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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현실에 지친 시청자들 마음에 해피바이러스 전한다
金宣儿、现实折磨得疲惫不堪的观众心中happy病毒
[아시아투데이=최재욱 기자] 배우들은 항상 대중들로부터 변신을 요구당한다.
성공한 작품과 비슷한 캐릭터를 다시 연기한다면 '진부하다'는 질책이 쏟아지곤 한다. 아무리 장르가 다르고 캐릭터가 다르더라도 조금만 비슷한 이미지가 나오면 대중들로부터 항상 똑같다는 이유로 '게으른 배우'라는 질책을 받곤 한다.
하지만 가끔씩 예외인 경우도 있다. 지난주 첫 방송된 SBS 특별기획 '여인의 향기'(극본 노지설, 연출 박형기)의 김선아가 바로 그렇다.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몇년째 옆집 털털한 동네 언니 같은 노처녀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는 김선아는 매번 까따로운 대중들을 매혹시켜며 "역시 김선아다"는 탄성을 자아낸다.
김선아가 연기하는 노처녀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연속해서 사로잡는 이유는 친근함 때문이다.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시청자들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서민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사랑을 받고 있다.
'내 이름의 김삼순'의 김삼순이나 '밤이면 밤마다'의 허초희, '씨티홀'의 신미래, '여인의 향기'의 이연재 모두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옆집 누나, 언니, 여동생 같은 캐릭터다. 김선아는 단순히 역할을 연기하는 게 아니라 각 캐릭터에 진정성을 투영시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고 있다.
김선아가 실수연발 소동을 벌일 때는 다같이 웃고, 김선아가 울면 다 함께 눈물 흘리며, 김선아가 꿈속에서나 볼 만한 잘생긴 재벌 2세랑 연애를 해도 질투를 하기보다 대리만족감을 느낀다. 왠지 현실 속에서 직장상사가 괴롭히면 함께 소주 한잔 사주면서 분노하고 용기를 북돋워줄 것 같고 남자친구한테 버림받으면 달려가 혼내줄 거 같은 느낌을 준다. 대중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 기대고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국민 언니'가 된 것이다.
김선아가 올여름 경제 불황과 폭우에 잔뜩 찌든 서민 시청자들의 가슴에 '여인의 향기'로 해피 바이러스를 전하고 있다. '여인의 향기'의 이연재의 아픈 사연은 힘든 현실을 살고 있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여행사에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한 연재는 성실함 하나만으로 정직원이 되지만 현실은 나아지지 않는다. 2000만원 간신히 넘는 연봉에 직장상사의 성희롱과 대졸 출신 후배들의 무시는 끊이지 않는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참고 또 참았지만 그 스트레스가 몸에 전이돼 담낭암으로 인한 6개월 시한부 생명 판정을 받는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사연이다.
연애도 해보고 싶었고 비싼 레스토랑에서도 밥도 먹어보고 싶었고 해외 여행도 가고 싶었지만 미래를 위해 참고 참았던 연재의 모습은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비애를 느끼게 한다. 이에 시한부생명 판정을 받고 성희롱을 일삼던 직장상사에게 5년 전에 써놓은 사직서를 던지며 "개자식아!"라고 소리지를 때 통쾌함에 환호성을 질렀다.
도둑 취급을 하며 따귀를 날린 재벌딸에게 "나도 우리집에서 귀한 딸이다"고 당당히 소리치며 따귀를 날릴 때 열광했다. 또한 재벌딸이 반격하자 슬쩍 피하며 약올릴 때 안방극장에 앉아있던 모든 서민들은 기쁨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삶을 정리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로 여행을 떠난 연재가 평소 연모하던 지욱(이동욱)과 우연히 만나 꿈같은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 "개연성이 없다" "너무 드라마적인 내용이다"는 질타를 던지기보다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그만큼 연재가 겪어온 직장인 잔혹사가 공감되기 때문이다. 연재의 동화같은 행복 속에서 시청자들도 잠시 위로를 받은 것이다.
이렇게 비극 속에서도 진정한 유머를 이끌어내는 김선아의 탁월한 연기가 온국민을 사로잡고 있다. 시한부 생명 환자가 삶은 정리해가는 과정을 그린 슬픈 스토리 속에서도 웃음과 사랑, 감동을 안겨주며 현실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전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연재의 남은 6개월을 안쓰러움과 기대감이 혼재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연재가 과연 6개월이라는 시간 속에서 지욱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지, 못해본 일들을 다해보고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을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노처녀' '국민언니' 김선아가 온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국민배우' 자리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최재욱 기자 jwch6@asiatoday.co.kr>
[ 本帖最后由 jeti_2000 于 2011-7-31 16:25 编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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