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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옥세자', 의지하고 위로받은 작품…이각에게 고맙다"(인터뷰①)
'옥탑방 왕세자'의 '각세자' 박유천을 만나다 "부담 없이 연기했다"
2012.06.04. 월 09:24 입력
[장진리기자] 어쩌면 본분이 가수인 박유천에게 이런 말은 오히려 실례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제는 가수 박유천만큼 연기자 박유천이라는 말이 그에게 참 잘 어울린다. '성균관 스캔들'로 연기자로 데뷔한지 약 2년, 박유천은 퓨전 사극 '성균관 스캔들', 정통 멜로 '미스 리플리'에 이어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옥탑방 왕세자'로 연기자로서의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옥탑방 왕세자' 종영 후 서울 여의도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박유천은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숨만 쉬고 촬영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혹독했던 촬영 스케줄의 여독이 아직 가시지 않은 탓인지 다소 피곤해 보이긴 했지만 개구진 특유의 미소만큼은 그대로였다.
◆박유천, '옥탑방 왕세자' 이각을 그리워하다
'옥탑방 왕세자'는 박유천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드라마 자체에도 애정이 있지만, 특히 연기자 그리고 인간 박유천을 성장시켰다는 데서 박유천은 '옥탑방 왕세자'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애정 많이 있었죠. 끝나고 나서 더 알게 된 애정인 것 같아요. 드라마 자체에도 애정이 있었지만 이각과 박유천 동시에 의미가 있었던 작품이에요. 나름 전작보다는 인물과 완전히 가깝게 몰입해서 좀 더 연기를 자유롭게 하지 않았나 하는 뿌듯함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박유천으로서 의지가 됐고 위안을 많이 받았던 작품이에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이각에 완전히 빠져서 연기할 수 있었고, 일상적으로 하는 대화 하나하나가 제게 위안이 됐어요. 많이 의지했죠."
박유천은 "이각은 다행스럽게 시간이 지나면서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못 보내겠다 이런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각에게는 고마웠다는 마음이 크다"며 "이각에게 너무 많이 받아서 보낼 수 없다는 생각보다는 친구 같은 그런 느낌이다. 한 드라마 속의 인물에게 이런 감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옥탑방 왕세자'를 촬영하는 약 3개월의 시간 동안 박유천은 자신도 모르게 이각을 닮아갔다. 박유천이 이각을 표현하는 깨알 포인트인 뒷짐은 어느새 박유천의 행동이 됐다.
"뒷짐이 정말 편해요.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말투나 행동을 많이 고민하긴 했었죠. 이제 뒷짐 지고 걷는 건 일상이 된 것 같아요. 평소에도 많이 그러고 다녀요(웃음). 평소에는 편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면 되는데 어느새 뒷짐 지고 걷는 걸 자연스럽다고 봐주시는 것 같아서 이제 안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근데 안하려고 하니까 팔이 너무 덜렁덜렁 거리는 것 같아서 어색해요(웃음)."
◆박유천, '옥탑방 왕세자'로 한 걸음 더 성장하다
'성균관 스캔들'과 '미스 리플리'의 연이은 흥행, 2년 연속 연기대상 신인상까지, 연기자로 안방극장 시청자들과 만난 박유천은 주연을 맡은 작품마다 기대에 부응하며 좋은 기록을 이어갔다. 연이은 작품 성공에 부담도 됐을 터. 그러나 박유천은 '옥탑방 왕세자' 촬영을 시작하며 부담감을 모두 털기로 결심했다.
"'잘하자'는 부담을 버려서 몰입이 더 잘 됐던 것 같다"고 솔직히 고백한 박유천은 "전작을 찍을 때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고, 너무 자신감이 없다 보니 첫 촬영에 들어갔는데도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다"며 "다시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하게 됐다. 제 자신에 대한 부담감이 컸는데 아마 '성균관 스캔들'에 대한 부담감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옥탑방 왕세자'는 열심히 하자, 혹은 잘해야지 이런 생각은 오히려 해 본 적이 없어요. 그냥 연기하자는 생각이었죠. 이각으로 생각했던 것들을 풀어내보자 하는 생각만 강했어요."
박유천은 '옥탑방 왕세자' 첫방송 직전 부친상을 당하며 뜻하지 않은 슬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박유천은 빠르게 마음을 추스리고 현장으로 바로 복귀했다. 자신 때문에 다른 출연자나 스태프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저도 촬영장에 복귀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제가 결정 내린 작품이고 여러가지 책임감을 느끼다 보니까 마냥 슬퍼만 하는 것 자체도 너무 비겁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쉽지는 않았지만 복귀하니까 말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의 감정이 그대로 느껴졌어요. 다른 분들이 오히려 저한테 얘기를 못 꺼내고 힘내라는 말도 쉽게 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더 아무렇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우리 비글 3인방과 지민이 누나, 태성이 형, 유미 등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 도움 많이 받아서 털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슬픔을 이겨낸 박유천은 조금 더 강해져 있었다. 부담감을 떨쳐내고 연기에만 집중하기로 한 박유천은 오히려 이각을 만나 더욱 자유로워졌다.
박유천은 "부담이 없으니 앞뒤로 아무 걱정이 없었다. 가운데만 보고 걸어가다 보니 연기가 재밌더라. '옥탑방 왕세자'를 하면서 연기에 대한 재미를 많이 느꼈다. 캐릭터를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재미난 일이고 행복한 일인지를 이번 작품 때문에 많이 느낀 것 같다"고 새록새록 느껴가는 연기의 재미를 설명하며 "이번 작품에서 호평 받은 것들은 제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제가 경험했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게 연기로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무의식 중에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요. 대성통곡을 해봤기 때문에 그렇게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것처럼요. '옥탑방 왕세자'를 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많이 보여드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담을 떨쳤다고 담담하게 말하지만 박유천도 역시 사람이다. '옥탑방 왕세자'의 성공만큼 차기작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것은 마찬가지. 그러나 아직 박유천은 여유롭다. 아니, 여유로워지려고 노력 중이다.
"다음 작품에서 혹시 벽에 부딪히지 않을까, 감정선 밑바닥의 한계를 만나서 불안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들어요. 하지만 지금은 일단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노력하고 있어요. 밥을 먹을 때나 차 타고 이동할 때 다른 분들의 행동도 유심히 보는 편이고… 차곡차곡 좀 집어넣자는 생각을 많이 해요."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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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이 말하는 '옥세자' 이각-용태용과 인간 박유천(인터뷰②)
'옥탑방 왕세자'의 '각세자' 박유천을 만나다 "진실된 배우 되고파"
2012.06.04. 월 09:28 입력
[장진리기자] 박유천은 '옥탑방 왕세자'에서 두 사람의 인생을 살았다. 한 명은 조선시대에서 순식간에 300년을 거슬러 2012년 서울의 옥탑방에 뚝 떨어진 왕세자 이각이요, 다른 한 명은 사촌 형으로부터 억울하게 살해당할 뻔한 재벌남 용태용이다.
300년을 거슬러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드는 것도 모자라 완전히 다른 1인 2역에, 나중에는 그 두 역할을 섞어야 했던 복잡한 캐릭터는 박유천에게 전보다 더욱 세심한 연기력과 표현력을 요구했다. 1인 2역에 300년을 뛰어넘는 타임리프라는 판타지적 소재까지,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아이돌그룹 출신 박유천의 원톱 가능성에 많은 사람들은 물음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유천은 '옥탑방 왕세자'로 물음표를 단숨에 느낌표로 돌려놓았다.
◆박유천, 용태용-이각을 말하다
'옥탑방 왕세자'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것은 바로 결말. 남산에서 용태용과 박하가 만나는 장면으로 마무리 된 '옥탑방 왕세자'는 300년을 뛰어넘은 아름다운 사랑을 그렸다. 특히 '왜 이렇게 늦었어요. 오래 전부터 기다렸는데', '어디 있었어요? 난 계속 여기 있었는데', '300년이 지나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등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대사는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과연 '옥탑방 왕세자'의 결말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시청자 뿐만 아니라 기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마지막 결말에 대해 박유천은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다"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박유천이 해석한 결말은 이각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완전한 용태용이지만, 환생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박하를 알아봤다는 것. 가디건을 입고 있던 용태용이 곤룡포를 입은 이각으로 변하는 마지막 장면에 대해 박유천은 "이각이 온 건 아니지만 이각과 박하, 두 사람의 사랑이 얼마나 애틋하고 깊은 그리움인지를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가장 아름다운 결말이라고 시청자들에게 찬사를 받은 '옥탑방 왕세자'의 엔딩은 이각에게도 과연 해피엔딩이었을까.
"이각은 해피엔딩이라고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아요. 서울 땅에 오게 되면서 세자빈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을 풀 수 있었고, 박하라는 사람을 만나서 좋은 추억도 갖게 됐죠. 시간이 몇 십년 지나서 빛이 바랠지도 모르겠지만 제 자신이 복 받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곱씹을 것 같아요. 그래도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이각에게는 새드엔딩일지 몰라도 2012년을 살아가는 박유천에게는 '옥탑방 왕세자'의 엔딩이 그래도 최고다. "19회, 20회 대본을 보면서 막판에 뒤집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고 웃은 박유천은 "현장에서도 그렇고 많은 이야기와 추측들이 있었다. 그런데 작가님이 써주신 엔딩을 보고 이런 엔딩이 가장 좋다고 느꼈다"며 "결말을 보기 전에는 이각이 돌아오거나, 이각의 기억을 완전히 갖고 있는 용태용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런 엔딩이라 드라마가 더 아름답게 마무리 된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1인 2역인만큼 박유천은 내내 긴장 속에 살았다고.
"한 인물에게 주어진 상황이 너무 많다 보니까 한 시라도 놓아버리면 정말 캐릭터가 흔들릴 수 있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집중했던 것 같아요. 집중하면서도 용태용을 연기할 때는 정말 고생했어요. 이각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보니까 대사라든지 템포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용태용으로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게 정말 힘들더라고요. 특히 태무랑 대사를 주고 받을 때는 NG를 많이 냈어요. 100% 용태용이 아니라 미세하게 이각의 행동들이 있어야 하니까 생각은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죠. 사극 하다가 현대극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박유천, 박유천을 말하다
이제는 드라마 속 이각, 용태용이 아닌 진짜 박유천이 궁금해졌다. 박유천은 이각과 용태용 중 과연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애매하다"라는 말로 말문을 연 박유천은 자유로운 영혼은 용태용을, 삶의 모습은 이각을 닮았다고 평가했다.
박유천은 "용태용은 태어난 순간부터 자유로웠던 영혼인 것 같다. 추구하고자 하는 건 늘 해내는 그런 사람이다. 이각은 갇혀진 공간 안에서 여러가지를 배워야 하고 또 이것 저것을 생각해야 하는 인물이다. 전 그렇게 자란 적은 없지만(웃음) 연예인이 되고 나서의 제 생활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생각의 틀이 없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은 용태용에 더 가깝고, 이각이 가진 사랑이나 책임감은 이각에게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아이돌 출신, 그것도 방송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인 아이돌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시작한 연기. 하지만 이제 박유천이라는 이름 앞에 연기자를 붙이는 것에 대해 누구도 거리끼지 않는다. 20대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박유천은 조금씩 받은 사랑을 나누며 자신을 돌아보려고 한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받는 사랑에 비해 보답해 드릴 방법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한정돼 있죠. 좋은 음악이나 연기를 선보이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보답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도 너무 제 입장만 생각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어요. '이런 게 보답입니다' 하기에는 너무 작은 부분이라 말이 안되는 것 같고. 팬분들은 열심히 또 잘해주면 그 모습만으로도 정말 예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니까 많이 감사해요. 그래서 더욱 행동을 똑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게 하나의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이기 때문에 저도 살면서 저도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그런 상황 안에서도 팬분들이 도와주고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힘을 내고 열심히 했었던 거에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모습을 팬분들은 더 좋아해 주시고… 엄마 같은 사랑이에요."
차근차근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있는 연기자 박유천의 꿈은 진실된 배우가 되는 것이다. 연기가 곧 박유천을 말해주는, 그런 진짜배기 연기를 펼쳐내는 것이 연기자 박유천이 꾸는 내일의 꿈이다.
"정말 진실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서 그 사람 마음이 뚝뚝 묻어나는 큰 감성과 경험을 지닌 배우가 되고 싶어요. 노 메이크업으로 연기를 해도, 얼굴의 상처를 굳이 가리지 않아도 연기만으로도 모든 것을 다 덮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joynews24.com
[ 本帖最后由 corona0911 于 2012-6-4 10:03 编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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