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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하정우-여린 감성 감춘 까칠女, 낙천적… 닮고싶은 男
여린 감성 감춘 까칠女, 낙천적… 닮고싶은 男
영화 ‘멋진하루’ 전도연-하정우
전도연 "예비엄마되니 작품 선택도 변한 느낌"
하정우 "무비스타 아닌 배우로 근성이 중요"
‘칸의 여인’ 전도연과 충무로 대표배우로 떠오른 하정우가 이윤기 감독의 신작 ‘멋진 하루’에서 찰떡 같은 연기 호흡을 선보인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멋진 하루’는 여주인공 희수(전도연)가 1년 만에 옛 연인 병운(하정우)을 찾아 빌린 돈 350만원을 갚으라고 다그치면서 시작된다.
배우나 포스터만 보면 강한 임팩트가 담겨 있을 듯하지만 돈을 받기 위해 희수가 병운과 하루를 보내며 피어나는 미묘한 감정 변화를 담백하게 그린 멜로영화다.
전도연이 연기한 희수는 짙은 스모키 화장에 무표정한 얼굴로 시종일관 병우에게 ‘돈’을 외치는 독한 여자로 비친다. 하지만 전도연은 그 내면에 숨겨진 감정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희수는 겉보기엔 까칠하지만 마음은 여자예요. 스모키 화장 속에 여린 감성을 감추고 있다고나 할까요. 주위에 보면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어찌 보면 희수가 독특한 게 아니라 병운을 둘러싼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에 희수가 빠진, 그런 느낌 말이에요.”
‘추격자’ ‘비스티 보이즈’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하정우는 이번 작품에서 능글맞고 실없어 보이지만 나름대로 삶의 철학을 가진 병운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특히 ‘코믹 코드’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병운은 유연하고 낙천적인 캐릭터예요. 실제 닮고 싶은 매력적인 인물이죠. 코믹 코드는 사실 ‘추격자’를 찍으면서 드러내고 싶었어요. 연극할 때 희극을 많이 해서 그런지 코믹 연기가 끌려요. 개인기에 의존하기보다는 채플린처럼 상황극에 강한 연기가 욕심이 납니다. 물론 차기작에도 그런 요소를 많이 넣었죠.(웃음)”
병운과 희수가 만나 하루를 함께한다는 영화의 설정상, 두 사람은 하루 만에 일어나는 주인공의 감정 변화를 표현해야 했다. 50여일간의 촬영기간 동안 매번 같은 옷을 입고, 늘 같은 얼굴을 유지하는 것보다 감정 표현에 더 몰입해야 했다.
“사실 하루 만에 희수의 감정 변화를 다 보여주기는 어려웠어요. 하지만 어찌 보면, 남녀 사이에 오가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하루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거든요. 어떻게 하면 둘 사이의 감정 교류를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신경을 많이 썼어요. 실제 병운과 희수 사이에 많은 감정이 오갔다고 봅니다.”(전도연)
두 배우 모두 지금까지 여러 작품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았고, 흥행작에도 출연한 만큼 이번 영화가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법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생각은 달랐다. 흥행배우이기 이전에 챙겨야 할 중요한 요소가 많다며 여유 있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예전엔 흥행이 배우 몫이라 생각했어요. 지금은 변했죠. 최선을 다한 뒤 평가는 관객에게 편하게 맡겨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연기 자체가 스트레스가 돼 버리거든요. 엄마가 된 뒤부터는 작품을 선택하는 생각도 조금 변화된 느낌이고요.”(전도연)
“원래 목표가 ‘무비스타’가 아닌 ‘배우’입니다. 작품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근성을 갖고 있어요. 물론 흥행도 중요하죠. 하지만 그것에만 매달리기보다 작품에 몰입해야 제게도 이득이란 생각이에요.”(하정우)
▶병운ㆍ희수가 실제 연인이라면?
하정우:희수 같은 연인이 실제 있다면 정말 든든하겠죠. 뭔가 어지럽게 흩어 놓아도 따라다니면서 말끔하게 치워줄 듯한 믿음직한 연인이란 느낌이 들거든요. 제가 원래 그런 성격이라 만약 실제로 희수 같은 연인이 생긴다면 마음 한구석이 꽉 차는 듯 편안할 듯합니다.(웃음)
전도연:병운 같은 연인이 있다면 정말 짜증나지 않을까요?(웃음) 계속 같이 붙어 있으면 얼마 못 가겠죠. 자꾸 눈길을 줘야 하고, 시선을 떼면 불안하니까 신경이 많이 쓰일 듯해요. 그게 다 병운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닌, 자신에 대한 짜증일 테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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