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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week 第252期 (2006.11.15 -11.21)专訪
<해바라기> 김래원-소중함을 깨달은 순간, 성장은 시작된다장난기 가득하거나 달콤하기 그지없거나. 그간 우리가 봐온 김래원의 눈빛은 주로 이 두 가지의 이미지를 오가지 않았을까. 그런 그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눈빛으로 대중들과 조우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연기 욕심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김래원이 그간 가득 채우던 욕심을 반쯤 덜어내고 진심을 담아 연기한 신작은 휴먼 드라마 <해바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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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 촬영이 끝나고 난 뒤에는 후시녹음 때문에 신경 쓰고, 그 뒤로는 홍보 일정으로 계속 바빴는데. 거의 쉬지 못했겠다.
왜요. 제주도도 가서 한 열흘 있다가 왔고, 인도네시아에도 겸사겸사 화보 촬영 다녀오고, 짬짬이 쉬었어요. 아버지랑 낚시 여행도 다녀오고 그랬어요.
낚시도 그렇고, 좋아하는 노래도 김현식이나 들국화의 노래들이라고 들었다. 80년대에 태어난 여느 배우들과는 감성이 좀 다른 것 같다.
(웃음 ) 왜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글쎄요, 아마도 혼자 자라서 그런 것 같아요. 서울에서 중학교 때부터 혼자 자취하면서 지낸 게 14년 정도 됐거든요. 그리고 옛날 노래들이 저한테 잘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좀 여러 가지로 느린 편이거든요. 말투도 느리고 행동도 느리고. 그런 감성이 그 노래들하고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요즘 노래들은 멜로디도 안 들어오고 가사도 잘 안 들어오나 봐요. 또 그런 옛날 노래들이 가지고 있는 노랫말들이 저한테 더 다가오기도 하고요.
이번에 연기한 오태식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들 중 가장 어두운 캐릭터여서 크랭크 업하고서도 그 역할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했다고 하던데?
처음에는 몰랐어요. 영화가 끝나고 나서 더 심해지더라고요. 아마도 감정이 격해지는 엔딩 신을 마지막에 찍었는데, 그 기분이 더해져서 더 다운된 것 같아요. 아주 심각한 문제까지는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 내 정신이 밝고 건강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 문제의 근원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그게 역할에서 오는 무드였더라고요. 그런 기분 때문이었을까요. 다른 때 같으면 촬영 끝나자마자 바로 여행 다니고 그랬을 텐데, 그런 의욕조차 들지가 않더라고요. 사람도 안 만나고 집에서 밥 해먹고, 책 보고, TV 보면서 기분이 더 울적해진 것 같아요. 원인을 알고 나서부터는 일부러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서 지금은 좋아졌어요.(웃음 )
강석범 감독과 유독 현장에서 호흡이 잘 맞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제가 원체 고집이 세요. 그래서 작품에 들어가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준비를 정말 단단하게 해가거든요. 물잔으로 따지면 물 한 잔을 꽉 채워가는 그런 준비를 해가지요. 이미 꽉 차 있는 물잔인데 뭘 더 채우겠어요. 그래서 때로는 감독님들과 캐릭터에 대한 의견 교환을 하다가 제 생각을 버리지 못해서 논쟁을 벌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해바라기>를 하면서는 일부러 그 준비 자체를 반 정도만 했어요. 나머지 필요한 부분은 현장에서 감독님이 채워주시고, 거기에 색을 입혀 주셨어요.
그런데 왜 이번에는 전작과 다른 태도로 현장에 나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건가?
이게 더 큰 욕심 아닌가요. 캐릭터에 대한, 작품에 대한 생각을 좀 더 넓게 하니까 나온 결과 같아요.
<해바라기> 시나리오 자체를 처음부터 좋게 본 걸로 알고 있다. 왜 그렇게 이 이야기에 끌렸는가?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됐어요. 특히 가족과 관련해서 많은 생각을 했는데요. 저는 여느 친구들처럼 가족들과 평범하게 살지 못한 것 같아요. 독립한 이후로는 무언가 중요한 것을 결정할 때 단 한 번도 가족들에게 조언을 구해본 적도 없고, 저 스스로 결정해 오면서 지냈거든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참 외로운 건데 당시에는 그런 기분도 들지도 않았고, 늘 남 앞에서 자신 있고 당당했어요. 부모님 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 싫은 것 같아요. 제가 또 무뚝뚝한 성격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작품을 접하기 직전에 누군가를 통해 제가 평범한 가족생활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예요. 처음에는 인정하지 못했지만, 나중에는 수긍하게 되더군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그동안 놓치고 살아온 거죠. 그런 감정에 있을 때 <해바라기> 시나리오를 보게 됐어요. 가족을 잊어버리고 살아온 남자가 가족의 사랑을 알게 되는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더 가슴속 깊이 다가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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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어머니 역으로 나온 김해숙 씨와는 촬영 내내, 또 촬영을 마치고 나서도 특별한 인연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하던데?
저한테 선배님이시기 이전에 ‘사람’으로 다가오신 분이에요. 어머님(김해숙 )이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너는 후배이기 이전에 같은 작품을 하는 동료라고요. 실은 평소에 작품하면서 선배님들께 깍듯이 예의는 지키지만, 그렇게 사적으로 친해지는 편은 아니거든요. 근데 저희 어머님은 예외예요. 때로는 친구 같기도 해요.(웃음 ) 처음에 선생님께서 저한테 촬영 들어가기 전에 식사를 하자고 하셨어요. 감독님, 영화사 대표님 다 함께하는 자리였는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안 좋은 일이 있는 데다 몸까지 안 좋아서 못 가게 됐다고 양해의 말씀을 드렸어요. 그리고 특히나 김해숙 선생님께는 제가 더 죄송스러워서 직접 그 식사 자리로 전화를 드렸어요. 선생님이 전화 받으시더니, “몸 아프다며?” 이렇게 말을 떼시더라고요. 근데 순간 진짜 속내가 나와 버렸어요. “몸이 아픈 게 아니라 실은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하고. 무슨 일 때문이냐고 물으시고, 저는 그때 나중에 직접 말씀드린다고 대답했어요.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엄청나게 큰일이에요. 그리고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주시는 선생님도 대단하시고요. 영화에 들어가기 전부터 그렇게 속내를 내놓는 편안한 관계였어요. 그것 자체만으로도 저한테 <해바라기>는 남다른 작품이 될 수밖에 없어요.
<…ing> 현장에서 봤을 때 가장 인상적이던 것 중의 하나는 “약간 찝찝한데 기분상 한 번만 더 갈까요?” 하는 식의 ‘한 번 더’ 요구였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계속 그랬나?
그 버릇 어디 가겠어요? 밤 신이었는데 해 떠서 못 쓰는 상황에서도 한 번 더 가자고 우기고 그랬어요. 자기만족의 오기인 거 같아요. 그런데 그걸 안 하면 죽을 거 같은 거죠. 그래도 감독님이 그 말 다 들어주셔서 참 고마웠는데, 언젠가 한번은 제작진들이 짜고 필름 안 돌린 상황에서 찍는 척만 한 거예요. 연기하다가 저한테 걸린 적도 있어요.(웃음 )
데뷔 10년을 맞이해 찍은 작품인 데다가 이번 영화의 배역에 대한 애착도 무척이나 큰 걸로 알고 있다. 그 결과물이 궁금해서 편집실에 가본 적은 없는가?
모든 걸 감독님께 맡긴 상태고, 감독님을 믿어요. 편집실은 내가 조금 더 영화를 보는 눈이 넓어졌을 때 가보고 싶어요. 아직은 제가 영화를 제 위주로 보기 때문에 일부러 안 가려고 합니다.
전작인 코믹 액션물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해바라기>와 비교할 때, 장르나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판이하게 다른 작품이다. 그러나 <해바라기>와 마찬가지로 직업이 조직 폭력배다. 보통 전작과는 다른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어하는 것이 배우들의 일반적인 선택인데, 캐릭터의 유사 이미지에서 오는 부담감 같은 것은 없었는가?
실은 <미스터 소크라테스>하면서 많이 아쉬웠어요.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미련도 많이 들었고요. 그래서 <해바라기>를 선택한 건 아니지만요. 대신 최선을 다했어요. 연달아 센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까 차기작으로는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김래원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속된 말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서 고른 작품 대부분이 캐릭터 연기 구축에도 안전한 점수를 얻었고, 흥행도 어느 정도 잘돼 대중적인 사랑을 얻은 작품들이 많아서 놀랐다. 시나리오를 고르는 당신만의 기준이 있는가? 영화 관계자들 이야기를 들으니 요즘 배우들이 시나리오를 고르는 기준은 인기 감독과 배급사라고 하던데. 하지만 당신의 선택은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작품이 꽤 많았다.
저도 그런 조건, 어느 정도 보긴 봐요.(웃음 ) 그런데 이번 작품 하고 나서는 배우들이 따지는 그 기준을 더 안 보고 작품을 결정하게 될 거 같아요. 그런 기준 없이 이 작품을 골랐고요. 이 작품에 대해서 전 정말로 만족하거든요. 실은 결과물보다 그 과정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해바라기>는 과정 자체가 결과라고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정말 내가 살아가면서 앞으로 모르고 지낼 수 있는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들에 관해서 가르쳐준 작품이에요.
모르고 지낼 수 있을 정도로 사소하지만 소중한 그것이 뭔가?
가족일 수도 있고, 오태식이라는 인물이 느끼는 작은 행복들이요. 희망수첩에 쓴 아주 작고 소박한 희망들이지만 그것을 이뤄나가는 기쁨이지요. 저는 그 기쁨을 이미 다 누리고 살았기 때문에 그동안 그 소중한 기쁨을 모르고 지나친 것 같아요.
영화 속 오태식처럼 자신만의 ‘희망수첩’에 꼭 적어보고 싶은, 배우가 아닌 인간 김래원의 사소한 희망사항은 뭔가?
저는 대체로 하고 싶은 건 남 의식 안 하고 하는 편이에요. 글쎄요, 뭐 굳이 물으신다면, 애인하고 산책도 하고 쇼핑도 하는 그런 평범한 거요. 그런 거 안 하고 산 건 아닌데요. 과거에는 그게 단순히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애인을 위해서 그런 걸 한 거 같아요. 배우는 공개된 삶을 살아야 하니까 완전히 타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이제는 애인뿐 아니라 나도 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소한 일들을 해보고 싶어요.
====[movieweek.2006-11-13] |
[ 本帖最后由 MyTerm 于 2006-11-20 12:20 编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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