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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2015-3-24 starnews
이재윤, 언제나 사랑하고 싶은 남자 (인터뷰)
tvN '하트투하트' 장두수 역 이재윤 인터뷰
다부진 어깨와 큰 키, 운동으로 다져진 몸까지. 가녀린 '미소년'들이 가득한 브라운관에서 이재윤(31)은 흔치 않게(?) '남성미'를 갖춘 배우다.
지난 7일 종영한 '하트투하트'에서는 그런 이재윤의 매력이 더욱 빛났다. 이재윤은 수트 대신 점퍼를, 말끔하게 세팅 된 헤어스타일 대신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툭툭 털어 말린 것 같은 헝클어진 머리를 한 채 서툴지만 따뜻한 형사 장두수를 만들었다.
'하트투하트' 종영 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이재윤을 만났다. 다시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일본 여행도 다녀왔다는 그는 '두수좽'이 아닌 이재윤으로 돌아온 듯했다. 이재윤과 나눈 한 시간의 대화를 몇 글자의 글로나마 옮겨봤다.
-'하트투하트' 종영 한지 2주 정도 지났어요. 이제는 약간 가물가물해졌겠네요.
▶ 생각보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아요. 벗어나기 굉장히 힘들 줄 알았어요. 너무나 뜻 깊고 남다른 작품이라서 벗어나기 힘들 줄 알았는데 다행히 장두수로부터, 홍도로 부터 많이 벗어난 것 같아요.
-영화 '관능의 법칙'에서는 누나인 엄정화와 작업했고, 이번에는 어린 소희와 호흡을 맞췄네요.
▶ 정화누나는 저도 모를 긴장감을 가지게 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선배님이기도 하니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소희는 아무래도 제가 리드를 해야 한다는 가지기도 했어요. 소희도 잘 따라와 줬고요. 예전에 '뜨거운 것이 좋아'를 굉장히 좋게 봤어요. '원더걸스 소희라는 친구에게 저런 매력이 있네?' 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그 길들여지지 않은 느낌, 틀에 박히지 않은 느낌이 들었어요.
-소희 이상으로 많이 붙어있었던 사람은 양형사(김기방 분)가 아닐까 싶어요.
▶ 주말마다 양형사랑 제 분량을 세트에서 촬영했는데 그날을 '두수데이'라고 불렀어요. 웃는 시간이었죠(웃음). 애드리브도 남발하고 아이디어도 막 주고받으면서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았어요. 쉬어가는 타임이지만 가장 큰 숙제가 있는 날이기도 했죠.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 있어야 애드리브도 가능한 것이니까요.
기방형과 워낙 친해서 편하게 한 부분도 있었어요. 물건 같은 걸 집어 던지거나 하는 것이 사실 미안할 수도 있는데 서로 편하게 하고, 각지 임무는 잘 아니까 서로에게 하는 대사가 잘 붙었죠.
-극 중 두 사람의 사랑을 받았어요. 특히 홍도의 7년 짝사랑의 상대이기도 했고. 홍도 같은 절절한 짝사랑 해본 적 있어요?
▶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애틋한 감정이 오래 남아 있었던 기억은 물론 있어요. 그 대상에 대한 여운이 오래 간 경험은 있는데 사실 그로 인해서 가슴앓이를 하거나 그런 적은 없었어요.
-실제로 홍도처럼 몰래 반찬도 놓고 가고, 7년 동안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 것 같아요?
▶ 부담스럽겠지만 한편으로는 고마울 것 같아요. 팬들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할 것 같기도 하네요. 팬들이 제가 해드리는 것도 없는데 특별한 날이면 챙겨주시는데, 거부감 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더 크거든요. 저도 자극 받고 상대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고요. 두수도 아마 부담도 있지만 이 사람을 위해 뭘 어떻게 조금이라도 되돌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을 거예요.
-예전 인터뷰에서 "언제나 사랑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어요. 지금도 같은 상태인가요?
▶ 늘 똑같은 상태예요(웃음). 늘 사랑하고 싶죠. 상대야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마음에 둔 사람은 항상 있어요. 그렇다고 오고가면서 한 번씩 찔러보는 건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진득하게 바라보면서 빠지는 것이 좋아요.
-30대에 돌입했으니 결혼에 대한 생각도 할 법 한데.
▶ 어릴 때부터 항상 결혼을 생각하면서 상대를 만났어요. 미래에 내 어머니의 며느리가 되고, 내 자식의 엄마가 되고 내 영원한 파트너가 됐을 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죠. 함께 지간을 보내면서 무궁무진한 일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함께 길을 걸을 때 난 이쪽을 보고 있는데 때로는 내가 못 보는 것들도 봐주고 다른 곳으로 이끌어주기도 하는 사람이라면 최고죠.
-'하트투하트'는 어딘지 조금씩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치유하는 이야기예요. 평소 이재윤에게도 평범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 직업병일 수도 있는데 모든 걸 바라볼 때 연기적으로 보게 돼요. 연인과 다툴 때도 상상하게 되는 거예요. '이게 연기를 하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할까? 이런 신이 있다면?'하고 생각을 하는 거죠. '아, 실제로 내가 이렇게 화를 내는구나. 기억해놔야지.' 아마 많은 배우들이 그럴 거예요.
-매 상황마다 연기와 연관이 된다면 가끔 서글플 때도 있겠네요.
▶ 가끔은 이런 습관이 슬프기도 해요. 얼마 전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입관을 보면서 주변을 둘러봤어요. '아, 이 사람들이 이렇게 울고 있구나. 나는 지금 어떤 감정이지?'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거예요.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싶었어요. 진실 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배우인데, 진실 된 순간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슬펐어요.
-요즘 이재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뭔가요? 고민이 있어요?
▶ 음...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짜 나를 얘기하고 싶다는 생각이요. 강희 누나를 보면서 느꼈어요. 강희 누나는 진짜 자기 얘기를 해요. 타인과 있을 때 항상 그 느낌이 솔직하죠. 저도 요즘 진짜 내가 누구인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아무래도 많은 분들에게 평가받는 직업이고, 사랑받아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힘들어요. 100% 솔직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될 때가 있죠. 그게 딜레마예요. 그래도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하트투하트'로 2015년을 열었는데,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차기작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어요. 운동도 하고 휴식도 취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볼 생각이에요. 어학이나 악기, 운동도 다양하게 배우고 싶고요. 캐나다에 있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나이가 들 수록 가족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좀 처절한 캐릭터예요. 연극도 하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꼭 할 거예요. 정명형의 연기를 보면서 '나도 저 장면을 해보고 싶다. 애틋하고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다음 작품에서는 한 번 극적으로 달려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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