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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女的恋爱,大小姐的恋爱
<마녀유희> vs <헬로, 애기씨>
생각해보면, 우리는 타인의 연애 이야기에 둘러싸여있다. TV를 켜면 항상 누군가의 연애 이야기가, 그것이 연애든 불륜이든 등장하고 인터넷 뉴스에서는 항상 누군가의 열애설이 폭로되거나 밝혀진다. 사실 빨래터에서 아낙네들이 회합하던 그 시절부터 타인의 연애는 그야말로 가장 뜨거운 엔터테인먼트였을지 모른다. 물론 이것이 멜로드라마가 TV를 지배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겠지만 다른 여러 가지 이유들 중에 하나이지는 않을까. 그래서 지금 현재 전형적이면서도 변칙적인 두 멜로드라마, <헬로, 애기씨>와 <마녀유희>가 묘사하는 각각의 ‘연애’는 어떤 관점으로 볼 수 있을까. 강명석 <매거진t> 기획위원과 조지영 TV평론가가 각각의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이야기를, 연애와 그를 둘러싼 관계와 배경과 설정을 뒤집어본다. / 편집자
그녀의 재앙 같은 연애
세 남자가 있다. 잘 생기고 능력 좋고 성격까지 좋은 남자. 잘 생기고 능력 있지만 성격은 차가운 첫사랑의 남자. (앞의 두 남자에 비해) 그리 잘 생기지도 능력이 좋은 건 아니지만 가능성도 있고 여자 옆에 착 붙어서 이것저것 잘 해주는 남자. 그러나, SBS <마녀유희>의 마유희(한가인)에게 이 세 남자는 재앙이다. 모든 걸 다 갖춘 천재 요리사 조니 크루거(데니스 오)는 소심해서 고백도 못하고, 마유희의 첫사랑인 실력 있는 의사 유준하(김정훈)는 마유희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리고 마유희에게 진 빚을 갚는 조건으로 마유희의 ‘연애 코치’가 된 채무룡(재희)은 그 핑계로 마유희와 연인과 아침 식사 차려주기, 영화 보기등 연인과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하지만, 그에게는 여자친구 승미(전혜빈)가 있다. 마유희가 연애를 못하는 건 그가 남자를 몰라서가 아니라, 오해할만한 행동이란 행동은 다 하면서도 그에게 고백하지 않는 이상한 남자들 때문이다. 물론 핑계는 있다. 조니 크루거는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갈등하고, 유준하는 마유희의 아버지인 변회장(변희봉)의 압력 때문에 마유희에게서 물러났던 과거로 인해 마유희에게 다가서지 못하며, 계약관계인 채무룡은 마유희에게 감정을 표현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세 남자는 끊임없이 마유희에게 다가섰다가 도망치길 반복한다. 채무룡은 승미보다 더 다정하게 마유희와 데이트를 하지만 중요할 때마다 조니 크루거를 보내고, 조니 크루거는 마유희와 키스를 한 뒤 결정적인 순간에 친구로 지내자고 말하며, 유준하는 계속 마유희와 만나지만 마유희의 고백은 거절한다. 이때마다 마유희는 모든 남자들을 좋아하다가 차이고, 남자들이 스킨쉽을 하면 마음이 떨렸다가, 그들이 물러서면 곧바로 실망하는 여자가 된다. 즉, 마유희는 연애를 못하는 여자가 아니라 오히려 남자가 ‘편하게 연애하고 싶은’ 여자다. 예쁘고 능력도 있지만 자기 매력을 전혀 모르고, 남자의 대시에 흔들리며, 한 번 반한 상대에게는 마음을 다 주는 여자. 마유희가 겉만 그럴듯한 남자들에게 차이고, 조니 크루거와 유준하와도 잘 이어지지 않다가 채무룡과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은 조금 끔찍한 결론이다. 그건 남자들 다 그게 그거니 조건 좀 딸려도, 심지어 바람둥이라도 옆에서 그럭저럭 잘해주는 남자하고 잘해보라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채무룡도 일을 핑계로 마유희에게는 온갖 정성을 다하지만, 진짜 여자친구인 승미의 약속은 번번히 어기면서 온갖 상처를 준다.
연애는 없고 데이트만 있다
<마녀유희>에는 멋진 남자들이 출연하지만 ‘멋진 로맨스’는 어디에도 없다. 세 남자가 마유희 앞에서 번갈아 갈팡질팡 하면서 마유희와 각각의 남자들 사이에는 감정이 진전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8회가 방영된 지금까지도 조니 크루거는 마유희와 계속 좋은 곳에서 데이트하는 것이 전부고, 유준하는 마유희와 밥만 먹고 사라지며, 채무룡은 여전히 승미 앞에서 “내 진심은 그게 아니야”라고 말하며 마유희 앞에서는 감정이 흔들리는 모습조차 잘 보여주지 않는다. 전기상 감독의 전작 SBS <마이걸>이 사각관계 구도 안에서도 최대한 두 남녀의 연애담에 집중해 여성 캐릭터의 매력과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모두 성공적으로 그려냈다면, <마녀유희>는 모든 커플의 이야기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느라 그 두가지를 모두 놓쳐버린다. 그 사이 연기력과 상관없이 이상적인 ‘훈남’의 이미지하나는 제대로 보여주는 데니스 오나 싸늘하면서도 무심한듯한 표정만으로도 캐릭터를 설명하는 김정훈, 정말 실제 존재할 것 같은 좋은 남자친구의 연기를 능숙하게 하는 재희와 클로즈업 되는 순간에는 탄성을 지르게 할 정도로 예쁜 한가인이 가진 각각의 가능성도 묻혀버린다.
<마녀유희>가 가장 흥미로웠던 것이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되기 전, 채무룡에 의해 마유희가 변화하면서 조금씩 연애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채무룡의 포옹에 마유희가 채무룡을 의식하기 시작하던 그 때까지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저 멋진 남자와 여자들의 ‘데이트’만 보여주다 마는 지금의 <마녀 유희>는 안타깝다. 모든 여자들이 연애를 하고 싶어할 수도 있다. 또 그들 중 대부분이 멋진 남자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정말 바라는 건 마녀같은 여자에게 어물쩡 다가왔다가 도망가는 남자가 아니라, 최소한 중요한 순간에 “당신이 좋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남자와의 ‘제대로 된’ 연애 아닐까.
글 강명석
핼프미, 애기씨
맛있다고 소문난 집들은 보통, ‘주력 메뉴’가 있다. 주력 메뉴가 자신 없다고 이것 저것 다른 메뉴를 붙여넣다 보면 음식점 손님들은 점점 줄어들기 마련이다. 빈 자리가 없을 만큼 빽빽하게 차려진 <핼로, 애기씨>의 밥상을 보고 있자면, 갈 곳이 없어 고뇌하는 젓가락의 심정이 될 때가 있다. 심지어 차려진 요리와 반찬들은 어디선가 많이 먹어본 맛이 난다. 식재료의 선도도 떨어지고, 레시피마저 낯익은, <핼로, 애기씨>의 중간 성적표는 어떨까?
얄팍한 캐릭터가 드라마를 만났을 때
<핼로, 애기씨>는 벌려 놓은 사건들이 많다. 300년 넘는 종택(宗宅) ‘화안당’을 지키려는 ‘애기씨’ 수하(이다해) 와 화안당을 넘보다 애기씨를 사랑하게 된 동규(이지훈), 그리고 동규의 사촌 동생 찬민(하석진) 세 사람의 3각 사랑이 있고, 출생의 사연으로 인한 수하와 이복 남매간의 애증과 우정, 화안당과 종친회의 갈등, 굴지의 그룹이라는 ‘탑 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시누이(최수린)-올케(김현주)사이의 다툼이 있는가 하면, 화안당과 애기씨의 몰락을 도모하는 화란(연미주)도 있고, 화안당 머슴 출신으로 50년 넘게 화안당 사랑채를 차지할 꿈을 버리지 않은 그룹 총수 만복(박인환)의 로망도 있다. 그러니까, <핼로, 애기씨>는 코믹도 하고 싶고 멜로도 하고 싶으며 가족 간 화합도 하고 싶고, 잘만 하면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삶의 공존까지도 희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희망사항의 성공률은 그다지 신통치 못하다.
‘애기씨’ 수하를 비롯해서, <핼로, 애기씨>의 인물에게는 두툼한 캐릭터가 없다. 극에서 직접 드러나지 않더라도, 잘 만들어진 캐릭터에게는 그 나름의 살아온 역사가 있고, 인생이 있다. 캐릭터에 설득력이 있으면, 어떤 비정상적 상황이라도 이야기는 현실성을 가진다. 이다해의 연기가 ‘주유린’ (<마이걸>)의 재탕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수하는 유린만큼 매력적이지 못하다. 주유린이 매력적이었던 것은 확실한 자기 캐릭터를 가졌고, 그 성격대로 움직이다가 갈등하고 변화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1회의 애기씨와 8회의 애기씨는 별로 달라진 점이 없다. 화안당과 종친회, 황가네를 오가며 사태 해결에 동분서주 하는 해프닝 자체가 인물의 변화에 기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거의 원톱이나 다를 바 없는 캐릭터가 부실하게 태어났으니, 나머지 주변 인물도 비슷하다. 주연인 동규와 찬민 두 남자의 매력 대결에서도 이렇다 할 스파크가 튀지 않는 것은, 두 남자의 캐릭터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동규는 사랑도 못해 본 쑥맥이고, 찬민은 내로라하는 ‘선수’라지만 그걸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캐릭터나 연기 면에서, 준영(주종혁)이 의외의 안정감을 보인다. 한편, 극의 잔재미를 위한 포석인 곽부장(김광규)은 연기자 본인이 인터뷰에 언급한대로 <환상의 커플>의 공실장 역할의 반복이며, 예쁜 여주인공 옆에 습관처럼 따라붙는 ‘향단이’인 정숙(장영란)이나, 애기씨라면 무조건 잡아먹을 듯한 배다른 여동생 준희(이민) 캐릭터 역시 식상함을 더한다. 여기 저기서, 재미있을 설정들을 모아둔다고 그 재미가 고스란히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애기씨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
어쨌거나 애기씨는 지금, 할 일이 많다. 직접적인 위협으로부터 화안당과 그 식구들을 구해야 하고, 사랑에도 빠져야 하고, 종친회와 황가네와의 관계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고의는 아니지만 자기로 인해 상처 받은 ‘꽃분’이를 달래야 하며, 이복동생 준희와도 관계가 좀 좋아질 필요가 있으며, 취직을 했으니 회사에서 일도 해야 한다. 그 많은 ‘업무’를 처리하는데 앞서, 이걸 어떻게 ‘재미있게’ 처리할 것인가 보다는 무엇이 가장 ‘애기씨’다운 가를 고민해야 한다. 딸기 옷을 입고, 딸기 가방을 드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버릇처럼 스스로 되새기곤 하는 ‘제안 이씨 38대손’ 종가집 종손으로서, 혹은 스물 두 살 예쁜 아가씨로서 그녀가 어떻게 자라왔고 어떤 신념을 지녔고 왜 화안당이 그렇게 소중한 건지를, 좀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그녀의 독백과 회상이 아닌 일관된 행동과 습관으로 말이다.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종종 삽입되는 과장된 패러디 화면은 정숙의 난감한 코디만큼이나 어리둥절하다. 웃음과 눈물은 아무 때나 터지지 않는다. 기대만큼의 웃음 혹은 애절한 눈물이 차오르려면, 인물과 이야기, 그리고 연기력이 그만큼 밀착되어야 한다. <핼로, 애기씨>의 후반 분발을 응원한다.
글 조지영
谁懂的翻一翻,拿翻译器翻了下,似乎评的不错~~
[ 本帖最后由 mumggirl 于 2007-4-17 19:31 编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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