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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河導演專訪
[INTERVIEW&COMMENTARY]
_<비열한 거리> 유하 감독
"사실은, 안티 조폭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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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에 이은 유하 감독의 차기작 <비열한 거리>는 인간의 폭력성에 관한 진지한 탐구를 그린 3부작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현장을 통솔하는 수장으로서 그간 어느 누구보다도 비열(?)할 수밖에 없었던 유하 감독을 언론 시사회 다음날 만났다. 그동안 그의 작품을 함께했던 주변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말하는 ‘감족 유하’에 관한 인물 코멘터리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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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폭력성, 그리고 욕망의 흥만성쇠를 조폭을 소재로 하여 설명했다는 점, 그 자체가 전형적이고 예측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한다. 혹자는 그 뻔한 전형석에 실망했다고 말하는 이도 있더라. <비열한 거리>를 기다렸던 많은 기자들은, 당신으로부터 뭔가 아주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했던 것 같다.
오히려 예측 가능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어려웠던 것 아닌가. 아주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성공을 하며 욕망을 향해 달려가다가 아주 인간적인 실수 하나 때문에 파멸하게 된 남자의 이야기. 이건 어찌 보면 오랫동안 살아남아온 뻔한 플롯이기도 하다. 한국영화야말로 관객들이 좋아하는 살아남은 스토리에 천착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히려 낡은 소재의 이야기에 더 끌렸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오히려 더 관객들에게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평론가들 및 언론 관계자들은 다른 영화의 어떤 것과 비슷하다는 표피를 자꾸 찾게 되기 때문에 관습적인 것들이 상투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열한 거리>는 그렇게 관습저기지만은 않다. 이 영화는 안티 조폭 이야기다. 극중의 민호는 조폭성에 탐닉하고 매혹당하고 전파하는 매스 미디어 입장으로서의 영화감독이다. 그런 사람들은 조폭들을 겉으로 박멸하는 듯하지만, 계속적으로 매혹당하고 전파하는 기능을 하는 이들이다.
나는 이야기 속이 이 구조가 <아라비안 나이트>의 왕과 왕비인 세헤라자드의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극중의 민호는 왕이고, 병두는 이야기를 멈추는 순간 죽는 세헤라자드다. 그러나 조폭성에 관한 이야기는 멈추지 않는다. 결국 누군가 하나 죽어도, 또 다른 세헤라자드가 나오는 게 이 사회의 조폭성이다. 이 조폭성을 과도하게 소비하는 현실에 대한 반성, 조롱이 <비열한 거리>의 깊은 곳에 있는데, 그것이 겉으로 보면 여타의 영화들을 인용하고 패러디하는 수준으로만 읽히는 것 같다. 겉으로 보이는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속으로 진지하게 담고 싶은 이야기는 그 메시지대로 영화가 중의적으로 읽히길 바랐는데, 그게 쉽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다.
## 영화 속 영화감독인 민호는 어찌 보면 당신의 자기반영적 캐릭터일 수밖에 없는데, 감독의 의중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느꼈던 부담감 내지는 어려움은 없었나?
그 캐릭터 때문에 자김검열이 확실했다. 내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다 보니까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괴롭기도 했다. 그래서 오히려 자학적으로 밀어붙였다고나 할까.
柳河坦言 電影導演民浩一角部份是自己的寫照
## 전작들을 포함해서 한 배우로부터 그 배우가 행할 수 있는 최고의 베스트 연기를 뽑아내는 데 뛰어난 재능이 있는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열한 거리>의 조인성의 연기를 봐도 말이다. 대신 연기 연출에 있어서 현장에서 그 누구보다도 꼼꼼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하다던데.
말의 뉘앙스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남들보다 훨씬 예민한 편이다. AVR룸에서도 후시기사가 혀를 찰 정도로 사소한 토씨 하나에도 집착하는 편이다.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가장 자연스러운 어투의 대사는 뭘까를 두고 늘 고민한다. 어떻게 보면 카메라 앵글보다도 그 부분을 두고 더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현장에서 배우들한테 나는 내가 생각하는 정확한 어투를 설명하고 그것대로 연기해주기를 부탁한다. 그런데 처음에 그런 내 말에 배우들은 대부분 기분 나빠하는 편이다. 아마 “내가 뭐 인형인가?” 하는 반발심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쨌든 내가 쓴 시나리오고, 그렇기 때문에 그 장면에 있어서는 내가 가장 확실히 장악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끝까지 밀어붙이는 편이다. 그런 고집과 고민들이 쌓여서 자연스러운 연기와 장면이 연출되는 것 같다.
柳河說一個語氣對言詞的表達是很重要的一個要素
因此經常一邊寫劇本一邊煩悶該如何讓台詞說的很自然 ,也常煩惱攝影鏡頭該從那個角度擺設才會更好 ,因此常常在現場改劇本 ,要求演員照我說的方法去做 ,對這樣的我 ,一開始演員難免會有排斥心理 ,儘管如此劇本是我寫的 ,在拍攝的場合我也是掌控全場的人, 在這樣的堅持下 ,就這樣後來也很自然的完成演出了.
## 그런 당신의 고민과 집착의 결과는 바로 조인성이라는 배우의 새로운 발견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 조인성을 캐스팅하고 나서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의 연기를 본 것이라곤, 영화 <클래식> 한 편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배우의 연기에 대한 검증이 전혀 없었던 상태였다. 그런데 아내와 처제가 조인성이 나온 드라마의 열혈팬이었다. 옆에서 두 사람이 계속해서 조인성이 매력적인 배우라며 <비열한 거리>에 캐스팅할 것을 종용했다.(웃음) 그러던 차에 차승재 대표와 함께 조인성이라는 배우를 우연히 만나게 됐다.
시각적인 쾌감을 확실하게 전해주는 얼굴의 소유자더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이 살아 있어서 좋았다. 그런 감으로만 캐스팅을 했기 때문에 불안해서 캐스팅하고 며칠간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가 인성이를 많이 괴롭혔다. 리딩하면서부터 시작해서 영화 찍는 내내 우리 둘은 서로 애증이 교차하는 관계였다. 만날 한 것 또 시키고, 재촬영하고 아마 그 당시에 인성이가 나에 대한 증오심이 컸을 것 같다(웃음). 영화에 대한 평가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시사회 직후 떨어진 조인성에 대한 평가는 좋아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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只看過他的一部愛有天意 ,對他的演出沒留下太大的印象,
不過妻子和義妹是趙寅成電視劇的熱血愛好者 ,經常在旁邊慫恿說趙寅成多有魅力 ,
後來車承宰先生(S的社長)又向我推薦趙寅成這個演員,說他一些特點(好像是說他的臉可以清楚傳達視覺性什麼..不太明白 怕翻錯 就先不提了 汗)..........電影開拍了 他說:[折磨了寅成很多 ,拍攝期間我們兩個是互相愛憎交織的關係 ....那段期間寅成對我應該很憎恨吧(笑) 還好首映後 ,大家對寅成的評價不錯 ,心情就舒暢了.]
## 137분이라는 묵직한 러닝 타임들에 대한 불만과 지적도 여기저기서 많이 들린다. 각각의 에피소드들 중에 포기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었던 것인가.
시나리오 자체가 어떤 이야기의 한 부분을 들어내기 힘든 구성이었다.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켜켜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보다 개인적 체감으로는 <비열한 거리>가 더 짧게 느껴졌다. 나는 오히려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짧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뭐 사람마다 그 체감의 정도는 다를지 모르겠다. 그런데 15분 더 자른다고 영화의 대세가 달라지겠는가. 계속 관습적인 것들만 보고 영화의 이야기에 대한 예측을 하게 되면 길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고 극중 인물에게 동화되었다면 길지 않게 느껴지지 않겠는가.
##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룸싸롱 혹은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신이 유독 많다.
조폭이 소비당하고 퇴출당하는 소비의 순환이 행해지는 장소로 룸싸롱 내부를 설정했다. 병두의 보스인 상철이 노래를 부르고, 그 다음에는 병두가 노래를 부르지 않는가. 그러한 의미를 담아내는 알레고리로서의 공간과 행위일 뿐이다. 영화 속 룸싸롱은 조폭이 퇴장하고 탄생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동창회의 노래방에서 현주가 노래를 부르는 설정은 토스탤지어적인 감성을 자아내는 설정이다.
## 등장인물들이 부르는 노래들에도 각자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의지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워낙에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실은 그 영화에 사용될 음악 먼저 선곡하고 캐릭터를 구축하는 편이다. 음악은 내 영화 속에서 중요한 모티프 중의 하나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현수의 캐릭터도 진추하의 ‘One Summer Ningt'를 듣고 구축해갔다. 극중 병두가 자주 부르는 나훈아의 ‘땡벌’은 몇 년 전에 버스를 타고 가다가 처음 듣게 된 곡이다. 당시 그 곡을 처음 들으면서 노래 가사 속의 땡벌이 마치 비루한 나처럼 느껴졌었다. 그 ‘땡벌’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병두라는 캐릭터를 생각해 냈다.
## 노스탤지어 이야기가 나오니까 자연스럽게 궁금해진다. 과거 학창시절의 기억을 되짚어 보는 <말죽거리 잔혹사>도 그렇고, <비열한 거리>에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병두를 봐도 그렇다. 당신은 과거의 이야기 혹은 노스탤지어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그리고 영화적으로는 극중 병두라는 인물에게 첫사랑의 기억이라는, 노스탤지어 속 순수의 공간을 내어주면서 캐릭터의 아이러니를 주기 위해 설정한 것이기도 하다. 캐릭터에 입체성을 살리기 위해서 노스탤지어를 가져왔다. 사실은 임철우의 <붉은 방>이라는 80년대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상황 설정이 떠올랐다. 고문을 하는 것이 직업인 남자인데, 딸과 통화하면서 “학력고사 성적은 어떻게 나왔냐?”고 자상하게 물어보는, 그런 캐릭터의 이중적인 입체성을 표현해보고 싶어서였다.
## 창작을 하는 작가의 입장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욕망은 없는가?
앞으로도 새로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망은 없다. ‘몬도가네’적 의미의 스타일리시한 영화를 만들기보다는, 관객들에게 이야기로서 고전적인 감정이입을 가능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들을 만들고 싶다. 지금도 나는 이야기로서의 영화에 경도되어 있다.
##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참조했던 갱스터 영화들은 없는가?
<칼리토> <초록물고기> 등 인간의 폭력성을 소재로 하는 많은 영화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참조했다. 이 영화는 패러디나 인용이나 혼성 모방의 장면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는 작품이다.
##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에 이어 인간의 폭력성을 탐구하는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도 이미 머릿속에 기획 구상 주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세 번째로는 인간의 조폭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다. 은퇴한 조폭의 이야기인데 40대 남자가 극의 중심이 될 것이다. <비열한 거리>의 차기작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유하 감독에 대한 코멘터리]
>> 조인성
아주 꼼꼼한 분이시고, 배우를 귀찮게 하는 감독이다. 하지만 배우에게 무한한 믿음을 갖게 한다. 처음에는 독불장군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고 내 의견을 많이 들어주고 믿어줬다. 감독님이 했던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지금은 네가 날 원망해도 좋다. 영화가 끝나면 네가 다 가져갈 거니깐, 결국엔 네가 남는 작품이 될 거다” “연기하지 마라. 드라마가 널 채워줄 거다”등등등이다. 감독님은 배우를 잘 요리한다. 칭찬해주시다가 어느 순간 자극을 줘서 오기가 발동하게 한다. “그거, 잘 안되니?” 이렇게 말하면 어느 배우가 안 된다고 하겠는가. 때론 속상해하고 힘들어하며 촬영을 마쳤지만 결과적으로 감독님에게 감사한다. 감독님의 자극이 나를 한발 더 나아가게 했던 것 같다.
寅成對柳河的看法 是一個很能激勵演員的導演 經常對他說 [你現在可以恨我 但是電影拍完後 結果是不是成功 是由你去承擔的] [你打算只滿足於電視劇裡的演技嗎?]等等的話
還說導演很會調教演員 .....如何 如何的.....最後很感謝導演 因為導演的刺激 讓他可以更進一步
>> 차승재(영화사 싸이더스 FNH 대표)
유하 감독은 내가 아는 사람들 중 사람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은 사람이다. 산다는 게 어떤 거라는 걸 가장 정확하고 섬세하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것이 내가 유하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다. 유하 감독은 그런 면에서 <비열한 거리>를단순한 깡패, 조폭 이야기가 아닌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비열한 거리>를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인간 이야기꾼’. 유하의 새로운 인간 이야기가 그래서 더 기대된다.
>> 박곡지(편집기사)
예민하고 피곤하며, 피가 뜨거운 감독이다.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여러 장점이 있는 감독이다. 생각하고 고치고 생각하고 고치고를 끊임없이 하는 동안 영화가 점점 더 좋아지니 미워할 수도, 안 해줄 수도 엇다. 유하 감독과의 작업은 언제나 일이 많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다.
글을 쓰던 분이어서 항상 내러티브가 탄탄하다. 그러면서도 자기검열이 아주 심하다. 생각하고 또 생각한 후에 스스로 많이 괴로워하며 나에게 미안해하며 계속 수정을 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는 걸로 스스로를 위안삼는다. 작업의 결과물에 100퍼센트 맘에 들어하는 걸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한 걸로 스스로를 납득시킨다. 그만큼 자기검열이 심한 사람이다. 그러나 고집이 있다고 해서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도 아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굉장히 열심히 듣고 그것을 작품에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그 만큼, 좋은 결과물을 끌어내기 때문에 누구보다 신뢰할 수 있는 감독 중의 하나다.
>> 이종혁
외모와는 달리 무척이나 꼼꼼하고 예민한 분이시다. 그리고 성질 꽤나 있으시다.(웃음) 글 쓰는 분이어서 그런지 배우의 감정 연결을 잘 끌어내고 연결시켜 주신다. 항상 힘들게 하고 많이 요구하지만, 작품에 대한 퀄리티와 깊이 면에서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내 연기를 무조건 믿고 맡겨도 되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무척 좋아하고 존경하는 감독이고, 다음 영화가 무척이나 기다려지는 감독님이시다. 실은 성격이 조금 무뚝뚝하다. 현장에 도착해도 그저 무심하게 “왔냐?” 하고 지나치신다. <말죽거리 잔혹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무던히도 고민하고 나를 괜히 뽑았다고 고심하시더니 나중에는 사람들에게 “종혁이는 내가 캐스팅했다”고 자랑하고 다니셨다. 그때 참 기분이 좋더라. 아, 그리고 <비열한 거리>를 함께하면서는 감독님이 나를 속이셨다. 2~3회 촬영 카메오라고 하시더니 웬걸, 7~8회나 현장에 나가야 했다. 그럼 그렇지. 감독님이 짧게 끝내주실 리가 없는데, <말죽거리 잔혹사> 때를 기억했어야 했다.
李忠赫
說柳河對演員要求很嚴格 是一個讓作品品質還有他的演技 都可以無條件托附的導演 他很尊敬的一個導演
>> 장보경(영화 홍보사 ‘유쾌한 확성기’ 실장)
유하 감독님을 처음 보면 일단 ‘거구’에 놀라고, 두 번 보면 섬세함에 놀라고 세 번째 보면 똑똑함에 놀란다. 190센티미터가 넘는 거구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도 섬세하고, 글 쓰는 사람답게 논리적이고 똑똑하다. 지금까지 본 감독님들 중에 언변이 가장 좋은 감독이다. 언변이 좋다는 게 유창한 말솜씨로 주위를 사로잡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본인 의견을 피력한다는 말이다. 반박할 수 없는 논리를 항상 가지고 있는 분이다. 그래서 어렵고 힘들고, 존경할 만한 감독이다.
유하 감독님은 다정다감하다거나 사람들을 살갑게 챙겨주는 성격은 아니다. 무뚝뚝하고 냉철하다. 그런 감독님이 성격이 감독님이 영화에 잘 나타난다. 유하 감독님의 영화는 차분하고 세심하게 일상과 인생을 들여다본다. 격정적으로 달아오르거나 폭발하지는 않지만 차곡차곡 쌓여 머릿속에 들어와 남는다. 그게 유하 감독의 매력이고, 유하 감독이 만드는 영화의 매력이다. 마케터로서 때로는 좀더 격정적으로 영화를 만들어달라는 욕심을 부리기도 하고, 때로는 감독님의 고집에 부딪혀 같이 작업하는 게 피곤하고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완성된 여와를 보면 “역시 감독님이 옳았구나”라고 생각한다.
>> 최선중(프로듀서)
유하 감독과 3작품을 같이 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는 제작부 막내로 감독을 우러러봤고, <말죽거리 잔혹사> 프로듀서로는 많이 싸우면서 작품을 끝냈다. <비열한 거리>에서는 서로를 이해하면서 즐겁게 작품을 완성했다. 유하 감독은 장점이 많은 감독이다. 첫째, 그는 반성을 할 줄 아는 감독이다. “선중아, 이번 작품에서는 이러이러한 것을 실수한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서는 좀더 이러이러한 면을 신경써야 할 것 같다”는 식의 반성을 늘 한다. 둘째, 그는 집중력이 뛰어나다. 현장 편집 기사도 놓치는 것을 기억해내고 집어내는 것을 볼 때, 가끔은 나도 놀란다. 시를 써서 그런지 섬세하고 예리하다. 때론 너무나 예리해서 주변을 피곤하게도 하지만 나중에 결과를 보면 그가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배우의 연기를 끌어내는 데 탁월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드라마를 구성해내고, 그 드라마를 화면에 녹여내는 데 많은 힘을 쏟는 유하는 배우들에게 아주 디테일하게 연기 지도를 한다. 배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매 장면에서 중점을 둬야 할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배우에게 주문한다.
>> 최현기(촬영감독)
마지막까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게 유하 감독의 큰 장점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대사 하나 놓치지 못할 정도로 고민해서 스태프들을 힘들게 하지만, 그 결과물이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스태프들도 감독님을 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글을 쓰던 사람이라 그런지 모든 것에 있어서 드라마를 최우선으로 해서 현장을 진행한다. 영화적 장소, 비주얼, 대사보다는 철저하게 현실에 바탕을 둔 시나리오와 헌팅, 미장센을 구축해나간다. 헌팅에서도 현실에서 그럴싸한 공간이 항상 최우선일 만큼 철저한 리얼리스트이다.
>> 박효준
의리가 있고, 정이 깊으시며 진심으로 나를 아껴 주시는 분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때와는 다르게 <비열한 거리> 촬영 때는 쑥스럽게도 나를 많이 안아주셨다. 지나칠 만큼 디테일한 디렉팅은 배우들을 힘들게 하기도 하지만 어느새 배우를 놀랄 만큼 성장하게 만들고, 그런 것들이 항상 배우들에게 자극제가 되어 주는 것 같다. 배우로서 감독님께 진정으로 연기를 배웠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감독님보다는 ‘스승님’과 같은 존재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유하 감독님께 감사핟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朴孝勳 (柄斗的手下之一)
說柳河就像是他的老師
글 김수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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