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发表于 2010-3-2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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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Elle.co.kr
공주님, 검사 되다 <검사 프린세스>
A PRINCESS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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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검사도 있다. 우중충한 법정에 웨이브로 잔뜩 힘준 머리를 하고 보기만 해도 아찔한 ‘킬 힐’을 신고 또각거리며 들어오는 여자. ‘아이리스’의 여전사 리선화 동무는 어느새, 낡은 군복을 벗고 철딱서니 없는 여검사가 되어 돌아왔다. 다시 가능성을 인정받은 김소연은 벌써 그 놀라운 존재감을 드라마 전반에서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 아이리스, 선화, 김소연, 마혜리, 대검찰청, 박시후, 한정수, 최송현, 찬란한 유산, 소현경, 진혁, 공주, 윤세준, 서인우, 진정선, 3월 31일, 이새인, ,엘르, 엣진, elle.co.kr::
연출 진혁 극본 소현경 출연 김소연 박시후 한정수 최송현 방영 3월 31일
김소연이 나타났다. 인형 같은 메이크업에 핑크색 미니스커트, 부러질 듯 가느다란 샌들.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어디쯤인가 보군!’했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그녀가 출몰한 곳은 카페도 백화점도 클럽도 아닌 대낮의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이다. 김소연이 <아이리스>의 남파 공작원 리선화 동무와 이별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갈아입은 이 화사한 캐릭터의 이름은 마혜리. 엊그제 임관식을 마치고 말 그대로 화려하게(!) 대한민국 법조계에 입성한 새내기 여 검사다. ‘컷’ 소리가 날 때마다 빨개진 맨다리를 지켜보는 마음이 다 오그라들도록 추운 날이건만, 저렇게 밝고 초롱초롱한 표정을 한 김소연은 참 오랜만이다. “전작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이번에는 정말 나 같은 역할, 힘 안 주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아이리스>의 선화가 굉장히 분석적으로 생각하면서 연기해야 하는 캐릭터였다면, 혜리는 즉흥적으로 나오는 제 말버릇이나 제스처를 그대로 더해가며 만들고 있다. 정말 너무 재미있다!”
<검사 프린세스>는 집안, 학벌, 외모에 지능까지 타고날 수 있는 건 전부 갖췄지만, 사회인으로서의 개념만큼은 약간 모자랐던, 어느 초임 여 검사의 좌충우돌 성장기다. 부모의 강압에 따라 공부하고 대학 가고 고시 봐서 잘나가는 대한민국 1%가 되긴 했지만, 투철한 직업의식 따윈 애초에 안중에 없었던 그녀다. 검사 되느라 남들만큼 힘들었지만, 막상 시작된 검찰청 생활은 생각보다 별로다. 왜 할 일을 다 하고 6시가 지났는데도 집에 가면 안 되는지, 왜 지루한 회식에 빠지고 친구랑 스키장에 놀러 가면 안 되는지, 왜 경찰청에서 올라온 송치의견 대로 일을 처리하면 안 되는지 아무튼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다. 이런 아가씨가 후배라면 어떤 강심장 선배도 뒷목을 잡겠지만, 딱히 심성이 못되어 먹은 것도 아니니 하는 수 없다. 도닥이고 혼도 내가며 어른의 길로 인도하는 수밖에. 앞으로 혜리를 키워갈 키워드는 ‘사람’과 ‘사랑’이다. 한정수가 혜리에게 끌리지만 차마 마음을 전할 수 없는 선배 검사 윤세준 역을, 박시후가 모종의 비밀을 간직한 채 혜리에게 접근하는 능청맞고 속을 알 수 없는 변호사 서인우 역을 맡았다. 세준을 짝사랑하는 열혈 여 검사로 이래저래 혜리 때문에 수명이 줄어드는 진정선은 최송현이 맡아 열연한다.
<찬란한 유산>의 나이스 콤비 소현경 작가와 진혁 PD가 <검사 프린세스>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건 특별한 사명감 없이 직업 세계에 들어선 요즘 세대의 젊은이들이 깨지고 구르며 성숙해가는 모습이다. 모든 걸 다 갖춘 듯 자신만만 하지만 내면은 하나같이 어리고 미숙한 그들이 삶과 사랑에 눈뜨고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그 풋풋한 과정 말이다. 검사라는 근사한 타이틀 뒤에 숨은 생계형 노동의 실체라든가 마냥 행복한 줄로만 알았던 삶이 뒤통수를 후려치는 건 진부한 막장 신파 멜로 하고는 노선을 좀 구분해줘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정말로 깨진 환상에 절망하고 자기 모습에 혼란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모두가 드라마에 기대했던 ‘좀 더 산뜻하고 유쾌한 설득력’, 그런 걸 어쩌면 이번엔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다. 그러니까 검사가 된 공주님의 껍데기만 보고서 세상의 불공평함에 지레 열 올리지 말기를. 성 안의 공주든 거리의 왕자든 어른 되기 어려운 건 다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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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이래도 되나요?
요가 수업 간다고 ‘칼퇴’ 하는 마 검사.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너무 과장한 것 아니냐고? 장난스런 미소가 또록또록 흘러내리는 진혁 PD는 드라마 대본을 한 가득 품에 안고서 자신이 수집(?)한 여러 가지 증언들을 들려주었다. “혜리 같은 캐릭터가 실제 검사들 사이에서도 없는 건 아니다. 부장검사보다 좋은 차를 타고 출근한다거나, 백 번 양보해도 도저히 검사로는 안 보이는 옷을 입고 사건 피의자를 만난다거나. 사실 일과 생활의 구분에서 충돌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거다. 6시에 일 딱 끝내고 매일매일 운동해야 하는 사람이 조직생활 잘 할 수 있을까. 본인이든 남이든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받겠지.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사생활을 양보하겠지만, 혜리는 거기에 직설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실제로 있었다는 캐릭터들은 어떻게 되었냐고? 다들 나가서 변호사 개업했다더군.” (웃음)
큐 사인이 떨어지면 마 검사가 되어 기운차게 로비로 들어와야 할 김소연이 회전문을 씩씩하게 반대로 밀더니 그대로 유리 안에 갇혀버렸다. 그늘을 간직한 악녀, 너무 단정해서 무서운 커리어 우먼, 혹은 군복에 탱크톱을 걸친 터프한 여전사였던 그녀에게 이런 면이 다 있다니! 세상의 오해와 편견을 보기 좋게 반전시키며 행복해지는 건 더 이상 초보가 아닌 김소연에게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그간 거의 보여주지 않았던 성격의 캐릭터다. 혜리와 본인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되는 것 같나?
70~80%? 하하. 나랑 정말 비슷하다. 혜리는 머리도 좋지만 순수하고 백치미 넘치고 엉뚱한 여자다. 초반에 단란주점에서 술을 엄청나게 마시고 춤을 추는 장면이 있는데, 원래 대본은 섹시 댄스였다. 그걸 내가 엽기 댄스로 바꿨다.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를 연습해서 막 웃기게 췄다. 나를 내려놓는 기분이었는데, 스태프들도 너무 재미있어 하고 훨씬 좋다고 하더라. 그 동안 감추려고 애썼던 나를 모두 꺼내 보여주는 기분이다.
마혜리는 어떤 여잔가?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여자. 미워할 수 없는 철부지.
그런 혜리를 연기하는 김소연이라… 그걸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는 세상의 오해는 무얼까?
정말 많이들 오해하는 것 같다. 일단 헤어스타일만 해도 이렇게 튀게 바꾸니까 못 알아본다. ‘목소리는 김소연씬데 누구세요?’라면서. (웃음) 그 동안 내 모습을 너무 안 보여주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 만들고 연기하다 보니 편안한 진짜 내 모습을 아무도 못 보는 거다. 그래서 근래에 들어서 예능에도 출연하고, 진짜 나를 보여주는 작업을 조금씩 늘렸다. 전에는 꺼렸는데 이제는 바꿔보려고. 평소대로 하는 행동을 사람들이 오히려 가식적이라고 받아들이니까 내가 상처를 받더라. 이번 역할 덕분에 그런 시선에서 많이 자유로워졌다. 15년 만에 진심이 통하는 기분이다. 이번엔 정말 힘 빼고, 무엇보다 나를 위해서 편해지고 싶었다. 일부러 대사도 톤도 내 말투대로 한다. 연기를 오래 했는데도 이런 건 처음이다. 진혁 감독이 내 혜리 같은 실제 모습을 알고 캐스팅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무얼 얻어가고 싶나?
행복. 이번엔 오로지 나를 위해 연기하고 싶었다. 나를 아는 사람들과 일하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진짜 즐겁고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확신 때문에 <검사 프린세스>를 택했다. 나를 위한 즐거움이야말로 보는 이들에게도 행복을 주지 않을까?
<검사 프린세스>를 지휘하는 진혁 PD는 모든 걸 조용하게 빨리 결정하는 사람이다. 맘에 안 드는 걸 지적하기보다는 반복을 거듭하며 배우가 미묘한 차이를 스스로 캐치하고 변화하도록 유도한다. 그의 촬영장에선 모든 게 느긋한 듯 정확하게 흘러갔다.
김소연의 차가운 이미지를 벗기고 혜리로 만드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초반엔 본인도 부담을 느꼈는지 캐릭터를 분명히 표현하지 않고 지나가 버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게 심해지면 같이 편집실에서 돌려보며 자연스럽게 조율해나갔다. 원래 우리가 잡았던 혜리 캐릭터가 좀더 까칠하고 짜증도 많은 느낌이었는데, 자연스럽지 않고 연기 같더라. 그래서 좀 더 풀어지고 편안한 느낌의 캐릭터로 다시 잡았다. 김소연 자체가 원래 성격이 밝고 엉뚱하다. 또 이번 역할에 본인이 상당히 욕심을 내고 있어서 빨리 가닥을 잡더라. 조연출 때 만나서 그런 성격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캐릭터가 잡혔을 때부터 그녀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전작 <찬란한 유산>을 함께 작업한 소현경 작가와 다시 콤비를 이루었다. 손발이 잘 맞는 것 같다.
소현경 작가와는 같이 고생도 정말 많이 했다. (웃음) 일단 잘 통하는 사이다. 우린 인간을 보는 시선이나 하고자 하는 걸 표현하는 방법에서 공통점이 많다. 특별히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을 수 있을 정도니까, 호흡이 잘 맞는다. 작품의 아이디어 도출부터 어떤 색깔로 풀어갈 것인가 등의 이야기를 늘 함께 한다. <검사 프린세스>는 <찬란한 유산>과는 또 다른 색깔의 이야기지만, 근본적으로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은 비슷할 것이다. 우리 둘 다 단편적인 인물을 싫어하기 때문에 모든 캐릭터가 나름의 좋은 면과 나쁜 면, 아픔과 상처를 갖고 있다. 마냥 놀기 좋아하고 발랄해 보이는 혜리에게도 웃을 수 없는 아픔이 있고, 나중엔 자신에게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하는 딜레마도 겪는다. 그런 요소들을 처음 의도대로 녹여가려 하고 있다.
방영 일정이 계획보다 크게 당겨졌는데, 부담스럽진 않았나?
촬영 일정이 너무 바빠서 정신 없긴 하지만 애초에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분명했던 만큼 진행에도 큰 무리가 없다. 배우들도 캐릭터를 금방 잡았고, 이제 그대로 충실하게 보여주는 것만 남은 것 같다.
[ 本帖最后由 greencrystal 于 2010-3-29 17:59 编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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