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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帖最后由 corona0911 于 2014-3-26 03:59 编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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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s (April 2014)
Interview
컷! 오케이!
여느 드라마 촬영장에서 들리는 목소리다. 군중 사이로, 경호관 '태경'역을 맡은 박유천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드라마 <쓰리데이즈>를 촬영하던 어떤 날.
Written by An Ji Na
박유천의 어떤 날
SCENE#1 3월15일, 아침 10시의 공기
영상의 날씨라고 믿기 힘든 3월의 추위가 두터운 패딩 안으로 스며들었다. 고양시의 어느 건물 앞. 50여명의 스태프들과 연기자들로 북적거린다. 이른 아침에 시작된 촬영의 고단함과 추위를 녹이려고, 스태프들은 패딩을 두 개씩 껴입었다. SBS수목드라마 <쓰리 데이즈>의 촬영 현장이다.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한국 드라마 판에서는 다소 낯선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 액션 추리물이라는 점. 거기에 <뿌리깊은 나무>의 신경수 연출에 <싸인><유령>의 김은희 작가가 만났으니 ‘믿고 보는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그 판위에 놓인 주연배우는 박유천과 손현주. 사라진 대통령 이동휘(손현주)와 의문투성이인 아버지 죽음 사이에서 실마리를 풀어 나가는 대통령 경호관 한태경(박유천)의 이야기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대통령을 보호하는 태경의 카리스마는 단단한 대사에 잘 묻어난다. 눈앞에 겨누어진 총을 보고도, 그는 기꺼이 “쏘시죠, 경호관이 총을 두려워하겠습니까?”라 말한다. 익숙하게 보아왔던 박유천의 여리고 슬픈 눈빛은 태경이란 캐릭터를 만나 ‘뜨거운 분노’를 담고 있었다. 이전 작에서 볼 수 없던 그 눈빛을 읽고 나니,'태경'의 박유천을 만나는 일이 낯설고도 즐겁다.
스태프 사이,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배우 박유천이다. 가까이서 보니 때끈해진 얼굴에, 목소리는 조금 쉬었다. 어제 새벽 촬영이 끝난 후, 자려고 침대에 누워 아주 잠깐 허리만 폈는데 다시 집합하라는 벨이 울렸단다. 박유천 뿐이겠는가. 촬영을 위해 모인 스태프들 역시 어제의 피로를 고스란히 떠안은 채, 다시 차분하고 정갈하게 촬영을 위해 집중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3월 12, 13일, 각각 3, 4부 드라마 방영을 마친 후의 주말, 6회 분을 촬영하기 위해 모인 스태프들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특수 분장팀 역시 바쁘게 움직인다. 또 하나의 사건이 태경을 죄어오고 있었다. 그 감정선을 잘 담기 위해 몇 번의 리허설이 더해진다. 한 신을 위해 여러 번 대사가 오가는 동안, 모든 스태프가 숨을 죽인다. 그리고 울부짖는 ‘태경’의 외침을 바라본다. 오케이가 떨어진다.
SCENE#2 감독과 배우, 두 남자의 공기
시위로 보이는 현장,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는 신을 앞두어서인지 배우와 감독이 모니터 앞에 나란히 앉았다. 신경수 감독의 디렉팅을 들으며 박유천은 ‘태경’으로부터 어떤 감정을 끌어내야 하는지 자신을 점검하는 모습이다. 촬영 중간에도, 끝난 후에도 그들의 대화는 끊임이 없다. 두 남자가 의자에 앉은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 문득 ‘케미스트리’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신경수 감독과 박유천의 사이에 적용하면 좋겠다 싶다. 디테일한 것까지 놓치지 않고 챙기는 감독의 주문과, 이를 스마트하게 소화하는 배우 사이에는 분명 케미가 흘렀다. 둘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다.
촬영을 위해 장소를 이동하는 찰나, 신경수 감독에게 물었다. 박유천은 어떤 배우인가라는 뻔한 질문. 어쩌면 공식적으로, 짧게 대답할 수도 있는 물음에 그는 진지하게, 단어마다 힘을 주어가며 대답을 했다. “일단, 너무 스마트해요. 굉장히 뭐랄까... 똑똑해서 대본 분석력도 좋아요. 배우가 자기가 분석한 게 있고 분명히 거기에 대해 연출자 생각이 다를 수가 있는데, 다른 경우 어떤 디렉션을 주면 순발력 있게 캐치를 해서 그걸 반영해 연기를 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덧붙여서, 어떤 대본 상황에 대해서 이런저런 디테일을 만들어내는 창의력이랄까, 그런 부분도 훌륭해요.” 박유천과 ‘태경’의 만남은 예정된 운명이었다.
SCENE#3 박유천의 공기
어제도 20분밖에 못자고 나왔다.
전날 찍은 액션이 너무 세서... 근육통이랑 어깨 통증 때문에 누워 있지를 못하겠더라. 너무 아파서. 그래서 계속 깨어 있다가, 배가 고파서 먹다 남은 떡볶이를 먹고 ‘다시 자야지’ 누웠는데 전화가 왔다. 나오라고.
그러고 보니 액션 연기는 처음이다.
액션... 재미있는 것 같다. 몸이 힘들긴 한데 최대한 리얼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현실적으로 만들려고 하는데 그 과정이 재미있다.
처음 <쓰리 데이즈> 대본을 읽었을 때 느낌은.
정말 몰입도가 최고였다. 드라마에서 이런 장르물이 나오다니 놀라웠고 뭐랄까... 시놉의 치밀함이 추리소설 같기도 했다. 이 작품은 꼭 하고 싶다, 아니 해야겠다 생각했다.
‘한태경’ 캐릭터에 끌린 이유는.
전체 사건의 마스터 키를 쥐고 있다. 선과 악의 경계선이 없는, 정글 같은 서바이벌이랄까? 수수께끼 같은 상황에서 사건의 단서를 밝히는 인물이다. 경호관이라는 직업도 평소 내 곁에 항상 있으니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던 직업군이라 연기해보고 싶었고.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드라마 1,2회 촬영이 영화 <해무>의 마지막 촬영 기간과 맞물렸다.
영화 막바지 촬영 즈음에 드라마 현장을 왔다 갔다 했다. 그래서 특히 1회가 아쉽다. 다른 선배님들은 촬영에 들어갔고, 그러다 보니 내가 현장에 오면 빨리 찍어야 하는 신들이 많았다. 그럴수록 차분하게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어야 했는데, 찍는 게 가장 급하다 보니까... 첫 촬영이었으니 초반 촬영의 템포도 아직 적응이 안 된 상황이었고, 그런 것들 때문에 드라마 흐름을 중간에 파고 들어가는데 너무 애먹었다. 지금은 찍기 전에 항상 많이 얘기를 나누고 찍으니까, 괜찮다.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더라.
대본 안에서 어떤 상황에서의 대사를 어떤 감정에 가깝게 풀어낼지 대화를 많이 나누고 나서 신을 가는 편이다.
한태경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
경호관이라는 직업 의식, 그리고 아버지를 잃은 아들로서 의문을 해결하고자 하는 인간적인 의지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가수 활동 하면서 많은 경호관을 만났는데 자신을 희생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위치다. 그 사명감이라는 건 만들어질 수도, 만든다고 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렇게 지켜야 하는 대통령이 있고 아버지가 있다. 그 두 사람을 지키기 위해 한태경은 두려운 것이 없다. 어떤 위기에서도 그는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 두 사람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큰 경호관이니까. 그래서 차갑게 생각하는 강한 모습과 그 뒤에 있는 혼란스러움을 적절히 표현하려고 한다.
경호관이라 하면 스마트하고, 이성적이고 냉철한 전형적인 이미지가 있다.
초반에는 경호관이다 보니까 차분하고, 항상 컴다운 되어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경호관분들이 그렇다. 차분하고 판단력 빠르고, 그런데 모두가 그러니까, 나까지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가버리면 캐릭터가 플랫하게 나와 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감정적인 부분을 연기할 때만큼은 최대한 경호관이 아니게끔 표현하고 싶다. 직업적인 걸 떠나서 인간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을 표현하고 싶다.
손현주와의 호흡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배님하고는 이제 7부까지 작업을 했다. 선배님과 함께 연기하는 그 느낌을 정말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 선배님의 눈이 너~~무 진실돼 보인다. 5부에서 선배님하고 같이 찍는 신이 있었는데, 오열하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펑펑 울면서 눈물을 많이 흘리는 신이었다. 근데 선배님 눈을 보니까 미치겠더라. 별 말씀도 없으셨는데 눈이 모든 걸 말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나는 카메라에서 빠지고 선배님 모습만 앵글에 비춰서 내가 대사만 맞추면 되는데, 그때도 눈물이 계속 나더라. 너무 진실되게 연기를 하시는 것 같다.
상대 배우로부터 많은 감정을 이끌어내는 건가.
그런 것 같다. 정말 깜짝 놀랐다. 연기 너무 잘하신다는 거야 원래 알고 있었는데... 회를 거듭하면서 점점 나의 역할에 입혀지고, 올라가는 감정들이 있다. 그렇게 감정이 올라온 상황에서 손현주 선배님과 같이 연기를 하고 보니까, 그 느낌이 굉장히 세게 오더라. 그냥 막 여기(배 아래쪽)에 있던 감정들까지 다 끌어올리게 만드시니까. 눈빛 하나만으로도 감동 받는다.
김은희 작가의 대본을 읽으면 어떤 느낌인가.
작가님의 대본은 완벽하다. 새 대본과 마주할 때 마다 놀랍고, 작가님을 존경한다. 내가 드라마를 처음 했을 때부터 갖고 있던 생각은, 대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거다. 대본 안에서 모든 것을 찾으려고 하고 충실하려고 한다. 그래서 대본을 읽고 또 읽고 내 안에 넣으려고 노력한다.
김은희 작가의 작품엔 멜로가 없다.
글쎄... 모르겠다. 처음부터 멜로는 생각하지 않고 결정한 작품이라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없는데...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작가님이 촬영 현장에 잠깐 나와서 멜로 부분을 여쭤봤다. 근데 아직은 태경이 해결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앞으로 어떻게 풀려 갈지는 모를 일이다.
스태프들 사이에서 성실하다는 칭찬이 자자하더라.
현장이 너무 좋다. 잘 맞고 즐겁다. 솔직히 드라마 느낌상 밤 신이 더 잘 어울리는 드라마이기도 해서... 촬영할 때 항상 춥고 액션도 많고 그런 것들이 있어서 힘들긴 하다. 근데 나 스스로가 예전과는 좀 달라진 것 같다. 옛날엔 무조건적으로 촬영장에서 예의 바르려고만 했다면, 지금은 진짜 편하게, 스태프들하고 농담도 스스럼없이 주고받고 그런다.
내공이 쌓인 걸까.
내공적인 느낌이라기 보단 점점 그런 생각이 들더라. 영화<해무>를 촬영하면서 내가 너무 의식적으로 예의를 차리는 것도 주위 사람들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내가 먼저 편하게 다가가는 게 좋겠더라. 하루아침에 이렇게 된 건 아닌 것 같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자연스럽게 쌓여가는 것 같다. 예전엔 현장이 어떠냐는 질문에 ‘좋아요, 편해요’라고 대답했다면, 지금은 뉘앙스가 좀 다르다. 진짜 진짜 편하다(웃음).
영화<해무> 촬영에서의 좋은 느낌이 아직 강하게 남았나 보다.
진짜 많이 배웠다. 연기적인 부분도 그렇고, 선배들의 연기를 일단 많이 보니까, 한 신, 한 신 정말 공들여서 찍고, 테이크도 많이 가고, 계속 모니터를 하다 보니까 앵글에 대한 기술적인 것들도 많이 알게 됐다. 각 밀리마다 앵글 사이즈가 달라지니까 이렇게 연기를 해야 조금 더 효과적이구나, 하는 것들. 스태프들과 4개월 동안 매일같이 밥 먹고, 다 같이 술 마시고, 그러면서 알게 된 점들이 많았다. 선배님들 연기를 보면서 느끼는 것, 직접 주신 조언들도 많았고, 예를 들면 이런 거다. 테크닉적인 부분이 부족하더라도, 혹은 입이 얼어서 대사 치는 것이 조금 그렇더라도, 눈빛만큼은 정말 시청자들이나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지루하지 않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 내 대사가 끝이 났어도 눈에서 계속 읽을거리를 남겨두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배웠다. 그게 결국에는 진실성에서 나오는 거잖아. 아직 잘 되지는 않는데, 늘 집중을 하고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쓰리 데이즈>는 박유천에게 어떤 것을 남길까.
액션 배우 박유천(웃음)? 액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것. 우선 <쓰리데이즈>까지 마무리를 잘 짓는다면, 주변 환경에 따라 변하지 않는 연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여기 환경은 어떻고, 여기 템포는 저렇고, 그런 변수가 현장에는 참 많이 존재한다. 그런 변수들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중심이 있는 연기를 하면 좋겠다. 그게 확실하게 생기면 어떤 역할의 옷을 입더라도 좀 수얼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1년전, <싱글즈>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다. 막 하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그때 내가 그랬나(웃음)? 근데 참 이번 작품 들어가기 전에 리딩 연습 끝나고 선배님들하고 다 같이 회식자리를 가졌었다. 그 자리에서도 비슷한 얘길 했다. “저, 너무 앵글에 구애 받고 싶지 않아요” 라고. 앵글 안에만 있으려고 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신경수 감독님과 촬영 감독님이 그러셨다. 막 하라고! 본인들이 알아서 앵글 다 잡아주신다고. 물론 그 앵글에 맞춰서 그렇게 가야만 하는 장면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엔 조금 자유롭게 해보고 싶었다.
합이 잘 맞는다.
그렇다. 그래서 지금 재미와는 좀 멀어졌다. 연기에 대한 재미와는 좀 멀어졌는데, 멀어진 만큼 좀... (연기에 대한) 욕심도 아닌 뭔가가 더 강하게 생긴 것 같다.
Singles 4月号 专访 文字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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