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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고미남은 좋은 오로라 느끼게하는 아이”(인터뷰)
판타지 멜로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의 여운은 살아있다. 아이돌 가수의 세계를 통해, 이들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던 ‘미남이시네요’는 종영한 지 2주일여가 지났는데도 고미남과 태경(장근석), 신우(정용화), 제르미(이홍기) 등 캐릭터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박신혜는 아이돌 그룹 에이엔젤의 세 남자와 함께 순정만화를 보듯 소녀 판타지로 포장된 성장기를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신혜는 '고미남' 캐릭터를 기존 여장남자 캐릭터와는 다르게, 하지만 자신과 어울리는, 재밌고 즐겁고 유쾌한 캐릭터로 소화해내 남자시청자에게는 귀여운 매력을 선사했고 여자시청자들에게는 '저런 남자 한번 사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했다.
박신혜가 연기한 민폐형 캐릭터 고미남은 처음에는 어설픈 남자 역할이라는 일부의 반응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매력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과 지지를 받았다. 그는 멜로드라마임에도 수중신과 트럭에 매달리는 장면 등 유쾌한 액션신들을 대역 없이 소화하며 ‘몸연기’와 ‘몸개그’를 보여줘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기도 했다.
한 남자를 사랑하는 순수한 소녀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연기했던 박신혜 자신도 이번 연기를 통해 훌쩍 커버린 것 같았다.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신혜의 모습은 너무나 귀여웠다.
-고미남은 어떤 아이였나
"남이 잘못해도 자신이 잘못했다고 느끼는 캐릭터다. 기존의 남장여자는 털털하고 보이시했지만 고미남은 여성스러운 남장꽃미남이다. 고미남은 에이엔젤내에서 미성과 가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고 돼있었다. 변성기를 지나지 않은 남자의 모습도 생각했고, 또 요즘 식물남은 여성 못지 않게 예쁜 느낌이 나는 점 등을 고려해 고미남을 연기했다."
-아이돌의 화려한 판타지 세계를 보여줬다고 드라마가 인기를 끈 것은 아니라고 본다. 에이엔젤 멤버와 고미남과의 멜로 외에도, 그들 세계속에 문화랄까 이런 것들이 매력을 느끼게 하지 않았을까.
"아이돌가수들도 화려하고 사랑만 받고, 이슬만 먹고 살것 같다는 건 옛날 이야기다. TV도 아이돌의 '리얼'한 모습을 담아 이것을 드라마와 다큐로 만들기도 했다. '미남~'에는 멤버들간의 갈등도 있고 치열한 경쟁의 모습도 있다. 태경은 엄마(모화란)에 의한 상처도 지녔다.
팬들의 모습도 달라졌다. 태경과 유헤이가 스캔들이 터졌을때 팬들은 그냥 싫다가 아니라 '태경이가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우리가 사랑해줄 수 있다'는 인간적으로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고미남 캐릭터를 어떻게 잡았나.
"고미남의 특징은 해맑은 웃음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보호본능이 생기게 만드는, 좋은 오로라를 느끼게 할 수 있는 아이다. 그 아이가 웃으면 나(시청자)도 웃고 울면 나도 울 수 있게 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우에노 주리, 일본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에서 여학생이 좋아하는 남자를 위해 남자기숙사에 들어가는 캐릭터, 또 굉장히 밝은 성격의 내 친구 한 명의 느낌을 참고했다."
-고미남의 말투는 어떻게 나왔나
"처음에는 고미녀가 '~했지요'라는 말투를 해봤는데 조금 이상해서 ~했답니다 라고 해봤는데 괜찮았다. 그래서 형님 멋지십니다, 아아 그렇습니까. ~했습니다 형님, 이런 말투로 계속 갔다. 말투가 미남의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고미남을 연기하면서 각별히 신경 쓴 부분은?
"고미남은 공벌레처럼 건드리면 몸을 말아 데굴데굴 굴러가고 그러다 혼자 지내는 그런 캐릭터라 생각했다. 컵 하나 집는 것도 디테일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여기저기 부딪치고 몸을 움추려 말린 어깨를 펴느라 지금도 교정받고 있다."
-극중에서 태경이가 왜 좋았을까?
"태경은 완벽한 남자다. 처음에는 까칠하지만 완벽한 남자에게 기대보고 싶은 생각에서 끌린 것이다. 하지만 엄마와의 관계에서 생긴 아픔을 보며, 그런 것들이 조금씩 사랑으로 발전한 것 같다. (이런 말 해도 되는 건지 모르지만) 태경이 형이 유헤이와 같이 있을때 '태경이 형이 나랑 안 놀아주고" 하는 섭섭한 생각이 실제로 들어 소스라치게 놀란 적이 있다. 이게 드라마에 빠진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세 남자 캐릭터의 각각 특성을 얘기해볼 수 있나
"미남이 단독 쇼케이스를 앞둔 시점에 세 남자가 한마디씩 던지는 장면이 각각의 캐릭터 특성을 대변하는 것 같다. 태경이 '긴장하라'고 한 것은 방심하면 큰일나니까 하는 소리고 신우가 '긴장하지마'라고 한 것은 혼자 무대에 서는 게 얼마나 힘들지를 잘아니까 하는 말이다. 제르미가 '끝나면 파티해줄게'라고 하는데, 고미남과는 같이 있기만 해도 행복함을 느끼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박신혜는 실제로도 태경 같은 남자를 사랑하게 될까?
"실제로도 그런 남자를 보듬어주고 싶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을 보듬어줄 수 있는 남자를 원하겠지만, 슬픔도 공명할 수 있고 센 척하지 않는 남자가 좋다. 힘든 것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남녀관계에서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박신혜는 세 남자중 누구를 좋아하나?
"처음에는 신우 그리고 제르미가 좋았다. 태경이는 까칠해서 싫었다. 지금은 못 고르겠다. 3명 모두 매력있고. 마지막에는 태경이 형님도 좋았다."
-배역은 직접 골랐나
"이번 드라마는 시놉시스를 보자마자 내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리스'와 경쟁해 시청률에서는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체감인기는 엄청 났다. 이번 드라마로 인해 얻은 게 많다.
고미남 캐릭터로 시청자가 이렇게 사랑해준 게 너무 신기했다. 아침고요수목원에서 정원신을 찍을 때 고교생들이 몰려와 '미남오빠'를 연호했다. '미남'을 진짜 남자, 가슴이 떨리는 남자로 받아들이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또 이번 드라마를 통해 느낀 점은
"최고의 선배들과 좋은 친구, 작가, 감독 선생님을 만났다. 내가 기댈 수 있는 선배도 만났다. 어느 배우 한 명도 모난 사람 없이 둥굴둥글 잘 대해주었다. 또래와 연기할 수 있었던 유일한 기회인 것 같았다. 어린 배우들을 빛내주기 위해 잘 받쳐준 선배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최란 김인권 김성령 선배들도 그렇고 장근석 선배에게도 마찬가지다.
한달동안 집에 들어간 날이 얼마 되지 않는다. 심야 촬영하고 공중목욕탕을 다녀온 후 다음날 바로 촬영장에 나갔던 적도 있다. 하지만 몸은 힘들어도 촬영장에서는 신이 났다. 드라마가 끝나고도 첫날밤은 잠이 들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7시에 잠들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향해 신혜에게 콩깍지가 씌어지게 해달라고 늘상 기도하시는 우리 엄마와 '사랑하는 딸, 고생이 많지'라고 문자를 보내주신 무뚝뚝한 아빠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다음은 어떤 작품에 도전하나
"좀 더 센 것, 강한 캐릭터를 맡고 싶다. 코믹을 했으니까 액션이나 전에 했던 것과 다른 멜로드라마를 찍고 싶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사진=박해묵기자/moo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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