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고미남, 무슨 뜻이야?"…드라마 속 네이밍의 비밀
“김현준·高美男,是什么意思?”...电视剧中命名的秘密
09/12/08 13:33 입력 : 09/12/08 13:34 수정
▶ "주인공 이름에 담긴 의미?"…평범해도 특별해도, 깊은 뜻 있다 [스포츠서울닷컴 | 나지연기자] 이름은 평생 자신을 표현해주는 도구이자 상징이다. 또한 사람의 외향 뿐 아니라 성격과 이미지까지 포괄하는 역할을 한다. 얼핏 보면 단순한 이름 하나에 담긴 의미가 그만큼 큰 것. 그래서 작명은 어렵고, 어려운만큼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타들은 특정 역할을 통해 새로운 인물로 변신한다. 나 자신의 이미지를 벗고 전혀 다른 사람으로 탄생한다. 이 때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이 이름이다. 때문에 작가와 제작진들은 주인공 캐릭터에 맞는 완벽한 이름을 창조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실제 대중들이 드라마에서 만나는 이름은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알고보면 그 이름 안에는 특정한 네이밍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 평범한 이름엔 인맥이 있었고, ▲ 독특한 이름엔 숨은 의미가 담겨있었고, ▲ 의도된 이름을 통해 극 중 캐릭터를 암시하는 방법도 있었다.
드라마 속 주인공 이름을 통해 그에 담긴 네이밍의 비밀 3가지를 살펴봤다.
◆ 평범한 이름 - "이름에서 인맥이 보인다"
'김현준·김순영·이강현…'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건 평범한 이름이다. 누구나 한번쯤 들었음직한 친근한 이름의 주인공이 많다. 이런 이름들은 드라마의 현실성을 높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부르기도 쉽고 듣기에도 거부감이 없다. 이 경우 제작자나 작가의 인맥이 큰 자산이 된다. 지인에게서 등장인물의 이름을 찾는 일이 많아서다.
KBS-2TV '아이리스' 주인공 이병헌의 극 중 이름은 김현준이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실제 드라마 작가와 성명이 동일하다는 것. 이는 원작 소설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면서 나타난 일종의 헤프닝이다. 하지만 작가와 인물의 이름이 일치한다는 사실이 시청자에게 알려지면서 작가와 인물간의 관계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MBC-TV 드라마 '궁'과 KBS-2TV '연애결혼'을 집필한 인은아 작가는 지인 이름을 극에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예가 두 드라마에 공통으로 나온 이강현과 김순영. 이는 중학교 시절부터 절친했던 친구, 함께 작업한 보조작가의 이름이다. 이렇듯 지인의 이름을 사용해 대본 작성시 헛갈림을 줄였다.
인은아 작가는 "이름을 정할 때 핸드폰을 뒤져서 찾는 경우도 있다"면서 "등장인물 성격에 어울리는 이름을 아는 사람들 중 찾다보니 비슷한 친구 이름을 고르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선덕여왕'의 김영현 작가 역시 "이름이 여러 개 필요할 땐 지인의 이름을 찾는다"며 드라마 작명에 인맥 동원이 일반적인 현상임을 설명했다.
◆ 독특한 이름 - "이름 안에 숨은 의미 있다"
'조용덕·금잔디·장새벽…'
일상에선 쓰이지 않는 독특한 이름도 종종 등장한다. 이런 경우 작명 당시부터 사연이 담길 때가 많다. 튀기 위해서 만든 이름이 아니라 특별한 의미가 내포돼 있었던 것. 극 중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이름, 특이한 요청에 의해 탄생된 이름이 있다. 특별한만큼 눈에 띄고, 쉽게 잊혀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MBC-TV '히어로'에는 조용덕(백윤식 분)이란 이름이 사용됐다. 극 중 등장하는 가상의 신문사 '용덕일보'의 유래일 정도로 극에선 중요한 역할. 박지숙 작가는 투박하고, 촌스러운 이름을 찾다가 조용덕이란 이름을 생각했다. 게다가 용덕이라는 이름은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본지 김용덕 사진팀장의 이름과도 같아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는 후문.
KBS-2TV '꽃보다 남자' 속 여주인공 금잔디(구혜선 분)의 이름도 범상치 않다. 이는 일본 원작사의 요청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원작 이름인 츠쿠시가 잡초라는 의미인데 일본 측에서 본래 이름을 한국판에서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 이에 맞춰 그룹 에이트 측은 잡초를 유연한 한국식 명칭인 잔디로 바꿔 이름으로 낙점했다.
독특한 이름의 사용 사례는 과거 드라마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KBS-1TV '너는 내운명'의 여주인공 장새벽(윤아 분)은 고아원에서 발견된 시간과 새벽일을 마다하지 않는 씩씩한 사람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겼다. MBC-TV 드라마 '춘자네 경사났네'의 주인공 연분홍(서지혜 분)도 극 중 강렬하지만 여린 성격을 색을 형상화해 표현한 경우다.
◆ 의도된 이름 - "이름만 봐도 캐릭터를 안다"
'고미남·도우미·우온달…'
드라마 속 캐릭터의 성격을 이름에 녹여낸 경우도 있다. 이른바 의도된 이름. 극 중 인물의 성격을 이름에 맞추다보니 다소 가볍고, 코믹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드라마 속 인물들의 외적인 모습과 인물들의 앞으로 행보를 미리 점쳐볼 수 있어 좋다. 또한 싱크로율 100%라 이름만으로도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안겨준다.
KBS-2TV '천하무적 이평강'의 남녀 주인공 이름은 이평강과 우온달. 두 사람은 이름은 설화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에서 따왔다. 평강의 도움을 받아 왕자가 된 온달. 극 중 이야기도 비슷해 의도적으로 같은 이름을 썼다. 얼마전 막을 내린 SBS-TV '미남이시네요'도 박신혜가 맡은 고미남, 고미녀가 실제처럼 빼어난 외모라는 설정으로 등장했다.
KBS-2TV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도 주인공들의 이름이 범상치 않았다. 이름 속에 극 중 인물의 운명이 담겨 있었기 때문. 도우미(김희정 분)은 말 그대로 식구들의 도우미처럼 사는 주부였다. 왕재수(고세원 분)의 성격도 이름 그대로다. 뒷바라지 해준 여자를 버리고, 이 여자의 앞날까지 방해한다. 문영남 작가식 독특한 네이밍이 이어진 셈이다.
문영남 작가와 계속 호흡을 맞추고 있는 탤런트 김희정은 "대본에 쓰인 이름만 보고도 앞으로 어떻게 연기할지 감을 잡고, 다른 배우들의 캐릭터도 알 수 있었다"면서 "작가님이 워낙 드라마 속 인물의 캐릭터를 이름에 녹이려고 항상 노력하시다보니 이런 독특한 이름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사진 = 각 드라마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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