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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끝낸 박유천 "욕심 버리니 연기 깊어졌어요"
지면발행일 2012.06.04 34면 지면보기 기사목록 유순호 | suno@metroseoul.co.kr
300년 시공간을 오가며 연기 열정을 뿜은 '왕세자' 박유천(26)이 '옥탑방'을 떠나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어느 때보다 깊이 몰입했고, 강한 애정을 쏟았으며, 큰 위로를 받았다는 그는 하고 싶은 얘기가 아직 많은 듯했다.
옥탑방 왕세자
전작 '성균관 스캔들' '미스 리플리' 때는 잘해야 된다는 부담이 컸다. 그 생각에 사로잡혀 연기할 때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에는 잘하자는 생각을 한번도 안 했다. 대본만 충실히 따르고 역할에 빠졌다. 억지로 감정을 짜내지 않아도 눈물이 절로 났다. 이런 특별한 경험 때문인지 이번 드라마에 대한 그리움이 크다.
사극
대본을 처음 읽는 순간 몰입해서 사극에 대한 부담은 까마득히 잊었다. 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설정 속에서 왕세자 이각의 여러 특징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대사 외울 시간이 부족해 하고 싶었던 것을 다 표현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내 의도와 느낌을 잘 이해해준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가장 기분이 좋았다.
한지민
대부분 야외 촬영이라 미리 맞춰 볼 여유가 없었지만 정말 죽이 잘 맞았다. 촬영전 지민 누나가 출연한 드라마 '빠담빠담'을 워낙 열심히 봐서 마치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느낌이 들었다. 촬영 내내 (한지민이 연기한) 박하를 정말 사랑했다. 하지만 누나와 박하가 헷갈릴 염려는 없다. 동네 누나같은 털털한 느낌이 박하와는 많이 다르니까. 하하.
위로
나를 둘러싼 일들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여유가 생겼다. 내가 참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촬영 초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슬픔을 겪으며 오히려 힘을 얻었다. 웃겨야 하는 부분에서는 감정 컨트롤이 안 됐다. 배우들과 스태프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말 한마디에 위로를 얻었고, 빨리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나만 겪는 슬픔과 불행인 줄 알았는데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
타임슬립
실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미국에서 살던 어린 시절로 가고 싶다. 생계 유지를 위해 함께 막노동을 했지만, 가정에 떳떳했던 아버지를 보면서 내 꿈을 키울 수 있었다. 데뷔 후에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잊고 싶은 기억이자, 다시 제대로 퍼즐을 맞춰 끼우고 싶은 시절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좀 더 좋은 추억을 안고 웃는 모습으로 가셨으면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배우
기술적인 성장이 아닌, 좀 더 자유롭고 진실된 연기를 해보고 싶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놓치고 가는 것이 많다. 하나하나 다져서 이각보다 10배 정도 몰입한 캐릭터를 완성하고 싶다. 조명과 카메라도 신경쓰지 않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연극
지금 욕심으론 올해 두 작품을 더 하고 싶다. 영화는 물론 연극에도 도전하고 싶다. 무대에서 연기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최근 최민식·송강호·설경구 선배님이 함께 나오는 CF를 봤다. 짧은 순간에 어떻게 그런 표정이 나올 수 있는지 감탄했다. 나는 화장으로 얼굴을 다듬기 바빴는데.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 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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