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이하 완이만)을 통해 시청자들 곁에 다가온 배우 박시후. 드라마 초반 까칠한 이미지 탓에 '까칠준석'으로 불린 박시후(유준석 역)를 만나고자 드라마 촬영장을 찾았다. 기자로서 박시후를 만나러 가긴 했지만, '완이만'을 좋아한 시청자의 입장이기도 해 살짝 긴장을 하기도 했다. 인터뷰 장소로 걸어오는 박시후의 걸음에는 유준석의 당당함이 묻어있었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차가운 이미지가 강해 인터뷰를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까라는 나의 걱정은 그를 만난 지 채 몇 분도 되지 않아 사라졌다. 인터뷰 내내 시원스런 말투와 편안한 눈웃음을 보여준 박시후. 도시적인 이미지를 가진 그가 보인 웃음에서는 순박함이 묻어났다. 이제 그의 웃음을 많은 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 - 요즘에 많이들 알아보시잖아요. 언제 인기를 실감하세요?
박시후 : 이번에 디시인사이드 완이만갤 이용자분들이 이벤트를 하러 촬영장으로 찾아오셨더라고요. 제가 그때 선물을 제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때 실감을 했어요. (관련 게시글 - '이벤진행인증샷& 박시후,민지혜 인증샷& 사인&정산' 바로가기 )
- 저도 이벤트 사진을 봤는데, 다른 분들 선물과 확연히 차이가 나긴 하더라고요.
박시후 : 그리고 이번에 어떤 팬분은 보약을 해주신다고 하셨어요. 많이들 알아봐 주시고 선물 같은 것도 많이 받고, 어린 학생들이 찾아와서 사인도 받아가고 해요.
- 디시인사이드는 알고 계셨어요?
박시후 : 얼마 전에 알게 됐어요. 이벤트 하러 오셨을 때요. 그래서 사이트도 직접 들어가 봤어요. '완이만갤'도 들어가 봤고요.
- 그럼 눈팅만 하시다 가신 거예요?
박시후 : 네. 갤러리에 들어가서 이용자분들이 올리신 질문을 봤어요. 질문 중에 제가 좀 약하게 보인다는 내용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윤희가 손목을 잡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 제 손목이 심하게 흔들렸다면서요.(웃음) 그날 제가 손을 좀 다쳤어요. 집에 고양이를 키우는데 고양이가 손을 할퀴어서 손이 조금 불편했어요. 제가 약해 보이나요? 저 원래는 힘 좋아요.(웃음)
- 최근에 박시후씨 수영복 입은 사진이 홈페이지에 올라와서 반응이 좋은 거 알고 계세요?
박시후 : 아, 갤러리에서 한 이용자분이 그것과 관련한 질문을 올리신 것도 봤어요. '자뻑이 심한 거 아니냐?'라는 의견이 있던데요. 그 사진은 작년 여름에 가족이랑 놀러 가서 찍은 사진이에요. 여름에 올린 만한 사진이 뭐가 있나요? 휴가 가서 찍은 사진 올리고 그러는 거죠.(웃음)
- 디시 갤러리에서는 사진을 패러디하고 재해석하는 일이 많아요. 그런데 팬카페 이외에는 박시후씨의 개인적인 사진을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제약이 있어요. 앞으로 개인 홈페이지나 미니홈피를 만들어서 팬들이 박시후씨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생각은 없으신가요?
박시후 : 글쎄요. 미니홈피 가입은 해뒀지만, 아직 생각은 없어요.
- 인터넷은 자주 하시는 편이세요. 악플에 상처 받으신 적은 없으세요?
박시후 : 인터넷 기사나 드라마 게시판에서 저와 관련된 내용에 악플이 달린 것을 보면 위축될 수가 있어서 웬만하면 잘 안보려고 하는데, 그게 또 잘 안되더라고요. 좋은 의견을 올려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그런 것을 보면서 힘을 얻기도 해요.
- 처음에 드라마를 시작하실 때 유준석이라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될 줄 예상하셨어요?
박시후 : 솔직히 기대는 안 했어요. 같이 연기하셨던 선배님들이 유준석이라는 캐릭터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그러시면서 굉장히 좋아해 주셨어요.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유준석이라는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 팀장님 캐릭터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박시후 : 차갑고 까칠하고 싸가지없던 팀장이 한 여자를 만나면서 변해가는 모습이었던 거 같아요. 그 여자에게만 밝게 웃어주고 그 여자를 위해서 무언가를 준비하는 모습들이요.
- 드라마 촬영하시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어떤 장면이었어요?
박시후 :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사무실에서 윤희와 티격태격하던 장면들이 괜찮았어요. 그리고 벤치에서 처음 고백했던 장면과 자동차 안에서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했던 장면, 마지막에 헤어지자고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 실제로 연인이 이별을 고한다면 붙잡거나 매달릴 수 있을 것 같으세요?
박시후 : 실제로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한다면 그 여자의 의도를 먼저 파악할 것 같아요. 대부분의 여성 같은 경우에 한번 돌아서게 되면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말도 있잖아요. 예전에 여자 친구와 헤어진 적이 있는데, 붙잡아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크게 느꼈어요.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는 아무리 붙잡아도 안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냥 보내줄 것 같아요. 물론 쉽게는 떠나보낼 수 없겠지만, 몇 번의 시도는 하더라도 울면서 매달릴 것 같지는 않아요.
- 만약, 지금 연인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한창 연기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이 시기에 결혼하실 생각은 있으세요?
박시후 : 아니요, 없어요. 아직은 일을 하고 싶어요. 결혼을 하고 싶어도 만나는 여자가 없기도 하고요.(웃음)
- 배우분들을 보면 촬영을 하는 동안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로 살려고 많이들 노력하시던데, 박시후씨 안에 유준석은 몇 %나 들어 있었나요?
박시후 : 100%라고 이야기는 못 할 것 같아요. 부족한 면이 많아서. 하나의 캐릭터를 완전히 보여주기에는 아직 내공이 부족한 것 같아요. 제 모습에 유준석이라는 인물을 입혀서 보여드린 것 같아서 70~80%만 표현됐던 것 같아요. 나머지는 제 모습이고요.
-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배두나 씨와의 호흡은 어땠어요?
박시후 : 처음에는 서먹서먹했는데 두나 씨 성격이 워낙 밝고 털털하다 보니깐 편하게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편하게 촬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드라마 초반에는 두 분의 키스씬과 포옹씬이 조금 어색해 보이기도 했다는 지적도 있었어요.
박시후 : 유준석이라는 캐릭터가 사랑을 하는 데는 조금 서툰 캐릭터여서 그렇게 보인 것 같아요.
- 배두나 씨가 나이는 어리지만 방송 출연에는 선배인데, 촬영을 하면서 배두나 씨께 배운 점은 없었나요?
박시후 : 배두나 씨가 감정연기가 뛰어나요. 그래서 내공은 무시 못하겠다고 생각했죠.
-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가 제일 부럽다고 한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그러면 지금 자신의 연기에서 보충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박시후 : 많죠. 많이 아쉬워한 부분인데, '완이만'에서 윤희가 떠난다고 했을 때 울면서 붙잡았던 장면을 보면서 많이 아쉬웠고 후회됐어요. '왜 저렇게밖에 표현을 못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감정씬이 가장 아쉬웠어요. 실생활에서 경험이 없어서 그랬던 건지 부담감이 컸던 것 같아요. 다음 작품에 임할 때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려고요. 또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느꼈죠.
- 드라마에서 보여주신 패션이 많은 관심을 받았었는데, 평소에는 어떤 패션 스타일을 선호하세요?
박시후 : 편하게 운동복을 주로 입어요. 아니면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쓰죠. 편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드라마에서처럼 정장만 입고 다닐 순 없잖아요?(웃음)
- '완벽한 이웃'이라는 게 어떤 이웃이라고 생각하세요?
박시후 : 아무 때나 편하게 보고 싶을 때 전화해서 만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친구같이 편안한 사이요. 같이 밥도 먹고 영화도 보면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사이면 좋겠어요. 제 주위에 그런 형이 있는데, 그런 관계라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들은 잘사는 사람들도 좋지 않으냐고 하는데 저는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
- '완이만'에서 김승우 씨 가족과 배두나 씨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박시후 : 네, 그렇죠.
- 10년 전에 대학로 연극무대를 통해서 데뷔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다가 2005년(쾌걸춘향)에 TV에서 뵙게 되었어요. 연극과 드라마가 연기를 한다는 점에는 공통점이 있을 것 같아요. 그 외에도 각각의 매력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매력을 느끼시나요? 그리고 자신이 더 큰 매력을 느끼는 분야는 어떤 분야인가요?
박시후 : 제가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길을 몰랐기 때문에 무작정 대학로를 찾아갔어요. 음, 연극의 매력이라고 하면 관객과 함께 호흡을 하면서 할 수 있다는 점이죠. 바로바로 관객의 호응도를 확인할 수 있고, 또 그날그날에 따라서 관객의 반응이 다르다는 거요.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데 그런 걸 즐길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같은 경우는 워낙 바쁘게 촬영하다 보니까 정신이 없어요. 피곤하기도 하지만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보람을 느껴요.
-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연극무대에 설 계획은 있으신가요?
박시후 :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하고 싶어요. 뮤지컬도 하고 싶은데 노래를 잘 못해요.(웃음)
- 이용자 분들이 '완이만' OST '발목을 다쳐서'를 잘 부르시는지 궁금해 하시던데요?
박시후 : 노래는 너무 좋아하는데 노래방 갈 시간이 없어서. 한번 가서 불러보고 싶은 곡이에요.
- 무명 생활이 길었다고 알고 있어요. 배우로 성공할지를 두고 불안하지는 않으셨어요?
박시후 : 그렇게 불안해하지는 않았어요. 언젠가는 잘 될 거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 그럼, 배우로서의 성공을 확신하셨다는 거네요?
박시후 : 네, 그래서 10년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불안해하고 초조해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언젠가는 되겠지. 한우물만 파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생활했어요.
- 눈매를 보면 묘한 매력을 풍긴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어요. 강한 면과 선한 면이 공존한다고 하더라고요. 선한 면 중에서도 섬뜩해질 수 있는 카리스마를 풍기는데, 혹시 다음 작품을 할 때 다중인격을 나타내는 캐릭터를 연기해 볼 생각은 있으신가요?
박시후 : 아, 정말 하고 싶어요.
- 그런 캐릭터를 하고 싶으세요?
박시후 : 네. 예전에 인터뷰를 할 때에도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영화 <프라이멀 피어>를 좋아해요. 거기서 에드워드 노튼의 역할이요. 굉장히 순수했던 남자가 갑자기 돌변하는 역할인데, 그런 역을 해 보고 싶어요. 그리고 '완이만'을 촬영하면서 느꼈는데 농촌 총각역을 해보고 싶어요. 저희 드라마에서 손현주 선배님이 맡으신 덕길이 역이요. 순박한 청년 역할도 매력적이더라고요.(웃음)
- 평소에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저 역할은 내가 하면 딱 맞는데'라고 생각했던 배역이 있었나요?
박시후 : '내가 하면 딱 맞다'라고 생각했던 것보다 하고 싶은 역할은 있죠. 영화 <프라이멀 피어>에서 애드워든 노튼 역할이요.
- 그럼 작품을 선택하실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박시후 : 일단 전체적인 작품성을 보겠죠. 나한테 어울리는지와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고요. 제가 지금 작품을 고르기보다는 좋은 작품을 만난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선택하기보다는 좋은 작품을 어떻게 만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 앞으로 같이 연기를 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요?
박시후 : 황정민 선배님과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 예전에 드라마 '결혼합시다' 끝나고 영화를 준비하시다가 무산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때 심정은 어떠셨어요?
박시후 : 언젠가는 나한테 맞는 좋은 작품이 있겠지라고 생각했어요. 성격이 낙천적이라서 준비했던 영화가 무산돼서 속상하기도 했지만, 너무 조급해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일부로라도 밝게 생활했어요.
- 1년 정도 공백을 가지셨는데, 그 시간 동안 어떻게 보내셨어요?
박시후 : 운동도 자주 다녔고, 다른 작품들을 만나보기도 했어요. 그리고 기다렸죠 뭐. 그러면서 잊으려고 노력했고, 나중에 더 좋은 작품이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 연기를 하면서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언제였어요?
박시후 :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격려의 글도 남겨주실 때요. 그래서 더 인터넷을 자주 하는 것 같아요. 안 좋은 글들도 있지만 격려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자꾸만 인터넷을 하게 되더라고요.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웃음)
- 연기를 선택해서 후회했던 적은 없었어요?
박시후 : 네. 단 한 번도 없었어요. 힘들게 무명시절을 보내도 언젠가는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힘든 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죠.
- 지금까지 맡은 배역 중에서 자신과 닮은 캐릭터가 있었나요?
박시후 : '결혼합시다'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는 무뚝뚝하고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친해지면 굉장히 장난기도 많은 캐릭터예요. '결혼합시다'의 재호 역할도 저와 닮은 면이 있었고요.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에서도 말수가 없고 무뚝뚝하고 낯을 가리는 면이 비슷했던 것 같아요.
- 지금까지 맡은 배역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배역이 있다면요?
박시후 : 아무래도 유준석 역할이죠.
- 연기에 어떤 매력을 느끼세요?
박시후 : 새로운 작품에 임할 때마다 더 발전해 나가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요. 그러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고요. 평생 배워나가는 깨달음인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 부족했던 점을 깨닫고 다음 작품에서는 그것을 보충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인 것 같아요.
- 만약 배우가 안되었다면 어떤 직업을 택했을 것 같으세요?
박시후 : 글쎄요. 저는 연기 이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연기만 바라보고 달려왔어요.
- 연기를 제외한 다른 일을 할 때 열정적으로 임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편하게 임하시는 편이세요?
박시후 : 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부분에서는 푹 빠지는 스타일이에요. 하나에 몰입하면 다른 것은 쳐다도 안 봐요. 제가 두 가지 일을 한번에 못하는 편이여서 한 가지만 파고드는 타입이죠.
- '박시후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한마디로 정의를 내린다면, 어떻게 표현하시겠어요?
박시후 : 이런 걸 제 입으로 말하려니 부끄러운데요.(웃음) '편한 사람이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또 하나하나씩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그런 사람이요.
- 남자다운 성격인듯 한데, 의외로 여성스럽거나 섬세한 점은 없으신가요?
박시후 : 전혀 없는 것 같은데요. 제 나름대로는 남자답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박시후의 20대는 이러했다'라고 한마디로 표현하실 수 있으세요?
박시후 : 열정적이었어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연기를 하고자 열정적으로 살아왔던 것 같아요.
- 그러면 '박시후의 30대는 이런 모습이고 싶다'라고 표현 하신다면요?
박시후 : 지금은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하잖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정상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 10년 후에는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비치고 싶으세요?
박시후 : 연기자다 보니 연기 잘하는 배우,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10년 후에는 내공이 많이 쌓여서 인정받고 싶어요.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 '완이만'이 '로또' 였나요?
박시후 : '로또'는 운이 따르는 것이잖아요. 맞다고 하기도 그렇고 아니라고 대답하기도 조금 애매모호한데요.(웃음) 제가 워낙 복권 같은 것을 안 하는 스타일이에요. 노력해서 얻기보다는 순간의 운만 바라보고 성취하는 거잖아요. 굳이 비유를 하자면 '로또'만큼의 좋았던 기회였던 것 같아요.
- 드라마를 통해서 성취감과 상실감이 드셨을 거 같아요.
박시후 : 많은 사랑을 받아서 굉장히 뿌듯했고, 감사했죠.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도 남고요.
- 시청자들이 드라마의 내용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시후 : 우리나라 드라마 현실 자체가 그래서 사전 제작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 같아요. 저희 드라마 작가 선생님도 결론을 짓지 않고 시작하셨다고 하셨어요. 예전에 작가 선생님께 결론이 어떻게 끝나는지 물어본 적이 있는데,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마도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나쁘다고 생각은 하지 않아요. 어차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려고 드라마를 제작하는 거잖아요.
- 드라마도 끝이 나고 조금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는데, 쉬는 동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박시후 : 여행을 가고 싶어요. 배낭여행이요. 제 바람이죠. 현재로써는 여행은 무리가 있을 것 같아서 산이라도 가보고 싶어요. 며칠 전에 산에 다녀왔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조금 힘들더라고요.(웃음)
- 혹시 기억에 남는 장소나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있으세요?
박시후 : 남미 쪽이나 아프리카로 가보고 싶어요. 도시적이지 않은 곳으로요. 사람냄새가 나는 곳으로 가보고 싶어요. 기억에 남는 장소는 터키 이스탄불이 좋았어요. 그곳은 동서양의 문화가 함께 공존해 있더라고요. 다리 하나를 두고 동서양이 구분되어 있어서 인상적이었어요.
- 개인적인 취미활동을 하는 게 있거나 배워보고 싶은 분야가 있으세요?
박시후 : 예전에 요가와 단전호흡을 했었어요. 연기에 도움이 될까 해서요. 지금은 재즈댄스를 배워보고 싶어요. 연기할 때 굳어있는 모습을 많이 없애기 위해서요. 아, 살사를 배워 볼까요?(웃음)
- 차기작은 정해지셨나요?
박시후 : 아니요. 지금 작품을 검토 중이에요.
- 마지막으로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박시후 : 드라마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 팀장역을 맡은 저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려요. 미흡한 점도 많았지만,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새로운 드라마를 통해서 좀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할게요. 여러분의 기억 속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다음 작품을 통해서 다시 찾아뵐게요.
박시후의 눈에는 묘한 매력이 담겨 있었다. 강한 듯하지만 약함도 보였고, 선한 듯 하지만 악함도 함께 담겨있는 눈빛. 그의 눈 속에는 여러 인격체가 담겨있는 듯했다. 그 눈빛이라면 그가 그토록 하고 싶다고 말한 다중인격적인 싸이코 역도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 무명 시절을 보내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확신하면서 한 길만을 걸어온 박시후. 연기를 향한 그의 열정이 언젠가는 빛을 발할 것이고, 그의 바람처럼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 새롭게 만나게 될 여러 작품에서 그의 카멜레온적인 눈빛이 어떻게 캐릭터에 녹아들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