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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载沅 《COSMOPOLITAN》杂志2011年9月号官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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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y of the Month
김재원, 돌아오다.
김재원, 돌아오다.이제 ‘살인미소’란 수식어는 김재원을 표현하기에 왠지 부족하다. 5년 만에 만난 작품으로 확실히 반환점을 찍은 그는 부드러운 미소와 뽀얀 피부는 여전하지만 곱다랗기만 하던 소년 티는 벗었다. 한류 1세대 스타 배우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조금 먼 길을 돌아왔지만 그의 배우 인생은 이제부터다.
살인 미소도 하얀 피부도 그대론데 살이 빠져선가, 왠지 다른 느낌이에요. 복귀를 앞두고 관리를 한 결과겠죠?
조금 안 먹고 열심히 운동하고, 뭐 그 정도죠! 아, 채식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어요. 어제도 집에서 파프리카랑 브로콜리 같은 풀만 뜯어 먹으며 보냈죠. 하하. 아까도 샌드위치에 있는 상추만 먹는 거 보셨죠?
아, 베지테리언이 되기로 결심한 거예요? 그거 꽤 힘들 텐데.
워낙 술을 좋아해 안줏거리인 육류를 많이 먹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몸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오랜만에 부모님 댁에 가서 오랫동안 키우는 강아지들을 만난 거예요. 늙고 병들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데 앞으로 육식은 자제해야겠단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흠, 그런 계기가 있었다면 진지한 베지테리언이 될 수 있을 듯!
하하, 그럴까요? 그런데 좀 힘들긴 하더라고요. 우선 사회생활에 차질이 생기니까. 누가 밥을 먹자고 해도 선뜻 그러자는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고기가 안 들어간 음식을 찾는 게 은근히 힘들더라니까요!
<내 마음이 들리니>의 연기가 굉장히 안정적이고 성숙했다는 평이 많아요. 드라마 시청률도 꽤 높았고! 복귀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을 것 같은데, 이젠 한시름 놓았겠어요!
군대에 있을 땐 여러 생각이 들고 걱정도 되고 그랬는데, 막상 마음에 딱 드는 작품을 만나 연기를 하니 굉장히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마인드 컨트롤을 계속해왔던 공도 크겠죠. 하한가와 상한가를 모두 겪어봐서 그런지 내공이 좀 쌓인 것 같아요. 조바심 낸다고 안 될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정성을 쏟은 일이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많죠. 일이란 건, 결국 흘러가는 대로 맡길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야 하나?
맞는 말이긴 한데,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게 결코 쉽진 않죠!
힘든 일이죠. 제대 후 복귀한 동욱이와 진욱이랑 친하게 지내는데, 걔들에게도 항상 얘기해요. 시청률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주인공으로서 촬영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솔선수범하라고. 힘들 때 연을 맺었던 사람들이니 나중에 다른 작품에서 만나 좋은 에너지를 나눠받을 때가 올 거라고.
오랜만에 하는 작품이라 <내 마음이 들리니>를 택할 때 고민이 많았을 텐데, 작품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나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고민 없이 곧바로 택한 작품이었어요. 따뜻한 스토리가 너무 좋았고, ‘차동주’란 캐릭터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드라마 중엔 장애를 가진 인물이 주인공인 작품이 거의 없거든요. 연속극으로 끌고 나가기엔 너무 무거운 주제일 수 있으니까요. 또 팬들 중에 청각 장애를 가진 분이 꽤 있었는데 이들의 아픔과 삶 등을 배우로서 표현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죠.
드라마를 보면서 정작 장애가 그리 크게 부각되었단 느낌은 들지 않았는데.
저도 처음엔 좀 더 부각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을 했는데, 작품을 위해 청각 장애를 다룬 다큐멘터리나 외국 작품을 많이 접하면서 오히려 장애란 핸디캡이 도드라지지 않는 것이 훨씬 좋겠다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장애에 포커스를 맞춰 일반인과 다르다는 선을 긋는 것보단 일반인들 사이에 묻혀서 자연스럽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죠.
장애를 가진 팬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자신의 모습이 잘 표현돼 너무 고맙고 힘이 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개인적인 아픔, 상처를 가진 분들이 제 연기를 보고 용기가 생겼다는 반응을 얻는 건 가슴 벅찰 만큼 보람 있는 일인 것 같아요. 멋진 캐릭터 덕택에 인기를 얻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요!
아, 예전부터 줄곧 따뜻한 시나리오, 착한 작품 이야기를 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제가 디즈니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자극적이지 않고 감성적인 내용을 다루지만 어른이 봐도 충분히 감동받고 눈물 흘릴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많으니까요. 개인적으로 대중적이고 커머셜한 스토리보다는 소외된 계층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사실 시나리오를 몇 편 써봤는데, 대부분이 그런 내용이에요.
그렇다면 김재원이 만든 영화를 볼 수 있는 날이 곧 오겠네요?
음, 내용은 소박한데 영화 스케일이 좀 커서 그날이 금방 올지는 잘 모르겠네요. 스토리가 가진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려면 멋진 음악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오케스트라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아, 그럼 구체적으로 알아보는 단계까지 이른 건가요?
물론이죠! 굉장히 진지하다니까요. 저희 엄마는 혹시 사비를 몽땅 털어 제작한다고 할까 봐 걱정까지 하시는걸요. 하하.
음악적 감성이 풍부한 김재원 씨가 직접 메가폰을 잡는다면 훌륭한 작품이 나올 거예요! 그건 그렇고, 배우로서의 이미지에 대해 얘기해보죠. 김재원 하면 착하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딱 떠오른다는 건 좋은 반면 부담스럽기도 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그런 이미지로 봐주시는 건 감사할 따름이죠. 물론 제가 만들어놓은 이미지에 부합되도록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배우로서 내가 가진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 작품에 녹일 수 있는 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배우들이 이미지 변신을 꿈꾸지 않나요? 한 가지 틀에 갇히는 걸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김재원 씨는 예외인가 봐요!
이미지 변신을 놓고 저 역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때가 있었죠. 인터뷰하는 기자들부터 늘 함께 다니는 매니저까지 “이젠 이미지 변신 좀 해야지!”라고 얘기했거든요. 나쁜 남자, 터프하고 강한 남자 역할을 해보는 건 어떠냐고 하면서요. 하지만 전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어요. 제 이미지에 신경 쓰기보다는 좋은 작품을 만나 제가 맡은 캐릭터가 잘 녹아들게 하는 데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마초적이면서 유머러스한 감성을 지닌 캐릭터가 멋지긴 하잖아요. 그런 캐릭터를 만나 다시 인기를 얻고 싶단 생각은 솔직히 안 드나요?
남자답고 터프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저 말고도 얼마든지 있잖아요. 배우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다는 건 어렵지만 아주 중요해요. 전 스타가 되는 것보다 배우로서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특화된 분야를 갖고 싶어요. 게다가 남자다운 캐릭터를 연기하려면 작품이 폭력적인 내용을 담은 경우가 많을 텐데, 누차 말씀드렸듯이 전 따뜻하고 감동 있는 작품이 좋거든요.
한류 1세대잖아요! <로망스>가 방영되던 때가 2002년이었죠? 그때 중국과 일본에서 인기가 대단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하하, 그러게요. 그때가 벌써 10년 전이네요. 그때랑 지금은 정말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그땐 주로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된 해외 팬들이 배우들을 많이 좋아해주셨고 지금은 가수들이 주도적으로 한류를 이끌고 있잖아요. 그때 한창 한류 붐을 일으켰던 1세대들은 길거리에서 캐스팅돼 드라마 이미지로 갑자기 스타가 된 사람이 많았어요. 지금처럼 대형 소속사에서 전략적으로 키워 해외에 내보내는 경우가 아니었죠.
군 입대할 때도 그렇고, 제대할 때도 그렇고 해외 팬이 많이 왔던 것 같은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인기를 실감하고 있진 않나요?
일본이나 중국 팬들이 꾸준히 응원해주고 있긴 하지만, <내 마음이 들리니>가 해외에서 방영되기 전이라 반응을 본 후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어쨌든 곧 일본 팬 미팅을 하러 가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제대 후 처음 만나는 거라 벌써 마음은 설레지만요.
요즘 바빠서 여자 친구 사귈 여유는 없겠지만, 이제 결혼을 생각해야 할 나이 아닌가요?
한 마흔쯤 되면 결혼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전 오랫동안 연애를 하고 결혼하고 싶거든요. 이제 슬슬 만나서 그때까지 신나게 연애한 뒤 결혼하면 되지 않을까요? 게다가 아직 결혼해 가정에 올인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 아니라서 결혼은 시기상조인 것 같아요. 배우를 시작한 지 10년이 조금 넘었는데,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막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라고 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거죠. 좀 더 궤도에 올랐을 때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적어도 연애한다는 소식만큼은 듣길 바랄게요! 어찌 됐든 오랜 연애를 견딜 만큼 인내심이 강한 여자를 만나야겠네요!
하하. 그것도 그렇지만, 전 나중에 나이 들어서도 지루할 새 없이 재미있게 놀 수 있고 술 마시며 같이 대화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여자였으면 좋겠어요. 음악이나 영화 등 문화적 코드도 맞고. 아, 되게 중요한 거 하나, 개그 코드가 통하는 것도 꼭 필요해요!
흠, 팬들이라면 연애 소식보다는 좋은 작품에서 얼른 다시 만나길 바라겠군요!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중인데, 조급하지 않게 고르려 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길. 신중하게 고르고 있긴 하지만, 저 역시 얼른 또 다른 작품을 만나고 싶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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