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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asiana airline 2006/May
ASIANA AIRLINES, May 2006
스물 여섯살의 진실_ 배우 김래원의 깊이 읽기
"배우의 연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성이라고 생각해요. 악역을 맡더라도 그사람의 내면을 솔직하게 표현해 낸다면 인간이기에 용서받을 수 있으니까요. 아직 인생을 말하기엔 젊은 나이지만 지금 26살의 나이에 느끼는 인생을 제 연기에 담고 싶어요."
글ㆍ이찬희(OZ Entertainment 기자) │사진ㆍ이정헌
스물 여섯살의 진실_ 배우 김래원의 깊이 읽기
김래원 - 눈물 - 엿보기의 미학
김래원이 눈물을 흘린다. 죽은연인을 향한 그리움에 눈물 흘리고, 어렵게 다시 사랑하게 된 사람이 죽은 연인의 동생이었다는, 그 '감당할 수 없는 사실'에 눈물 흘린다(의 승희).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권력에 이용당하지만 한 번 믿은 사람에 대한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은 채 눈물 흘리고 (의 구동혁), 힘의 논리가 적용되는 사회의 부조리에 대항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 하지만 현실이 주는 억압과 고통에 눈물흘린다(의 김현우). 다른사람을 사랑하는 여인을 사랑하며 그녀의 뒷모습에 눈물 흘리고(의 차성준), 소소한 일상에서의 행복, 그리고 그 일상을 함께 하고픈 사람과의 사랑이 고마워 눈물 흘린다(의 이경민).
남자의 눈물은 여자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치명적인 요소다. 특히 상대가 외적으로 강인해 보이는 남성일수록 모성애는 더욱 깊어진다. 김래원의 눈물이 특별함은 이런이유에서일 테다. 그가 눈물 흘리는 순간은 그의 남자다움이 무너지는 순간과 겹쳐지며 모성애를 느끼게 하고, 동시에 그의 아픔과 슬픔을 엿보고 있다는 죄의식마저 들게 한다. 남자에게는 누물은 일종의 금기와도 같다. 하지만 그의 눈물은 남자의 금기를 깨는 행위가 아닌, 보수적이고 권이적인 남자의 불필요한껍데기를 벗어낸, 자기감정에 솔직한 모습이기에 아름답다. 그는 강한 남성이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내면의 강인함이다. 남성적인 모순은 그의 눈물과 함께 씻어 내려지고, 억지스럽지 않은 일상의 에피소드들로 확장된 그의 연기는 소탈하다. 손쉬운 감정에 기대어 쉽게 가는 연기를 거부하는 김래원은 그렇게 자신을 버리고 작품 속 인물로 깊게 몰입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필모그래피는 비록 장르적 독창성이나 특수성은 없을지라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아직은 보여진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젊은 배우 김래원, 아직 26살의 젊은 청춘이지만 김래원의 깊이는 ‘제법’ 깊다.
요즘 촬영으로 많이 바쁘시죠?
연속된 촬영 스케줄로 잠을 못자서 피곤하긴 한데, 승희의 감정에 몰입이 된 상태여서 연기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승희 안의 슬픔을 밝음으로 표현하되 상대에게는 그 밝음 안에서도 슬픔이 느끼게끔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주문에 부응하려고 노력중인데, 아직 제대로 못하고 있는 거 같아요. 더 노력해야죠.
승희의 어떤 감정에 포커스를 두고 있나요?
승희는 목숨보다 사랑했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죽은 한 여자를 새악ㄱ해요. 그 여자를 향한 생각이 그의 일상 전부였죠. 복실이를 만나기 전까지는요. 복실이를 사랑하지만 그녀가 옛연인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죠. 그 사실은 승희에게 고통이고 두려움입니다. 그 감정을 극복하고 다시 찾아온 사랑에 충실하려는 승희. 소통의 연결고리를 찾는 승희의 감정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요.
에서 눈물 연기가 인상적이던데요.
사실 아직 많이 부족한데, 너무 후한 점수를 주셔서 감사해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눈물연기가 가장 힘들어요. 평소에는 잘 울지 않는 성격이라서요. 일단 촬영에 들어가면 김래원 자체를 버리려고 노력하죠.
6월에는 영화 가 크랭크 인한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영화죠?
지금은 의 최승희에 100%몰입한 상태여서 는 깊게 분석하지 못하고 있어요. 는 한 가족사를 다룬 영화이구요, 건달 태식 역을 맡았어요. 그들의 진솔한 일상을 통해 눈물과 감동을 전하려는, 그런 영화에요.
영화와 드라마 중 어떤 장르가 더 맞나요?
영화는 깊이가 있고 섬세함을 필요로 하는 반면, 드라마는 순발력을 요하는 장르죠.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더 맞는 거 같아요. 물론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는 둘 다 마찬가지이지만 작품을 이해하고 작품 속 인물에 몰입해 완벽하게 그 인물이 되는 희열을 주는 건 영화가 더 깊은 듯해요.
자신이 느끼는 배우로서의 잠재력은 어느 정도인지.
전 사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배우에요. 그래서 늘 노력하죠. 작품이 정해지면 대본을 늘 끼고 살아요. 제 연기를 100으로 본다면 창조되는 게 80, 그리고 잠재가 20정도인 것 같아요. 나와 다른 어떤 인물을 얼마나 완성도 있게 표현해 내는가에 따라 좋은 배우냐 아니냐가 정해진다고 생각해요. 좋은 배우가 되는 게 제 평생 과제죠.
작품 속 인물로 완벽하게 몰입 되는 그순간을 설명할 수 있나요?
(웃음)질문도 상당히 어렵고, 대답하기는 더욱 어렵네요. 100%의 몰입… . 그건 제가 제 평생을 두고 풀어야 하는 숙제입니다. 솔직히 아직은 미성숙한 연기라 어떻게 설명할 수가없네요. 나를 잊으려는 노력. 내가작품 속 인물이라는 생각. 그것이 가장 기본이죠. 배우로서 100%는 평생 힘들지 않을까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요?
가장 먼저는 시나리오죠. 시나리오를 읽고 저 스스로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과 인물인가를 고민해요. 아무리 작품이 좋고 캐릭터가 탐나더라도 제가 소화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거죠. 물론 감독님도 중요하구요. 이후에는 정통 액션물을 해보고 싶어요. 지극히 남자다운… .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이 있나요?
일본의 감독 겸 영화배우 기타노 다케시요. 그는 삶의 가장 아픈 곳을 가장 해학적으로 영상화하죠. 그의 잔혹한 유머에서 매력을 느껴요. 제 안에 잠재되어 있는 잔혹함과 남성다움을 그가 어떻게 표현해줄지 궁금해요.
첫 씬을 촬영할 때 그리고 마지막 씬을 촬영할 때, 어떤 느낌인가요?
언제나 그렇지만 한 작품을 시작할 때면, 많이 생각하고 시작하기 때문에 첫 씬은 자신감으로 시작하죠. 하지만 마지막 씬을 찍고 모든 게 끝나고 나면 후회되는 장면이 떠올라요. 반성하게 되고, 요즘은 좀 더 여유로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연기를 시작한지 10년이 넘었죠?
아직 1년 남았어요. 무섭군요, 10년이라니(웃음). 전 아직 제 자신이 좋은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좀 더 내공을 키워야죠.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늘 부족함을 느끼며 작품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현재의 내가 변하지 않는 거.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ASIANA AIRLINES, May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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