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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한 지 10년. [오싹한 연애]는 손예진이 주연을 맡은 10번째 영화이자, 멜로와 로맨스와 코미디와 호러 등 다양한 톤의 연기를 오가는 그녀의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손예진이 맡은 '강여리'라는 캐릭터는 귀신이 따라다니며 그녀 또한 귀신을 볼 수 있는 캐릭터. 그런 이유로 혼자 살 수 밖에 없으며 친구도 전화로만 만나야 한다. 우연히 그녀를 본 후 자신의 호러 마술 쇼를 함께 하자고 한 마술사 마조구(이민기). 그녀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는 조구는, 사랑을 위해 끔찍한 경험을 해야 한다.
과거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에선 '오빠'들과 연기했던 손예진은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후배'와 호흡을 맞추었고, 그만큼 영화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도 더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슬럼프 없이 꾸준하게 10년을 단련한 여배우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 그녀는 능숙한 오퍼레이터처럼 다양한 톤의 장르 연기를 자신만의 느낌 안에서 봉합시키며, 충분히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임에도 살짝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후배의 캐릭터를 돋보이게 한다.
손예진 인터뷰
"흥행에 대한 첫 부담감"
Q1 손예진씨도 오늘 처음 영화를 본 걸로 알고 있는데, 느낌이 어땠나요?
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은 멜로가 강하게 나왔어요.
Q2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시사회에서 영화가 공개되고 첫 반응을 접할 때의 느낌은 항상 다를 것 같아요. [오싹한 연애]는 어떤가요?
일단은.. 처음으로 영화의 흥행적인 결과에 많은 책임감을 느껴요. 예전엔 워낙 선배님들과 찍었고, 책임감 보다는 "연기만 열심히 잘하자. 흥행은 하늘이 내려주시는 거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거든요. 운이 좋아서 홈런을 친 영화는 없었지만 꾸준히 안타는 쳐왔던 것 같고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어느새 제가 서른 살이 되었더라고요?(웃음) 이번에 처음으로 후배 배우오 영화를 찍었어요. 그러다 보니 책임감이 더 커지더라고요. 최선을 다했으면 그걸로 만족해야지 흥행은 알 수 없는 거라고 하지만, 이번엔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스트레서 많이 받고 (오늘이 기자 시사회인데) 어젠 잠도 한 시간밖에 못 잤어요. 제가 너무 성격적으로 걱정이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웃음)
일단 [오싹한 연애] 가 지닌 독특한 분위기나 새로움, 시나리오에서 느꼈던 그런 재미들이 영화 속에 잘 그려진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서 안심이 돼요. 그래도 흥행이라는 걸 모르는 거고, 흥행이 잘 되면 좋고, 생각보다 안 된다고 하더라도 너무 연연하면 안 될 것 같고..(웃음) 그만큼 이 영화를 통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Q3 [오싹한 연애]를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흥행뿐만 아니라,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객분들께 어떤 면이라도 다른 즐거움을 드리고 싶고요. 이제 손예진의 연기를 다 봤다고 생각하신 분들께 "어, 손예진에게 저런 면도 있네?" 이런 느낌을 드리고 싶었고요. 그래서 장르든 캐릭터든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려 했던 것 같아요.
Q4 새로움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에선, 좋은 선택이 아니었나 싶어요. 멜로, 드라마, 코미디, 호러 등 정말 다양한 톤의 연기를 하면서도 중심을 잡아가야 하니까, 어떻게 보면 [오싹한 연애]는 배우에게 많은 도전을 주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접점을 찾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특히 강여리 같은 캐릭터는 초반에 우울하게 나오잖아요. 생활 자체가 웃을 수 없는 상황이고. 가족도 떠나고 친구도 떠나고 혼자만의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이니까요. 그런데 너무 우울하게 가면 여리의 매력이 없어지고 영화도 무거워질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밝게 가자니 너무 생각 없어 보이고..(웃음)
엉뚱함과 사랑스러움을 보여주면서 공포는 리얼하게 느껴야 하는 캐릭터였어요. 사실 호러적인 장르 요소가 있는 영화를 이번에 처음 해봤는데, 결코 쉽지가 않더라고요. 예전에 호러 영화를 볼 때는, 그냥 리얼하게 놀라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 극단적인 호흡이 오히려 더 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카메라를 보면서 순간적으로 확확 놀라고 그런 것들이 정말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런데 더 어려운 건, 영화 자체는 또 호러 장르가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Q5 로맨틱 코미디에 호러가 섞여 있죠.
그렇죠. 그러다 보니 '로맨틱 코미디에 맞춘 호러 연기'라는 걸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적절한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Q6 예전에 맡았던 캐릭터들이 자기 안에 있는 그 무엇을 끌어내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번 영화는 그러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끄집어낸다는 게 한계가 있었죠. 가위 눌리거나 그런데서 오는 공포 같은 걸 계속 상상하는 건데.. 여리라는 캐릭터에 빠지면 너무 힘들 것 같더라고요. 혼자 집에 있을 때 여리처럼 뭔가 보이는 것 같고 하늘에 뭐가 떠 있는 것 같고 곁에 누가 있는 것 같으면, 정신병에 걸릴 것 같더라고요.(웃음) 잠도 못 자고요. 여리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 여리처럼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장에 가서는 철저하게 여리가 되려고 노력했지만, 그 외의 시간은 벗어두려고 했어요. 자칫하면 다크 써클이 (볼 부분을 가리키며) 여기까지 내려올 것 같더라고요.
Q7 조금은 달라진 톤의 연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행복해지고 싶다"고 울면서 전화하는 장면이었는데요, 예전엔 어떤 감정에 순수하게 몰입했다면, 이번 영화에선 몰입을 하면서도 거리를 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 정확하게 보신 것 같아요.(웃음) 그 장면은 처음엔 원래 저의 연기 톤으로 했어요. 그렇게 몇 테이크를 갔고, 영화에 나온 건 재 촬영을 했던 부분이에요. 여리의 아픔을 짚고 넘어갈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영화의 전체적인 톤과 안 맞는 것 같더라고요. 여리스럽지도 않은 것 같고요. 그래서 재 촬영 땐, 감정 신이지만 최대한 빠른 호흡으로 했어요. 처음엔 "여리가 얼마나 말을 토해내고 싶었을까"라는 생각에 막 울면서 이야기를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도 찍었고요. 원래는 느린 호흡에 감정을 하나 하나씩 짚고 대사를 되새기면서 연기를 했는데, 그 장면이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재 촬영 때 호흡의 변화를 줬고, 그런 느낌이 예전의 톤과 다를 거예요.
Q8 다양한 장르 요소의 연기 속에서도 나름대로 중심을 잡고 갔던 부분은 뭔가요?
저는 좀 더 발랄하고 엉뚱한 여리의 모습을 연기했는데, 영화에선 여리의 여성스러움이 조금 더 보인 거 같아요. 영화 찍을 땐, 여성스러움보다는 엉뚱한 매력이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는 절대 어두워 보이지 않는 캐릭터이길 바랐고요. 그런 어둠 속에서 여리가 살 수 있었던 건, 긍정적인 성격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일종의 백치미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리고 약간의 의외성? 혼자서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불지만, 그 케이크를 포크로 푹 떠 먹을 수 있는 캐릭터? 그런 느낌을 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슬럼프 없었던 10년"
Q9 드라마 [개인의 취향](2010)에서 이민호씨와 공연하긴 했지만, 영화에선 [오싹한 연애]가 처음으로 후배(이민기)와 함께 한 영화인 것 같네요.
예전엔 상대역이 다 열 살 차이가 넘었어요.(웃음)
Q10 후배와 연기하면서 좀 더 챙겨줘야 했거나, 혹은 의외로 배웠던 점이 있나요?
이민기씨는 기술적으로는 단련되지 않은 친구라고 생각해요. 연기 경력이 긴 것도 아니고, 특히 배우 자체가 기술적으로 연기를 습득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민기씨랑 연기하면서 제가 배운 건, 굉장히 캐릭터를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점이었어요. 저는 여리라는 캐릭터로부터 한 발자국 떨어질 수 밖에 없었는데, 민기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조구'라는 캐릭터였고, 저를 여리로 보고 있더라고요. 보통 어느 정도 촬영이 진행되면서 몰입되는데, 민기씨는 처음부터 조구로 행동을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 면에서 민기씨가 가지고 있는 배우로서 정직함과 순수함이 느껴졌고, 이런 부분이 그 친구를 만들어주는 것 같았어요. 후배지만 배울 게 많았던 부분이에요. 기술적으로는 제가 더 많은 작품을 했으니까 더 쌓인 부분이 있겠지만, 그런 게 다는 아니니까요.
Q11 왠지 이민기씨는 일반적이지 않은 정신 세계를 가졌을 것만 같은..(웃음)
하하하. 그런데 의외로 진지하고 어른스러운 부분도 많아요.
Q12 올해가 벌써 10년이네요. 사실 한 배우의 이미지가 관객에게 익숙해지려면 꽤 긴 시간이 필요한데, 손예진씨는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관객들에게 자신만의 톤과 느낌을 익숙하게 만든 것 같아요. 하지만 반대로 그런 익숙함은 배우의 변신에 장애가 되기도 하고요. 손예진씨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초반 5년은 익숙해지는 과정이고, 후반 5년은 그 익숙함에서 벗어나려는 과정처럼 보여요.
저도 제 자신이 지겹고 싶지 않고, 관객분들께도 지겹게 보이고 싶지 않죠. 사실 한 배우가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잖아요. 아무리 에너지를 쌓는다고 해도, 사람 자체가 바뀌진 않으니까요. 제 안에서 업그레이드가 될 뿐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똑 같은 장르를 계속 했으면, 내가 잘 하는 것만 하려고 했으면, 더 힘들었을 거예요. 내가 조금 낯선 옷을 입고 조금이라도 다르게 보일 수 있다면, 그 낯설음이 관객에겐 새로움이잖아요.
[오싹한 연애]도 그런 의미에서 좀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선택이고,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2009)의 유미호 같은 이중적인 여자도 접해 보지 못한 캐릭터였기에 선택했어요.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 하면서는 "세상에 저런 사랑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사랑이라는 게 다 내가 하는 그런 사랑만은 아닐 거야"라는 생각으로, 배우뿐만 아니라 '개인 손예진'이 가진 생각도 작품 선택에 반영이 되는 것 같아요.
Q13 변신의 강박 같은 것도 있나요?
변신을 위한 변신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너무 발악하는 것 같잖아요.(웃음) "장르와 장르를 넘나드는 나는 팔색조야!" 이런 건 저는 좀..(웃음) 억지로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건 힘들겠죠. 계속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어요. 언젠가는 관객분들이 저에게 지겨워질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최대한 그런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계속 고민과 리뉴얼을 해야겠죠.
Q14 제 3자 입장에서 보기엔, 10년 동안 슬럼프가 없었던 것 같아요.
헤헤헤.. 꾸준히 했으니까요.(웃음)
Q15 남들은 모르지만 자신만이 느꼈던 슬럼프의 시간은 언제였나요?
음.. 제일 힘들었던 때는 [여름 향기](2003)라는 드라마를 찍은 후였어요. 드라마 [맛있는 청혼] (2001)로 데뷔해서 3년을 정말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일했어요. 그런데 [여름 향기]를 끝내고 처음으로 매너리즘에 빠졌어요. 신인이고 잘 하고 싶은데, 그래서 쉬지 않고 많은 작품을 하려고 했는데, 너무 텅 빈 것 같았어요. 전 제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너무 못하는 거예요. 사람들은 괜찮다고 하지만 제가 봤을 땐 너무 부끄러운 연기였거든요. 그래서 8개월을 쉬었어요. 어떤 작품도 하고 싶지 않았고요.
또 힘들었던 시기가 스물일곱 살 때였어요.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2008)를 끝내고, 정말 무리해서 [스포트라이트] (2008)라는 드라마를 찍었어요. 두 작품 다 하고 싶어서요. 그런데 생각보다 시청률이 저조했고 사람들이 공감할 거라고 생각했던 드라마가 공감을 얻지 못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내가 하니까 잘 될 거야"라는 오만한 생각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은 한 순간에 무너졌지만요. 다행히 [아내가 결혼했다]로 저를 배우로 많이 인정해주셨고, 상도 타고..(웃음) 그러면서 위로를 받았어요.
Q16 그런데 그런 슬럼프가 그렇게 티가 안 나네요.(웃음)
다행이에요.(웃음) 누가 봐도 "쟤, 슬럼프구나" 그러면, 어휴..(웃음)
"서른 즈음에, 새로운 도전"
Q17 [연애소설](2002), [클래식](2003).. 이때가 스무 살, 스물한 살이었잖아요. 그 영화들 보면서 20대 초반의 배우가 굉장히 진한 감정을 표현한다고 생각했고, 이후에도 실제 나이보다는 더 나이 든 캐릭터나 감정을 연기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오히려 반대로 가는 것 같아요.
더 나이 들기 전에 (젊은 역할들을) 하려고요.(웃음)
Q18 우연이라기 보다는 의도.. 상대역도 점점 젊어지고..
의도, 있습니다!(웃음). 더 나이 들면 풋풋한 거 못 하잖아요. '때'라는 게 있으니까요.
Q19 손예진 씨의 트레이드 마크라면 '사랑스런 여자' 이미지인데, 가끔씩은 그 이미지를 내려놓고 싶진 않나요?
저.. 많이 내려 놨잖아요~~ [무방비도시](2007) 같은 영화도 있었는데..
Q20 섹시 컨셉트라고는 했지만 사실 그 영화도 그다지..(웃음)
(웃음). 제가 나이가 좀 더 들면, 그런 역할이 어울릴지도 모르겠어요 같아요. 아직까지는 '쎈' 역할을 맡기엔 내공이 조금..
Q21 10년 동안 배우로서 어떤 위치를 지킬 수 있었던 건, 10년 동안 꾸준히 일했다는 게 가장 큰 것 같아요. [오싹한 연애]의 여리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배우 손예진과 비슷하다고 느꼈던 건, 여리는 남들은 모르는 자기 세계 안에만 있잖아요. 10년 동안 쉬지 않고 계속 일하다 보면, 여리처럼 현실과 무관한 자기만의 세계에 갇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에겐 항상 '나만의 세계'가 컸던 것 같아요. '나만의 세계'라기보다는..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저는 제가 굉장히 궁금해요. 다른 사람을 궁금해하기보다는, 저에 대한 생각이 참 많아요. 끊임없이 '나'라는 사람, '나'의 감정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내가 이때 왜 이런 감정이 들었을까.. 그런 생각들이요. 단지 그냥 생각이 많은 것일 수도 있고, 감성적인 걸 수도 있는데, 아무튼 저에게 궁금한 건 끊임없이 저 자신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혼자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제 성격이 배우라는 직업과도 맞는 것 같고요.
Q22 조금 있으면 서른 살이네요. 한국처럼 여배우의 나이를 필요 이상으로 따지는 나라에서 '서른 살의 여배우'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스물두 살이 그렇게 안 갔어요. 그땐 빨리 서른 살이 되고 싶었고요. 빨리 나이가 먹고 싶었고. 그래서 더 깊이 있는 연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20대 땐 저에게 오로지 일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오로지 연기, 연기.. 어떻게 하면 연기를 더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도 항상 막내였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눈을 딱 떠보니까, 상당수의 스태프분들이 저보다 나이가 어려요! 제가 언니가 되어 있고, 어떤 후배 배우들은 닮고 싶은 배우라며 제 얘기를 하는 거예요..
Q23 그럴 때 정말 당황스럽지 않나요?
정말, 눈을 딱 떴는데 이렇게 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 과정을 느낄 새도 없이 시간이 그렇게 가 버린 것 같아요. 제가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데, 요즘 드는 생각은 정말 '서른 즈음에'에 맞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정말 하루하루 간다는 걸, 20대 후반부터 느끼겠더라고요.(웃음) 예전엔 겨울이 오면 "추워서 촬영 어떻게 해?", 여름이 오면 "더워서 힘들겠다" 이런 식으로 모든 걸 일과 결부시켰는데, 이젠 계절이 바뀌면 "어, 여름이네..", "낙엽이 떨어지는구나..", "한 해가 가는구나.." 이래요. 하하하.
Q24 거의 40대의 마인드 아닌가요?(웃음)
하하. 제가 어렸을 때부터 '애어른'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웃음). 그런데 요즘 주변 사람들이 그래요. "(서른 살이지만) 너 10년은 더 할 수 있잖아?"
Q25 20~30년이 아니고요?
음.. 그래도 여배우로서 최고의 전성기는 서른 살이라고 생각해요. 여배우가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질 수 있는 시기죠. 조금 쉬었다가, 30대 초반에 조금 더 달려야죠.
Q26 30대 후반에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김혜수 씨 같은 분도 계시잖아요. 자극이 되는 선배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전도연 선배님 같은 분도, 결혼 후에도 새로운 것을 보여 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시는 모습들. 정말 꿈을 주시는 선배님들이신 거 같아요. "내가 그 선배님들 나이가 되어서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아직 멀었구나"라고 생각하면 더 편해지는 것 같아요.(웃음)
Q27 지금 찍고 있는 영화가 [타워]죠?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새로워요.
Q28 함께 하는 선배님들이, 이번엔 나이 많은 오빠들이네요.
완전 좋아요. 책임감 하나도 없어요. 하하하. 잘 안 되도, 설경구 선배님이나 김상경 선배님 탓이고요. 하하하, 농담이에요.(웃음)
Q29 예전엔 감정적으로 부대꼈다면, 이번엔 주로 몸을 쓰는 역할이네요.
이게 더 편해요. 촬영할 땐 정말 죽을 것 같은데.. 피해 다니고 넘어지고 구르고 물과 싸우고 불과 싸우고.. 그런데, 너무 행복해요. 김지훈 감독님도 너무 좋으시고요. 예전엔 항상 감정을 가지고 연기해야 했고 그래서 현장에서 조금 예민했다면, 이번 현장은 정말 감독님 부터 설경구 선배님, 김상경 선배님은 물론, 모든 배우와 스태프분들이 너무 재밌어요. 정말 가족 같아요. 연기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경험을 하는 것 같아요. 너무 많은 걸 배우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에 너무 행복하고, 이 영화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뿌듯할 정도에요. 정말 행복하게 찍었어요. 이제 촬영이 얼마 안 남았네요.
Q30 지난 10년 동안 너무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거군요.
정말 그랬어요. 그래서 [오싹한 연애]까지, 감정을 잡아야 할 신들이 계속 있으니까 현장에서도 조용히 음악 듣고 그래야 했다면, [타워]는 시끄럽게 떠들다가도 갑자기 촬영 들어가고, 뛰라면 뛰고 구르라면 구르고.. 그게 몸은 너무 힘든데 마음은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에너지를 더 얻은 기분도 있는 것 같아요.
Q31 일종의 체육시간?
맞아요. 체육시간. 하하하.
http://movie.naver.com/movie/mzine/cstory.nhn?nid=1256
照片太多...待我有空慢慢新增 = =
[ 本帖最后由 cholesterol 于 2011-12-1 00:09 编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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