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发表于 2006-4-2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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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新闻:[문화컬럼] 가족의 의미를 묻는 드라마 <굿바이 솔로>
[文化专栏]探讨家族意义的电视剧《Goodbye Solo》
转自:http://news.media.daum.net/socie ... seop/v12467825.html
문화평론가 김원 씨
文化评论家 金媛
작가 노희경은 가족 이야기를 잘 빚어낸다. 전작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그는, 가족이라면 적어도 이 정도의 헌신과 애정은 보여줘야 한다는 듯이 서로 징글징글하게 사랑하고 위하는 한 가족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KBS 드라마 [굿바이 솔로] (극본 노희경 / 연출 기민수, 황인혁 )는 한 마디로 노희경 작가 식의 ‘가족 만들기 프로젝트’이다.
등장인물 모두가 복잡한 과거와 상처를 안고 있으며, ‘원래’의 가족으로부터 떠나 살고 있다. 민호(천정명 분 )는 어머니 경혜(정애리 분 )가 다른 남자를 사랑해 낳은 아이라는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다. 호적상 아버지 김주민 사장(장용 분 )은 형 민재의 아버지일 뿐이다. 민호는 일하는 까페 근처의 옥탑방에 살면서 식당주인 미영할머니(나문희 분 )로부터 그간 받지 못한 가족의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수희(윤소이 분 )에게 고백했듯이 “부모도 그렇게 싫어하는 놈을 누가 좋아할까" 싶은 그늘을 안고 산다. 친구 지안의 애인이던 수희를 오래 짝사랑하다 마침내 사랑을 이룬 후에도, 그 사랑을 잃을까 조바심 내고 불안해하는 민호의 자신없음은 이런 상처에서 연유한다.
민호의 형 민재(김현균 분 )는 심지어 정신과 의사임에도 어머니의 과거와 씨 다른 형제 민호의 존재를 껴안지 못한다. 민호가 먼저 형을 찾아와 말 걸고 푸념하다 가는 식이다.
지안(이한 분 )은 가난하고 말 못하는 부모의 존재를 숨긴 채, 민호가 빠져나간 집에서 아들 노릇을 하며 산다. 민호 아버지 김사장은 지안을 아들처럼 아끼며 회사의 중책을 맡긴다.
한 번도 아버지다운 아버지를 가져보지 못한 채 엄마의 무수한 남편들에 진저리가 난 수희 또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미리(김민희 분 )는 깡패 호철(이재룡 분 )을 사랑한 죄로 가족을 떠나 살아야 하는 처지다. 그러나 자신이 목숨처럼 사랑하는 그 남자 호철은 미리를 늘 서운하게 하며 결혼 같은 건 꿈도 꾸지 말라고 상처를 준다.
영숙(배종옥 분 )은 남편과 아이들에게 평생 과거를 ‘만들고’ 꾸미며 살아왔다. 가난과 도둑질로 점철된 어린 시절, 죽은 어머니에 대한 비밀을 숨긴 채 화려한 과거를 조작해낸 대가로 남편과 아이들의 몰이해 속에 급기야 이혼 위기에 놓인다. 식구들에게 무시당할까봐 차마 털어놓지 못한 비밀들로 인해 남편에게는 정신병자 취급까지 받고, 이혼을 막기 위해 정신과전문의 김민재를 찾아가기에 이른다.
결국 남편과 이혼하던 날, 인사는커녕 돌아보지도 않고 가는 남편이 서운했던 영숙은 그 서운함을 털어 내려고 미영할머니 신발을 산다. 신발을 받아든 미영할머니는 그네를 타며 아이처럼 좋아한다. 가족은 서로에게 때로 피곤할 정도로 완벽을 요구하지만, ‘마음의 가족’들은 그렇게 사소한 마음씀에도 고마워하고 기뻐한다.
극중에서 다른 모든 이의 고민과 슬픔의 위로자로 등장하는 미영할머니(나문희 분 )에게는 딸을 버린 과거가 있다. 배아파 낳은 딸도 아니고 세 번째 새엄마로 만난 사이였지만, 사랑과 믿음으로 가족이 되었던 관계를 저버린 죄값으로 말문을 닫고 벙어리로 산 지 오래다. 피붙이 하나 없는 미영할머니는 어느덧 모두의 어머니가 되고, 그녀의 닫혀버린 입은 또한 모든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귀’가 된다.
유학 간 아이들을 만날 핑계로 수술을 결정한 영숙은 가족들이 오기를 학수고대하지만, 수술실로 가기 직전 그 외로운 여자의 손을 잡아준 것은 가족이 아니라 정신과 상담의 민재였다.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난 영숙을 위로해 주고 죽을 떠 먹여 주고 휠체어를 밀어준 이들도 그토록 눈빠지게 기다리는 딸이 아니라 '마음의 가족' 미영할머니와 민호다. 딸은 끝내 오지 않는다. 알량한 감기를 핑계로 병문안 대신 전화 한 통뿐이고, 미국으로 보러 가겠다는 영숙의 제안에도 오지 말라고 딱 잘라 말한다.
가족이란, 버리기도 하고 때로는 되찾기도 하는 존재이다. 버려도 버려지지 않는 질긴 끈이어서 지안의 가난하고 말 못하는 아버지 말마따나 "같이 살려고 하면 같이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들이 서로 운명공동체라고 믿는 한은 그렇다.
지안은 그토록 버리고 싶었던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 그간 자신의 그라운드가 돼주었던 세진건설과 민호네를 배반한다. 아들처럼 아껴준 민호 아버지 김사장을 포함해, 오늘의 그를 있게 했던 그 모든 것을 버리려 하는 그가 회사 기밀을 빼돌리면서까지 되찾고 싶어하는 것은 가족이다. 꺼져가는 어린 조카 소영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는 위험한 거래를 택한다.
미리가 사랑하는 호철과 헤어지려 했던 결정적 계기도 버리고 온 그 가족 때문이었다. 그녀의 남자를 받아주지 않아 결국 미리로 하여금 집을 나가게 만든 바로 그 가족 말이다. 다른 건 다 참아도, 아이도 결혼식도 싫다는 호철의 요구는 따를 수 있어도, 그녀가 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최후의 보루는 가족 앞에 떳떳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여자(지수 )와 혼인신고 했다는 호철의 말에 미리는 처음으로 냉정해진다. "세컨드는 안돼. 우리엄마 아버지 동생한테 그 꼴은 못 보여." 그리고 정말 미운 데 하나 없이 사랑한다던 호철과 이별을 감행한다.
드라마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등장인물들은 제각기 ‘철’이 든다. 자신을 옥죄던 과거의 상처를 훌훌 털어버리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토록 밉던 아버지도 어머니도 자기 자신도 모두 용서하고 현실을 받아들인다.
호철은 절대로 누군가에게 빌거나 부탁하지 않겠다는 평생의 신조를 깨고 미리를 되찾기 위해 자존심을 버린다. 아내와 남남처럼 살아온 민호의 아버지는, 결국 아내의 이혼 요구에 응해준다. 뿐만 아니라 아내가 사랑했던 박기사의 주소지를 수소문해 건네준다. 민호 엄마는 돈밖에 모르는 줄 알았던 남편이 평생 자신이 다닌 미술관과 음악회를 뒤따라 '몰래' 동행해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13회에서 수희는 비로소 엄마와의 가교를 놓는다. 남자를 밥먹듯 갈아치우는 엄마를 미워하고 멀리한 것도, 사실은 그 싫은 엄마의 모습을 닮게 될까봐 두려웠기 때문임을 깨달은 것이다. 비로소 엄마와 자신을 분리할 수 있게 된 수희는 담담히 말한다.
"엄마, 이번에도 그 아저씨랑 살다가 싫어지면 헤어져도 돼요. 나 때문에 참고 살지 마. 엄마 인생이잖아."
가족에게는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힌 영숙은, 식구들에게 무시당할까봐 차마 털어놓지 못한 비밀들을 새로 만난 이웃들에게 술술 고백하고 그 과정을 통해 위로 받으며 스스로 상처를 치유한다. 민재에게 그 오랜 시간 상담을 받으면서도 절대로 꺼내지 못했던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병문안 와준 미영할머니, 자신의 엄마를 닮은 그 노인네 앞에서야 비로소 털어놓는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와 화해한다. 심지어 민재의 상처마저 어루만져주는 성숙함을 보인다.
민호 엄마 경혜는 남편이 일러준 주소를 받아들고 20년만의 여행을 떠난다. 한 시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했던 민호 생부를 먼발치에서 보고 돌아오던 날, 그녀 또한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그저 보고싶었을 뿐, 거기는 자기 자리가 아니었다. 경혜는 남편이 올 시간에 맞춰 미술관을 찾아가, 처음으로 먼저 저녁식사를 제안한다. 20년만에야 부부는 마주본다. 그 화해는 서로를 완전히 놓아주는 용단 후에야 가능했던, 삶이 준 일종의 보너스였다.
그러나 인생이란 역시 한 가지 고민을 벗어나면 또 다른 고통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과거의 그림자를 벗어난 대신 등장인물들은 새로운 장벽들과 마주하게 된다. 민호는 꿈에 그리던 대로 수희와의 사랑을 이루지만, 지안에게 냉정해지지 못하는 수희 때문에 괴로워한다.
지안은 가족을 되찾는 대신 친구들과 터전을 잃고 홀로 리비아로 떠나게 된다. 가족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난 대신, 자신을 믿어준 이들을 배반한 자괴감을 떠안아야 했다. 지안에게 가족은 끝내 버리지 못하는, 그럼에도 사랑하기에 진실을 감추고 속여야하며 다같이 살기 위해서는 서로 멀리 떠나야 하는 존재이다.
미영할머니는 딸 미자(윤유선 분 )의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간다. 스스로 말문을 닫아버린 이유가 마치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는 듯이, 어떤 변호도 사절한 채 깊은 침묵으로 딸을 버린 과거를 보속하려 든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홀가분해진다.
겁없이 주먹 하나로 살아온 살아온 ‘깡패’ 호철이 조직을 버리고 빈털털이가 되기로 작정한 것도, 그의 유일한 가족이 된 미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그렇게 부정(否定 )했던 가족을 만들고 지키는 과정을 통해 호철은 그제서야 아버지에게 울며 매달리던 일곱 살 아이의 그림자에서 놓여난다.
작가 노희경은 단언한다, 처음부터 가족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고. 누군가의 가족으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는 평생을 인내하고 상처받으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혈연관계가 아니라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어울려 만들어내는 것이 진정한 가족이라는 깨달음마저 든다. 핏줄이라는 만능키로 모든 갈등을 손쉽게 해결하곤 하는 한국 드라마의 상식과 정면으로 맞서는 대목이다.
피보다 진한 애정으로 뭉친 [굿바이 솔로]의 ‘마음의 가족’들은 서로의 환부를 까발리고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묻고 있다. 가족은 당신에게 날개인가, 족쇄인가? 당신은 나머지 식구들에게 ‘가족다운’ 존재인가?
이 드라마가 던져준 묵직한 질문들은 종영 이후에도 한동안 시청자를 놓아주지 않을 듯하다.
[ 本帖最后由 途汀 于 2006-4-22 23:55 编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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