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박유천
1인2역·어눌한 현대어에 ‘진땀’
캐릭터 재해석 통해 부쩍 성장
사이코패스 역할도 도전하고파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그는 얻은 게 참 많다. 연기에 대한 재미를 제대로 느끼게 했고, 힘든 시기에 많은 위로가 돼준 작품이기도 하다.
드라마 시작 전 예기치 않은 부친상과 구설수에 오르며 위기가 있었지만 그는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20회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며 ‘연기자’ 박유천으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SBS ‘옥탑방 왕세자’에서 조선시대 왕세자 이각이자 현세의 환생체 용태용으로 ‘1인2역’을 소화한 박유천이 드라마 종영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드라마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극초반부터 촬영이 워낙 타이트해 20회까지 방송사고 없이 잘 마무리해 기뻐요. 특히 개인적으로 이번 드라마는 다른 드라마에 비해 좀더 애정을 쏟았고, 드라마 자체에 감동을 받은 드라마라 잘 마무리했다는 기분이 컸어요.”
데뷔작 ‘성균관 스캔들(성스)’에선 뭣 모르고 연기를 시작했다면 이번 드라마는 연기의 재미를 제대로 알게 한 드라마다. 빠듯한 촬영 일정으로 한회 한회 방송이 나가는 것만으로도 기적이었지만 배우들과의 호흡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도 받아칠 수 있으니 자신의 생각을 연기에 녹여내기도 쉬웠다.
“전작에선 ‘성스’의 압박감이 컸죠. 떨쳐낼 수가 없어 도중에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어요. 주위의 도움으로 그런 것들을 한번 이겨내 보니깐 이번 작품에 들어가서는 ‘잘해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마음을 비우는 게 우선이었죠. 마음을 놓으니 부담감 없이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죠.”
이번 드라마 곳곳에서 그가 해석한 캐릭터의 진가가 드러났다. 어눌한 현대어를 구사하는 이각에게 영어는 그야말로 난공불락. 당연히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오므라이스를 ‘오무라이수’로, 아이스바를 ‘아이수바’로 말할 수 있다. 그가 만들어낸 말은 결국 후반부에는 대본에까지 나오게 됐다.
또 그는 ‘용태용’과 ‘이각’의 경계를 ‘안경’으로 구분지었다. 안경을 쓰고 있을 때는 용태용으로, 안경을 벗을 때는 이각이었던 것.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박하(한지민)의 앞에서만큼은 이각으로 다가가고 싶었기에 용태용이었지만 안경을 쓰지 않았다.
박하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누군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곳에선 그는 “100% 용태용”이라고 말했다. 원래 대본에는 ‘박하를 못 알아보게’라는 지문이 있었지만 그는 딱 두 캐릭터를 절단시키기보단 용태용이지만 무의식적으로 이각의 느낌이 드러나는 것으로 잡아 박하를 지그시 바라봤다.
박하와 키스를 하며 눈물의 고백을 할 때의 눈물의 의미도 단순한 사랑의 느낌이 아니었다. 박하에게 고백한다는 것은 결국 조선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였다는 것. ‘옥탑방 3인방’과 함께 조선시대로 돌아가야 하는 책임을 버려야 했기에 그 아픔으로 눈물이 자연스럽게 나왔다는 설명이다.
“제가 생각해서 연기한 것과 시청자들의 반응이 같으면 왠지 알아봐주신 것 같아 뿌듯했죠. 그때 희열을 많이 느꼈어요.”
이제 ‘연기의 재미’가 들린 그는 하고 싶은 역도 많다. 사이코패스나 살인자 등 범죄역할도 해보고 싶다. 메이크업, 조명, 앵글, 각도 등을 떠나 그 사람의 연기 하나만으로 장면을 장악할 수 있는 연기력이 필요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 더욱더 많은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단 그중 하나인 ‘메디컬 드라마’는 될 수 있으면 나중에 하려고요. 용태용 역을 하며 병원신을 찍어봤는데 응급실에서 누워 있는 신만 6시간 넘게 찍어보니 메디컬 드라마가 힘든 거구나를 새삼 느꼈죠. 될 수 있으면 나중에 하고 싶네요. 하하.”
★ 나는 준비된 ‘딸바보’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아역배우 김소현을 보면서 그는 ‘저런 여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저런 딸 낳아야지’하는 생각을 했다. 그는 크면서 ‘여동생’을 가지는 게 소원이었다. 실제로 어머니가 ‘입양’도 고려했다고 했다.
“내가 너무 바쁘다 보니깐 어머니가 많이 외로워하셔서 실제로 딸을 입양하려고 2년이나 고민하셨어요. 아픔을 가진 아이들을 보면서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입양을 찬성했지만 결국 하지 않은 이유가 무책임한 사람이 될까봐였어요. 너무 바빴기에 제 직업 자체가 누구 한 사람에게 큰 사랑을 줄 수 있는 위치와 입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다시 그 아이들이 상처를 입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포기했죠. 결혼하면 정말 딸은 꼭 낳고 싶어요.”
http://www.focus.co.kr/content.asp?aid=c5a1b6370e45493baf9e380ba3370f8d&nPage=1&strParnt_id=20200000000&strDate=201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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