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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浩”的专访
[인터뷰] 김진우 "김범, 배수빈과 영화 촬영…뮤지컬 못지않게 힘들어"
[한국경제신문] 2009년 07월 23일(목) 오전 11:51 가 가| 이메일| 프린트
배우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뮤지컬 배우라는 말이 있다.
이는 연기, 노래, 춤 삼박자가 모두 갖춰져야 하는 종합예술이기 때문인데, 최근 뮤지컬에 도전하는 배우, 가수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큰 관점에서 보자면 멀티 엔터테이너를 요구하는 연예계의 흐름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 속에 데뷔 2년만에 ‘그리스’, ‘캣츠’와 같은 대형 뮤지컬의 주인공으로 발돋움한 슈퍼 루키 ‘김진우’는 연기, 노래, 춤은 물론 서글서글한 외모와 순발력까지 갖추고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연극무대에 섰어요. 그 후 ‘댄서의 순정’의 앙상블로 뮤지컬 무대에 본격적으로 오르게 되었습니다”
27살의 청년, 김진우는 ‘댄서의 순정’, ‘풋루스’를 거쳐 ‘그리스’, ‘캣츠’ 그리고 영화 ‘비상’까지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는 중. 나이만 보고 다소 늦은 데뷔가 아닌가 싶지만 그는 이미 군대를 다녀왔기 때문에 부담감이 덜하다고.
김진우는 입대 전까지만 해도 노래를 하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릴 때는 가수가 꿈이었습니다. 녹음도 했었는데 결국 가수로 데뷔하지는 못했죠. 그 때는 화려하고 유명한 아이돌을 꿈꾸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 겉멋에 대한 욕심은 모두 버린 것 같아요”
제대 후 연기를 하고자 마음을 먹고 그는 오디션을 보고, 연기를 공부하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연극의 매력에 빠진 뒤, 그는 첫 해 1년 동안은 공연을 보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1년에 거의 100편 정도의 연극을 본 것 같아요. 대극장에서 하는 큰 공연부터 대학로 소극장의 자그마한 창작극까지 거의 다 봤죠.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보기도 했는데, 배우가 바뀔 때마다 연극의 색깔이 달라져서 전혀 식상하지 않아요. 그 많은 공연을 볼 경제적 여유는 없었지만 아는 분들을 통해 ‘꼭 보고 싶습니다’라고 뜻을 전하면 모두들 ‘와서 봐라’ 흔쾌히 허락을 해주시더라구요. 그래서 덕분에 많이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적어도 사나흘에 한 편 정도는 꼬박꼬박 연극을 봐왔다는 김진우는 대극장은 대극장대로, 소극장은 소극장대로의 그 매력이 다 있다고 전한다.
“관객이 보는 스케일의 차이도 있지만 무대를 꾸려나가는 방법에 있어도 약간의 차이가 있어요. 대극장은 큰 무대를 모두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섬세한 동작보다는 큰 액션들이 많아요. 관객들이 그 무대가 허전하게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인데, 반대로 소극장은 디테일한 것에 많이 써야 해요. 관객과 배우가 서로의 숨소리를 서로 느낄 정도로 가깝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반응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상당한 규모의 공연과 큰 무대에 오른 그이지만 이는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단순한 ‘행운’이 아니었다.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이 만들어낸 ‘기회’였다.
배우를 꿈꾸는 그에게 누군가 던진 ‘허우대가 멀쩡하니 뮤지컬배우 한 번 해보는 게 어때?’말에 그는 진지하게 뮤지컬에 대해 고민했다고. 그러나 중학교 시절부터 밴드 보컬을 해왔던 그에게 노래는 낯선 것이 아니었기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났단다.
NG가 있는 영화와 실수가 있더라도 쭉 가야 하는 ‘언제나 생방송’인 뮤지컬.
“NG가 없다보니 여러 사건들이 생기죠. 한 번은 캣츠 공연 때, 크게 넘어진 적이 있어요. 배우들 전체가 모여 오른쪽으로 갔다가 후다닥 다시 왼쪽으로 다 같이 움직이는 동작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리다 보니 땀이 무대에 고이게 된거에요. 그런데 제가 그 땀을 밟고 미끄러져서 공중에 한 40cm은 붕 떠서 ‘쿵’하고 떨어진 것 같아요. 뭐 어찌할 틈도 없이 아무 일도 없다는 것처럼 다시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뮤지컬 캣츠에서는 직접 배우들이 자신의 메이크업을 한다고. TV를 통해서도 많이 봐왔던 그 고양이 분장이 손수 그린 것이라는 사실이 다소 놀라웠다.
“많은 배우들이 모두 직접 메이크업을 해요. 메이크업을 하면서 자신의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캣츠를 할 때 ‘빅뱅’의 대성이와 같이 공연을 했었는데, 나란히 앉아 메이크업도 다 같이 하고 재밌게 공연했습니다.”
선배 연기자인 이선균, 강지환, 엄기준 등이 맡았던 ‘그리스’의 ‘대니’ 역를 맡으며 뮤지컬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그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의 전처를 밟고 있었다.
최근 영화까지 출연한 김진우는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한 첫 발걸음을 시작한 상태. ‘꽃보다 남자’ 그리고 곧 시작되는 드라마 ‘드림’에 출연하는 김범과 ‘찬란한 유산’의 배수빈, 신예 연제욱이 함께 출연한 영화 ‘비상’은 그의 첫 영화로 올해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카메라 앞에 선 첫 느낌은 어땠을까?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죠. 뮤지컬과 영화는 닮았지만 또 많이 다르잖아요. 무대를 화면으로 보다면 뮤지컬은 풀샷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대에서는 가운데 배우가 노래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옆에 서있는 배우를 볼 수도 있고 주변의 소품을 볼 수 있는 반면 영화는 클로즈업을 통해 보여주고 하는 것을 비춰준다는 것에 차이를 실감했습니다.”
‘카메라 울렁증’이 있느냐는 질문에 ‘거의 없다’라고 대답한 김진우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아주 작은 표정부터 눈빛까지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다고 한다.
액션을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스텐트를 배웠다는 그는 대역 없이 모든 장면을 소화해냈다.
“베스트 스턴트라는 곳에서 액션 수업을 받았는데, 그곳에 계신 분들이 ‘모범 액션’이라고 불러 주셨어요. 다행히 잘 가르쳐 주셔서 부상없이 촬영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비상’에서 그와 대립관계에 놓이기 되는 친구로 출연한 김범과 김진우는 6살 차이. 김진우도 절대 노안은 아니지만 동갑내기로 출연하는 김범과의 나이 차가 화면에 드러날까 혹시 걱정하지는 않았을까?
“처음엔 걱정이 좀 많이 되더라구요. 하하. 극 초반에 고3학생으로 등장하는데, 스텝들이 교생선생님과 학생 같아보인다고 이야기도 하셨어요. 그런데 역할에 젖어들면서 점차 어색함이 많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어려 보이게, 범이는 좀 더 성숙해 보이게 서로에게 맞춰준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피부 관리를 따로 받았다고 살짝 귀띔하기도 했다.
순하고 착해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악역을 맡아 어려움을 없었냐는 질문에 “악역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캐릭터일뿐”이라고 설명한다. “나를 밀어내려는 김범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뿐인데 악역이 되었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더했다.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배우들의 경우, 그 이미지를 벗어나려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데 악역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을까?
“이미지가 굳어진다는 것은 그 캐릭터를 정말 실감나게 연기를 했다는 거잖아요? 저는 솔직히 ‘그 캐릭터하면 그 배우’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죠. 하하. 촬영장에서 스텝분들이 ‘앞으로 악역만 들어오면 어떡하냐’라고 말씀하시면 전 ‘그거라도 들어오면 다행이죠’라고 대답했어요”
뮤지컬 통해 배운 것들을 영화에 활용하고, 영화에서 배운 것을 뮤지컬에 녹여내고 싶다는 김진우. 그는 최근 약 2000:1의 경쟁률을 뚫고 뮤지컬 ‘올슉업’에 가수 손호영과 함께 더블 캐스팅되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아직 완성되지 못한 단계잖아요. 지금이 바로 더 견고하게 다듬고 단단하게 다질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인간적인 배우 김진우’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star@bnt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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