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发表于 2005-11-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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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영화, 두렵지 않다 신인감독 7개 프로젝트 ② <중천> 조동오 감독
[필름 2.0 2005-11-02 11:40]
정우성, 김태희 주연의 <중천>은 순제작비만 90억 원이 투입되는 거대 프로젝트다. <비트>의 조연출로 출발해, <유령><무사>을 거친 조동오 감독은 '관객이 집중해서 볼 수 있는 드라마'에 힘 쏟으며 자신만만한 데뷔작을 준비하고 있다.
1. 조동오에 주목하는 이유?
영화 좀 안다는 사람들이 타르코프스키 운운할 때, 조동오 감독은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적자가 되고 싶었다. 지금도 '한국의 스필버그'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김성수 감독의 <비트> 조연출로 출발한 그의 영화 이력은 쉼이 없었다. 영화 스탭의 궁벽한 처지가 아니었다면 큰 후회도 없다. 김성수 감독 밑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조동오는 민병천 감독의 <유령>에도 참여했다. 한국 장르 영화의 지평을 넓힌 <유령>과 고난의 중국 촬영을 거친 <무사>는 스케일 큰 영화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좋은 자양분이 됐다. 조동오의 데뷔작 <중천>은 순제작비 90억 원이 투입되는 중국 올 로케이션 블록버스터 시대극이다. 정우성, 김태희 커플이 합류한 캐스팅도 최상급이다. 하지만 <무사>의 경험을 살린다면 그리 두려운 데뷔전은 아니라고 말한다. “<무사> 때는 의사소통이나 작업 방식의 오차가 있었다. 중국 영화 제작 환경이 국제제화 돼 훨씬 쉬워졌다"는 게 자신감의 비결이다. <비트>에서부터 호형호제 손발을 맞춘 스탭들과의 궁합도 좋다. 심령 공포물과 판타지 소설에 심취한 조동오 감독은 '쫓기는 무사가 귀신이 나오는 마을에 흘러들어 하룻밤 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중국 괴담에서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판타지 무협 장르를 데뷔전 도전 상대로 고르기 전 판타지 SF물의 시나리오를 썼을 정도로 판타지 장르에 대한 충성심은 깊다. 역시 조지 루카스 <스타워즈>의 영향이다. 판타지와 SF에 대한 관심은 게임에 대한 애정과도 무관치 않다. 게임 시나리오를 썼을 정도로 게임에 심취했던 그와 <중천>의 인물들은 미션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게임 속 캐릭터와 닮았다. 하지만 신인감독으로서 자신의 한계를 미리 규정 짓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어떤 장르든 남성과 남성의 미묘한 우정과 경쟁을 담아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비트>처럼 ‘남자 이야기’를 멋지게 풀어내고 싶기도 하고 박흥식 감독의 영화처럼 디테일한 감정을 섬세하고 포착하고 싶기도 하다. 신인감독으로서 감당하기 힘들어보이는 거대 블록버스터 <중천>을 찍으면서는 “관객이 집중해서 볼 수 있는 드라마"에 주력할 생각이다.
2. <중천>은?
촬영을 목전에 두고 있는 <중천>의 면면은 화려하다. 정우성과 김태희가 주인공 이곽과 소화(연화)로 캐스팅됐고 <영웅>, <연인>의 아트디렉터인 한충과, 의상디자이너 에미 와다가 합류했다. <패왕별희>, <와호장룡>, <영웅>의 이명산이 소품을, <신세기 에반게리온>,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의 사기스 시로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한국인 감독, 배우, 중국과 일본의 스탭이 힘을 합친 <중천>은 아시아 시장을 노리는 범아시아 프로젝트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시아 영화인의 인력 교환 및 협력을 통해 영화 제작의 국경을 없애려는 노력의 출발점이다. ‘중천’은 죽은 영혼이 49일간 머물며 승천을 준비하는 곳이다. 이승과 저승 사이에 놓인 중천에 흘러들어 간 이곽(정우성)은 죽은 여인과 닮은 소화(김태희)를 만난다. 중천을 지키는 천인 소화는 모든 기억을 버리고 해탈한 존재. 하지만 옛사랑을 잊지 못한 이곽은 소화를 지키기 위해 옛 동료였던 반란군의 수장 반추(허준호)와 맞서게 된다. 이곽과 소화의 사랑이 영화의 중심이지만 이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맞서게 되는 이곽과 반추의 관계도 흥미롭다. 판타지 장르에서 드라마만큼 중요한 것이 비주얼이다. 제작팀은 가상 공간 중천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랫동안 미술 작업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착오를 거친 세트는 김기철 미술감독과 한충이 이끄는 중국 미술팀의 공동 작업으로 완성됐다. 처음으로 선보이게 될 디지털 배우의 기량도 주목할 만하다. 전체 분량에서 디지털 배우의 활용량이 크지는 않지만, 엔딩 이곽의 액션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 흥미 체크 포인트 | 혼의 의상, 에미 와다
영화에서 의상을 통해 등장 인물의 캐릭터를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이야기나 대사, 사건이 아닐뿐더러 세트나 액션처럼 주의 깊게 쳐다보는 시각적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상 하나로 캐릭터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면 경지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천> 의상을 맡은 사람이 바로 그 경지에 오른 에미 와다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란>으로 아카데미 의상디자인상을 수상했고 깐깐하기로 소문난 피터 그리너웨이의 <필로우 북>, <8 1/2 우먼>과 <백발마녀전>, <송가황조> 등으로 홍콩영화제 의상디자인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의상감독이 에미 와다다. 장이모우의 <영웅>과 <연인>에서 보여 준 컬러풀하고 자유로운 감각은 독보적이다. 황보영 의상감독의 추천으로 에미 와다와 접촉하게 된 제작진은 예상 외로 “한번 해 보고 싶다”는 기꺼운 대답을 들었다. 주로 사극이나 판타지영화 의상에 능했던 에미 와다의 색깔이 <중천>과 잘 맞았던 것일까. 에미 와다의 옷은 고증에 매달리지 않는다. 전통 의상의 영감과 모던한 느낌을 덧붙여 전혀 새로운 무국적적 의상을 가공해내는 것이 그의 장기. 이승과 저승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을 무대로 삼은 <중천>의 공간 컨셉과 그의 의상이 만날 수 있는 포인트다. <영웅>이 옷의 색깔로 인물의 캐릭터를 표현했고 <연인>이 정교하게 수놓은 화려한 의상을 통해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면 <중천>은 '천상의 판타지를 시각화하는 의상'으로 눈의 쾌락을 보증할 것이다.
사진 김태일 기자
박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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