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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편영화 <요술>로 감독 데뷔한 구혜선
팔방미인이라는 말을 들으려면 몇 가지 분야에 능통해야 할까. 최근 구혜선의 행보를 보면 적어도 한두 가지에 관심 있는 정도로는 쉽게 얻지 못할 수식어가 된 듯하다. 배우로 데뷔했지만 그간 미술, 음악, 문학 등 다방면에 걸친 취미생활을 공공연하게 보여준 그녀. 취미로 시작한 것들이 이제는 하나의 직업이 되어 ‘일러스트레이터’, ‘작곡가’, ‘소설가’ 등의 타이틀로 돌아왔다. 그중에서도 영화 연출은 그간 보여준 그녀의 취향을 집약시켜놓은 결과물일 것이다.
구 감독이라 불러줘
그녀가 영화 연출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2008년 첫 번째 단편영화 <유쾌한 도우미>의 각본, 연출을 맡으며 예술에 대한 열정을 선보였던 그녀. 당시 고 정승혜 영화사 대표의 적극적인 응원과 도움으로 연출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당시의 스태프들과 주연배우였던 서현진을 다시 불렀고, 현재 소속사 사장인 양현석의 투자를 받아 자신의 첫 장편영화 <요술>을 완성했다.
영화는 예술학교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젊은 음악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기자기한 영상과 곳곳에 깔린 음악, 쉽지 않은 이야기 구조 등은 모두 고스란히 그녀의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머릿속에 그리는 그림에 따라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을 진두지휘하는 감독의 자리는 누구나 한 번쯤 탐내볼 만하다. 하지만 현장의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그 부담이 만만치 않았을 터. 그녀 역시 ‘장편영화 연출’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이끌며 쉽지 않은 과정이었음을 토로했다.
“적은 예산으로 촬영을 진행하려보니 20회 안에는 끝내야 했죠. 그러다 보니 스태프와 연기자들을 많이 고생시킨 것 같아요. 촬영이 끝나고 편집 등의 후반작업까지 모두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배우를 하다가 연출을 맡게 돼서 ‘함께 일하는 이들이 나에게 편견이 있지 않을까’ 하는 자격지심이 늘 있었어요. 결국에는 훌훌 털어버렸지만요.”
워낙 관심 분야가 다양한데다 실행에 옮기는 적극성 때문에 일부에서는 ‘허세다’, ‘깊이가 없다’ 등의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녀 역시 이런 우려의 시선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서는 각종 인터뷰나 방송 등을 통해 공공연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혀왔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1등이 아닌 나머지는 최고가 될 수 없는데, 꼭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제대로 해내지 못하더라도 도전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이런 굳은 심지야말로 그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일지 모르겠다. 첫 작품의 개봉을 앞두고 이미 머릿속으로 차기작 구상에 들어간 구혜선. 그녀의 끝없는 창작 욕구는 감독으로서 구혜선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든다.
/ 여성조선
취재 박주선 기자ㅣ사진 오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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