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发表于 2010-8-1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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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독존, 독고다이. 까탈공자. 자존심 대마왕.
대대로 권력을 잡아온 노론 명문가, 좌의정 이정무의 외아들.
얼굴 잘 생겼겠다, 집안 좋겠다, 글 잘 하겠다. 몸 되겠다.
머리 비상하겠다.
스펙으로만 따지자면 결핍이란 게 결핍된 인간이 바로 이선준
이다.
성격은 뻣뻣하고 양해나 부탁 같은 건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안하무인 싸가지 없는 재벌2세로 묶어 버리는 건
경솔한 처사다.
누구나 쉽게 말하는 정도와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학인으로서 사대부로서 인간의 품격을 지키기 위해
선준은 죽을힘을 다해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머리는 비상하고 관찰력과 직관력이 대단해
성균관 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왕의 관심을 받기에 이른
다.
선준은 조선은 사대부의 나라, 신권을 중시 여기는 노론가의
자제로 길러져 왔다. 그것이 곧 진리요, 선이라 믿었다.
그러나 성균관 생활을 계속하면서 정조와 교류하면서 점점
자신의 존재기반이었던 아버지와 갈등하게 된다.
왕권은 사대부에게 견제 받아야 한다는 가치관을 심어준 것도
아버지요,
글 읽는 즐거움을 준 것도 아버지요,
언젠가 선준이 되고 싶은 정치가. 그 역시 아버지였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에게 베푼 그 모든 것이 어쩌면 선준 자신
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불의한 권력에서 출발했다는 생각에
삶의 뿌리가 흔들리고 갈등하는 선준.
그는 과연 정치적 후견인인 아버지 이정무, 그를 저버릴 수
있을 것인가.
핏줄인 아비를 단죄하기 위해 칼을 들 수 있을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꽤나 정의롭게 살아왔다 자부했던 선준.
더 큰 세상과 만나 난생 처음 벗을 위해
희생이란 걸 할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해간다.
그런 선준에게 다가온 대물 김윤희.
처음엔 선준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거벽과 사수를 일삼던 저자의 말썽꾼이요,
달갑지 않은 성균관 동방생이었다. 분명 시작은 그랬다.
그러나 어느새 선준의 외로움을 고단한 원칙주의자의 길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이 세상의 단 한사람이 되었다.
문제는 그가 사내라는 것!
총명하다. 똘똘하다. 극강 생활력. 단단하다.
호기심이 많고 한번 빠져 들면 끝장을 봐야한다.
가냘픈 외모답지 않게 심지는 단단한데다
지나치게 책임감이 강하고 독립적인 성격.
오기와 근성 또한 사내 못지않은 강골 처자.
이만하면 가히 하늘이 내린 소녀가장의 자질이라 하겠다.
타고난 건 아니다. 다만 길러졌을 뿐.
어려서 아비를 잃고 급격하게 기운 가세에
동생의 약값을 벌기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윤희.
문장. 그것은 윤희의 아비가 물려준 단 하나의 유산이었다.
시문을 아는 계집은 곧 기녀를 이르던 시대.
어미는 윤희의 남다름이 마땅치 않았다.
뜻이 있는 자에게 시련은 곧 언제나 훈련인 법.
언제나 문가를 서성이며 벽에 귀를 기울이며 글을 읽히는
나날 속에서 윤희는 한번 들은 문장이나 말은 원문에 가깝게
살려 내며 속필로 정서해간 문장은 달필 중에 달필이니
신기에 가까운 재주라 칭송을 받게 된다.
아비의 죽음은 슬픔보다 가난을 먼저 가져다주었기에 원망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아비의 꿈같은 건 미처 돌아볼 여유조차 가져
보질 못했다.
“꿈, 거창한 이상 같은 건 배 곯기 딱 좋은 인간들이 좋아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의 그녀가 품고 있는 상처 입기
쉬울 만큼 연약한 꿈 하나, 원하는 책을 보고, 만나고픈 이를
만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저 제 의지대로..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꿈.
부덕이라곤 어느 하나 찾아 볼 길 없는 계집 김윤희,
아니 대물 김윤희 유생은 이제 정박사와 유박사가 던져주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선준과 재신, 용하와 성균관 살이를 시작
하면서 태어나길 잘 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다.
세상은 어쩌면 따뜻한 곳일 수도 있다고
무엇보다.. 가까이에서 본 군왕 정조의 꿈에 매혹되기 시작한
다. 그토록 이해할 수 없었던 아비의 꿈을 이제는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이 이야기는 고단한 현실에 갇혀 꿈꾸는 법을 잃어버린 청춘,
윤희가 꿈꾸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다.
지름본좌, 여색제왕, 주차구역(酒茶區域), 음주가무, 깐족지존.
이 모두가 용하를 이르는 말이다.
어려서부터 장안 최고의 글선생에게 각종 선행학습을 받아온
사교육의 수혜자. 그렇게 힘겹게 들어온 성균관이건만..
성균관 유생이라고 다 같은 유생이 아니라는 것을
용하는 머지않아 깨닫게 되었다.
인맥이 튼튼한 명문가 자제가 아니라면
정승은커녕 변변한 벼슬자리는 언감생심 그림의 떡이라는
것을..
그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그렇게 어렵사리 벼슬에 오르고자 하는 유생들의 꿈이 결국은
일신의 영달이나 가문의 부귀영화를
세습하고자 하는 욕심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부귀라면 이미 용하에겐 차고 넘치는 것.
성균관에 있을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성균관을 나가는 날엔 무서운 아비가
용채마저 끊을 것이 뻔한 일이므로 소일삼아 다니고 있는
중이다.
역겨운 양반 댁 유생들 구경하는 것도 꽤 재미진 일이긴
하니까--
이제 용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미덕은 딱 두 가지.
재밌는가? 폼 나는가?
그래서였다. 윤희의 정체를 발설치 않고 지켜보기로 한 것은...
제 아무리 남장을 했다하나 낭창낭창한 허리하며
말간 얼굴에 돋아난 솜털하며 계집이 분명하건만
대체 어쩌자고 나랏법으로 금한 성균관엘 들어왔단 말인가.
당장이라도 서리, 박사들에게 고할까 했었지만
그 재밌는 구경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계집이 얼마나 버티겠는가..
이 구용하도 포기한 성균관인 걸 말이다.
때로 윤희를 놀리며 때로는 안쓰러이 여기며 윤희를 지켜보던
용하,
어느 날 그 눈에 윤희가 폼 나게 보이기 시작했다.
청나라 비단 옷을 걸쳐 입은 용하 자신보다도....
포기하는 법이 없고 끝까지 당당한 그녀가 말이다.
복장불량, 태도불량, 언행불량, 출석불량. 성적불량.
미친 말이라는 별명처럼 통제 불가능의 불량아.
느낀 그대로를 말하고, 생각한 그대로 움직이는 순도 100%의
인간.
간혹 느낌과 생각이 서로 충돌하면 남들은 갈등을 하지만
재신은 주먹이 먼저 달려 나가 버린다.
남자라기보다 수컷, 날것 야생의 매력이 물씬 풍겨나는 그.
그래서일까? 그에겐 불치병이 있다.
여인들과 한 공간에 있으면 재채기를 하는 것.
성균관 내 식당에서 재신이 재채기를 한다면
그건 틀림없이 계집종이 한명 들어 왔기 때문....
자라면서 아버지 문근수의 기회주의적 정치행태를 신물 나게
보아 왔다.
혐오스런 아버지 대신 믿고 따르던 형, 영신은 금등지사를
지키려다 윤희의 아버지 김승헌과 함께 노론 일파에 의해
무참히 살해됐다.
형의 죽음 앞에서 재신은 슬픔보다 깊은 분노에 몸을 떨었다.
자식의 죽음 앞에서도 비굴하게 자리를 지키기 위해 침묵으로
모르쇠했던 아버지, 대사헌 문근수!
성균관에 온 것도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였다.
젊은 벗들과 함께 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정치를 하리라 믿었
다...
그러나 청재(기숙사)에 들어서는 순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동재와 서재가 아닌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져 패싸움이나 하는
현실 정치의 축소판 성균관. 재신은 깊이 절망한다.
이제 재신이 제일 경멸하는 것은 아버지요, 그 다음은 성균관
이다.
조선에는 희망이 없다고 여긴다.
대성전 앞. 성균관의 모든 희로애락을 그저 말없이
지켜보고만 있는 은행나무.
재신은 그 나무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몹시도 사랑했다.
어쩌면 재신은 성균관을 증오한 것이 아니라
성균관 너머 세상을 조금 더 사랑한 것은 아닐까.
그런 재신이 난생처음 어려운 과제에 도전한다.
마음을 숨기고 마음에 없는 말을 하고...
재신에게도 윤식, 아니 윤희는 처음엔 그저 샌님 같은
동방생에 불과했다.
윤희가 여자라는 것을 알고 게다가 금등지사 사건에 함께
연루된 김승헌의 여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누이 같이 여겨 그녀를 지켜 주리라 다짐한다.
그녀를 바라보는 일이 습관이 되고, 그녀를 지키는 일이 버릇
이 되면서 지금처럼 언제까지나 그녀와 인생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여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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