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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림, 봉순영이 가고 '얌야미'의 시간이 왔다
[조이뉴스24 2004-11-10 08:50]
<조이뉴스24>
‘봉순영이 끝났어요? 솔직히 실감이 안나요.’
채림은 아직도 봉순영의 여운을 간직하며 산다. 어디서든 돌아가는 카메라와 몰려 있는 스태프들과 작열하는 조명들을 보면 당연히 그 안으로 쑥 들어가야 할 것만 같다.
인물에 늦게 빠져들고, 늦게 빠져나오는 그의 특성상 채림은 아직도 순영과 함께 있는 듯 하다. 웃고 싶은 대로 웃는 게 비결이라는,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채림이 말문을 연다.
채림은 먼저 드라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엄마에게 ‘어떤 사람이 좋은 남자야?’ 하고 묻던 장면을 꼽는다. 이 때 돌아온 엄마의 대답, “니가 맘 가는 대로 선택해라”
봉순영의 우유부단함이나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심기가 불편했지만 봉순영이야말로 현실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인물이었다.
순영이 얄밉게 보이면 보일수록 채림의 연기가 ‘먹혔던’ 것이다. 특히 그런 순영의 거침없는 질문과 돌아온 엄마의 대답은 채림에게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실제로 봉순영 같은 친구들도 봉순영을 보며 손가락질 좀 했을 거예요. 저도 시청자였다면 그랬을 거고. 하지만 너무 드라마 속 인물같은 인위적인 캐릭터보다야 얼마나 현실적인 캐릭터인가요?”
만약 현실에서 누군가가 채림에게 “언니, 어떤 사람이 좋은 남자야?” 하고 묻는다면? 채림의 대답은 확고했다.
“전 그런 건 좀 잘 아는 편이죠. 친구나 동생들이 남자 얘기를 하면 ‘야, 그 남잔 안되겠다. 만나지 마. 그 남잔 괜찮네, 진국이야“ 하고 자신 있게 말해주죠.”
깔끔하게도 좋은 남자에 대한 기준을 정리해주는 채림. “책임감이 강한 남자. 구속하지 않는 남자. 자유롭게 풀어주지만 자신의 그늘 아래 여자를 쉴 수 있게 하는 남자. 우리 오빠 같은 남자.”
채림은 봉순영이 끝나고 사람이 남았다고 한다. 먼저 ‘S대 법대 미달 사건’이란 단막극으로 채림을 열혈 팬으로 만든 뒤 이번 작품을 함께 한 지영수 감독.
그리고 마지막 촬영 날까지 아침 해 뜨는 걸 함께 보고 헤어진 스태프들, 함께 고생한 연기자들(선영 언니, 재욱 오빠, 진이 오빠), 특히 이번 작품으로 채림의 세 번째 아빠가 되어준 이정길 선생님.
드라마는 끝났다. 채림은 이제 아내의 신분으로 돌아가려 한다.
“이제 내가 오빠를 챙길 차례에요. 콘서트도 많고 활동도 많으니까 먹는 것들 위주로 챙겨줄 생각이에요. 부지런히 따라 다니면서 웃음도 주고, 의상이나 액세서리도 챙겨주고.“
채림의 핸드폰에 이승환의 전화번호는 ‘으헉’이란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받아야 하는 소중한 전화라는 의미다.
그리고 승환의 핸드폰에 채림의 전화번호는 ‘얌야미’란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다. 맛있게 음식을 먹는 채림의 예쁜 모습을 보고 이승환이 지어준 별명이다.
연기 욕심쟁이 채림의 연기는 호평 속에 끝이 났다. 이제 남편의 곁을 지키며 힘을 주려 하는 아내로서의 욕심이 빛을 발할 차례다. 봉순영이 가고 얌야미의 시간이 온 것이다.
/박재덕 기자 aval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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