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发表于 2006-3-27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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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Week』的专訪
조화로 치면 한국영화 속 남녀 중 최고가 아닐까. 정우성과 전지현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세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을 킬러와 경찰의 대결로 중첩시킨 <데이지>의 정우성과 전지현은 다시 카메라의 프레임 속에서 정지되는 순간 매혹적인 화폭으로 변모한다.
둘이 하나가 되는 느낌. 두 배우가 함께 있을 때 하나가 된다는 건 힘든 일이다. 연인 사이라 해도, 혈육이라 해도 하나같은 느낌을 만들기는 결코 쉽지 않다. 정우성과 전지현이 얼마나 놀라운 조화를 만들어내는지는 함께 사진을 촬영하기 전까지 예상하지 못했다. 모 의류업체의 광고가 남긴 친근함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그 ‘포스’가 너무도 강력하여 훨씬 이전부터 두 배우가 이미 하나의 화음을 만들었던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주었다. 이야기를 나눠 봐도 두 사람은 ‘이거다’ 싶은 공통점이 없는데 말이다. 바로 그것이 영화적인 미장쎈이 아닐까. 차이가 만들어내는 익숙한 화음. 두 개의 음이 가시적인 형태로 나타났을 때, 그것이 하나의 시각적 화음을 만들어냈을 때 영화는 좋은 미장센을 무보수로 얻는다. 그것이 좋은 캐스팅의 한 방법이다. 유위강 감독이 연출하는 첫 번째 한국영화 <데이지>는 정우성 전지현이라는 아름다운 화음을 장전하고 네덜란드의 예쁜 풍광 속으로 뛰어든다.
거기에는 새벽 그림자처럼 차가운 누아르의 어두운 골목도 있고, 영원한 사랑이 향기를 드리우는 들판도 있으며, 애절한 운명이 깃든 아틀리에도 있다. <데이지>는 거리의 화가 혜영(전지현 )을 동시에 사랑하는 킬러 박의(정우성 )와 인터폴 정우(이성재 )의 숙명적 대결과 세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로맨스 누아르다. 촬영과 후시녹음을 모두 마치고 영화를 손에서 떠나보낸 두 배우가 다시 만났다. 정우성은 중국에서 차기작 <중천>을 촬영하고 있었고, 전지현은 오랜 해외 촬영으로 약해진 건강을 회복하던 중이었다. 두 배우는 작품에 대한 기대를 부추기기라도 하는 듯 무언의 화음으로 스튜디오 안을 기분 좋은 진동으로 채웠다. 봄을 알리는 데이지의 미세한 개화처럼.
전지현-무의 순백으로 돌아가다
전지현이 변했다. 어른이 됐다고 하면 너무 피상적인 표현일까. 질문 하나에 답을 할 때마다 많은 것을 생각하고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제 자신의 단점을 스스럼없이 먼저 꺼낼 정도로 냉철해졌다. <데이지>를 선택하기 전까지 그녀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비중이 작은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게 되면, ‘여자 캐릭터가 너무 비중이 작지 않나? 다른 장면에서 이 캐릭터가 함께 호흡하지 않아도 영화가 잘 될까?’ 하는 생각을 해왔던 것이다. <데이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혜영이라는 역할의 비중이 작?뿐만 아니라 옛날 한국영화에서나 봄직한 순종적이고 우유부단한 캐릭터라서 현대 여성을 대변해 온 전지현의 이미지를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실망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잠시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모든 게 큰 착각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러다 언젠가 여자 캐릭터가 주도하는 시나리오를 받게 되지 못한다면 얼마나 큰 혼란에 빠지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욕심을 버리고 좋은 작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데이지>는 전지현에게 스타로서의 욕심을 버리게 하고 배우로서의 최선을 가르쳐 준 영화다. 정우성 이성재 뒤에 가려진다 해도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녀는 더 이상 아쉽지 않은 듯 보였다. CF 때문에 정우성과의 연기가 식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주위의 걱정에도 그녀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배우는 작품 속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이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연기는 곧 삶이 되어버렸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의 모습이 지금 자신이 배워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전지현은, 연기를 위해 많은 것을 배우는 만큼 연기에 방해되는 많은 것을 머릿속에서 지우려 한다. 요즘 운동에 열중하는 것도 네덜란드에서의 촬영 때문에 약해진 건강을 회복하려는 의도보다 근본적으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려는 생각이 크다. 욕심을 버리고 불필요한 생각을 버리기 위해 그녀는 날마다 몸과 마음을 비워나간다. 작품과 완전하게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정우성-냉혈한 킬러의 소탈한 진심
“낯선 사람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말하는 배우와 ‘낯선 사람과도 쉽게 친해져야 하는’ 기자가 만났다. 배우는 뜻밖에도 소탈하다. 주량을 묻는 질문에 “큰 병으로 양주 1병 정도 마신다”고 답한 후 능청스럽게 “그 다음에는 한 병이 또 한 병을 마시고 또 한 병을 마신다”는 농담 섞인 답변을 더한다. 톱스타들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과도한 자신감도 없고, 이미지를 의식한 뻔한 ‘명언’도 없다.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단 한 번의 눈웃음만으로도 매료시킬 법한 강렬한 아름다운 외모에서 나오는 말투는 뜻밖에도 소탈하다. 특히 <데이지>의 냉혈한 킬러 박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비슷한 점이 있다면 혼잣말이 많다는 것 정도. 누군가는 그를 가리켜 ‘독백이 어울리는 배우’라고도 했다. 그만큼 정우성에게는 고독하고 무거운 이미지가 존재한다. 그래서인지 내레이션이 많은 박의를 연기하기가 “편했다”고 그는 말한다. 유위강 감독과의 작업도 편했다.
“현장에서 즐기며 일한다”는 점도 닮아서 좋았다. 즐기는 현장으로서 순위를 매긴다면 “여태껏 연기했던 영화들 중 최고”라고 꼽을 정도다. 한국에서는 ‘회식’이라 불리는 것도 네덜란드에서 袂뮌?스태프와 함께하면 ‘자유로운 파티’가 되니 낯선 장소라도 그저 즐거울 따름이었다. 10대 시절 좋아했던 왕가위 감독의 <열혈남아>를 찍었던 유위강 감독의 작품이라 더욱 흥분되었다. 영화가 좋은 결과를 낸다면 그건 아마도 두 ‘열혈남아’의 진심이 잘 통했기 때문일 것이다. <데이지>를 마치고 그는 현재 중국으로 건너가 <중천> 촬영을 50퍼센트 정도 진행시켰다. 연기하느라 바빠서 예전부터 준비하고 있는 연출 데뷔작은 아직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비트> <태양은 없다>를 함께했던 김성수 감독과 차기작 출연을 구두로 약속했으니 감독 데뷔가 조금 더 미뤄질지도 모르겠다. 오래 전에 썼던 시나리오에 그동안 손질을 너무 많이 해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 닳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까지 엷어진 것은 아니다. 언젠가 우리에겐 배우 정우성보다 감독 정우성이 더 친숙해질 때가 올 수도 있다. 그래도 지금은 <데이지>의 킬러 박의가 더 어울린다. 그래서 한 손에는 매그넘357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데이지를 든 박의의 간절한 눈빛이 더욱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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