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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자 상담을 잘한다고 해서, 남자 관계가 화려한건 아니예요!
나는 오히려 남자 관계가 단출해요! 지금까지 딱 한 남자 사귀었고, 딱 한 남자랑 잤어요! 말이 너무 야해요? 순진한척 하기는...
그 남자는 내 영감이 였는데. 내가 28살 때 나랑 3년 살고 죽었어요!
나는 그 덕에 돈을 많이 모았지요! 남자는 보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지금 돈이 많은 노인네예요!
하지만 나는 애들한테는 절대 돈을 풀지 않습니다!
나는 이세상에서 자식들한테 물려 주는 "유산"이 제일 더러운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식 인생 망치는 지름길이니까요!
나는 동대문에서 60년을 ?바느질을 했는데, 그 돈으로 그 상가를 다 사버렸어요!
한달에 한번, 마실 나간다고 거짓말치고, 월세 수금해서 돌아오지요.
그때 길거리에서 만원어치 꽈배기를 사와서 자식들과 손주들에게 다 돌리는데 그 놈들은 그게 지들 유산인지도 모르고 다 먹어 치워 버려요! 한심한 놈들...
나한테 꿈이 있다면 죽기전에 자신의 재산을 다 헌납한 백억대 할머니 이런거 해서
신문에 한번 났으면 하는 꿈이 쪼금- 아주 쪼금 있어요. 있기는!
나 최윤희는 아버지의 진짜 딸이 아니다.
아버지가 영성 여자 중학교 선생님이셨을때, 아버지는 담임이였고, 나는 아버지가 맡고 계시는 2학년 3반의 반장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의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회사원이셨고, 엄마는 평범한 주부셨고, 나는 그런 두 분의 무남 독녀 외동딸이였다.
일가친척 하나 없는 나는 장례를 치루고 다시 학교에 갔고, 모두들 집으로 돌아간 빈 교실에서 뜨거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선생님한테 안녕히 계시라는 인사를 했다.
아시다시피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고아원에 가야하고, 학교도 옮겨야 한다고..
그때 선생님은 물끄러미 나를 보시더니, 뜬끔 없는 말씀을 하셨다.
"가을 환경미화 심사를 하는데, 그럼 누가 환경미화를 하니?"
나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선생님을 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날 선생님의 집에 갔다.
속으로만 외친 삶이 벌써 30년째다.
저 여자, 윤화영과 결혼 생활 30년동안은 정말로 속으로만 외치고 살았다.
처음에는 "사랑한다” 외치고 살았으나, 그 다음에는 "못 살겠다" 외치고 살았고, 그 다음에는 "너 언제 죽니?" 외치고 살았고, 그 다음에는 "내가 먼저 죽어야 겠다" 한탄 하면서 살았다.
그래도.. 안 죽고, 저 여자와 안 헤어지고, 이날 이때껏 살아보니, 그래도, 내 인생 말년에 이 만하면 이날 이때것 저 여자와 산 보람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삯바느질로 연명하시던 홀어머니 곁에서 형도 나도 힘들게 자랐고, 형은 집안 형편을 위해 사범대에 갔고, 나는 집안 형편에 상관없이 예술 하겠다고 돌아다녔다.
형은 어머니 가게에서 일하던 형수와 결혼을 했고, 나는 허랑방탕 화려한 여배우와 결혼을 했지.
그러고 보면, 형한테 미안한 게 많다.
형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윤화영은 나른하고도 분노에 찬 눈빛을 빛내며
남편의 책상위에 빨깐 메니큐어 칠한 발가락을 올리고...남편의 컴퓨터를 발가락으로 톡톡톡 치고 있었다!
지워져라..지워져라...다 지워져라...이 망할 놈의 남정네의 형편없는 대본이여!
나를 무시하고 깔보며 평생을 번데기 같이 쭈글쭈글 늙은 내 남자의 대본이여! 한국 방송 사상 영원한 라이벌!
IBC 방송국 주말 연속극이여! 이제 니들은 우리 한테 완전히 먹힌거야! 호호호!!
윤화영은 왕년의 날렸던 여배우처럼 까르르르 화려한게 웃고는, 커다란 곳간 열쇠 같은 열쇠 꾸러미로 남편의 서재를 잠구고 나왔다.
그때 남편 김수봉이 거실 소파에서 머리카락이 다 빠진 머리를 빛내며...혼곤하게 자고 있었다.
"흥....그때 맞춘 가발을 어디다 두고...저러고 자고 있는 거야!”
날 놔두고! 10년이나 젊은 년을 주인공으로 써!
너 그때부터 바람 피우고 있었던 거지?
우진이 윤희를 처음 본 것은 우진이 스물 셋, 윤희가 열 다섯 살때 였다.
그는 대학을 다니다가 군대에 갔고, 휴가 나온 어느 날, 할머니 댁에 인사하러 갔다가 어린 윤희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그는 유학을 갔고, 10년 동안 그 아이를 보지 못했다.
10년동안 버클리 음대를 다니면서 고등학교때부터 하고 싶었던 음악을 공부했고, 졸업하고는 미국 유명 음반회사에서 프로듀싱 일을 하다가 6개월전에 한국에 살짝(?) 숨어 들어왔다.
왜? 살짝 숨어 들어왔냐면.. 가장 간략하게 말한다면 그건 바로 "아버지, 어머니가 싫기 때문이다!!!"
얼마나 싫냐면 한국에 살짝(?) 몰래(?) 들어와 있는 것 만큼이나 싫다!!!!
그런데 그만 윤희한테 딱 걸리고 만 것이다.
그것도 자기가 제일 무서워하는 직업군 중에 하나인 선생님이 되어 가지고.
철숙은 오빠가 소리를 지르거나 말거나, 오늘도 아주머니 댁으로 나가고 있다.
매니저인 자신이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아마, 오늘도 가 보면, 각종 신문과 잡지에 난 자신의 기사를 보고, 쪽팔려 하고 계실거다!
그러면 언제나 기분이 좋고, 낙천적인 내 성격으로 그런 아주머니를 포옥 한번 안아 드리고, 이번에 들어온 드라마 시납시스를 앵겨 드리고. 맛있는 거 사다가 멕여 드리면 되는 것이다.
그럼 어린애 같은 아주머니는 금방 기분이 좋아지셔서 이번에 들어온 엄마 역을 하시겠다고 할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여간 아주머니는 자신의 나이를 아셔야지...
언제까지 엄마역을 안 하시겠다고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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