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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름 (여 22세) 정우 배다른 동생, 대학생(경영전공)
외유내강. 어리고, 착하다. 하지만 은근 똥고집이다.
애늙은이처럼 아직 창창한 젊은인데 마음이 많이 지쳤다.
정우오빠만이 사막 같은 자신의 삶에 오아시스 같은 존재라고 믿는다.
오빠만 아니었으면 사랑해버렸다. 피가 웬수다!
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는 늘 네가 아버지 대를 이어야 해. 여자라고 못 할 건 없어!
정우한테 뭐든 지기만 해! 스파르타 교육에 숨이 막혔다.
게다가 무서운 아빠에게 애교 부리라고 등 떠밀면 그건 더 죽을 맛이었다.
애교를 부리면 뭘 하나, 아빠는 따뜻한 말 한마디 없고, 손 한번 한 번 잡아 준 적 없는데......
그나마 오빠인 정우가 제일 편했다.
살갑진 않았지만 한 번씩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공부도 가르쳐 주고,
그래서 오빠가 집을 나간 후로 마음 둘 곳이 없었다.
가끔 오빠가 사는 은주 언니네 놀러 가 밥도 먹고, 놀다 오면 그렇게 좋을 수 없다.
사람 사는 느낌이랄까?
집을 나간 오빠는 마음이 편해져선지 잘 웃고, 장난도 잘 쳤다.
정말 오빠 때문에 사춘기시절 폭발 안하고 잘 버텼다.
오빠는 늘 내게 큰 짐을 떠맡긴 것 같아 미안하다고 한다. 사실 그건 맞는 말이다.
아빠는 오빠가 집을 나간 후, 자식도 못 믿는다며 나와 더 멀어졌고 엄마는 이젠
진짜, 너뿐이라며 어린 나를 후계자 수업 시킨다고 들들 볶았다.
친구도 못 사귀게 했다.
정우를 봐라, 친구 잘못 사귀어서 인생 망쳤잖니?
대학생인데 연애도 못 하게 한다.
정우를 봐라, 여자 잘못 만나 인생 망쳤잖니?
헌데 어쩌나, 엄마에게는 망친 인생처럼 보이는 정우 오빠의 사는 방식이 내 눈엔 부럽고 멋져 보이는데.
나는 꼭, 정우 오빠 같은 남자 만나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할 거다.
그런데...... 아무리 눈 씻고 봐도 그런 남자 흔치 않다!
쉿, 비밀! 엄마는 모른다. 내가 정우 오빠와 만나고 다닌다는 걸.
그건 나를 로봇처럼 조종하려는 엄마에게 하는 소심한 복수다.
눈치 백 단! 일찌감치 은주 언니가 오빠를 짝사랑 하는 것도 눈치 챘고,
엄마가 아빠 오른팔 남이사와 짜고 몰래 회사 돈을 빼내고 있는 것도 눈치 챘고,
엄마와 같이 패션 사업을 시작한 ‘조이’라는 디자이너가 뭔가 수상한 여자라는 것도 눈치 챘다.
그러고 보면 내가 입만 열면 여기저기 지뢰밭이 될 일이 참 많다!
정우 오빠가 죽자고 찾는 수연이라는 여자를 은근 질투하고 있다.
내 애인이 나타날 때까진 오빠를 어떤 여자에게도 주고 싶지 않지만
만~약에 수연이라는 여자가 나타나는 불상사가 생긴다면,
나는 차라리 인간미 넘치는 은주 언니에게 손을 들어 줄 생각이다!
이래뵈도 내 입김은 제법 쎄다. 내가 입 열면 지뢰밭이라니까!
cr: DC MBC
[ 本帖最后由 corona0911 于 2012-10-27 04:11 编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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