오토바이를 보내줬는데, 타보려고 했더니 영 안되요.
기주: 아직 무리야. 조심해야지.
수혁: 몇 번 안넘어졌어요. (하다 태영이 들고 있는 스틱 보고) 그건 뭐에요? 선물?
태영: 아, (드럼스틱 내밀며) 수혁씨 물건이에요. 기억...나요?
수혁: 뭔데요?
태영: 드럼 잘 쳤잖아요. Bar에서 연주까지 했는데.
기주: (기대하는 눈으로 보며) 한번 쥐어봐.
수혁: (꺼내서 이리저리 보더니) 어떻게 쥐는 거에요? 이렇게? 이렇게?
태영: (실망해서 기주를 바라보는데) ....
수혁: (두 사람 기색 눈치채고 웃으며) 기억나겠죠. 뭐. 내가 원래 머리가 나쁜 편이었을 거야.
     그렇죠? (하고 기주 보다가 어색하게) ... 삼...촌?
기주: 너 머리 좋았어. 그러니까 다 기억날꺼야.
수혁: 네. (태영에게) 산책 나갈래요? 길 잃어버릴까봐 한번도 못 나갔어요. 같이 가줄꺼죠?

S#46 별장 일각 들길. 낮
나란히 걷고 있는 기주와 수혁.
태영, 한 발 뒤에서 두 사람 뒷모습 보며 따라가는데... 심난하고....

수혁: 재주 좋네요. 어디서 저렇게 이쁜 여자를 구했어요?  
기주: 네 눈에도 예쁘냐?
수혁: 네. 예쁘네... 잘 웃고... (하다 태영 향해) 저쪽에 강 있는데. 낚시할래요?
태영: (웃으며) 네! 잡아서 매운탕 끓여 먹어요.

달려와 기주와 수혁 사이에 서는 태영. 마주보고 웃는 세 사람.

S#47 별장 근처 강가. 낮
나루터에 나란히 앉아있는 수혁과 태영.

수혁: 삼촌하고 어떻게 만났어요? 여러번 물었는데 삼촌이 말을 안해요.
태영: 파리에서... 만났어요. 우리 셋다.
수혁: 그래요? 난 거기서 뭐했어요?
태영: 오토바이 타고, 드럼치고. 장난도 잘치고....
수혁: 내가 그런 걸 다 했어요? 모를 일이네.
태영: 얼마나 멋있었다구요. 하수구도 잘 고치고. 바가지도 안쓰고.
수혁: 하수구? 바가지?  
태영: 그런 거 있어요. (하고 수혁 보는데 가슴 아프고)
수혁: 나하고는 어떻게 지냈어요? 우리 친했어요?
태영: (눈물 한방울 똑 흐르는데)....
수혁: 왜.... 울어요? (하고 눈물 닦아주는데)
태영: (놀라서 보면)
수혁: 미안해요. 나도 모르게.... 여자 우는 거 못보거든요. 근데, 전에도 내 앞에서
     운 적 있어요?
태영: 없어요... 그런적.... 없어요...

하는데 기주, 낚시대 들고 뒤에서 두 사람 모습 지켜보고 있다.

S#48 별장, 테라스. 낮
테이블에 둘러앉아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는 세 사람.
수혁이 무슨 말을 했는지 크게 웃는데...

수혁: (계속 웃으며) 그러니까 어느날 훌쩍 떠나도 나 찾지마요.
     어디서 순진한 시골 아가씨랑 연애하고 있을 테니까. 내가 연애 도사거든요.
기주: (웃다가 보면)
수혁: (웃다가) 왜요?
기주: 아니야. 어디서 많이 들은 소리 같아서.
수혁: 두 사람 결혼은 언제해요?
태영: ....
기주: ....
수혁: 싸웠어요? 왜들 이러지?
기주: 너 다 나으면.
수혁: 빨리 나아야겠네... 두 사람 결혼하는 거 보려면.
태영: 네. 그래요.

수혁, 기주와 태영 보며 밝게 웃는데...
태영과 기주, 웃고는 있지만 마음 아프고...

S#49 별장 앞. 낮
기주와 태영을 배웅하는 수혁.

수혁: (밝게 웃으며) 잘가요. 숙모. 두 사람 행복해요.
태영: 잘 있어요. 또 올께요.
기주: 수혁아. 몸 조심해. 또 올께.

태영, 기주 차에 올라 떠나면...
수혁, 떠나는 두 사람 끝까지 보며 손 흔들어준다....

S#50 별장 앞/기주 차안. 낮
운전하는 기주. 그 옆에 앉아있는 태영.
태영, 문득 뒷 유리창으로 수혁의 모습 지켜보는데...
기주, 룸미러로 멀어지는 수혁의 모습 보고...

S#51 별장 앞. 낮
두 사람 사라지면 수혁, 웃음 가시며 금새 슬픈 얼굴 되는데....

수혁: 잘 가 태영아.... 형, 이제 나 용서하는 거지.... 행복해야 돼 형... 형...
     언제 또 이렇게 불러볼지 모르겠다... 태영아. 사랑한다.

수혁, 울음 북받히는데.... 입 틀어막고 울고... 그래도 자꾸 눈물나고...
흐느껴 운다.

S#52 별장 근처 강가. 낮
차를 세워두고 서 있는 기주와 태영.
태영, 기주를 바라보는데...
기주도 태영을 바라보고...
아프게 서로를 오랫동안 바라보는 두 사람.....

태영: 우리... 안되겠죠...
기주: 태영아.
태영: 우리 안되는 거잖아요...
기주: ....
태영: 수혁이 저렇게 만들어 놓고... 아픈 기억도 기억인데 그것까지 다 지워놓고
     내가 어떻게 웃고 살아요... 내가 어떻게 당신 얼굴 보고 살아요... 난 못해...

두 사람, 서로를 오래오래 끌어안고....

기주: 너 없으면 나 어떻게 사니. 어떻게....

기주,. 태영을 안고 한없이 강가에 서있다...

19부 엔딩!!!


[ Last edited by vvldl on 2004-9-28 at 11:45 AM ]
偶的围脖^^ 그래도 와라...내일도...모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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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楼主| 发表于 2004-9-28 10:35 | 显示全部楼层
파리의 연인 20부[대본] - 원본 | ♀파리 대본방♂  2004/08/17 16:37

이사벨라(isabella70)   http://cafe.naver.com/loverinparis/16346


S#1 별장 근처 강가. 낮
기주: 너 없으면 나 어떻게 사니. 어떻게....

기주, 태영을 안고 한없이 강가에 서있다...
태영, 기주 품을 빠져나와 돌아선다.

S#2 별장 근처 강가 나루터. 낮
태영과 앉아있던 나루터에 혼자 앉아있는 수혁.
태영이 앉아있던 자리 한번 보고... 다시 먼 풍경에 눈길 두는데....
외롭고 쓸쓸해 보이고....

S#3 태영 옥탑 앞. 낮
기주, 차 문을 열어주면 태영 내린다.
기주 마음 무겁고, 태영 역시 무겁지만 정리 끝난 듯 담담하다.

태영: (담담하게 웃으며) 갈께요.

천천히 발걸음 옮기는데, 기주 그 자리에 마냥 서있고...
태영, 몇 발자국 가다 돌아보면 기주, 아직도 슬픈 얼굴로 그 자리에 서있다.

태영: (기주 향해 돌아서서) 그렇게 서 있지 말고 가요. 알았죠?
기주: 발이 안떨어지는데 어떻게 가.
태영: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기주 보다가) 그럼, 내가 먼저 갈께요. (하는데)
기주: (달려와 태영 붙잡으며) 한번만 더 물을께. 꼭... 그래야겠니.
태영: (마음 아픈데 웃으려 애쓰며) 알면서 자꾸 확인하면 뭐해요... 마음만 아픈데.
기주: 아니. 난 모르겠어. 너랑 나랑 안되는 이유 세 가지만 대봐.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
태영: (담담하게) 오늘 수혁이 봤잖아요.
기주: 기억 돌아올 꺼야. 난 믿어.
태영: 나도 믿어요. 그치만 수혁이 기억 돌아와도 내가 날 용서 못해요.
기주: (보면)
태영: 그때, 수혁이 사고 나던 날 내가 뭐라 그랬는지 알아요? 가버리라고 했어...
그 말만 한 줄 알아요?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않는다고 했어요.
근데 내가 어떻게 웃어요. 맨날 우는 얼굴로 어떻게 기주씨 옆에 있어요...
기주: 방법 두 가지야. 피하는 거 아니면, 견디는 거.
그 중에서 선택하라면 난 견디는 쪽을 선택해. 그게 수혁이 위한 일이고.
태영: (애써 웃으며 말하려는데 눈물나고) 어쩌죠? 난 못하겠는데.
견디느니 피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요?
기주: 내가 도와줄께.
태영: (고개 저으며) 못해요 나. 생각보다 약한가봐... 그냥 나 보내주면 안되요?
기주: 아직 이유 하나밖에 못 들었어. 두 개 더 대.
태영: 두 번째도 그거고... 세 번째도 그거에요. 행복하면 행복해서 그 생각나고,
불행하면 불행해서 그 생각나고. 평생 아플 거에요.
기주: 나도 그래. 나도 아프다구!
태영: 거봐요. 당신도 그러잖아. 둘 다 보고 있으면 아픈데...
그런 아픈 짓을 왜 해... 우리도 수혁이처럼 다 잊어요.
기주: (태영 어깨 잡고) 정말이야?
태영: (보면)
기주: 정말이야? 다 잊어? 다 끝내? 그럴 수 있어?
태영: (대답 못하고)...
기주: 거봐. 너 대답 못하지. 못하잖아!
태영: (단호하게) 그럴 수 있어요.... 그럴래요.

두 사람, 망연히 서로를 바라보는데.....

S#4 태영방. 밤
통-통- 핑크돼지에 동전을 넣는 태영.
대견한 듯 저금통을 한번 톡톡 두드리고
옆을 보면 기주와 공원에서 헤어질 때 찍은 사진 보인다.
태영, 가만히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펜을 들어 무언가 적어 넣는다.
우리가 가장 아름다웠던 한 때
태영, 손가락 끝으로 기주 얼굴을 매만지는데...

S#5 기주 오피스텔 거실. 밤
창밖을 보며 서 있는 기주. 눈빛 슬프고.... 그러다 창에 비친 무언가를 발견하고
천천히 돌아서면 언젠가 태영이 거꾸로 걸어놓았던 그림 보인다.
물끄러미 그림을 보다가 예전에 태영이 해 놓은 것처럼 거꾸로 걸고
한발자국 떨어져 본다. 태영 생각에 마음 아프고...
몸도 마음도 힘든 듯 소파에 앉는 기주. 오디오 리모콘 찾는데 어디에도 없다.

S#6 기주 오피스텔 주방. 밤
계속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기주.
혹시나 싶어 냉장고를 열면 그 안에 들어있는 리모콘.
기주, 저도 모르게 슬픈 웃음 나고....
탁! 냉장고를 닫으면 문에 붙어있는 태영의 사진.
언젠가 태영이 공원에서 찍은 사진(기주가 뒤에 찍힌)이다.
손가락 끝으로 태영의 얼굴을 매만져보는 기주.
이제 어떻게 하나.... 이 여자를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이 무겁다.
기주, 차 키를 챙겨들고 나가는데...

S#7. 오피스텔 앞. 밤
기주, 차에 올라 붕- 떠나는데...
반대편 길, 택시에서 내리는 태영.
기주의 창문을 올려다보며 서 있는데...

S#8. 태영 옥탑 건너길. 밤
차에서 내리는 기주. 불 켜진 태영의 옥탑을 바라보는데....
태영의 녹음기를 꺼내 귓가에 대보는 기주. 태영 목소리 흘러나온다.
나 잃어버렸죠? 아무데도 안보일거에요.... 당신 이제 미아에요. 내가 당신 버렸거든요.

<INSERT> 오피스텔 앞 벤치에 앉아 있는 태영과 옥탑 앞에 있는 기주. 한 화면에 잡힌다.

S#9 별장 앞. 다음낮 낮.
오토바이 한 대 서있다.
간단한 짐을 꾸려나오는 수혁. 드럼 스틱을 매고, 헬멧을 들고 있다.
오토바이에 짐을 싣고, 주위를 한 번 둘러보는 수혁.
수혁의 얼굴에 애잔한 미소가 떠오른다.
실컷 울고 나서 후련해진 느낌.... 이제야 긴 여행이 끝난 느낌....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헛헛한.... 그런 느낌.....
이윽고, 오토바이를 타고 떠난다.

S#10 기혜 매장 건너편 길. 낮
유리창을 통해 기혜가 여직원과 함께 쇼윈도우를 정리하는 모습 보인다.
길 건너편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수혁.
기혜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애틋하게 지켜보는데......
이때, 여자아이(6세 정도) 하나가 지나간다.

수혁: 꼬마야.
여자아이: 네?

여자 아이, 수혁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데....

S#11 기혜 매장 안. 낮
기혜, 테이블에 앉아 수혁의 배넷 저고리를 매만지고 있다.

여직원: 그게 뭐에요?
기혜: 우리 아들 베냇저고리. 혹시 보여주면 기억이 돌아올까 해서.
여직원: 이걸 아직까지 갖고 계세요?
기혜: 그럼. 내가 직접 만들어서 입혔는데.

하는데, 매장 문 열리며 여자아이 들어온다. 흰장미 꽃다발을 안고 있다.
창밖에 서 있는 수혁. 매장 안을 애잔하게 보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는 모습 보인다.
기혜는 그 모습 보지 못하고....

여자아이: 어떤 아저씨가요, 이거 아줌마 드리랬어요. (꽃다발 내민다)
기혜: (받으며) 누가?
여자아이: 이것도 주랬어요. (카드 내민다)

기혜, 카드를 펼쳐보는데....

수혁 NA: 엄마. 나 거짓말 많이 했는데, 이 꽃 받고 용서해 줄꺼지?

기혜, 놀라서 번쩍 고개 드는데...

S#12 강변 도로 위. 낮
오토바이를 타고 한산한 도로 위를 달리는 수혁.
그 위로 수혁 목소리 흐른다.

수혁NA: 잠자는 동안 꿈을 너무 많이 꿔서 그랬나봐. 눈을 떴을 때 나도 모르게 장난이
치고 싶어졌어. 근데 이상하지. 정말 다 잊은 것처럼 머릿속이 하얘지는 거야.
그리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졌어. 나 원래 그런 놈이었잖아. 엄마가 용서해주라.
그리고 고마워. 형이 있어서 난 좋았어...

S#13 기주 사무실. 낮
기주, 김이사와 화상통화하고 있다.

기주: 현재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습니까?
김이사F: 클레이 모델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기주: 품평회는 언제 하실 겁니까?
김이사F: 아직 일정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인원 문제도 있고,
기주O.L: 인원이 부족하면 충당해야죠. 모든 일정이 늦춰진 거 모르십니까? 렌더링 나온지가
언젠데 지금 클레이 모델을 제작한다는 겁니까? 빨리 서둘러 주세요. 끊습니다.

기주, 화상통화를 끊고, 내선 전화를 들어 번호 누른다.

기주: 강태영씨 아직 출근 안했습니까? (하는데)
윤아E: 안했어요.
기주: (보면 윤아 서있다. 수화기에 대고) 아뇨, 됐어요. (전화 끊고 보면)
윤아: (사직서 내밀며) 사직서에요.
기주: (보면)
윤아: 전에 말했죠? 돌아서도 내가 먼저 돌아선다고. 다신 기주씨 등 안보겠다고.
지금이 그 때인 것 같아요.
기주: 내 얼굴 보기 불편해서 이러는 거면, 그냥 다녀.
윤아: 싫어요. 자꾸 보면 포기 안되잖아요. 누굴 이렇게 좋아해 본 적 없었거든요.
기주: 왜 하필 날 좋아했어.
윤아: 그러게 말이에요. 하필 기주씨 좋아해서 지금 나 하찮아졌어요.
사랑받지 못한 여자는 하찮거든요. 그래서 끝내는 거에요.
기주: (윤아 보는데) ....
윤아: 그렇게 보지 말아요.
기주: 내가 어떻게 보는데?
윤아: 약이라도 먹고 죽는다고 난리치면 골치 아프겠다 싶었는데,
알아서 떨어져 나가니까 안심하는 눈빛.
기주: 틀렸어. 문윤아라는 여자도 누군가에겐 사랑받을 수 있겠구나... 그 생각하고 있었어.
윤아: (자존심 상하기도 하고. 마음 약해지기도 해서) 동정하는 거라면 필요 없어요.
기주: 진심이야. 사랑에 미칠 수 있는 사람 많지 않거든. 상대를 잘못 만나서 그렇지
다른 누군가에겐 귀한 여자가 될 거야. 자신을 엉망으로 만들지마.
윤아: (가슴 먹먹해서 보고 있다가) 사표 수리된거죠? 갈께요.

입술을 꼭 깨물고 나가는 윤아. 기주, 윤아의 뒷모습 바라보는데....

S#14 패밀리 레스토랑. 낮
태영, 필보, 양미, 건이. 한상 떡 벌어지게 차려놓고 신나게 먹고 있다.

태영: 우리 이렇게 외식해 본 적 없죠? 오늘은 내가 쏠게요.
필보: (먹으며) 당연하재. 너 아니면 쏠 사람 여 누가 또 있나.
양미: 아저씬 돈 안벌어요?
필보: 나? 나야 영보이 앤 영걸을 위해서 버는 족족 제작비로 저축한다 아이가.
건이: 진짜야. 아빠랑 살면서 저축하는 거 첨봤어.

태영, 건이 보며 웃는데, 핸드폰 진동 울린다. 발신자에 기주 뜬다.
태영 받지 않는데... 문자메시지 온다. 확인하면 출근은 왜 안했어? 전화해
태영, 그냥 덮고 밥 먹는데...

양미: (보고 있다가) 뭔데 그래?
태영: 아니야. 아무것도. (하다가) 저기, 나 이제 떠나요. 파리로.
필보: 무슨 소리가?
양미: (포크 뚝! 떨어뜨리고) 드디어! 한사장이랑 유학 가는구나.
태영: 아니. 혼자 가는 거야.
건이: 누나. 헤어졌어? 그래서 저번에 술 마신거야?
태영: (대답대신 웃고)... 작은아버지. 돈 많이 버시구요, 꼭 유명한 영화감독 되세요.
(양미 손 잡고) 양미야. 얼른 좋은 남자 만나서 연애해야지.
(볼 만지며) 우리 건인 공부 열심히 하고, 건강해야 된다.
양미: 아-! 아쭈- 알 수 없는 강태영이네. 가서 뭐할려구?
태영: 하던 공부 마저 해야지. 시나리오 쓸거야. 할 얘기가 많아졌거든.
필보: 태영아... 내 니 고생만 시키고... 오늘 밥은 내가 산다. 밥은 한 끼 먹여야재.
태영: 작은아버지가 돈이 어딨다구요.
필보: 왜 없나. 갈비집, 안경원, 찜질방! 요즘 광고가 물밀 듯이 밀려든다 아이가!
태영: 아빠 카메라 잘 간수해 주세요. 또 이상한거 찍지 말구요. 차압당하면 안되는 거 알죠?
건이: 내가 책임질께. 걱정마.

태영, 웃는데... 그런 태영을 걱정스레 보는 양미와 필보. 건이..

S#15 화물 영업소. 낮
창구에서 짐을 부치는 태영과 양미.

직원: 배달지가 어디죠?
태영: 프랑스 파리요.
양미: 근데 언니. 한사장이 언니보고 가래? 가도 된대?
태영: 그 사람 나 떠나는 거 몰라. 수혁이 한테도 인사 안하고 그냥 가는 거야.
양미: 수혁오빤.... 아직 그 상태지?
태영: 음...
양미: 근데, 이러고 가면 어떡해. 가면 간다 오면 온다, 얼굴은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니야?
태영: 다들 힘들어해... 다른 방법이 없어... (하는데)
직원: (영수증 건네며) 여깄습니다.
태영: (영수증 받고) 감사합니다.

하고 돌아 나오는데, 또 문자온다. 보면 기주다. 전화 좀 해줘. 받든가. 부탁이다
태영, 그냥 덮고.... 양미, 그런 태영을 걱정스레 보는데
태영, 승준에게 전화한다.

태영: 안녕하세요? 강태영인데요. 지금 좀 만날 수 있을까요?

S#16 까페. 낮
승준과 태영, 마주 앉아있다.
태영, 테이블 위에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카드 한 장 밀어주며

태영: 그 사람한테 전해주세요.
승준: 왜 이렇게 가요. 도망치는 것처럼.
태영: 아무것도 묻지 말고, 이것만 전해주세요. 오늘 말구요, 내일 아침에요. 부탁할께요.
승준: ... 내키진 않지만 그렇게 할께요. 근데, 하나만 얘기해도 되요?
태영: (보면)
승준: 파리에서부터 두 사람 쭉 지켜봤으니까 나도 이 정돈 아는 척 해도 될 것 같아서요.
이렇게 가지 말아요. 태영씨 때문에 선배 정말 많이 변했거든요.
태영: 알아요. 그래서 나도 힘들어요.
승준: (태영 보는데)...
태영: 그동안 고마웠어요. 파리에서부터 저한테 너무 잘 해주셨어요. 건강하세요.
승준: 네. 건강해요.

태영 일어나 나가면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승준.
무언가 이상한 느낌 들어 어딘가로 전화 건다.

승준: 석현이냐? 비행기는 잘 뜨고 내리지? 딴 게 아니라, 뭐하나 알아볼 게 있어서.

S#17 태영 옥탑 마당. 낮
쾅!쾅!쾅! 문을 두드리는 기주.

기주: 태영아! 강태영! 안에 없니? 대답해!

아무도 대답이 없고...
한번 더 두드리려다 멈추는 기주.
지친 듯 돌아서서 서울 전경을 본다. 태영은 어디에 있는 걸까... 답답하다....

S#18 기주 사무실. 낮
기주, 핸드폰으로 통화하며 들어온다.
태영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기주: 전화 왜 안 받어. 집에도 없고 회사도 안나오고. 메시지 들으면 전화해.

핸드폰을 끊고 곧 어두운 얼굴이 되는데, 바로 오는 전화. 기혜다.

기주: 어, 누나.
기혜F: 기주야....
기주: ... 어, 말해.
기혜F: 수혁이.... 떠났어.
기주: 그게 무슨 말이야. 아픈 놈이 어딜가.
기혜F: 거짓말 했어 수혁이... 너도, 태영씨도 모두 다 기억하고 있었어...
기주: (아무말도 못하고 그대로 서 있는데) ...
기혜F: 듣고 있니? 내 말 들었어?
기주: (조금 멍해서) 어... 기다려... 지금 그쪽으로 갈께.

기주, 핸드폰 끄고 한동안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그대로 서있는데...
이때, 승준 폴라로이드 카메라 들고 들어온다.

승준: 선배! 왜 이렇게 전화가 안돼요?
기주: (태영의 카메라 알아보고) 그건 뭐야.
승준: 태영씨 떠났어요.
기주: 뭐라구?
승준: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카드 건네며) 이걸 부탁하고 갔어요. 내일 전해주라면서...
기주: (카메라와 카드 보고 멍-해 있는데)
승준: 아무래도 이상해서 알아봤더니 파리행 비행기를 예약했더라구요.
얼른 공항으로 가봐요. 지금 가면 잡을 수 있어요.

기주, 카메라 한번 보고 카드를 꺼내보는데....

S#19 도로/ 기주 차 안. 낮
한손에 카드를 쥐고 다급한 얼굴로 운전하는 기주.
그 위로 태영의 나레이션 흐른다.

태영NA: 기억은 많아도 추억은 없는 한사장에게 이 카메라를 추천합니다.
이제부터 당신에게도 좋은 추억이 많이 생길 거에요. 그 안에 있는 난 항상 웃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내 추억 안에 있는 당신도 항상 웃고 있을 테니까요.

S#20 공항. 낮
택시에서 내리는 태영.
핑크돼지를 옆에 끼고, 청테이프로 크게 강태영이라고 쓴 가방을 들고 서 있다.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크게 숨을 들이마시는데....

태영NA: 처음 파리로 떠날 땐 철없이 설레기만 했는데, 지금은 좀 겁이 나요.
당신 없이도 잘 살 수 있을까... 한기주 없는 강태영이 정말 강태영일까...

S#21 공항 에스컬레이터. 낮
사람들을 밀치고 다급하게 달려 올라오는 기주. 손에 카드 꼭 쥐고 있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는데, 태영의 보습은 보이지 않고....

태영NA: 그거 알아요? 언젠가부터 당신도 나도 울고 있었던 거. 사랑이란 게 그런 건가봐요.
웃으면서 시작해서 울면서 끝나는 거. 하지만 너무 사랑하면 눈물도 많아진다는
걸 배웠으니까, 지금 난 후회안해요.

S#22 공항로비. 낮
태영, 핑크돼지를 옆에 놓고 트렁크에 걸터앉아
기주랑 찍은 사진(헤어질 때 공원에서 찍은)을 보고 있다.
희미한 미소가 입가에 감돌고...

태영NA: 당신은 내가 꿈꾸던 것보다 훨씬 더 멋진 사랑을 주었어요. 그런 당신 사랑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어요. 자, 이제 웃으면서 사진 한 장 찍어요. 세상에 한 장밖에 없는
이 사진처럼 당신도 나한테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에요.
사랑해요... 말로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랑해요.

하는데, 안내방송 흘러나온다.
에어프랑스 1907편으로 파리까지 여행하실 승객께서는 탑승 수속을 완료해주시기 바랍니다
태영, 사진을 잘 챙겨 넣고 핑크돼지를 안으려는데,

기주E: 태영아!
태영: (우뚝 걸음 멈추는데) !!!
기주E: 강태영!

태영, 천천히 돌아보면 기주 서 있다!!!
카드를 꼭 쥐고 숨을 헐떡이며 서 있는 기주.... 두 사람 바라보는데...

태영: (눈물나는데 애써 웃으며) 들켜버렸네... 무슨 비서가 입이 이렇게 가벼워...
기주: 이러고 가서 다신 안보려구?
태영: .....
기주: 나쁘다. 강태영.
태영: 보내주지 않으니까... 도망가는 수밖에 없잖아요.
기주: 사랑하는 사람 옆에 두고 싶은 게 내 욕심이니...
수혁이도 말 한마디 없이 떠났는데, 너까지 이렇게 가면 난 어쩌냐....
태영: 그게... 무슨 말이에요? 수혁이가 떠나요?
기주: 음... 갔어.... 거짓말만 잔뜩 해놓고 가버렸어.
태영: 나 못 알아들어요. 자세히 애기해요.
기주: 수혁이... 우리 다 기억하고 있었어. 다 기억하면서 모르는 척, 지워진 척.
우리 앞에서 웃고 있다가 저 혼자만 멀리 가버렸어.
태영: 믿을 수가 없어요...
기주: 나도 그래... 내 앞에서 가겠다고 이러고 있는 너도 믿을 수가 없어.
태영: (안타까워서 기주 보고)...
기주: 정말...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가고 싶니.
태영: (끄덕이고)...
기주: 나, 미워서 이러는 거 아니지...
태영: (끄덕이는데 눈물 뚝뚝 떨어지고) ... 글 못 읽어요? 내 마음 거기 다 있잖아요.
기주: (태영 바라보다 꼭 끌어안으며) 음... 알아. 네 마음도 알고 수혁이 마음도 알아.
다 아는데 내가 고집 피운 거야.... 같이 있고 싶어서...
태영: (같이 꼭 끌어안고) 그럼... 나 보내주는 거에요?
기주: (조용히 끄덕이며) 응....
태영: (기주 꼭 끌어안으며) 우리... 아직 사랑하는 거 맞죠?
기주: (고개 끄덕이며 더 꼭 끌어안고) 응.... 유치한 말 하나 할까.
태영: (보면)
기주: 사랑하니까 보내주는 거야.... 예전엔 이해 못했는데, 오늘에야 그 말 뜻 알겠다.
태영: (계속 눈물나는데 웃고) 한사장은 점점 똑똑해지네요.
기주: 음... 네가 매일매일 가르쳐 줬잖아.
태영: 고마워요. 혼자 먼 길 보내지 않아줘서.
기주: 대신에 너무 꼭꼭 숨어 있지마. 찾아내기 힘드니까.
태영: 유능한 비서 있잖아요.
기주: 아니, 이번엔 내가 찾을 거야. 어디에 있어도 찾을 꺼야.
태영: 네. 나 꼭 찾아줘요. 당신 집에 가정부로 또 들어가는 행운은 없겠지만,
세느강이나 노틀담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고, 아무데나 부딪혀서 다리는 멍투성이고,
불어도 잘 못하면서 큰 소리 치는 여잘 보면 꼭 달려와서 확인해 보기에요.
기주: 그래... 그건 틀림없이 강태영이다.


[ Last edited by vvldl on 2004-9-28 at 11:46 AM ]
偶的围脖^^ 그래도 와라...내일도...모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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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楼主| 发表于 2004-9-28 10:36 | 显示全部楼层
두 사람, 마주 보고 웃는데....
태영, 천천히 기주 품을 빠져나와 트렁크 챙긴다.
기주, 바닥에 놓인 핑크돼지를 들어주며 피식 웃는데...

기주: 이 돼진 복도 많다. 나도 못가는 파리를.
태영: 당신 생각하면서 하루에 한 개씩 동전 넣을께요.
기주: 굶기면 안돼. (핑크돼지 안겨주는데)
태영: (돼지 안고) 나 오늘은 안 돌아봐요.
기주: 응. 앞만 보고 가.

씩씩하게 돌아서 가는 태영. 기주 그 자리에 오래오래 서 있고...
돌아서 가는 태영 얼굴에 미소와 눈물이 함께 흐르는데...
기주, 태영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희미한 미소 지으며 서있다.

S#23 한강. 낮
강가에 차를 세워두고 강물을 보며 서 있는 윤아.
손에 약혼 반지 케이스를 들고 있다. 케이스 열어보면 기주 반지 보이고...
꺼내서 꼭 쥐는데 눈물 한줄기 주르르 흐른다.
윤아, 결심한 듯 강물에 반지를 던진다.

윤아: 나도 누군가에겐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고 했죠. 그럴꺼에요... 당신보다 더 사랑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내 인생에 사랑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닐 테니까.

마음 아프지만 오히려 시원해진다...

S#24 기주본가 거실. 밤
기혜, 한회장에게 찻잔을 놓으며 앞에 앉는다.

기혜: 아버지. 고단해 보이세요.
한회장: 오늘은 특히 더 그렇구나. 집안도 텅 빈 것 같고...
(하며 찻잔 들다가 기혜 보고) 넌? 넌 괜찮은 게야?
기혜: 네. 전 아주 편해요. 아버지도 편해지셨으면 좋겠어요.
한회장: 마음에 짐이 있는데 편할 리가 없지. 나도 이제 많이 약해졌다....
무서운 게 많아... 자식이 제일 무섭다. 기주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기혜: 기주.... 알고 있어요.
한회장: (보면)
기혜: 수혁이도 알고 있구요.
한회장: (찻잔을 내려놓는 손이 떨리는데) ....
기혜: 차라리 편안해요. 기주랑 수혁이도 그럴 거에요.
한회장: ... 내 죄가 크다... 내가 널 고생시켰어...
기혜: 제가 아버질 늙게 해드렸어요. 죄송해요.
한회장: 이제 네 자식이다. 둘 다 잘 챙겨. 수혁인 어딘가에서 잘 있을 게다.
네가 잡아 둘 수 있는 아이가 아니야. 기주도 여태 하던 대로 잘 할게고...
둘 다 널 닮아서 단단하다...
기혜: 네... 그럴 거에요.

마주보는 기혜와 한회장.

S#25 기주 오피스텔. 밤
창 밖의 야경을 등지고 쓸쓸하게 앉아있는 기주.
태영이 남기고 간 약혼반지를 들여다보다가 녹음기를 들어 입가에 댄다.
버튼 누르고... 테입이 돌아간다. 무언가 말을 하려는데 쉽게 말문이 터지지 않고...
한참만에 입을 여는 기주.

기주: 너한테 배운 게 두 가지 있다. 사랑하는 법과 헤어지는 법.
근데 난 머리가 나쁜가봐. 사랑하는 법만 알겠다.
다음에 만나면... 사랑하는 법만 배울 거다... 다른 누가 아니라, 너하고 사랑하는 법...

기주, 녹음기를 내려놓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든다.
애써 미소 지으며 찰칵! 사진 찍는데...
사진 속, 희미하게 미소 짓는 기주의 얼굴 위로 자막 뜬다.

- 2년 후 -

S#26 자동차 전시관. 2년 후 낮
GD 자동차 신차 발표회. 프랜카드 보인다.
곳곳에 전시된 신차 포스터와 북적이는 사람들.
그 한 가운데 포장이 덮인 자동차 전시되어 있다.
사람들 사이에 한회장, 기혜, 승경, 최이사, 승준, 김이사의 모습 보인다.
조금씩 변화한 모습 들이고...
기주, 단상에 올라서면 일시에 터지는 기자들의 플래쉬...

기주: 오늘 드디어 GD 자동차의 신모델을 선보입니다. 개발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 성능실험
을 거쳐 출시를 맞은 지금까지 고생해주신 직원 여러분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자동차는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대표이사로서 첫 출시작이기도 하지만,
자동차가 제작되는 기간 내내 저와 함께 한 두 사람이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여러분만 양해를 해주신다면 제 마음 속에 있는 그 두 사람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자, 그럼 GD자동차의 야심작을 소개합니다!!!

기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한가운데 전시된 자동차의 덮개가 벗겨지고,
신차의 모습이 드러난다.
박수소리와 함께, 일시에 터지는 플래쉬!!!
미모의 도우미가 자동차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수를 치며 흐뭇하게 바라보는 한회장, 기혜, 승경, 최이사, 승준, 김이사.
기주, 드디어 한 고비를 넘긴 듯 마음이 편안하다.

S#27 전시관 일각. 낮
손님들과 악수하고 돌아서는 기주. 그때, 핸드폰 울린다.

기주: 한기줍니다. (상대가 말이 없는 듯) 여보세요? (사이) 여보세요.
수혁F: 오랜만이야, 삼촌.
기주: (!!!) 수혁아!

S#28 바닷가. 낮
오토바이 세워두고 먼 바다를 보고 바닷가에 앉아 통화중인 수혁.
수혁, 모든 폭풍이 지나간 듯 평온한 얼굴이고....

수혁: 한 2년 됐나 보네. 그동안 잘 지냈어?
기주F: 니 얘기부터 해. 어딨니 지금. 뭐 하고 살아. 아픈덴 없어?
수혁: 아플 틈 없어. 순진한 시골아가씨랑 목하열애 중이거든.
기주F: 그 아가씨 아버지가 결혼하라 그래서 도망친 건 아니고?
수혁: (웃고) 이젠 안 먹히네. (사이. 담담하게) 태영인.... 잘 있어?
기주F: (가슴 아릿하고) 그럴 거야.
수혁: 그럴 거야라니?

S#28-1. 자동차 전시관. 낮
기주: 파리에 있어. 너 떠나고 태영이도 떠났어. 그래서 만나러 가려구. 나... 가도 되지?
수혁F: 바보. 아직 안가고 있으면 어떡해. 그 덜렁일 혼자 뒀어? 얼른가.
가서 태영이 만나면... (애련하게) 나 잘 지낸다고 전해줘. 걱정 말라고.... 그만 끊을게.
기주: 저, 수혁아! (사이) 나는... 형은... 너 많이 보고 싶다.
수혁F: 나도.... 형....

기주, 마음 울컥해서 핸드폰 오래오래 들고 있다 천천히 내리는데...
그러다 문득 보면 하얗게 질린 얼굴로 기주를 보며 서 있는 기혜.

기주: 수혁이... 전화였어.
기혜: (가슴 한구석 푹- 무너지고)
기주: 잘 지낸다고.
기혜: (고개 끄덕이고 기주 빤히 보는데)
기주: ... 누나.
기혜: (보면)
기주: 너무 늦지 않았다면 이말 꼭 하고 싶어.
기혜: 무슨.. 말?
기주: 고맙다고.
기혜: (!!!) 뭐...가?
기주: 나 낳아줘서. 낳아줘서... 고마워요.

기혜, 눈물 툭- 떨어지고 그런 기혜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기주....

S#29 삭제
S#30 바닷가. 낮
수혁 여전히 바다보고 서 있다 무심코 시선 돌리면
저 멀리 하얀 옷을 입고 긴 머리칼을 날리며 자전거를 타고 오는 한 여자 보인다.
수혁, 물끄러미 여자 보는데, 어느 순간 픽! 넘어지는 여자.
여자, 툭툭 털고 일어나더니 자전거를 이리저리 만져본다.
수혁, 그 모습 보다 다가가서

수혁: 고장... 났어요?
여자: (보지도 않고 자전거만 보며) 그런 거 같아요.
수혁: (옆에 앉으며) 어디 봐요. 내가 바퀴 달린 건 좀 다룰 줄 알거든요.

여자, 그제야 수혁 돌아보는데....
수혁과 여자의 눈 마주치고.... 두 사람 서로를 서로의 눈 속에 담고...
수혁, 또 다른 사랑이 올지도 모른다는 슬픈 예감.....

S#31 공항 로비. 다른 날 낮
기주와 승준 걸어 들어가고 있다.

승준: 이렇게 갑자기 결정하는 법이 어딨어요.
기주: 갑자기 아니야. 2년 전에 결정한 거야. 나도 안식년제 필요하잖아.
승준: 얼마나 있을 건데요?
기주: 1년? 아님 2년 정도?
승준: 가서 뭐 하려구요?
기주: 우리 애기 찾아야지. 간다. (하고 돌아서면)
승준: 선배!
기주: (돌아보면)
승준: 강태영씨 버전이에요. 아자!

피식 웃고 게이트를 들어가는 기주.
승준, 기주 뒷모습 보다 시선 창밖 하늘로 돌리면....

S#32 창공. 낮
구름 속을 날아가는 비행기.

S#33. 파리 전경. 낮
파리의 그림 같은 풍경들 흘러간다.

S#34. 대학 강의실. 낮
외국인 학생들이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
카메라를 들고 조작하는 법을 보여주며 강의하는 교수.
학생들 사이에 태영이 앉아있다.
열심히 노트하고, 카메라를 조작해보다 창밖으로 시선 돌리며....

태영(NA): 그를 못 본지 2년이 넘었다. 불어가 늘었고, 대학에 입학했다. 여전히 방세는
밀리고, 가끔 술기운에 잠들긴 하지만, 그를 만나면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살았다고...

S#35. 아담한 카센터. 낮
기름때가 묻은 작업복을 입고 자동차 밑에 들어가서 수리를 하는 남자의 다리.
이윽고 수리를 마치고 차 밖으로 나오는 남자의 얼굴. 기주다.
땀을 닦는 기주를 일으켜 세우며 물 한 잔을 내미는 프랑스 남자.
서로 차에 대해 뭐라 뭐라 말하며 웃고.....
기주, 먼 곳으로 시선 두는데.....

기주(NA): 그녀가 있는 이 도시에 작고 아담한 방을 얻고 일자리를 구했다.
몇 가지 음식을 만들 줄 알게 됐고, 내 그림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보았고,
추억도 생겼다. 이보다 좋은 안식년이 있을까....

S#36. 파리 몽타주 - 여러날, 여러 곳
기주와 태영의 평온한 일상이 흐른다.
그 위로 나레이션 깔린다. (몽타주 끝남과 동시에 나레이션도 끝난다)

- 까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태영. 테이블을 치우다 컵을 깨뜨리고 웃는....
태영(NA): 예전처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여전히 내가 깨트리는 컵 값이
매달 아르바이트 비에서 적잖이 빠져나간다.
- 카센터, 작업복을 갈아입고 나와 주인과 인사하고 퇴근하는 기주. 자전거를 타고 간다.
기주(NA): 하루의 대부분을 바퀴를 갈거나 엔진을 손보며 보낸다.
이제야 내 삶이 둥굴게 굴러가고 있는 것 같다.
- 대학 캠퍼스,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태영.
태영(NA): 자전거를 탈 때 마다 생각한다. 그 사람과 내가 타던 자전거는 어떻게 됐을까...
- 허름한 방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캔 맥주를 마시는 기주.
기주(NA): 혼자 마시는 술에 안주가 필요 없는 이율 알았다. 그리움이 안주다.
- 거리 가판에서 영화 잡지를 사는 태영. 그 옆을 지나가는 기주의 자전거.
둘은 서로를 보지 못하고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태영(NA): 가끔 파리의 어느 거리에서 그를 만나는 상상을 한다.
상상은 늘 대답 없는 물음으로 끝난다. 우린 정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거리, 헐렁한 셔츠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가다 샌드위치를 사는 기주.
기주 잔 돈 받고 가면.... 같은 것을 주문하는 여자, 태영이다.
- 세느 강에 서 있는 기주. 해지는 것을 보며 샌드위치를 먹고 있다.
기주(NA): 세느강의 황혼을 보며 저녁을 먹는다. 늘 샌드위치 보다 황혼에 배부르다.
그녀와 함께라면... 매일 매일이 만찬이겠다... 생각한다.

S#37. 분수대. 낮
자전거를 세워두고 분수대 앞에 서있는 기주. 나레이션 흐른다.

기주(NA): 그리고 이 분수대를 찾아와 그녀를 만나는 상상을 하곤 한다. 지금처럼.....

하얗게 부서지는 물방울을 보며 희미하게 웃는 기주.
그때 건너편에서 누군가 동전을 던진다. 팅!팅!팅! 분수대에 맞고 물 속에 떨어지는 동전.
기주 보면 건너편에 서 있는 여자. 태영이다. 태영도 기주를 보는데......
오래오래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태영의 눈에 눈물 고이고......

기주: 거봐..... 다시 만날 거라고 했지....

두 사람 서로를 보며 환하게 웃는데......

S#38. 다리 위. 해질녘
황홀한 야경이 펼쳐진 다리 위.
태영과 기주 같은 곳을 보고 있다.

태영: 내가 당신 집에 가정부로 들어가지 않았으면.... 삐갈 거리에서 당신이 판을 뭉개지
않았으면.... 그래도 우린 만났을까요?
기주: 그랬을 거야.
태영: 정말 그랬을까....
기주: 음..... 그때 서로 빗겨 갔어도 또 어딘가에서 우린 만났을 거야.
어쩌면 더 먼 과거에 이미 만났었는지도 모르고....... 그런 느낌이 들어.....
태영: 나도.... 나도 그런 느낌이 들어요.....

마주보며 오랫동안 서 있는 두 사람. 하얗게 화이트 아웃되면서 과거로......

S#39. 파리.- 거리/노천 까페. 낮 (과거)
2년 전.....
태영이 파리에 온 첫 날.
트렁크를 끌고 황홀한 듯 건물들을 둘러보며 거리를 걷고 있는 태영.
입을 다물지 못하고 좋아한다. 그러다 예쁜 노천카페 발견하고 테이블에 앉는다.
불어 사전 보며 어설픈 발음으로 커피를 주문하는 태영.
입가에 거품을 묻히고 카푸치노를 마시는 태영. 행복하게 웃는데, 카메라 빠지면
태영의 바로 옆에 외국인과 앉아 있는 기주.
서로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는 두 사람 모습 한 화면에 잡히고......

화면 정지하면 탁! 탁! 탁! 탁! 화면 위에 찍히는 글자들. 태영 나레이션 동시에...
그렇다! 기주와 태영은 이미, 먼 과거 어느 날 그렇게 만났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S#40. 기주 오피스텔. 낮 (장소 변경 됨)
노트북 모니터에 찍히는 글자들... 카푸치노를 완샷한 태영은
빠르게 자판을 치는 누군가의 손. 안경을 쓴 누군가의 초롱초롱한 눈동자.
모니터에 다시 글자 찍히고.... 거역할 수 없는 운명적 사랑 그 위에 태영 목소리...

태영E: 카푸치노를 완샷한 태영은 거역할 수 없는 운명적 사랑을 예감한 듯 내 뱉는다.
비싼 건데 아껴 마실 걸

카메라 빠지면 뿔테 안경을 쓴 태영이 흐뭇하게 모니터 보고 있다.
기주 책상과 기주 노트북이다. 그때, 태영의 어깨를 툭- 치는 양미. 요란한 차림이다.

양미: 집어치라니까? 이런 얘기 안 먹혀. 신데렐라 얘길 누가 보냐고.
태영: 지구 생성이래, 영원불멸의 흥행 코드야. 여기 네 이름도 나와. 고맙지.
양미: 죽을래? 누가 남의 이름 들러리 세우래. 주인공은 언닐 거 아니야. 강태영!
태영: 당근이지.
양미: 당근이야? 강당근? 그럼 남자 주인공은 찬호박 어때. 야채 시리즈로.
태영: (눈 흘기고) 내가 오늘 정말 명대장면을 썼거든? 기주가 태영의 슬픔을 위로하는
장면이야. (피아노 치는 시늉. ) 조심스럽게 얘기할래요∼
양미O.L: 진짜 조심스럽게 얘기해라. 절대 안 먹힌다.
태영: (실망) 그래? 그럼 이건 어때? 우리 애기 놀란 거 안보여요? 애기야 가,
양미O.L: 가자. 제발! 그리고 가정부가 첫날부터 이래도 되냐? 남의 컴퓨터나 막 쓰고?
그리고 공연장 알바 끝나면 총알같이 튀어와. 오늘도 늦으면 방, 빼! (하고 간다)
태영: (책상 정리를 하며 궁시렁) 씨...듣지도 않고... 수영장씬 진짜 죽이는데.

메모 써서 노트북에 붙이고 나가는 태영. 노트북에 붙은 메모 보인다.
허락 없이 노트북을 좀 썼습니다. 아참, 저는 오늘부터 일하게 된 강태영이라고 합니다.

S#41 아이스쇼 공연장 입구. 다음 날 낮 (기주 추가)
제복 차림의 태영, 관객들의 티켓을 받고 있다.
그때, 티켓을 내미는 손. 태영 보면, 양복을 쫙 빼입은 건이. 2:8 가리마. 과자 들고 있다.

태영: 야, 너 되게 귀엽게 생겼다. 근데, 공연장에 음식물 반입 금지거든?
이거 누나가 보관했다가 이따 줄게. (하고 과자 봉지 뺏으려하면)
건이: (봉지 꽉 잡고) 놔요! 나 먹을 꺼야. (하는데)
승경E: 지금 뭐 하는 거에요?

보면 요란한 화장과 옷차림의 여자 달려온다. 승경이다.

태영: 아니... 저... 오해하신 것 같은데요, 규정상 음식물 반입이,
승경O.L: 이봐 아가씨! 미안할 땐 미안하다고 하는 거고, 고마울 땐 고맙다고 하는 거에요.
앞으로 조심해요! 가자, 건아.
건이: 아가씬 입이 열 개 여도 할 말이 없어. (하고 간다)
태영: (주먹 불끈 쥐고) 아우- 집세만 안 밀렸어도 당장 때려 치는 건데.

하는데 기주와 남자1,2 그냥 들어가려고 한다.

태영: (팔 쭉 내밀어 가로 막으며) 티켓 주고 가셔야죠.
기주: (멈춰서 태영 보는데)
남자1: (태영 팔 확 치우며) 협찬사 사장님이십니다. 무슨 무례에요 이게!
태영: 아... 협찬사 사장님이, 셔도 티켓은 주셔야, (갸우뚱) 근데, 우리 어디서 봤죠?
봤더라도, 티켓 끊어 오세요. (손뼉 탁탁 치며) 자, 공연 시작합니다! 빨랑빨랑 입장하세요!

S#42 공연장 안. 낮 (기주 추가)
환상적인 무대 펼쳐진다. - 미녀와 야수 장면.
R석에 앉은 기주의 모습 보이고 태영, 맨 뒷좌석에 앉아서 황홀하게 보다가
무심코 보면 R석 보면 기주 공연 보고 있고... 태영, 기주의 모습 보다가 다시 무대 보면,
- 공주 왕자 커플들 대거 쏟아져 나오는 장면.

태영: 왕자님을 만난 신데렐라는 과연 행복했을까...

S#43 공연장 앞 광장. 낮
공연장을 나오는 태영. 시계보고 부지런히 달려가는데 웅성웅성 모여 있는 사람들.
태영, 무슨 일인가 까치발 들고 보면 영화 촬영 중이다.
* 촬영 내용
승준, 7:1로 치열한 혈투 벌인다. 멋진 뒤 돌려차기로 일곱 명을 모두 때려눕히는 승준.
태영, 그 모습 지켜보다 사람들 비집고 앞으로 나오는데

승준: (사내1 멱살 잡고) 방아쇠를 당기는 건 오른 손입니다. 왼손은 그저 도울 뿐이죠.
우리 조직 방아쇠는 제가 당깁니다. 손을 잘 못 잡으셨단 말씀입니다. (하는데)
태영: 갸악- 어떻게! 어떻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야!
(하더니 가방에서 프랜카드 꺼내어 펼친다. 승준♥사랑. 이 안에 너 있다! )
(플랜카드 마구 흔들며) 승준 오빠! 이안에 오빠 있어요! 오빠!!!! (하는데)
필보: 캇! 누구야! (선글라스 벗으며)
태영: 어머머! 그, 그 유명한 강필보 감독님? 감독님 영보이 감동 먹었어요!
필보: 야, 조감독! 너 뭐하는 놈이야. 쟤 끌어내!
태영: 잠깐 만요. 저도 영화 학도예요. (질질 끌려가며) 승준 오빠! 이 안에 오빠 있어요!

질질 끌려가는 태영의 모습.....

S#44 버스정류장. 낮
태영, 계속 들뜬 상태로 프랜카드 보고 있다가 접어서 가방에 넣는데,
한 여자 남자에 의해 태영 옆에 휙- 내 팽개쳐 진다. 종근과 윤아다.

종근: 왜 말을 못해! 이 남자 내 남자다! 이 사람이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하냐구!
윤아: (진지하게) 어떻게 그래요. 이 꼴로 어떻게 그래요. 내 자존심 세우자고 어떻게
종근씨 망신 주냐구요! (하더니 휙- 돌아서 가버리는 윤아)
종근: 윤아야! 윤아야!

두 사람 멍- 하게보고 있던 태영, 무슨 생각이 났는지 가방 뒤져 녹음기 꺼낸다.

태영: 왜 말을 못해. 이 남자가 내 남자다! 이 꼴로 왜 말을 못해... 가 아닌데. 아, 붕어도
아니고 그새 까먹냐. 대사로 쓰면 딱인데. (시계보고) 근데, 버스는 왜 이렇게 안 오냐.

S#45 거리. 양미 좌판 앞. 밤
양미, 좌판에 선글라스 놓고 팔고 있다.

양미: 오기만 해봐. 버스 핑계만 대 봐. 아쭈- (하는데 손님오자) 어서 오세요. 골라 보세요.

하고 보면, 핑크돼지 옆에 낀 남자와 여자. 손 꼭 잡고 선글라스 고른다. 기혜와 최이사다.

최이사: 집이... 이 근천가?
기혜: (선글라스 고르며 나긋하게) 네. 가까워요. 왜요? 바래다주시게요?
최이사: 원한다면.
기혜: (빤히 보다가) 그거 아세요?
최이사: (보면)
기혜: 여자들은 가끔 그런 상상하거든요... 화려한 사람들 틈에 나 혼자만 시든 꽃처럼 앉아,
양미O.L: 저기요! 살 거에요. 안 살 거에요.
최이사: (시선 기혜에게 두고 선글라스 두 개 집어 들고) 이걸로 하지.
양미: 3만 원요!

최이사, 기주가 했던 것처럼 손잡은 채 양복에서 지갑 꺼내 돈 내밀고 기혜와 간다.
양미, 입 떡 벌리고 두 사람 뒷모습 보는데 다다다 뛰어 오는 태영.

태영: 미안. 미안. 버스가 안 오잖아.
양미: 이제 오면 어떡해. 나 약속 있다니까. 이쪽 건 만 오천원. 이건 새로 들어온 거. 2만원
화장실은 저쪽 화장품 가게 쓰면 돼고. 간다.
태영: 시나리오만 완성 돼봐. 나 구박했던 것들 다 죽었어!!!!

하고 도로가에 서 있는데, 오토바이 한 대 태영 앞을 아슬아슬 휙- 지나간다.
태영, 엄마야, 뒤로 물러나다 좌판 툭- 쳐서 쓰러뜨린다.

태영: 아, 정말 오늘 일진 안좋네. 이봐요! 거기 대빵 큰 오토바이 탄 양반!

하는데, 오토바이 뒤로 후진해서 오더니 한 남자 내린다. 헬맷 벗으면 수혁이다.

수혁: 미안해요. 안 다쳤어요? (선글라스 막 줍는데) 제가 연주에 늦어서요.

태영: (수혁의 멋진 모습에 내숭) 아니요. 제가 할게요. 살다 보면 이럴 수도 있는 거죠뭐.
만지지 마세요.
수혁: (계속 주우며) 나 요 앞 Bar에서 드럼 치거든요? 술 한 잔 하고 싶을 때 올래요?
내가 오늘 이 원수 다 갚아 줄게요.
태영: 제가 워낙 바빠서요. 근데, 뭐... 정 원한다면....
수혁: 내 연락처에요. (하더니 팔뚝에 전화번호 적어준다)
태영: 전화번호만 있고 이름이 없으면...
수혁: 수혁이요. 윤수혁.
태영: (빤히 보다) 저기 근데요....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죠?
수혁: 글쎄요.

두 사람 오래오래 마주 보는데....

수혁: 저... 이건 정말 미안한데, 제가 늦어서요.
태영: 아네. 이건 신경쓰지 마세요. 제가 후딱 치우면 돼요. 늦었다면서요. 빨리 가세요.
수혁: 네. 그럼 꼭 전화해요. (하고 간다)
태영: 아니, 어쩜 저렇게 멋찐 드러머가 있냐... (하는데)
수혁: (확 돌아서서 다시 태영에게 온다)
태영: 왜.... 왜요?
수혁: (손수건 내 밀며) 정리하고 손 닦으라구요. 뭐 전체적으로 드러운데
잘 찾아보면 귀퉁이 쪽은 깨끗하거든요. (하고 간다)
태영: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손수건 받고 황홀하게 서 있다가 가슴에 손 얹고) 이제 이 안에 윤수혁 있어요...

하고, 손수건 향기 맡아 보고 곱게 접어 주머니에 넣고 좌판을 대충 정리한다.
그리고, 옆에서 꽃 수례를 하고 있는 아저씨에게

태영: 아저씨 이것 좀 봐주세요. 손만 닦고 금방 올게요.

하고 화장품 가게로 가는 태영.
태영 가면 술 취한 남자 비틀비틀 오다 좌판 툭- 치고 간다. 와르르 무너지는 좌판.
바로 그때, 기주 차 들어와 좌판 깔아뭉개고 서는데....
기주, 아무것도 모르고 내려서 BAR로 간고....

S#46 화장품 가게. 밤
뒷문 화장실에서 나오는 태영. 나가며 카운터 여자에게 인사한다.

태영: 화장실 잘 썼어요. 수고하세요.
여자: 태영씨, 잠깐만. 화장품 다 떨어졌다며. 샘플인데 쓸만 할거야.
태영: 매번 감사해요. 잘 쓸게요.

하고 샘플 챙겨 나가는 태영.

S#47 거리 좌판 앞. 밤
좌판으로 다가오던 태영 경악을 금치 못하고....

태영: 이거 뭐야! 누구야! 어떤 놈이 이랬어! (하다가 차 안을 살펴보는데 운전자가 없자)
너 오늘 죽었어! 일단, 증거, 증거 확보!

하더니, 가방을 뒤져 폴라로이드 꺼내 사진 찍고, 뽑아져 나온 사진을 입에 물고
일부러 기주의 차 손잡이를 마구 당겨 경보를 울리는 태영.
엥엥 거리며 시끄럽게 우는 자동차.
태영, 눈썹을 치켜올리며 흐뭇해하는데,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기주: 무슨 일이야.
태영: (고개 홱 돌려 기주 노려보며) 이 차 주인 당신이야? 이거 보여, 안보여?
기주: (태연하게) 보여.
태영: 보이지. 당신 차가 무슨 짓을 했는지 똑똑히 보는데, (꺾으며) 아까 그 사장님이네요.
아까... 공연장에서 봤잖아요.
기주: 맞아.
태영: 근데요, 우리 정말 어디서 안 만났어요? 저 본적 없어요?
기주: 없어. 하던 얘기 마저하지.
태영: 진짜 봤는데....
기주: 너무 낡은 수법 아닌가?
태영: (화나고) 아, 이 냥반이 정말. 저 낡은 수법 쓰는 거 아니구요, 정말 낯이 익어서 그래요.
기주: 시간 없어. 이거 얼말 줘야해.
태영: 허, 사람을 369로 보시네요. 어디 사장님인진 모르겠는데요, 그렇게 돈이 많어요?
그럼 변상해봐요. 한 1억만 받고 싶은데요?
기주: 장난해?
태영: 하, 이 사장님이 강릉 여자 성격 나오게 하시네. 이봐요, 도덕 시간에 뭐 배웠어요.
이럴 땐 미안하단 말이 순서 아니에요? 얼마면 돼? 난 그쪽 말투가 기분 나뻐요.
기주: 아가씨 말투도 썩 좋은 말툰 아니야. 1억은 못 주겠고 적절한 선을 찾아보지.
(지갑 꺼내 보고. 아차 싶고. 현금이 없다) 카드밖에 없는데. 연락처를 주면
태영: 그 말을 누가 믿어?
기주: 그러니까 연락철 줘. (하면서 차 키 꺼내는데)
태영: (확! 나꿔채 차로 가며) 집 어디에요? 앞장서요.
기주: 지금 뭐하나.
태영: 사장님 집에 가자구요. 가서 돈 받으면 되잖아요. (운전석 문 열고 올라탄다)

기주, 어이없어 서 있는데, 빵빵! 크락션까지 울리는 태영.
기주, 뭐 저런 게 있지 하는 표정으로 차에 올라타는데...
부웅- 거칠게 출발하는 태영.
두 사람 탄 자동차 길 끝으로 멀어지고.... 작아지고... 작아지고.... 보이지 않고....

20부 엔딩!!!

最後那裏的女作家跟她的雇主似乎還是用太英跟基洲的名字,請注意哦~

[ Last edited by vvldl on 2004-9-28 at 11:49 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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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楼主| 发表于 2004-9-28 11:51 | 显示全部楼层
關於以上的劇本,因爲單集的字數太多,所以大部分都分爲兩貼,爲了方便閲讀,我已經把相鄰兩集的顔色加以區別,如果連續兩貼是同種顔色,那就是同一集的内容。但是因爲實在是太多了,如果有出錯,請大家指正~也希望大家能善用這個劇本,學習一下韓語的同時對電視劇有更好的了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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发表于 2004-9-28 18:05 | 显示全部楼层
Originally posted by vvldl at 2004-9-28 09:16:
下面就是你要的劇本臺詞,是在韓網找到的,真是佩服作者,寫這麽多字~;)慢慢看~
*************************************************************
source: [url]http://cafe.naver.com/loverinpa ...


哇,VV你真的好厉害,我才真的佩服你呢,谢谢你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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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楼主| 发表于 2004-10-1 15:26 | 显示全部楼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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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信陽97年的廣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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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信陽、李美妍電影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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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edited by vvldl on 2004-10-1 at 04:17 P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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