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发表于 2009-7-3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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编剧的专访
‘제중원’ 이기원 작가 “백정의 성공스토리로 희망 주고파”
“열심히 해도 안 된다는 걸 알아버린 요즘 젊은이들과 조선시대 백정의 상황이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기 의학드라마 ‘하얀 거탑’을 집필했던 이기원 작가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 ‘제중원’(삼성출판사, 전2권)을 다룬 소설을 펴냈다.
“일본소설 ‘하얀 거탑’을 한국 드라마로 각색하는데, 한국과 일본의 의학체계가 너무 달라서 근원을 연구하다가 제중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 황정은 조선 최초 의사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실존인물 박서양을 모델로 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 면허를 받은 7명 중 한 명이었지만 불가촉 천민인 백정의 아들이었다.
“요즘 젊은이들이 암담하다고 하더군요. 취직이 안되니까 대학원을 가고, 열심히 해도 안되니 패배의식에 젖어 있죠. 이런 것이 조선시대 백정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백정의 아들인 황정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보면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도 희망을 가지게 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해서 소설을 쓰게 됐습니다.”
소설 속의 황정의 상황은 처참하다. 변변한 성과 이름도 없이 개새끼라는 뜻의 소근개로 불리고, 양반은 물론 평민들과 가까이 할 수조차 없다. 편견과 고난을 이기고 한국 최초의 의사로 발달하는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의학을 한다는 점과 역경을 이겨내고 최고의 의사가 된다는 점에서 허준이나 대장금과도 비견될 수 있다.
“비교당하는 것이 당연하고, 못하다는 말도 나올 수 있죠. 하지만 전 ‘제중원’의 컨셉트는 하이브리드라고 봅니다. 신사고와 구사고, 신문물과 구문물이 얽히는 지점이라는 거죠. 독립 운동기나 구한말 일제 강점기는 패배의 역사인데 그 안에서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제중원’은 올 하반기 SBS를 통해 드라마로도 방송될 예정이다. 박용우, 한혜진이 주연을 맡을 이 드라마와 같이 나오는 소설은 원작 소설이 아니라 극본을 가지고 소설화한 영상 소설이다. 원작 소설가가 직접 극본을 맡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드라마 대본을 바탕으로 나오는 영상 소설이 아닌 진짜 원작 소설을 쓰고 싶었고, 그게 소설가에서 작가로 들어선 스스로에 대한 부채이기도 하다고 했다.
“드라마가 쉬울 거라는 생각을 하는데 소설은 소수의 독자를 만족시켜도 되지만 드라마는 많은 대중의 공감을 사는 것이 중요하죠. 그게 대중예술과 순수문학의 차이죠.”
그는 소설책 날개에 쓴 자기 소개란에 작가는 세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 시간, 돈, 사랑. ‘하얀 거탑’으로 인정받으면서 돈에서는 좀 자유로워졌지만 시간과 사랑은 쟁취하지 못했다고. 세 여동생을 시집보냈지만 마흔이 넘은 작가는 아직 미혼이다. 아직 채우지 못한 사랑은 소설과 드라마 ‘제중원’에서 찾게 될 듯하다.
<글 박은경·사진 이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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