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www.dcnews.in/etc_list.php?code=succeed&id=26092
'보고싶다' 오정세 "투명했으면 좋겠어요"
2013-01-17 14:23:04
"왜 여태 눈에 안 띄였을까?" 최근 배우 오정세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한마디다. 그는 21부작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에서 배우 박유천(한정우 역)과 찰떡궁합을 선보이며 네티즌들의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 네티즌들이 오정세-박유천 남남 커플에게 붙여준 별명은 서로 환장할만큼 호흡이 척척 맞는다는 뜻의 '환장커플'이다.
납치, 성폭행이라는 끔찍한 사건에서 비롯된 드라마의 전개는 회가 진행될수록 눈물과 증오라는 어두운 기운에 지배당하지만, 오정세가 맡은 주정명 형사만큼은 허허실실 유쾌 코드로 시청자들의 숨 막히는 가슴에 상쾌한 산들바람을 불어넣어준다. 네티즌들이 주형사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17년 차 연기 경력으로 다수 영화에 출연했음에도 이제서야 오정세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네티즌의 말처럼 그에게 작품 복이 없었기 때문일까? 작품 속에서만 색을 내고 싶다는 오정세의 말에 따르면, 그가 작품의 일부로서 관객의 몰입감을 높이는 역할에 더 집중했기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던 그의 과거 영화 출연 경력들도 이제는 네티즌에 의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 '방자전'에서 호방을 맡았던 그 사람", "'부당거래'에서 류승범한테 술대접받던 김기자", "'코리아'에서 북한 탁구팀에게 시비 걸던 그 선수" 등. 이렇듯 '보고싶다' 팬을 비롯해 영화·드라마를 좋아하는 네티즌들은 사랑스러운 배우 한 명을 새로이 얻은 것처럼 흥분하고 있다.
<프로필>
이름 : 오정세
직업 : 배우
생년월일 : 1977년 2월 26일
학력 : 선문대학교 신문방송과
데뷔 : 2001년 '수취인불명' 경찰 1역
영화
2013년 '남자사용설명서' 이승재 役
2012년 '코리아' 오두만 役
2012년 '시체가 돌아왔다' 명관 役
2012년 '5백만불의 사나이' 필수 役
2011년 '커플즈' 복남 役
2011년 '돼지의 왕' 황경민 (목소리) 役
2010년 '방자전' 호방 役
2010년 '부당거래' 김기자 役
2009년 '시크릿' 경호 役
2008년 '똥파리' 짜장면남 役
2007년 '라듸오 데이즈' 만철 役
2006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김 선생 役
2005년 '너는 내운명' 구형검사 役
2004년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조 경장/왕자1 役
2003년 '거울 속으로' 박 형사 役
드라마
2012년 MBC '보고싶다' 주정명 役
2011년 SBS '더 뮤지컬' 구작 役
2010년 MBC '민들레 가족' 재훈 役
2008년 SBS '타짜' 광태 役
연극
2002 ~ 2004년 '이발사 박봉구'
2005 ~ 2006년 '라이어'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배우 오정세입니다.
- 디시인사이드 아세요?
드라마 하면서 처음 알게 됐어요. 근데 알고 보니까 되게 유명한 데더라고요. (웃음)
- 인터넷 잘 안 하시나 봐요?
원래 인터넷 사이트들을 잘 몰라요.
- 길거리 지나다니면 오정세 씨를 눈치채는 분들 많죠? <디시이용자 : 'ㅇㅇ', '콩나물'>
사실 거리를 돌아다닐 여유가 거의 없어요. 일주일 중 6일은 촬영하거든요. 그래서 주변 반응은 크게 못 느끼고 있어요.
- 주형사가 '보고싶다' 갤러리에서 어느 정도 인기인지 잘 모르시겠군요.
헤어메이크업 할 때 거기 계신 분들이 즐겨 보셔서… (웃음)
- 누님들께서….
네, 거기서 반응을 좀 느끼고 있어요.
- 이렇게 조금 달라진 반응을 접하시면 어떠세요?
개인적으로는 싫어요. 하하
- 인기를 얻으면 좋지 않으세요?
아직은 못 알아보시는 분들이 더 많았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에요. 배우로서 욕심이고, 현실과 괴리감이 있는 얘기인데… 막 유명해지거나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보고싶다'의 주형사다. 잘하네. 저런 배우 어디서 나왔지?" 이런 칭찬까지가 저의 소망이고 현실로 오면 밋밋한 일반인이 되는 게 소망이에요. 사실 작품을 하고 작품이 주목을 받고 인기를 얻으면 제가 원하는 것들은 포기해야죠. 근데 못 알아볼 때가 더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 그냥 자유로움을 지향하기 때문인가요?
그런 것도 있고 어렸을 때부터 제일 싫어했던 자리가 생일파티예요. 저를 중심으로 누군가가 날 바라보고 축하해주는 자리가 불편하더라고요.
- 쑥스러움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네요.
네, 쑥스러움을 탈 때는 많이 타고 안 탈 때는 안 타는데 (웃음) 성향 자체가 그냥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
- 그래도 부모님이나 가족들은 좋아하시죠?
가족들에게도 배우 주형사의 부모님 주형사의 와이프 이런 수식어가 붙는 건 좀 불편하더라고요. 사실 드라마 하는 걸 집에서는 몰랐어요. 그냥 주위 사람들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게 나은 것 같아요.
- 혹시 배우로서 한 이미지로 굳어질까 걱정되는 이유도 있나요?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캡처 = MBC>
- '보고싶다'에서 주정명 형사의 스타일이 좋다는 반응이 많아요.
코디가 붙으면 그런 소리를 들어요. 평소에는 지극히 평범해요. (웃음)
- 오늘도 주형사처럼 머리를 뒤로 묶으셨는데 뵙자마자 첫눈에 알아봤어요. 주형사만의 스타일이 눈에 확 띄는 것 같아요. 평소에도 이렇게 하고 다니세요?
평소에는 그렇지 않아요. 근데 제가 머리를 묶는 거랑 샵에 가서 묶는 거랑 다르더라고요.
- 그 머리 스타일은 어떻게 만들어진 건가요? <디시이용자 : '22', '한형사'>
처음 주형사 캐릭터 잡을 때 제일 고민했던 것 중의 하나가 머리 길이였어요. 찍고 있는 영화랑 '보고싶다'랑 스케줄 상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머리를 못 자르는 상태였거든요. 영화에서는 머리가 긴 캐릭터였고 '보고싶다'에서 기본적으로 나와 있는 캐릭터 자체가 어느 정도 윤곽을 띄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명품을 좋아하고 럭셔리를 좋아하는 명품형사. 근데 형사가 그렇지는 안잖아요. 촬영이 조금씩 다가오니까 머리를 길게 가도 되나? 하는 걱정이 되더라고요. 제가 지금까지 봤던 한국 영화 드라마 등에서는 그런 형사가 없었거든요. 너무 현실적이지 않게 접근하면 시청자들이랑 괴리감이 있지 않을까라는 걱정 때문에 경찰청에 전화해보니까 다행히 두발에 대한 길이 제한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하게 긴 머리 형사로 가기로 했죠. 머리 묶는 컨셉트는 친한 친구가 아이디어를 줬는데 뒤로 묶는 것 중에서도 위로 묶으면 조금 더 캐릭터적으로 특이하고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조금 더 스타일리시하기도 하고 캐릭터 잡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 조언을 주신 친구분은 동료 배우세요?
네.
- 그분에게 한턱내셔야 겠네요. (웃음)
네, 다음에 쏴야죠.
<사진 = MBC>
- 오정세 씨가 보는 '보고싶다'는 어떤 드라마인가요?
여러 장르가 혼합된 드라마라고 할까요? 첫 사랑에 대한 아련함과 아픈 기억, 살아가면서 얻은 상처, 여러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기도 하고, 형사팀 팀장님이랑 주형사가 모이면 나름대로 웃음도 있고 이렇게 멜로, 스릴러, 코믹이 한데 어우러진 드라마가 아닌가 싶어요.
- 대본 보셨을 때 이 드라마 꼭 해야겠다는 느낌이 오셨나요?
드라마 자체를요? 드라마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영화를 고르고 시나리오를 보는 거에만 익숙해져 있거든요. (영화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의 처음도 알고, 중간도 알고, 끝도 알고, 제 인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다 알고, 연기방식이라든지 이런 것도 알고 가는데 드라마 같은 경우는 조금 유동적이잖아요. '보고싶다'의 굵직한 이야기는 재미있고, 주형사도 재미있는 캐릭터이지만 과연 어떻게 굴러갈지에 대해서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던 것 같아요.
- 아직은 드라마가 익숙하지 않으신가 봐요? <디시이용자 : 'ㅇㅇ'>
그전에 해왔던 작업보다는 매체 자체가 조금 다르기 때문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나 작가분 덕에 적응하는 데 오래 걸리거나 부대끼거나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영화는 현장이 막 급하게 돌아가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대본을 보다가 제가 대사 까먹으면 잠시 대본을 보고서 다시 하는 분위기의 시스템인데, 드라마는 대사를 까먹어서 NG를 내면 (감독이) '오케이 거기부터 하이큐'라며 생각할 틈 없이 바로 가니까 처음에는 되게 당황스럽더라고요. 나는 대사를 잊어버려서 NG를 낸 거고 대본을 다시 볼 시간이 필요한데 드라마 현장은 그런 게 아니라 조금 빠르게 돌아가다 보니까요. 매체의 특성에서 오는 저의 적응기간이랄까.
- 어느 드라마 보면, 배우가 NG 내면 매니저나 주변사람이 대사를 알려주던데….
예, 그렇게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제가 직접 봐야지 대충 내용이나 느낌이 와요. (웃음)
<영화 '코리아' 스틸컷. 오두만(오정세 분)>
- 얼마 전 영화 '코리아'에서 맡으신 배역도 주형사처럼 겉으론 까불까불 하지만 내면은 착한 캐릭터였죠?
'코리아'에서도 나름 숨 쉬는 인물이었죠. (웃음)
- 실제 성격은 어떠세요? 평소에도 주형사처럼 농담 많이 하고 그러세요?
농담 할 때는 많이 하는데 또 조용할 때는 되게 조용하고 그래요. 딱 보면 정우(박유천 분)하고 해리(유승호 분)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 다 있는 것 같아요. 조용하다가도 장난기 많은.
- 주형사 캐릭터에 익숙해지는 데 까다롭지는 않으셨겠군요.
조금 더 편안한 것 같아요. 아예 상상의 인물이나 간접 경험한 인물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제 안에 있는 인물을 표현하는 거기 때문에.
- 지금까지 하신 영화 중에서 주형사와 달리 본인의 성격과 너무 달랐던 캐릭터도 있었나요?
정말 힘들었던 역할이 최근 작품 '남자사용설명서'라고요.
<'남자사용설명서' 스틸컷>
<'남자사용설명서' 티져영상>
- 아직 개봉 안 했죠? 어떤 역할인가요?
2월에 개봉하는데, 그전에는 악하거나 야비하거나 웃기거나 내성적인 역할들이 나름 내 안에 있는 모습이었는데 '남자사용설명서'는 제가 받은 역할이 되게 싸가지없다고 해야 하나? 어깨에 힘들어가고 거만한 한류스타 역할이 제가 입어야 할 옷인데, 스스로 '나는 한류스타야. 나는 한류스타야' 이러면서 그 옷을 입었음에도 되게 불편하더라고요.
- 주형사 캐릭터가 매우 유니크한 역할이라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극의 무거운 분위기를 고려할 때 주형사의 코믹적인 요소가 너무 강해서도 안 될 것 같고 그렇다고 너무 느슨하게 연기해도 안 될 것 같은 그런 미묘한 점이 있을 것 같은데.
전체 드라마 톤이 조금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감정폭도 매우 깊어서 주형사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방금 말씀하셨듯이 한순간의 재미 한순간의 폭소가 되어버리면 주형사도 민폐고 드라마도 민폐일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상황, 재미있는 대사가 나왔을 때 이걸 주인공들의 감정선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재미있게 하려고 해요. (노래방 신에서) 흉내만 내고 재미있게 하면 개그가 돼 버리는 데 그런 행동을 하는 본질적인 이유, 이 친구(정우)를 위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기본 바탕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죠. 이 친구의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 친구가 아프니까 한 번 더 웃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어떤 상황 대사가 돼야지 그냥 재미있기만 하면 저도 드라마도 손해가 되니까 그거 잡는 데 가장 많이 신경을 써요.
- 특정 부분에서는 주형사의 코믹적인 요소가 조금 과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하는 분도 있었어요.
반응을 보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어요. 저는 정우를 위한 마음으로 연기했는데 그게 만약 보는 분들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제가 바꿀게요'라는 느낌보다 '아, 그렇게 보셨네요'가 될 것 같아요. 저의 접근법은 그냥 마냥 웃기려고 한 것도 아니고 마냥 과하게 한 것도 아니거든요.
- 일단 드라마나 영화 들어가면 반응은 전혀 안 보시는군요?
보게 되긴 해요. 근데 만약에 제가 정우를 어떤 생각 없이 웃기려고만 했고, 어떤 분이 너무 과하지 않냐라고 그러면 '아, 맞다. 내가 깜빡했네. 고맙습니다. 바꿔야지'라고 했겠지만 그게 아니라 내 나름대로 내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연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 반응이 나왔으면 '그렇게 보시는 분들도 계시는구나'라고 하면서 우직하게 가는 거죠. 다시 말하면, 제가 놓치고 가는 부분을 지적해주시면 당연히 제 연기를 다시 생각할 수 있죠.
- 주형사 연기와 관련해, 작가님이 특별히 주문하신 부분은 없었나요?
드라마를 급하게 들어가서 아직 한 번도 뵙질 못했어요. 그냥 인터넷으로만 뵙고.
- 그럼 리딩할 때만 보셨겠네요?
리딩도 급하게 들어가서….
- 쪽대본이군요.
(주형사 역으로) 확정되기 전에 감독님을 한 번 뵈었고, 확정된 다음에 바로 현장 투입돼 첫 현장에서 감독님을 처음 뵈었죠. 그래서 감독님과 헤어스타일에 대해 논의도 하고 싶었고,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 감독님과 작가님하고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여건은 안 됐어요.
- 좀 당황스러우셨겠어요.
근데 급하게 돌아가는 걸 미리 알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바로 뵙겠다고 생각하긴 했어요.
- 주형사의 대사에 복선이 깔린 게 아니냐는 말이 많아요. 정우에게 "아슬아슬하다", "그 한 방이 너일 수도 있다" 등의 말을 하는 걸로 봐서 나중에 정우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예측들을 하거든요.
제가 봤을 때도 복선이 많이 깔린 것 같아요. 불행한 느낌으로. 근데 정말 그렇게 될지 끝은 모르겠어요. 정우가 총 맞는 신을 찍어 놓은 게 있는데 총을 맞고 죽는 건지 치료해서 살아나는 건지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사진 = MBC>
- 아무래도 촬영현장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배우가 박유천 씨일 것 같은데 호흡은 잘 맞으세요? <디시이용자 : '주형사'>
네, 지나치게 잘 맞는 것 같아요. (웃음)
- 두 분 사이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웃긴 대사도 아니고 웃긴 상황도 아닌데 아무것도 없는데 둘이서 웃음이 잘 터져요. 상황이 웃기거나 대사가 웃기거나 그래서 터지면 주위 스태프들이 이해할 텐데 그게 아니라 우리끼리만 터져서 NG를 자주 내요. 그래서 스태프들에게 미안한 적이 많아요. (웃음)
- 드라마에서도 정우가 주형사에게 '마누라'라고 부르는데, 이런 소리 들을 때 어색하지 않았냐는 이용자의 질문이 있었어요. <디시이용자 : 'dd'>
별로 안 어색해요. 유천이와 첫 촬영 때는 통성명을 아예 안 한 상태라서 어색했지만, 언젠가부터는 이 친구랑 호흡이 잘 맞네라는 느낌보다 예전에 아주 친했던 친구인데 이 작품에서 또 만났네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 '마누라'라는 애칭은 애드립인가요?
대본에 있는 거예요. 제가 듣기로는 실제로도 파트너를 '마누라'라고 부르는 형사분들이 있대요.
- 앞으로 박유천 씨와 또 호흡을 맞춰도 인기 좋을 것 같아요. 영화나 다른 쪽에서.
계획은 없지만 영화에서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하다 보면 새로 만들어지는 호흡들이 있어요. 드라마에서 느낌상 혹은 길이 상 안 할 때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 원래 시나리오는 주형사가 "야, 이거 갖고 들어가"하면 정우가 "어, 알았어. 형"인데, 하다 보면 "들어가", "형이 들어가", "아이 먼저 가", "형이 가" 이런 흐름으로 쭉 이어지죠. 근데 그렇게 하면 신 자체가 길어지기 때문에 리허설 때만 살짝 하고 서로 웃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이렇게 생성되는 호흡들을 조금은 편하게 가져갈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다시 한번 해보고 싶어요.
- 오정세 씨는 박유천 씨에 대해 오래된 친구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박유천 씨는 오정세 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세요?
무서워하고 불편해하지 않을까요? (웃음)
- 왜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나요?
(웃음) 모르겠어요. 유천이는 저를 되게 잘 따르고 성실하고 예의도 바르고 장난도 많이 하지만, 제가 느끼는 유천이는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아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 촬영현장에서 농담을 잘 안 하시나 봐요?
저랑 유천이랑은 카메라 갭이 많이 없어요.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랑 코드가 안 맞는데 극중 매우 친한 상황이라면 현장에서는 땐땐하다가도 카메라가 돌아가면 되게 친한 척하잖아요. 근데 유천이랑 저는 현장에서도 정우랑 주형사처럼 놀다가 카메라가 돌아가면 그대로 연기하곤 해요. 드라마에서 보는 둘의 관계가 현장에 그대로 투영됐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 나중에 드라마 끝나면 박유천 씨가 많이 생각나시겠네요.
네, 그렇겠죠.
<사진 = MBC>
- '보고싶다'에서 유승호 씨도 참 인기인데, 박유천 씨랑 유승호 씨랑 보면 내 아이도 저렇게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실 것 같아요.
저들만큼은 아니지만 평범은 해야 할 것 같은데 요즘 비주얼 보면 평범은 아니거든요. 조금 평범하게 컸으면 하는 바람은 있죠.
- 연기자로 키우실 생각 있으세요?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아이가 연기자 하고 싶다면 말릴 생각은 없는데 그렇다고 일부러 시키고 싶지는 않아요. 능력이 되면 하는 거고 한번 부딪혀 보고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본인 스스로 포기하는 것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원이지 부모가 배우이기 때문에 적극 밀어준다는 아닌 것 같아요.
- MBC '놀러와'에서 아내분이 초등학교 짝궁이라고 밝히셨는데, 무려 19년이나 열애를 하셨어요. 어떻게 이게 가능하죠?
제가 아내를 집요하게 쫓아다녔어요. 하하하 초등학교 때 좋아하는 사람끼리 짝궁을 시켜줬어요. 저도 좋아하고 그 친구도 좋아해서 짝궁이 됐겠죠? 그때 되게 친하게 어울리다가 중학교 가서는 방학 때 주로 만났어요. 그때 데이트 문화가 편지라서 방학이 끝나면 편지를 주고받았어요. 그리고 같은 고등학교에 갔는데 동네가 같다 보니까 같이 출근… (웃음) 출근이 아니라 등하교를 했죠.
[ 本帖最后由 corona0911 于 2013-1-17 19:29 编辑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