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專家評論"hyena"的影響
하이에나는 정글에 살지 않는다
<하이에나> vs <하이에나>
케이블 최초의 종합 채널을 표방한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하이에나>는 애초에 공중파에서 접하기 어려운 솔직하고 대담한 내용을 선보이겠다는 의지에 따라 준비된 작품이다. 성인용 드라마라는 수식에 걸맞게 강도 높은 성적 묘사로 화제를 모으거나 구설수에 오른 이 작품은, 중반을 넘긴 지금 선정성보다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이에나>를 얘기할 때 잠깐 고민하게 된다. 이것은 케이블에서 방영하는 성인용 드라마인가, 아닌가. 이것은 케이블 드라마로서 공중파에서 시청하는 드라마들과 반드시 달라야 하지 않을까, 아닌가.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이런 망설임은 그저 낯설기 때문에 생기는 것일 뿐이다. <하이에나>는 분명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어떤 부분들을 획득한 작품임에 분명하다. 황승현 TV 평론가가 <하이에나>가 획득한 케이블 드라마로서의 생존비결에 대해서, 차우진 기자가 <하이에나>가 방점을 찍고 있는 이야기에 대해 설명한다. / 편집자
<하이에나>가 입증한 케이블 드라마의 ‘생존비결’
<하이에나>는 처음부터 과감한 노출장면이나 감각적인 대사들을 선보이며, 단박에 주목받는 케이블 드라마로 등극했다. 하지만, 정은(소이현의 시선을 통해 남자들의 진면목을 해부해보겠다는 포부는 그리 흡족하게 충족되지는 못한 듯하다. 사실, <하이에나>는 남자들의 내면풍경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극사실화는 아니다. 오히려 <하이에나>는 남자들의 성심리를 과장하고 희화화시키는 풍속화에 가깝다. 노이즈 마케팅 혐의를 받았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노린 자극적 설정과 장면들이 드라마 곳곳에 포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케이블 드라마 <하이에나>로서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전략적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시청률 1%’가 ‘대략 성공’의 기준으로 통용될 만큼, 케이블 드라마들은 공중파 드라마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숙명적으로 고달픈 생존경쟁을 감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케이블 드라마들이 자극성과 선정성에 의연하게 초탈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이처럼 구조적으로 험난한 환경 속에서 <하이에나>는 대체로 ‘생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정성과 자극성을 압도하는 그 무엇
하지만 <하이에나>의 ‘생존투쟁’이 던져주는 깨달음은 어쩌면 다른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남부럽지 않게 자극적인 <하이에나>지만, 그 성공적인 생존비결을 선정성 덕분이라고 간편하게 요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이에나>에서는 질펀한 난봉꾼기질을 과시하는 진상(윤다훈이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들며 성적 농담을 늘어놓기도 하고, 게이클럽이 마치 환락의 온상인 것처럼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하이에나>가 결정적으로 기대는 것은 익숙한 ‘첫사랑의 환타지’이다. <하이에나>는 석진(신성록을 등장시켜 동성애자의 사랑을 비중 있게 다루는 척하지만, 석진은 동성애자였다가 너무나 허무하게 양성애자로 ‘둔갑’한다. 한 개인에게는 너무나 심각한 사안일 수 있는 성정체성이라는 문제가, <하이에나>에서는 석진을 향한 정은의 짝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기 위한 드라마적 설정으로만 작용할 뿐이다. 오히려 <하이에나>의 정서적 방점은, 진실한 사랑에는 영 무관심한 듯 보였던 철수(김민종가 정은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거나, 정은이 예기치 못한 난관 앞에서도 끝까지 석진에 대한 순수한 첫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것 같은 부분에 찍혀 있다.
드라마의 ‘기본기’가 중요한 까닭
<하이에나>는 <섹스 앤 시티>의 남자판임을 자처하며 기세등등하게 ‘파격’과 ‘감각’을 강조했지만, 지금 <하이에나>가 펼쳐 놓은 많은 이야기들은 결국 신파적으로 미화된 첫사랑의 이야기로 수렴되고 정리되고 있는 중이다. 자유분방하게만 보였던 남자주인공들이 후반으로 갈수록 짝사랑과 첫사랑에 몰두하는 것은 반전 내지 비약에 가까워 보이지만, 시청자들은 바로 이 부분에 정서적으로 호응을 보냈다. 케이블 드라마로서 상대적으로 더 넓은 표현의 자유를 누린 <하이에나>였지만, <하이에나>에서 시청자들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냈던 지점은 예상과 달리 ‘케이블드라마답지 않은’ 부분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하이에나>가 거둔 가장 큰 소득은, ‘케이블 드라마가 생존하려면 보다 선정적이고 보다 자극적이어야 한다’는 통념이 편견에 불과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것은 <하이에나>같은 케이블 드라마의 경쟁력이 공중파드라마보다 더 파격적인 데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공중파드라마보다 드라마의 ‘기본기’에 더 충실할 수 있는 데에서 나오는 것임을 시사한다. 첫사랑이나 삼각관계 같은 드라마의 전통적 주제들을 눈치 보지 않고 정면으로 세밀히 다룰 수 있는 것이 오히려 진정한 경쟁력일 수 있다는 것을 <하이에나>가 이미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이에나>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대목은 재기발랄한 성적 묘사나 동성애에 대한 파격적 접근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이었던 진범(오만석이 수줍게 수현(오수민에 대한 10년 동안의 짝사랑을 고백했던 바로 그 장면이 아니었을까.
글 황승현
<하이에나>가 묘사하는 어른의 문제
김민종, 윤다훈, 소이현과 신성록이 출연하는 <하이에나>가 벌써 중반을 넘기며 진행되고 있다. 매회 정은(소이현의 독백으로 열리고 닫히는 이 작품은 한 여자의 남성 관찰기이다. 이것은 형식적으로 얽히고 엮인 사랑 이야기라는 큰 주제 아래 에피소드별로 진행되는 드라마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동시에 남자라는 생물에 대해 기술하는 방식에 있어서 한걸음 떨어져 기술하는, 참여관찰 방식으로 써내려간 남성들의 문화인류학적 보고서이기도 하다.
서툰 남자들의 연애 이야기
전통적인 관점에서, 한국의 남자들은 관계 맺기에 서툴다. 유교적 가부장제 사회에서 군대라는 공통된 정서적, 물리적 경험이 작용하며 남성 중심으로 재편된 사회 구조가, 특히 한국 남성들을 ‘관계에 대한 노력에 게으른’ 개체로 만들고 있다는 명제에 동의한다면 <하이에나>에 등장하는 남자들이 모두다 관계에 서툰 남성적 특성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음을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맞선 자리에서 상대방에게 면접 보듯 퀴즈를 내는 자신만만한 진범(오만석이나 결혼을 앞두고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버린 불행하면서도 우유부단한 남자 철수(김민종, 동성애자이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정은(소이현에 대한 연민을 완전히 정리하지 못하는 석진(신성록, 그리고 등장인물들 중에서 가장 과장된 캐릭터 진상(윤다훈까지, 이들 모두는 관계 맺기의 어려움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런 남성 캐릭터들은 기존 드라마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하이에나>가 묘사하는 이들의 모습은 기존 드라마와는 다소 차별적이다.
어른의 문제를 다루는 방식
이 작품이 다른 작품에 비해 눈에 띄는 이유는 이것이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이기 때문이 아니다. <하이에나>의 미덕은 이 이야기가 결국 ‘어른들의 이야기’라는 점 때문이다. 어른들의 이야기란, 단지 성적인 얘기들이 등장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사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다. <하이에나>에는 일상적이지만 어려운 문제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것은 남성들의 어떤 심리에 기인한다. 결혼을 앞두고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숨겨야 하는 남자,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몸이 아닌 머리로 먼저 다가가는 남자, 사랑과 섹스를 크게 구분하지 않는 남자들이 경험하는 고민과 딜레마는 극적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이다. 그리고 이 난감한 상황들을 해결하는 방식은 극적이라기보다는 일상적이다.
문제는 누구에게나 발생하기 마련이다. 나이가 들어도 문제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열 살의 고민과 스무 살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으며, 서른의 고민도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아이와 어른의 차이는 바로 거기서 생긴다. <하이에나>의 등장인물들은 자신이 처한 문제적 상황에 대해 현실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연애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가 흔히 빠지게 되는 판타지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 그들 모두 관계에 서툴고 감정에 서툰 ‘수컷’들이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소통하려는 노력에 있어서는 진심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것이 관찰자인 정은의 시선으로 묘사된다는 점에서 <하이에나>는 자칫 관계에 서툴다는 이유로 남성들의 폭력적인 방법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흔한 오류들을 제법 유연하게 피해가고 있다. <하이에나>의 영리한 구성력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하이에나>에 대한 관점을 굳이 ‘케이블 TV용 드라마’라는 지점에 묶어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중반을 넘긴 이 작품이 획득한 것은 세련된 성인용 드라마의 보편적 시장성이다. 그래서 어쩌면 시간이 지난 뒤 사람들은 <하이에나>를 케이블 TV의 드라마로서가 아니라 매력적인 배우들이 출연했던 낙관적이고 소소한 재미가 있던 드라마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제작자로서나, 배우로서나, 시청자로서나 그것은 꽤 근사한 일이다.
글 차우진
황승현 TV평론가(t-viewer)
lotus, 你知道上述的評論大概是說甚麼嗎???
[ 本帖最后由 小雨文 于 2006-11-28 14:23 编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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