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敏淑歐尼的新聞
지금은 청담마녀… 다음엔 판타지 마녀
한바탕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가던 김정난(41)이 사진 촬영을 위해 드라마에서 입고 나오는 검은 드레스로 갈아입자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부드럽던 눈은 도도하게 치켜 올라갔고, 얼굴의 웃음기는 걷혔다. 드라마에서 표현되던 냉철함과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왔다. 연기 경력 21년차인 그에겐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를 세팅하는 것이 드라마 속 캐릭터에 '빙의'되는 일종의 의식 같아 보였다.
연기경력 21년차의 중견배우 김정난이 SBS '신사의 품격'에서 부동산 재벌이자 '날라리' 연하 남편을 둔 박민숙 역할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 "김정난의 재발견"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다. 그는 또 KBS 드라마 '각시탈'에서 요부 이화경을 연기하고, 5월부터는 tbs 라디오에서 '달콤한 밤, 당신의 도시'라는 심야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주 서울 중구 tbs 사옥에서 만난 김정난은 "새벽에 동대문 시장 등을 돌아다니면 중국인들도 사진 찍자고 달려들더라. 인기가 생기긴 했나 보다"라고 했다.
―드라마에선 까칠한 성격인데 실제 그런가.
"까칠한 면이 있긴 하다. 일할 때는 까칠하지만 '청담 마녀'라는 별명을 가진 박민숙처럼 그렇게까지 차갑진 않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것은 비슷하다."
―'박민숙'을 설명하면.
"'마녀'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또 기존 드라마들이 보여줬던 재벌 이미지와는 다르다. 돈을 다스리고, 불의를 참지 못하고, 허세를 싫어하는 긍정적인 이미지다. 많은 사람이 원하는 제대로 된 부자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극 중 의상과 대사가 화제다.
"다행히 선택한 의상이 극 분위기와 잘 맞았던 것 같다. 내가 썼던 선글라스도 완판 됐다더라. 처음 겪는 일인데 놀라웠다. 대사 중에선 특히 '시간 앞에 다행인 미모는 없다'는 말이 너무 공감되더라. 세월에 변치 않는 외모는 없지 않나. 대사를 하면서 '스스로도 너무 잘난 척하지 말자. 여자로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3년 청춘드라마 '내일은 사랑'으로 신인상을 받고 슬럼프를 겪었다.
"그때 24살에 청춘스타가 됐는데 너무 바쁘게 지내니 쉬고 싶더라. 지금 생각하면 배부른 소리지. 하하. 휴학했던 학교를 다시 나갔고 졸업 후 다시 방송가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방송을 하려니 어렵더라. 그래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름도 김현아에서 김정난(靜暖)으로 바꾸고, 아침방송 리포터도 맡으며 열심히 뛰었다."
―데뷔 21년차인데 사실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지금 작품으로 주목받는 것도 그동안 열심히 한 게 쌓여서 온 것이라 생각한다. 난 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를 즐기며 아무 욕심 없이 연기자 생활을 해왔다. 늦게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해 아쉬움은 없다. 우스갯소리로 '내가 스타를 꿈꾸지 않아 스타가 되지 못했나 보다'라고 한다(웃음]."
―술집 마담, 푼수기 있는 노처녀, 미망인 등 맡은 역할들이 다양하다.
"비슷한 역할만 하는 것은 스스로 용납이 안 된다. 세상엔 재밌는 캐릭터가 너무나도 많다. 난 다양한 인간군상을 표현해보고 싶다. 평상시에도 재밌는 사람이나 독특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목소리와 말투, 웃는 모습 등을 관찰해 연기에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라디오 DJ도 한다.
"4년 전에 SBS 라디오를 1년 정도 했었고, 지금 교통방송 DJ는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됐다. 라디오는 연기자가 아닌 자연인 김정난으로 청취자들과 소통하는 거다. 연기할 때는 순간순간 집중하고 긴장해야 하는데 라디오 DJ를 할 땐 오히려 내가 릴렉스가 된다."
―미혼인데 나이 든 역할을 연기할 땐 서운하진 않나.
"나이 먹는 내 외모를 보면 당연히 아쉽지. 내가 TV를 봐도 내 나이가 다 보이더라. 그런데 그걸 어쩌겠나. 오히려 배우로서는 그것이 긍정적이라고 본다. 배우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연륜과 깊이가 마일리지처럼 쌓이는 거다. 예쁘게 보이는 거? 그런 거 내려놓은 지 오래됐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늘 다음을 준비하려고 노력하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난 만화나 판타지에 나오는 세상엔 없는, 재미난 캐릭터가 탐난다. 지금은 '청담 마녀'라는 별명을 가진 배역인데 다음엔 '진짜 마녀'나 엘프(요정] 역할도 해보고 싶다."
http://m.chosun.com/article.html?contid=2012073100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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