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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자' 정유미 "여회장 죽이고 멘붕 왔어요"[인터뷰]
입력: 2012.06.06 09:29
[OSEN=장창환 기자] 지난해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김래원만 바라보고 사랑했던 '오빠바보' 정유미가 최근 종영한 SBS 수목극 '옥탑방 왕세자'에서는 악녀로 깜짝 변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원성(?)을 샀다.
그렇지만 순하디 순한 역할에서 악랄한 역할로 180도 변신했다는 것은 그만큼 연기를 잘한다는 의미이기에 정유미는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정유미는 '옥탑방 왕세자'의 홍세나보다는 '천일의 약속'의 노향기처럼 가냘프고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홍세나처럼 당당했다. 4개월간 진행된 촬영 탓에 피곤할 법도 하지만 정유미는 웃으며 소감을 전했다.
"촬영 끝나고 쉬는 날이 하루 정도 됐다. 밀린 일 하고 인터뷰와 잡지 촬영도 하고 어쨌든 '옥탑방 왕세자'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니 아직 촬영이 끝난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든다. 배우들과도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 사람들도 많이 그립고 현재 세나 보내기 중이다."(웃음)
전작 '천일의 약속'의 노향기와 '옥탑방 왕세자'의 홍세나/화용은 상반된 캐릭터다. 시청자에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옥탑방 왕세자'에 출연하게 됐다고 한다.
"전작을 끝내고 나서 제일 처음 들었던 생각은 텀이 벌어지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 전에도 활동을 했지만, '천일의 약속'을 첫 작품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주목과 관심을 많이 받은 만큼 시청자도 금방 잊으시고 기억에서 지워질 것 같았다. 그래서 빨리 새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기라는 캐릭터와는 상반되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옥탑방 왕세자' 시놉시스를 봤는데 세나가 세자빈으로서 사건의 계기가 되는 인물이었다. 향기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옥탑방 왕세자'는 정유미에게 어떤 작품이었을까. 정유미는 '옥탑방 왕세자'를 아직도 많이 그리워하고 있었다.
"'옥탑방 왕세자'가 이렇게까지 끝난다는 게 아쉽고 섭섭할지 몰랐다. 이런 감정이 들었던 작품이 처음인 것 같다. 사실 ‘천일의 약속’이 끝나갈 무렵에는 정말 무거운 짐이 됐다. 내가 잘하지 못해서 드라마를 망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심리적인 중압감도 들었다.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중반까지는 너무 힘들다는 생각도 했었다.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씻지도 못했다. 종영까지 까마득하다고 생각했다.(웃음) 그런데 2~3회 남겨놓고는 끝나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 사람들과 헤어지고 현장에서 벗어나는 게 믿기지 않더라. 배우 스태프와 너무 친해져서 같이 작업을 해나가는 사람들끼리의 유대를 많이 느꼈다. 헤어지고 떨어지는 게 많이 힘들다. 아직까지는 많이 그리운 것 같다."
지상파 3사 수목극 시청률은 엎치락뒤치락의 반복이었다. 결국 '옥탑방 왕세자'는 최종회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유미도 고생한 보람은 느꼈다고.
"말 그대로 (지상파 3사 수목극은)엎치락뒤치락 했다. 제작진도 첫 방송 시청률을 보고 이 정도면 순조로운 출발이라고 했다. 각각 드라마의 팬층이 정해진 이후부터는 시청률에 신경 쓰지 못했다. 닥치는 대본을 소화하기도 바빴다(웃음). 그래도 마지막에 1위를 하고 나서는 그간 고생한 것에 대해서 인정받은 기분도 들었고 보람도 느꼈다. 배우들도 19, 20회 대본을 보면서도 잘 나왔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시청자들도 똑같이 느껴주신 거 같아서 감사하고 좋았다."
정유미는 박유천, 이태성과 연인 관계로 나왔지만, 실제로 두 사람의 멜로신은 거의 없었다. 그 때문일까 정유미가 꼽는 명장면은 다름 아닌 박유천과의 데이트 장면이었다.
"매번 그렇게 힘들게 촬영해서 기억나는 장면은 정말 많다. 먼저 엄마가 차에 치이고 뒤돌아 도망가면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신이 있었다. 그 장면을 목격한 박하(한지민 분)는 세나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되돌아왔다. 가족에 대해 가지고 있던 뭔가가 완벽하게 깨지면서 뭔가 발가벗겨진 기분도 들고 분하기도 했다. 원래는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아니었는데 저절로 눈물이 나더라.(웃음) 촬영하면서도 임팩트가 있었다. 그 신 찍을 때 느낌이 남달랐다. 또 이각(박유천 분)과 자전거 데이트할 때가 기억에 남는다. 항상 노심초사한 장면만 찍었지 편안한 데이트 장면이 전혀 없었다.(웃음) 그 신 찍을 때도 재미있었다."
극 중 세나는 비현실적으로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이런 세나의 모습, 정유미가 이해할 수 있었을까. 사실 정유미 또한 이런 세나의 모습은 납득이 안됐다고 한다.
"엄마가 다쳤는데 태무(이태성 분)에게 엄마의 존재가 들키면 안 된다는 마음에 돌아선다는 게 납득이 안 됐다. 그 이후로도 나쁜 짓을 많이 했다.(웃음) 박하에 대한 미운 감정이 나중에는 이유 없이 잦아지니깐 그런 세나의 감정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만해도 될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세나는 늘 발버둥치는 것 같아 안쓰럽더라. 과거에 세나는 아빠가 없고, 엄마는 늘 일하러 나가고 혼자 있는 상황이 많아서 애정 결핍이었다. 또 세나는 엄마의 삶이 구질구질하다고 느꼈을 거다. 결국 엄마와 같은 삶은 살지 않겠다는 것이 비뚤어져서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그래서 나쁜 짓을 할 때는 분해서 악에 받쳐서 더 하는 게 안쓰러웠다. 여회장 죽이게 만든 것도 '멘붕'이었다.(웃음) 이제 갈 데까지 갔구나 싶었다.(웃음) 어린 시절의 결핍이 열등감으로 나타난 것 같다."
'천일의 약속'의 노향기, '옥탑방 왕세자'의 홍세나. 실제 정유미의 성격은 이 둘과는 거리가 멀었다. 두 인물 모두 극단적인 성격이기 때문이다.
"둘 다 극단적인 성격이다.(웃음) 한 명은 너무 착하고 한 명은 너무 못됐다. 그래도 향기 쪽이 좀 더 편했다. 세나는 나도 이해가 안 되더라.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생각했다"(웃음)
전작의 역할과 180도 다른 연기를 소화한다는 것은 그만큼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정유미는 실제로 물오른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큰일 난 거다.(웃음) 다음 작품이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정말 상반된 캐릭터라 좋게 평가를 해주시는 것 같다. 앞으로가 걱정이다.(웃음) 기분은 좋다. 사실 주변에서 악역을 한다니까 말리기도 했다. 그래도 배우로서 좀 다른 뭔가를 해보고 싶었다."
정유미는 작품을 통해 배우 정유미로서는 많이 보여줬지만 팬들은 인간 정유미에 대해 목말라할 것도 사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예능출연의 계획은 없을까.
"먼저 다른 작품을 빨리 결정해서 다시 인사를 드리고 싶다. 예능프로그램이나 토크쇼를 즐겨보니깐 예능출연의 거부감은 없다. 기회가 되면 그런 걸 통해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얼마 전에 사인회를 통해 팬들을 많이 만났다. 인간 정유미로 한 명 한 명 만나고, 응원도 들으니깐 좋더라.(웃음) 내 목소리를 전달하는 게 인터뷰 말곤 많이 없으니깐 다른 방식으로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마지막으로 정유미는 팬들에게 '궁금한 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향기를 연기할 때는 많은 분들이 나를 향기로 바라봐줬다. 이번에 세나를 연기할 때는 향기인 줄만 알았는데 세나도 잘한다고 하더라.(웃음) 매 작품 캐릭터로 시청자들이 100% 인식해주시고 '배우 정유미, 사람 정유미는 어떤 모습일까'라고 시청자들을 궁금하게 만들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
pontan@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 本帖最后由 corona0911 于 2012-6-6 09:08 编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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