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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우면서 진지한 이민기, 그가 궁금하다
엘르코리아 기사전송 2011-10-28 10:23
화이트 퍼 디테일의 블랙 후드 점퍼. 화이트 셔츠. 모두 닐 바렛. 네이비 레더 보타이. 마르스케 스필레타. 왼손에 착용한 프로그 링. 트롤비즈.
EG <퀵>이 개봉한 지 석 달 정도 흘렀다. 어떻게 지냈나?
영 화 <오싹한 연애> 보충 촬영을 끝내고 혼자 캘리포니아 여행을 다녀왔다. 계획 세워서 여행하려면 꼭 일이 생겨 못 가더라. 그래서 ‘가볼까’ 마음먹은 다음 날 바로 티켓을 끊었다. 여행 얘기를 하자면 너무 길고, 결론적으로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오는 비행기에서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EG <퀵>의 관객 수가 300만을 넘었다. 기분이 어떤가? 첫 주연작이라 긴장했을 텐데.
아직 흥행에 대한 큰 감흥이 없다. 물론 간절한 부분은 있었다. 같이 고생한 스태프들의 노고까지 책임지는 입장은 처음 이었으니까. 흥행이 잘 안 됐다면 힘들었을 거다.
EG 신작 <오싹한 연애>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랑에 빠진 마술사 역할이다. 관객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본격 로맨틱 코미디는 이번이 처음이다. 역할적으로 말하자면, 귀엽고 사랑스러운 남자. 많은 분들이 보고 “아, 저런 남자 사랑스럽다”는 감정이 들면 좋겠다.
EG 실제로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남자인가?
그럴 때도 있다. 이따금 ‘방금 나 귀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웃음)
그레이 브이넥 니트 톱. 질 스튜어트 뉴욕. 블랙&화이트 체크 코트. 버버리 프로섬. 네이비 스웨이드 장갑. 반하트 옴므. 모던한 버건디 컬러의 안경. 알로.
EG 처음에 상대 배우가 손예진이란 걸 알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무 척 좋았다. 정말 좋아했던 배우다. <아내가 결혼했다>를 보고 끙끙 앓았었다. 친구들이랑 술 마시다가 텔레비전에 손 선배님 나오면 농담으로 “네 형수다” 장난치고. 세월이 지나서 만났으니 다행이다. 만일 당시에 만났으면 로맨틱 코미디가 격정 멜로 될 뻔했다.
EG 연기할 때 저절로 감정이입이 됐겠다.
따 로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보고 있으면 좋으니까. 촬영 들어가기 전에 ‘누나’라고 하면 감정이 잘 안 잡힐 것 같으니 배역 이름(여리)을 부르겠다고 했다. 손 선배님도 좋은 생각이라며 흔쾌히 응해주셨다. 촬영장에서 만나면 “여리, 왔어요? 식사는? 뭐 먹었는데?” 이런 식으로 슬쩍 반말도 하고, 그럼 또 괜히 기분 좋고.(웃음) 연기하기 딱 좋은 거리감을 유지한 것 같다.
EG 옆에서 본 손예진은 어떤 사람이었나?
역시 내가 영화를 보고 반할 수밖에 없는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연기에 대한 철학이 확고하고 자기 자신에게 매우 철저하다. 그러면서 연기 외의 사생활도 굉장히 잘 꾸려나간다. 현명한 사람이고 훌륭한 연기자라는 게 느껴졌다.
EG 톱 여배우와 작업하는 주연 배우 이민기. 현재의 위치에 비교적 빨리 왔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더뎠다고 생각하나?
그건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나는 연기자로서 내가 아직 정체성이 불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사적인 나와 연기하는 나를 세상에서 구분해줬으면 좋겠다. 내 자신은 그게 안 되니까 하는 말이다.
블랙 롱코트. 헨릭빕스코브 by 톰 그레이하운드 다운스테어즈. 노르딕 패턴이 돋보이는 그레이 레깅스 팬츠. 빈폴. 블랙 레더 워커. 미소페. 니트 소재 비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G 연기자가 아닌 자신의 모습을 대중에게 드러내는 게 불편한가 보다.
잘 못하겠다. 연기할 때는 내 캐릭터와 대사가 있으니까 확신을 갖고 할 수 있는데, 일상의 나를 얘기하려면 모르는 부분도 많고 별로 알려지고 싶지도 않다. 고향 친구들이랑 농담으로 (부산 사투리로) “내 진짜 돈 벌면 트위터 사서 없애분데이~” 그런 적도 있다. 가끔 트위터에 내 이름을 쳐보긴 한다. 어디서 내가 또 발견당했나 확인하려고.
EG 김해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아직도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있나?
스물대여섯 살까지는 그랬다. 김해에 가면 ‘아, 이 공기구나!’ 하는 느낌. 이젠 어디에 산다는 게 큰 의미 없는 것 같다. 외국 어딜 가든 무덤덤하다.
EG 혼자 살면서 직접 챙겨야 할 것들에도 익숙한 편인가?
별로 할 것 없는데? 예전에는 청소가 힘들었는데, 요즘은 로봇 청소기가 있어서 아주 편하다. 혼자 살면 당연히 외롭긴 하다. 사람의 체온이 그립다고 할까.
EG 집에 있을 때는 남들처럼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터넷을 하나?
지 난달에 케이블 방송이랑 인터넷 둘 다 끊었다. 사실 생각이 계속 변한다. 몇 년 전에도 진심으로 책을 읽어보려고 텔레비전을 끊은 적이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텔레비전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을 텐데’ 하고 다시 봤는데, 집중을 안 하고 보니까 남는 게 없더라. 인터넷도 거의 안 한다.
프린지 장식의 그레이 톱. 톰 레블 by 톰 그레이하운드 다운스테어즈. 골드 스터드 장식이 돋보이는 블랙 팬츠. 케이티 이어리 by 톰 그레이하운드 다운스테어즈. 어깨에 걸친 그레이 니트 톱. 존 바바토스. 골드 스터드 뱅글. 브라운 스터드 뱅글. 모두 제이미 앤 벨. 블랙 워치. 미쉘 에블린 by 갤러리어클락. 브라운 로퍼. 소다옴므.
EG 본인은 끼도 없고 평범하다고 말하는데, 사실 배우란 매우 특별한 직업이 아닌가. 자신의 어떤 점이 이 특별한 길을 걷는 데 작용했다고 생각하나?
끼 도 없고 평범했던 건 맞다. 학교에서 앞에 나가 발표만 해도 덜덜 떨고. 대신 내가 하기 싫은 것은 안 했다. 여름방학이면 “왜 방학인데 돈 내고 보충수업 해야 할까?” 하곤 그냥 목욕탕 간다든지. 고3 때 모델과에 가겠다고 했을 때도 선생님이 “김해 통틀어 모델과 쓴 건 너밖에 없을 거다. 밥 벌어먹고 살겠냐?”고 했지만 별로 신경 안 썼다. 그렇게 모델과 가서 지금의 사장님 만나 모델 일 하다가, 어쩌다 또 연기도 하고. 끼가 많거나 자신감 넘쳤으면 독기 품고 스트레스 받았을 텐데, 무엇 하나 지나치게 고집 부리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온 것 같다.
EG 다른 인터뷰들에서 여태껏 연애를 제대로 못해봤다고 하더라.
두 세 달 이상 이성을 만나본 적이 없다. 막 싸우기도 하고, 헤어졌다 만나기도 하는 그런 기억이 없다. 어렸을 때는 “여자친구랑 싸울려면 왜 만나? 좋으려고 만나는 건데?” 그런 식이었다. 그때 화도 내보고 실수도 해보고 후회도 해보고 울어도 보는 건데. 일 시작하고 난 뒤 밖에서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 영화 찍으면서 감독님한테 “남자 여자가 만나면 진짜 이런 얘기를 해요?” 묻기도 했다.
EG 그렇다면 바로 지금 맘에 드는 이성이 나타나면 대시할 자신 있나?
솔직히 되게 고민할 것 같다. 11월에 <오싹한 연애> 개봉해야 하는데, 어설픈 스캔들 나서 작품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하고.
EG 결국 일 때문에 연애를 못 하는 거다.
그런 것일 수도. 우선 빨리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군대 가기 전에.(웃음)
블랙 퍼 베스트. 닐 바렛. 골드 스팽글 장식의 블랙 카디건. 제너럴 아이디어. 블랙 페도라.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G 가장 가까운 친구들은 누구인가? 또 그들에게 이민기는 어떤 친구인지?
대부분 고향 친구들이다. 지금은 거의 다 서울에 산다. 친구들에게 나는…기둥이다. 마음의 기둥인지, 물질적 기둥인지 모르겠지만.(웃음) 어차피 이놈들 장가가면 다 떠날 텐데!
EG 연기나 작품에 대한 고민을 나눌 사람은 따로 필요하지 않을까?
작 품에 대한 고민은 감독님이나 상대 배우와 나누는 게 제일 좋다. 좀 더 어렸을 때는 친한 배우 형들에게 털어놓기도 했는데, 언제부턴가 ‘내가 다 안고 가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상황이든 결국 선택하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사람은 나니까. 일 얘기는 누구하고도 안 하게 된다. 고민하고 고뇌하는 건 혼자서 하는 게 젤 편하다.
EG <영자야, 내 동생아>가 엎어진 게 아쉽다. 이명세 감독과 이민기란 조합이 궁금했는데.
이 명세 감독님은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친하다. 그때도 “아버지랑 영화 한편 해야지?” 하시기에 시나리오도 안 보고 “예” 그랬다. 그러다 그냥 1년이 흘러가고 말았는데…후회하진 않는다. 돌아가든 휘어가든 인생은 이어지게 되는 거고, 헛된 시간은 없다고 생각하니까. 어쩌면 그 덕분에 <퀵>이랑 <오싹한 연애>를 한 거고.
EG 연기자의 길, 어디까지 가보고 싶나?
‘어디까지’라는 게 결국 남이랑 비교하는 거다. 그냥 계속 해나갈 수 있는 마음만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EG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들,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오싹한 연애>가 12월까지 쭉 잘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때도 일(홍보) 해야 한다. 안 그러면 너무 우울할 것 같다.
http://news.nate.com/view/20111028n06920
[ 本帖最后由 cholesterol 于 2011-10-29 01:00 编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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