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发表于 2006-9-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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企划意图
剧中角色介绍
(高贤廷 饰)
나이는 그냥 먹는 게 아닌지라 서른셋 딱 고만큼의 성숙함을 가진 병희.
솔직담백해서 속에 있는 말은 잘 감추지 못하지만 돌아서면 머리를 쥐어뜯는 스타일.
그녀는 소심한 A형에 쉽게 운명이라고 믿어버리는 물병자리.
태생적으로 머리보다는 가슴이 앞서고, 잘 웃고 잘 울고, 엉뚱하고, 삼각커피우유를 사랑하는, 아직도 운명적 사랑을 꿈꾸는 철부지이며 장덕의 노래를 좋아하는 꺼벙한 왈가닥 아가씨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서른셋, 엊그저께까진 스물 셋이었는데 시간을 어디다 흘렸나? 억울해하고 있다.
현재 그녀는 섹스전도사다.
밥을 먹으면서 거리를 걸으면서 지하철에 앉아 졸면서도 그녀는 섹스테크닉을 연구한다. 어떻게 하면 내 남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내 여자를 흥분하게 하는지, 조물주가 오로지 인간에게만 부여한 쾌락의 극치를 상상하고 탐구하고, 그리고 쓴다.
그 음란한 기사들은 <쎄시봉>에 실린다.
이름 대신 [편집자 주]라는 꼬리표가 붙은 채. 그녀는 이름 없는 기자다.
명함에 기자라고 박혀 있어도 당당하게 내밀어본 적이 별로 없다.
그녀가 만드는 잡지 <쎄시봉>이 이런 모토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千正明 饰)
기성세대의 가치관에 휘둘리지 않고 한 뼘쯤 삐딱한 시선과 자기만의 줏대로 살아가는 여유만만 삐딱이. 나이에 비해 조숙하고 싸가지가 있는 녀석이지만 와일드하고 욱하는 기질이 있다.
남자답고 고집불통이고 직선적이며 또래 청년들과는 다른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갖고 있다.
배짱이 두둑해 본의 아니게 고교의 전설적인 인물이 된 경험이 있다.
딱히 필요를 못느껴 대학도 안가고, 사회적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도 않고, 빛나는 미래나 결혼, 내집 마련이나 종신보험 같은 현실적인 계획이 없다.
그저 좋아하는 일(차 만지는 일, 여행, 독서, 와인 즐기기 등 )을 할 수 있는 현재에 만족할 따름이다.
그러니 기성세대의 눈에는 기름밥 먹는 마이너 인생으로 보일 테지만 삶의 속도를 늦추자는 다운쉬프트(Downshift)족에 가깝다.
인물이 출중해서 작업복을 입고 있어도 빛이 난다. 나이를 불문하고 여성오너들이 반하기도 하는데 정작 그는 관심이 없다.
차에 미쳐 공고 자동차과를 졸업하고 정비소를 다니다가 어학연수를 핑계로 떠났다. 어학연수는 구실일 뿐, 한 달 만에 때려치우고 1년간 배낭여행을 하다가 돌아오면서 드라마가 시작된다.
나름대로 줏대 있게 살아온 24년, 누구와 맞장을 떠도 지지 않을 만큼 성숙한 영혼을 갖고 있으면서도 젊음의 순수와 불완전성이 문득문득 드러난다. 그래서일까? 9살이나 많은 누나의 친구 고병희에게 순정을 바치게 된다. >
(赵软祐 饰)
화이트칼라도 블루칼라도 아닌 블랙칼라(BlackWalker). 능력 있고 섹시하고 유머러스하다.
모든 여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스타일. 지적이면서도 솔직담백(지나쳐서 능청맞기도 한 )하고, 외모를 가꾸는데 많은 에너지를 할애하고, 쇼핑이 취미라고 당당히 말하고, 문화생활과 요리와 운동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자.
단, 맘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밥 먹으러 갑시다’라는 말 대신‘자고 싶다’고 말하는 남자이 매력덩어리 남자가 수준 낮은 <쎄시봉>의 비뇨기과 Q&A를 맡은 건 고향 선배인 <쎄시봉>의 황사장(그와 황사장과 박병각과의 관계는 뒤에 첨언 )이 오래전부터 끈질기게 졸라왔기 때문이다.
남성잡지도 아니고 남성성인잡지(성인이라는 단어가 붙으면서 18세 구독불가가 되고 랩핑이 된다.)에 글을 쓴다는 건 개인과 병원의 품위에 오점을 남길만한 일이다.
그래도 고향 선배이니 한 1년 써주자 인심을 썼다. 그 원고 담당이 고병희라는 아가씨다.
미쓰고가 비뇨기과에 대한 Q를 가지고 오면 그가 A를 써준다. 알고 보니 다른 상담코너는 미쓰고가 질문도 답변도 직접 지어내는데 비뇨기과는 아는 게 없어서 직접 못쓴단다.
참 웃기는 잡지, 웃기는 아가씨다. 미쓰고 이 아가씨 보면 볼수록 웃긴다. 나이는 먹을만큼 먹었는데 세상물정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순진한 것 같기도 하고, 마치 선수인 척 하지만 엉덩이만 봐도 삼천리인 그의 눈이 속을 리는 없고, 결국 처녀인 것도 들통이 난다.
21세기에 서른세살 먹은 여자가 처녀라니, 상을 줘야 할지 벌을 줘야 할지, 하지만 호기심이 당기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겨우 안면 튼 그녀를 놀려먹는다. ‘오늘 나랑 잘까?’ 그 말에 반응하는 미쓰고의 표정변화는 정말 변화무쌍! 스펙타클! 그 자체다.
(金恩珠 饰)
모델로서도 성공하고 능력 있는 남자 만나 폼 나게 살고 싶은 욕심쟁이. 언니 병희와는 달리 자신만만하고 대담하며 맹랑발칙하다. 항상 자기 의견이 뚜렷하고 자기중심적이다.
언니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녀는 엄마를 닮았다. 전문대 의상학과를 졸업했다. 패션과 메이크업에 일가견이 있어 동대문 옷으로 멋스럽고 귀티 나게 입고 다닌다.
오래 전 반짝 떴다가 은퇴 후 결혼했으나 교통사고로 죽은 모델 ‘강은미’를 닮았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S방송국의 슈퍼모델 출신으로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그게 인연이 되어 패션모델로 활동한지 4년째. 1류모델은 요원하고 모델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오면 간헐적으로 패션무대에 선다.
가끔은 중소기업의 지면광고 등으로 목돈을 만지기도 한다.
끼도 욕심도 많은데 현실은 마음대로 되질 않고 고등학생 모델들은 치고 올라오는데 나이는 먹어가고 이래저래 조바심이 난다.
그래도 언젠가는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1류모델이 될 날을 꿈꾸며 자기 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먹어도 먹어도 살이 안찌는 병희와 달리 물만 마셔도 살로 가는 체질 때문에 눈물나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하루에 운동 두 시간은 필수고 세계로 진출할 날을 위해 영어회화학원도 빠뜨리지 않고 다닌다. 지적인 모델이 되기 위해 독서도 열심히 한다.
한달 독서량이 얼마냐 물으면 8권이라고 대답한다. 다 잡지다. 패션잡지, 여성잡지, 영화잡지, 시사잡지. 이상하게도 책은 눈에 안들어오는데 잡지는 잘 읽힌다. 시사잡지는 어렵고 재미없지만 제목만이라도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게 꽤 도움이 된다.
언니의 약점을 잘 안다.
남자를 모른다는 것. 그래서 언니가 쓰는 글이 막히면 체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언니의 낌새가 수상하다.
철수 그 녀석이랑 묘한 감정의 줄다리기를 하는 것 같다. 그녀도 철수를 잘 안다. 이건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지만 고등학교 때 그에게 대쉬했다가 딱지 맞은 적이 있다.
지금은 속내를 털어놓는 친구사이다. 흠... 아무래도 언니와 철수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孙贤周 饰)
키가 작고 똥똥하고 우락부락 거칠게 생겼다. 별명은 불독. 명품브랜드 사장답게 명품으로 치장하고 다니지만 개발에 편자요 입도 성품도 거칠어 아무한테나 반말이고 쌍욕도 다반사며 맘에 안들면 아무나 걷어찬다.
돈 버는 것도 좋아하고 돈 쓰는 것도 좋아한다. 즉, 헤프다. 소문도 흉흉하다.
무식한 졸부에 대한 기본적인 비난에서부터 범죄자라느니 조폭이었다느니 하룻밤 술값이 수천만 원이라느니 그를 안거쳐간 모델이 없다느니 심지어는 아내를 죽였다느니... 3년 전 아내가 하와이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바람난 아내를 차로 들이받아 죽였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명품브랜드 사장이라는 걸 몹시 자랑스럽게 여기고, 난다 긴다 하는 디자이너와 탑모델들이 자기 눈치를 보는 것을 즐긴다. 그들이 뒤에서 욕하는 것도 안다. 그래봤자 쥐고 흔드는 건 자신이니까 신경 안쓴다.
요즘은 자신을 고상하게 가꾸기 위해서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클래식도 듣고 수천만 원을 들여 서재도 꾸미고 있다. 명품 펜트하우스에 명품가구, 명품차, 명품옷, 자신이 원하는 건 다 갖췄지만 항상 쓸쓸하다. 아내가 죽은 지 3년이 지났어도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다.
그녀에게 바친 수천만원 하는 드레스와 구두와 핸드백과 보석들이 아직도 그녀의 방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아내를 닮은 여자를 만났다.
맹랑하게도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며 대드는 아이, 고준희. 그 여자에게서 자꾸 아내가 보인다. 그 여자를 아내와 똑같은 여자로 만들어 놀고 싶다.
(尹汝贞 饰)
순남은 현실적인 속물이다.
두 딸과 쇼핑을 하다가 지인을 만나면 둘째인 준희만 내세우며 ‘모델’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병희가 항의를 하면 순남은 더 큰소리다.
“현실을 직시해. 뭐로 보나 준희가 더 폼 나는 건 사실이잖아, 안그래?”
어쩜 그렇게 딸의 아픈 곳을 콕콕 찔러대는지. 딱 고만큼이다.
허튼 구석 없이 옳은 말만 쏘아댄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눈이 밝아 때로는 속물이다 싶게 현실적이며 허영끼를 몹시 싫어한다.
젠 체, 있는 체, 똑똑한 체, 잘난 체 하는 사람들은 그녀 앞에서 본전도 못건진다.
순남은 한 뼘쯤 트인 엄마다.
순남은 다른 엄마들처럼 세끼 밥 안챙겨준다.
50세 생일날 스스로를 부엌에서 해방시켰다. 33년 동안(준희는 25년 ) 너희들을 먹였으니 이젠 너희들 스스로 먹어라. 아니, 나도 먹여달라고 선언했다. 퇴근하면서 집에 전화해 ‘오늘 저녁은 뭐니?’라고 묻는 엄마다. 준희는 나가 있는 시간이 많으므로 부엌은 자연스럽게 병희 차지가 되었다.
순남은 깔끔한 엄마다.
아무리 생활이 어려워도 두 딸의 학교에 갈 때는 때깔 곱게 차려입고 가 딸들의 기를 살려주었고 얻어온 옷일지언정 밤새 재봉틀을 돌려 새 옷처럼 만들어 입혔다.
덕분에 병희와 준희는 있는 집 귀한 딸처럼 보였다. 알뜰하고 검박하면서도 ‘외모가 중요하다’라는 걸 일찌감치 깨달아 스스로도 항상 깔끔하고 단정하게 꾸미고 다닌다.
세상 티 중에 제일 싫어하는 티가 ‘빈티’다.
고시공부 5년 회계사 공부 5년, 절망의 벼랑 끝에서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해 순남의 부동산 사무실에 취직을 한다.
그동안은 야무진 와이프의 봉급으로 먹고 살았으니 이래저래 고개 숙인 남자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너무나 화사한 인물은 숨길 수 없어 가끔 반짝반짝 빛을 발한다. 유약한 선비의 상이랄까?
실은 문학청년이었다. 집안의 바람으로 법대에 진학해 고시공부를 했지만 틈틈이 시를 지었고, 그것은 모두 지나간 청춘과 함께 퇴색된 추억이 되었다.
도무지 공인중개사로는 안어울릴 성품이지만 그래도 바지런히 노력을 하는데 그 우수어린 하얀 얼굴은 주책 맞게도 순남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끝까지 순남의 마음을 모르고 떠난다.
수지침을 잘 놓아 병희가 수지침을 맞으러 사무실에 자주 들르게 된다.
(权海孝 饰)
대한민국에 건전한 성문화를 널리 퍼트리고 싶은 원대한 꿈의 소유자.
돈을 벌어 복합성인용품몰도 짓고 성인전용극장도 짓고 포르노영화제도 주최하고 싶다. 한국의 ‘래리 플린트’가 되어 ‘허슬러’같은 잡지를 만들고 싶다.
‘플레이보이’처럼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는 그런 시대를 만들고 싶다.
편집장을 주겠다는 걸 미끼로 3년째 병희를 부려먹고 있다. 그녀의 원고를 훑으며 그녀의 몸도 훑는다. 음란기사를 이렇게 잘 쓰는 여자 처음 봤다. 밤이면 밤마다 남친을 작살낼 것 같다. 다행히 집적거리지는 않는다. 급한 성미에 앞뒤 안맞는 언변, 능글맞은 변강쇠형이지만 가끔은 진실성도 내비치는 아저씨.
*** 배희명과 박병각과 황용길은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난 고향 선후배 사이로 가끔 어울려 술을 마시는 쓰리브라더스다.
나이도 하는 일도 생김새도 태생적 환경도 전혀 딴판인 세사람이 모여 있으면 마치 와인과 소주와 빼갈을 섞어놓은 것처럼 부조리한데 이상하게도 그 혼합주는 묘한 맛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독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그래도 박병각과 황용길은 비슷한 류의 사람들인데 전혀 딴판인 배희명이 이 두 사람과의 만남을 지속하는 것은 그들의 포장할 줄 모르는 순수성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손가락받을 지언정 스스로에게는 정직한 사람들이랄까?
술자리는 주로 배희명의 웃지 못할 고객들 얘기로 시작해 박병각과 황용길의 싸움으로 끝난다. 두 사람이 자신의 마초성과 누가 더 고생했나를 갖고 티격태격 싸울 때 배희명이 중재를 하는 것도 통과의례가 되어버렸다.
이 쓰리브라더스의 모임은 드라마 중간중간에 활력소로 작용한다. ***
애교지왕. 아무 생각이 없는 무뇌아 같다가도 철든 것 같기도 하고, 참 싸가지 없다 싶다가도 싸가지 있어 보이고, 팔색조처럼 시시때때로 변한다.
그녀의 낙은 예쁘게 꾸미고 춤추러 다니는 것. 물 좋은 클럽을 죄다 꿰차고 있고 부킹의 달인이다.
술 마시면 코맹맹이 소리가 되어 처음 만난 남자한테도 마구 비벼댄다.
병희도 처음에는 질색팔색을 하며 싫어했지만 이제는 귀엽게 본다. 생각이 없어서 그렇지 약삭빠르지도 못하고 순진하기 때문이다.
그저 노는 걸 너무 좋아하는 아이로 치부하면 된다. <쎄시봉>에서는 전화받기, 청소, 돈관리, 독자관리 등 모든 잡스러운 일을 한다.
(安善英 饰)
병희와 한동네에서 태어난 배꼽친구.
화끈한 여자. 학창시절 양순이(날나리 )로 이름 꽤나 날렸다.
그녀가 양순이 생활을 마감한 건 부모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고2 때. 겨우 열여덟에 아직 초등학생인 동생을 떠안은 가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남겨주신 건 조그만 연립주택 한 채와 약간의 저축 뿐.
대학도 못가고 허접한 직장을 다니며 허리끈 동여매 모은 돈으로 전문대에 입학했다.
돈 떨어지면 휴학과 복학을 반복해 겨우 졸업하고 또 몇 년 직장을 다니다가 직장동료와 눈이 맞아 결혼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시댁의 숨겨진 빚이 수억 원, 툭하면 빚쟁이들이 들이닥치고, 남편이란 놈은 마마보이 주제에 싸나이 인생 운운하며 직장 옮기기를 밥 먹듯이 하더라. 사랑은 잠깐이요 현실은 영원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화끈하게 이혼해버렸다.
위자료는커녕 아파트 판 돈 반을 간신히 받아내고 부모님이 물려주신 연립주택도 팔아 비디오 가게를 차렸다.
철수는 그녀에게 특별한 동생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엄마처럼 누나처럼 친구처럼, 또는 오빠처럼 아버지처럼 의지하며 살아왔다. 한편으로는 애물단지이기도 하다. 머리도 좋고 집중력도 좋고, 한번 마음을 먹으면 끝장을 보는 기질로 보거나 생각이 깊은 걸로 보거나, 분명 싹수는 있는 놈인데 공고를 가질 않나 대학을 마다하지 않나. 점점 성적순이 아닌 세상이 되어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보수적인 한국 땅에서 대학 졸업장도 없이 저렇게 살아갈 걸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게다가 홀연히 떠났다가 1년 만에 돌아와 능청맞게 웃는 꼴이라니!
친구 병희도 너무 잘 안다.
동창들은 학부형이 되었는데 이 기집애는 아직도 운명적 사랑 운운하면서 하이틴로맨스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둘이 연애를 한단다.
내 동생이 저보다 9살 많은 늙다리를 사랑한단다.
내 친구가 새파란 내동생 앞길을 망쳐놓는단다.
ㅆ ㅂ
성질 죽이고 살고 싶었건만 안도와주는군하. 앙큼한 년!
30년 우정에 금이 간다. 피비린 내나는 결투가 벌어진다.
명문여대 비서학과를 나와 명문기업의 비서로 일하고 있다.
좋은 집안, 좋은 학벌, 좋은 직장, 1류 캐리어우먼의 조건을 모두 갖추었다.
이지적이고 도회적인 이미지에 깔끔한 성격.
대학교 1학년 때인 스무 살에 철수와 미팅에서 처음 만났다. 주선자(철수의 잘난 친구 )의 농간으로 대학생인줄 알고 만났는데 철수 스스로 공고3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대학생 미팅에 고삐리가 나오다니, 386식 유머에나 나올법한 일을 당하자 뺨 한대 때리고 돌아섰다.
몇 년의 시간이 흘러 잘 나가는 오피스걸이 된 그녀는 차를 고치러 정비소에 들렀고 철수와 재회한다.
그녀는 철수의 얼굴을 기억한다. 단 한번의 만남이었지만 철수는 그 날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웬걸. 철수는 그녀를 기억하지 못한다. 자존심 구겨지고 오기가 생기고 기름복 입고도 당당한 모습에 왠지 비위가 상한다.
한번 꼬셔볼까? 도도한 기질이 올라온다. 그녀로서는 정말 말도 안되는 상대지만 한번 꼬셔보고 싶다. 그런데 여의치가 않다.
목석도 이런 목석이 없다. 그를 유혹하기 위해서 귀엽게 망가지기 시작한다.
입만 열면 남자다움과 의리에 거품 무는 사고뭉치 마초청년이었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집안이 어려운데다 중학교 때부터 쌈질만 하고 다녀 공고에도 간신히 입학했다.
거기서도 짱으로 위용을 떨치다 철수를 만났다.
녀석이 학우 하나를 괴롭히고 있었고 겁대가리 상실한 철수가 끼어들었는데 철수의 배짱 때문에 녀석이 지고 말았다.
그래서 철수는 주먹 한방 안쓰고 학교 패거리들도 건들지 못하는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다.
그 후로는 철수와 가깝게 지냈다. 철수는 그를 무시하지도 않고 훈계하지도 않으면서 편견 없이 대해주었다. 그게 좋았다.
그러면서 오토바이 장사를 함께 했는데 돈 좀 벌었다고 폼 나는 오토바이를 사서 여자친구 태우고 질주하다 사고를 내었다. 사경을 헤맬 때 철수가 치료비를 모두 대주었다.
그러니 여러모로 평생 갈 친구다.
죽다 살아난 사고 후유증으로 철도 들고 군 면제도 받고 일찌감치 생업전선에 뛰어들어 기름밥을 먹고 있다. 철수가 여행을 떠난 사이 결혼을 해 몇 달 있으면 아기아빠가 될 예정이다.
속도위반이었는데 여친이 임신했다고 하자 30초만에 결혼하자고 했다. 왜냐하면, 사고 났을 때 뒤에 타고 있던 여친은 죽었고 그녀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여자들한테 상처주기 싫어서이다. 아직은 술과 친구들이 더 좋은 청춘이라 부부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정식 명칭은 <싱싱 자동차공업소>.
1급 정비소로 규모가 꽤 크다.
자수성가해 정비소를 20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성미가 몹시 괴팍하다. 잘 삐지고, 버럭 화도 잘 내고, 옹색하고, 자기가 월급 주는 정비공들한테 막걸리 사달라 조르기 일쑤고, 항상 남루한 잠바를 걸치고 다닌다.
성실한 구두쇠라 돈도 꽤 많지만 절대 티를 안낸다.
돈 있는 티내는 사람은 바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몹시 정직한 사람이라 단골손님이 많다.
제멋대로인 철수에게 항상 틱틱거리지만 내심 꽤나 좋아한다.
[ 本帖最后由 途汀 于 2006-9-6 18:58 编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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